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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설란 님의 서재입니다.

족쇄를 벗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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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설란
작품등록일 :
2018.05.04 23:33
최근연재일 :
2018.08.08 19:00
연재수 :
70 회
조회수 :
10,440
추천수 :
74
글자수 :
395,495

작성
18.05.12 00:08
조회
198
추천
2
글자
14쪽

후회

DUMMY

후회는 아무리 빨리해도 늦다고 했던가.

그날 밤새 고민하던 나는 카를로와 마르코의 조언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하지만 연애를 해본 적이 없던 나로서는 도대체 어떻게 고백하면 좋을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마르코처럼 반지를 줄까? 그건 좀 무거운데.

그냥 말만 할까? 그것도 좀 그런데.

편지? 오, 그거 좋다. 그녀도 어릴 적 동경하던 사람에게 편지를 줬다고 했으니까, 내 마음을 담아내기에 참으로 적절한 선택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 주기엔 아쉬웠다. 그런데 문제는 마을에서 구할 수 있는 물건은 한계가 있다는 점.

마침 옆에 있던 나탈리를 보았다. 붉게 빛나며 찰랑거리는 머리 위에 꽂혀 있는 초승달 머리핀. 그럼 이번엔 목걸이는 어떨까?


“대장, 상단이 또 언제 올까?”

“...아마 안 올 거야.”


약간 굳은 나탈리의 목소리. 이런. 조급해져서 실수를 한 모양이다.


“그렇구나.”

“왜, 무슨 일 있어?”

“그냥. 사고 싶은 게 있어서.”


상단이 안 오면 결국 목걸이는 포기할 수밖에 없다. 별수 없지. 편지라도 써야지.


* * *


그날 밤. 난 편지를 쓰기 위해 내 머리를 쥐어짜냈다.

내 마음이 전달될 만큼 진지하면서도 너무 무겁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은 글을 생각해봤지만 적절한 단어, 문장을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결국 내가 선택한 건 내 마음을 있는 그대로 쓰는 것이었다.

날이 밝고, 나는 다 쓴 편지를 고이 접어 주머니 안에 소중히 집어넣었다.

기지로 다가가면 갈수록, 긴장이 돼서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안녕, 한스.”

“...안녕, 대장.”


오늘따라 나탈리의 웃음이 더 눈부셨다.

당연히 오늘도 나틸리와 마을을 순찰했다. 평소보다 나탈리와의 거리가 조금 더 가까워진 것 같기도 했다.

편지는 언제 주지? 나도 모르게 자꾸 편지가 든 오른 주머니를 만지작거렸다.


“한스?”

“어? 응. 왜?”

“괜찮아?”


걱정스럽게 날 쳐다보는 나탈리. 괜히 의식이 돼서 그런지 평소보다 훨씬 예뻐 보였다. 후. 진정하자. 후. 하. 후.


“대장.”

“응? 왜?”

“...아니야.”


빌어먹을. 도저히 용기가 나질 않는다.


“괜찮으면 이제 가자.”


나도 모르는 사이에 발이 멈춰 있었나 보다. 날 부르는 나탈리를 따라갔다. 손은 계속 오른 주머니를 만지작거리며.


* * *


결국 순찰이 끝나고 점심시간이 올 때까지 편지를 주지 못했다. 아, 자괴감 들어.

손에 쥐어진 빵을 씹었다. 분명 부드러운데 왜 이렇게 푸석할까.

점심을 다 먹고 다시 순찰을 했다. 이번엔 꼭!

그렇게 나탈리의 눈치를 보고 있을 때였다.


“적습이다!!!”


마르코의 우렁찬 소리가 들렸다. 적습이라고?

나탈리가 갑자기 엄청난 속도로 감시탑을 향해 달려가 공중으로 도약했다. 사뿐히 마르코 옆으로 착지한 나탈리는 마르코가 가리킨 방향을 보더니 표정을 굳혔다.

이내 나탈리가 마르코에게 뭐라고 얘기하더니 다시 뛰어 내려와 나한테 다가왔다.


“한스, 따라와!”


그렇게 나탈리를 따라 뛰어가는 내 뒤로 마르코가 주민들을 대피시키는 소리가 들렸다.

나탈리가 간 곳은 기지였다.


“카를로, 에밀. 적습이다.”


딱딱한 나탈리의 목소리. 이게 정말 그녀의 목소린가?

나탈리의 말을 들은 카를로와 에밀은 조용히 무장을 챙겼다. 그걸 보고 있는데 나탈리가 나를 향해 무언가를 던졌다.


“가죽갑옷. 지난번에 준 건틀렛도 있지? 빨리 써.”


정신이 없었지만 서둘러 가죽 갑옷을 껴입고 가죽 건틀렛을 끼고 그 위에 강철 건틀렛을 꼈다.


“간다.”


모두가 무장을 갖춘 걸 확인한 나탈리는 그 말만을 하고 등을 돌렸다. 우리도 그녀를 따랐다.

밖으로 나오자 장정들이 저마다 무기 창 한 자루씩을 든 채 문을 향해 진을 치고 있었다.


-쿵!

-쿵!


도대체 뭐로 치는지 그 커다랗던 문이 들썩이고 있었다.


-쿵

-콰아앙


이내 단단하던 문이 조각조각 나며 깨졌다. 그 문 너머로 보이는 검은색 옷과 두건을 쓴 적들. 그 모습만 보면 영락없는 도적떼였다. 그것도 오러 유저가 있는.

에밀이 활을 꺼내 시위를 끝까지 당겨 화살을 쐈다. 두목으로 보이는 사내의 미간으로 정확하게 향하는 화살. 하지만 사내는 아주 간단하다는 듯 화살을 손으로 잡아버렸다.

두목이 주먹을 쥔 채 손을 들었다. 그러자 도적들이 검을 빼 들고 달려들었다. 두목 또한 검을 들며 달려왔다.


“헉!”


주민 중 누군가가 숨을 집어삼켰다. 적들의 흉흉한 살기에 절로 몸이 움츠러들었다.


“문만 막아!”


나탈리가 고함쳤다. 그 소리에 모두 정신을 차리고 창을 치켜들었다.

에밀 또한 다시 활로 적들의 견제에 들어갔다. 두목이 아닌 자들에게 날아가는 화살은 하나같이 다리에 박혀 적을 땅바닥에 뒹굴게 만들었다.

그런데 도대체 몇 명이나 있는 거지? 긴장해서 그런지 수를 셀 수가 없었다.


“한스, 에밀만 보호해.”


무기를 쓸 수 없는 나에게 나탈리가 그렇게 말한 뒤 그녀의 고풍스런 문양이 박힌 검을 잡고 자세를 잡았다. 언젠가 봤던 기억이 있는 문양이었다.

이윽고 적들과 마을 주민들이 부딪혔다. 적들은 주민이 어설프게 내지르는 창을 가볍게 피하며 검을 심장에 박아 넣었다.

나탈리가 더 이상 못 참겠는지 그런 적들에게 달려가 검을 휘둘렀다. 몸통을 찔러오는 적의 칼을 왼쪽으로 살짝 비틀어서 피하며 상대의 몸을 사선으로 베어 올린다.

옆에서 다른 사내가 휘두른 검을 몸을 숙이며 피한 뒤 발로 상대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고 목에 칼을 박는다.

뒤에서 찍어내리는 검을 안 보고도 아는지 오른쪽으로 굴러서 피한 뒤 목에 박혀있는 검을 뽑아 적의 목을 벤다.

마치 합을 맞춘 것처럼 순식간에 세 명을 베어내는 나탈리.

하지만 그런 파죽지세도 두목이 그녀에게 달려들자 순식간에 줄어들었다.

그녀와 같은 오러 유저. 물론 오러 유저라고 막 검기를 뽑아내거나 그러진 않는다. 그런 경지는 초인의 경지니까. 하지만 초입이라고 해도 그들은 인간을 초월한 자들이었다.

선공은 두목이었다. 가볍게 휘두르는 검. 나탈리가 검을 비틀어 막아내자 땅으로 향하던 검을 두목은 중간에 멈춰 다시 사선으로 베어 올렸다.

나탈리는 옆으로 살짝 뛰어 검을 피한 뒤 그대로 검을 횡으로 휘둘렀다.

두목은 검면으로 나탈리의 검을 막았다.


-쿵!


두목은 고작 한 발짝 옆으로 비틀거렸지만 땅에는 깊은 자상이 남았다. 두목이 약간 뒤로 떨어졌다.


“붉은 사자.”


그 말을 들은 나탈리의 표정이 좀 더 딱딱해졌다. 다시 두 사람은 맞부딪혔다.

검 한번 한번의 휘두름은 공기를 찢고, 간혹가다 때리는 땅은 움푹 파진다. 이게 바로 오러 유저.

하지만 나는 그 싸움을 계속 지켜볼 수 없었다.


“한스.”


조용히 날 부르는 에밀의 말에 앞을 보자 적이 달려오고 있었다. 내가 있는 걸 보고 돌진해온 힘을 이용해 찌르기를 날리는 적.

뒤에는 에밀이 있으니 완전히 피할 수는 없다. 에밀은 화살로 계속 적들을 견제하고 있었다. 그녀가 견제를 멈추면 안 그래도 죽어가는 주민들이 더 죽겠지.

심장을 향해 찔러오는 검을 살짝 옆으로 몸을 비틀어 피함과 동시에 검을 든 손을 붙잡는다. 적을 움직이지 못하게 손에 힘을 주며 적의 무릎 관절을 발로 세게 찍었다.


-콰직.


반대 방향으로 접힌 무릎 때문에 쓰러지는 적의 칼을 뺏어서 목에 찔러 넣었다. 아니, 찔러 넣으려고 했다. 그 순간 팔에서 힘이 빠졌다. 빌어먹을.

품에서 다른 무기를 꺼내려는 적의 손을 한쪽 발로 짓밟으며 약간 날카롭게 가시가 돋친 듯한 건틀렛으로 얼굴을 가격했다.


-퍽.


더러운 감각. 이를 악물며 아직 살아있는 적의 얼굴을 계속 쳤다.

대략 다섯 번 정도 때리자 적이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고개를 들자 또 다른 적 두 명이 달려들었다. 미친. 도대체 몇 명이나 온 거야.

합을 여러 번 맞춰본 듯 피하기 힘들게 상체와 하체에 동시에 검을 휘두른다.

에밀을 믿으며 몸을 앞으로 내던져 검을 피했다.


-슉.


재빨리 일어나 적 중 한 놈의 미간에 화살이 꽂힌 걸 보고 에밀에게 달려들려는 적의 오금을 쳐서 땅에 무릎 꿇게 만든 뒤 관자놀이를 가격한다.

땅에 쓰러진 적의 얼굴을 밟아 마무리하고 에밀을 살폈다. 좋아. 다친 곳은 없다.

잠시 숨을 고르고 전황을 살폈다. 어느새 마을 주민들 태반이 쓰러졌고, 비등비등하던 나탈리와 두목의 싸움에 적들이 참전했다. 옆에서 카를로와 마르코가 도와주고 있었지만 솔직히 부족해 보였다.

도와야 한다. 그런데 도우러 갈 수가 없다. 그나마 전황을 유지해주는 사람은 에밀이니까.

더 이상 쉴 틈을 안 주고 달려드는 적들. 어떻게든 에밀을 보호해보려 했기에 자잘하게 베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숨이 차오른다. 베인 상처에서 피가 흘렀는지 정신이 약간 멍해진다.

그 순간, 한눈팔면 안 되는데 나도 모르게 나탈리를 쳐다보았다. 적들이 던진 그물에 몸이 얽혀있었다.

세상이 느려진다. 나탈리가 표독스럽게 눈을 뜨며 적을 쳐다본다. 그런 나탈리의 목에 두목의 칼이 날아든다.

나 대장한테 주고 싶은 게 있어. 대장, 하고 싶은 말도 있어. 나, 나 대장을 사랑하는 것 같아. 나탈리. 제발, 안돼.

세상이 다시 빨라지며 나탈리의 목이 잠깐 하늘로 떴다가 이내 떨어져 땅을 굴렀다.

아.


-서걱.

“아아악!!”


왼팔에서 끔찍한 고통이 느껴졌다. 한눈판 사이에 적이 내 팔을 베었다.

에밀이 다급하게 단검을 들고 적의 목을 베었다. 그리고 나를 부축하려 했다. 그런 그녀의 등에 달린 화살 통에는 더 이상 화살이 남아있지 않았다.

다시 나탈리를 쳐다보았다. 힘없이 쓰러진 목 없는 시체. 아. 안 되는데.

이내 카를로와 마르코 또한 두목에게 목이 베였다.


“한스.”

“에밀, 도망쳐.”


어느새 우리 둘밖에 남지 않았다. 적들은 죽기 직전의 짐승이 가장 위험한 걸 아는지, 아니면 더 이상 피해를 안 입으려고 하는지 조심스럽게 우리를 둘러쌌다.


“싫어.”

“뭐?”

“더 이상 도망치기 싫어.”


처음 듣는 장문의 말. 그런 에밀의 목소리에 담긴 의지를 느꼈다. 하긴, 어차피 이 포위를 뚫을 수 있을 것 같지도 않다.

그리고 나탈리도 죽었다. 마음속이 허전하다. 어딘가 깨진 것 같다. 그래도 같이 가겠네. 기다려줘, 나탈리. 하. 하하.

순식간에 달려온 두목에게 목이 베였다.

엔돌핀이 도는지 조금 더 생각할 수 있었다. 두 눈이 절로 나탈리의 머리로 향했다. 나탈리...


* * *


“단장님! 꼭 이러셨어야 했습니까!”

“두목이라 불러라.”

“단장님!”


-퍽.


“컥!”

“두목이라고 불러라. 그리고 목표는 여기 없었다. 작전은 실패했으니 잠시 쉬고 놈들의 개가 오기 전에 후퇴한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놈들의 소리. 하지만 난 웃을 수밖에 없었다.


[부활하셨습니다.]


눈앞에 뜬 홀로그램 창.


“하. 하하하! 하하하하!!”


절로 너털웃음이 나온다. 이딴 게 무슨 소용인가. 이미 그들은 죽어버렸는데.


“뭐야?!”

“죽여라.”


놀라는 부하와 죽이라고 명령하는 두목. 부하들이 검을 들고 나한테 달려온다.

내 몸통을 향해 찔러오는 적의 검. 몸이 알려준 대로 움직인다. 몸통을 찔러오는 검을 일부러 심장을 향하게 몸을 살짝 움직인다.


-푸욱.


검이 심장을 관통해 등으로 빠져나왔다. 어째서일까. 팔을 베였을 때보다 아프지가 않았다.

적이 도망가지 못하게 검을 든 손을 붙잡고 다른 손으로 적의 눈과 입에 손가락을 집어넣는다.


“끄, 끄아악!”


그대로 손을 움켜쥐자 적의 얼굴이 뜯겼다. 힘이 좀 더 세진 걸까.

손을 빼고 심장에 꽂힌 검을 뽑아냈다.


[부활하셨습니다.]


심장이 재생하는 게 느껴졌다. 적들의 얼굴이 경악하는 게 보였다.

경악하면서도 검을 휘두르는 적. 몸을 숙여 피하면서 마찬가지로 눈에 손가락을 넣어 얼굴을 부숴버렸다.

등 뒤에서 찍어내리는 검. 일부러 얼굴에 맞게 살짝 몸을 숙였다.


[부활하셨습니다.]


-쨍그랑


알아서 빠져나오는 검. 등을 돌려 적의 무릎을 발로 찍고 관자놀이를 후려쳤다. 전과 다르게 한방 만에 적이 쓰러졌다.


“괴, 괴물.”


적들이 날 무서워하는 게 느껴졌다.


“물러서라.”


두목이 무미건조하게 말했다. 빌어먹을. 저 새끼가 나서기 전에 한 놈이라도 더 죽이고 싶었는데.

두목이 검을 들고 천천히 걸어왔다.

나탈리와 박빙인 오러 유저. 나탈리와의 대련에서 그녀가 오러를 사용하기 시작하면 난 절대 상대가 되지 못했다.


-서걱.


눈은 검의 궤적을 용케 파악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아 왼팔을 베였다. 망할 놈.

이를 악물고 무릎을 발로 찼다. 하지만 두목은 그것마저 살짝 움직여 피해내더니 오른발을 베어냈다.


-쿵.


땅바닥에 쓰러졌다. 빌어먹을. 빌어먹을. 아무리 욕을 해도 나는 손도 쓸 수 없었다. 억지로 고개를 들어 두목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두목의 갈색 눈에서 무언가가 숨겨져 있었다. 기묘한 느낌. 마치 여관에서 통제를 받던 사람들의 눈 같았다.

두목은 내 나머지 사지를 다 자르더니 날 피워져 있던 화톳불로 끌고 가 검을 달궈 내 상처에 지졌다.


“끄, 끄아아아악!!!”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이 내 몸을 덮쳤다. 시발. 시발. 시발.


“이 놈은 끌고...”


두목은 말하다 말고 어딘가를 주시하더니 이내 혀를 차며 말했다.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로.


“후퇴한다.”

“두목, 이놈은...”

“버려라.”


두목과 부하들은 다급히 마을을 빠져나가 숲속으로 사라졌다.

고통으로 의식이 희미해진다. 땅에서 말발굽 소리가 울린다. 아, 나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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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회 18.05.12 199 2 14쪽
13 평화로운 일상 18.05.10 187 3 7쪽
12 떠나보내는 이 18.05.09 223 2 8쪽
11 떠나는 이 18.05.09 194 2 8쪽
10 상단 18.05.09 255 3 9쪽
9 달밤에 18.05.07 208 2 9쪽
8 숲 정찰 18.05.07 234 5 9쪽
7 생활 18.05.06 290 3 9쪽
6 정보 확인 18.05.06 262 3 7쪽
5 대련 18.05.06 271 5 5쪽
4 경비대 18.05.05 335 4 8쪽
3 정보 18.05.05 414 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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