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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설란 님의 서재입니다.

족쇄를 벗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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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설란
작품등록일 :
2018.05.04 23:33
최근연재일 :
2018.08.08 19:00
연재수 :
70 회
조회수 :
10,517
추천수 :
74
글자수 :
395,495

작성
18.05.06 12:00
조회
272
추천
5
글자
5쪽

대련

DUMMY

나탈리는 한쪽에 놓인 목검을 하나 쥐더니 나에게도 하나를 건넸다.


“자!”


생각보다 무겁다. 훈련용이라 그런지 날이 서진 않았지만 맞으면 몽둥이 맞는 느낌 아닐까? 이거 훈련이 아니라 실전급인데?


“대장?”

“간다!”


나탈리가 빠르게 달려들었다. 그러면서 오른팔로 칼을 휘두른다. 분명 가볍게 휘두르는 것 같았는데 칼에선 상당한 소리가 났다. 사선으로 오는 칼을 나도 모르게 왼쪽으로 피해냈다.

그걸 본 나탈리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다시 칼을 휘둘렀다.


-퍽!


“악!”


이 정도의 아픔은 얼마 만일까. 절로 오른팔을 움켜쥐었다.


“피하지만 말고 막아봐. 다시 간다!”


내가 아프건 말건 나탈리는 다시 덤벼들었다. 가볍게 휘두르는데도 상당한 저력이 담겨있는 칼. 이상한 건 내가 그렇게 빠른 나탈리의 공격을 피해낸다는 거다. 마치 몸이 알아서 피해 주는 것 같았다. 의외로 소질이 있었나?


“헥. 헥.”


하지만 막지는 못했다. 게다가 세 대중에 한 대꼴로는 꼭 어딘가를 얻어맞았다. 덕분에 온몸에 멍이 들었다.

나탈리는 5분 정도 대련을 빙자한 구타를 하더니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한스, 회피는 제법인걸?”

“이제 끝났지?”

“이번엔 네가 덤벼봐.”

“뭐?”


그러더니 어느 정도 떨어져 자세를 잡는 나탈리. 저게 그 유명한 빈틈이 없는 검사의 자센가? 잘 모르겠다.

아무리 봐도 그냥 끝내줄 거 같진 않았기에 검을 나탈리처럼 들었다. 어떻게 휘두르지? 우선 나탈리가 보여준 공격을 따라 해볼까? 그렇게 마음먹자 머릿속에 방금 전 나탈리가 보여준 검격이 떠올랐다. 왠지 지금이라면 될 거 같아 떠오르는 그대로 달려들었다.

나탈리보다 빠른 속도로 달려가 그대로 칼을 휘두른다. 어?


-팅.


분명 자세도 맞고 타이밍도 맞았는데 검을 휘두르는 순간, 자세가 흐트러졌다. 힘을 잃은 검은 나탈리가 휘두른 검에 맞고 손에서 튕겨 나갔다.


“왜 그래?”

“어.......”


땅에 떨어진 검을 집고 다시 공격해봤지만 매한가지였다. 마치 안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몸에서 모인 힘은 검으로 옮겨간 순간 어딘가로 사라져버렸다.


“검이 안 맞는 거 같은데, 다른 건 어때?”


보다 못한 나탈리가 막대기를 건네주었다. 창 대용인가?

하지만 결과는 똑같았다. 검도, 창도, 활도, 하다못해 단검도. 휘두르려고 하기만 하면 자세가 비틀려버렸다. 심지어 나탈리가 자세를 가르쳐주어도 마찬가지였다.


“이상하네. 분명 자세는 좋은데.”


어느새 다른 경비대원은 각자 할 일을 하러 떠났다. 에밀과 카를로는 숲으로 정찰을, 마르코는 마을 검문을.


“으음. 그럼 맨손으로 덤벼봐. 싸울 줄은 알아야지.”

“알았어.......”


머릿속에 떠오른 궤적을 몸은 따라주는데 그게 제대로 되지 않자 미칠 것 같았다. 초반부 나탈리의 기대 가득한 눈빛은 어느새 싸늘히 식어버렸고, 내 자신감도 덩달아 숨어버렸다.

한숨을 쉬고 나탈리에게 덤벼들었다. 가볍게 달려 나탈리가 휘두른 검처럼 주먹을 내지른다. 그녀의 얼굴을 노리고 휘둘러지는 오른 주먹. 그녀는 왼팔로 막아냈지만, 예상보다 큰 충격에 그녀의 상체가 왼쪽으로 기울었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왼발로 그녀의 정강이를 찼다. 그리고 부실해진 그녀의 하체를 노려 허리를 숙이고 양팔로 그녀를 다리를 잡아 넘어뜨렸다.

뜻밖의 상황에 나도 그녀도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서로를 마주 보았다.


“잘하네?”

“그러게, 대장.”


잠시 날 쳐다보던 나탈리의 눈빛에 불이 붙었다. 어째 예감이 안 좋은데.


“다시 해.”

“대장? 미안해.”

“아니야. 다시 해. 연습해야지.”


그 뒤로 나탈리는 날쌔게 내 공격을 피하며 일방적으로 날 구타했다. 연습이란 명분의 폭력은 나탈리가 개운해져 상쾌한 미소를 지을 때까지 계속되었다.


* * *


그렇게 얻어맞다 보니 어느새 카를로와 에밀이 돌아왔다. 점심시간이란다.


“얼굴이 왜 그래, 한스?”

“훈련했어. 그보다 숲은 어때?”


대답을 대신해준 나탈리는 카를로에게 물어보았다. 그 말에 나를 잠시 안쓰럽게 보던 카를로는 이내 입을 열었다.


“확실히 동물이 아닌 흔적이 많아졌어. 마수가 늘었나 봐.”

“그래? 큰일인데.......”


그러더니 두 사람은 자기들끼리 대책에 대해 의논하기 시작했다. 이거 소외감을 느끼는데. 심심해서 에밀을 보니 에밀은 아침에도 읽고 있던 책을 보고 있었다.


“안녕, 에밀.”

“.......”


무언의 그녀에게서 벽을 느꼈다. 별수 없지. 방해하지 않고 에밀에게서 좀 떨어져 앉았다. 그리고 카를로에게서 받은 빵을 조금씩 뜯어 먹었다.

그렇게 빵 한 개를 다 먹자 나틸리가 다가왔다.


“한스, 미안해. 훈련은 내일마저 하자. 숲을 자세히 정찰 해봐야 할 것 같아.”

“알았어, 대장. 난 뭐하면 돼?”

“마르코한테 가봐. 카를로, 에밀. 가자.”


정말 급한지 세 사람을 서둘러 채비를 마쳐 떠났다. 흠. 마르코라. 마침 파악할 것도 있겠다. 잘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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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떠나는 이 18.05.09 195 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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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달밤에 18.05.07 208 2 9쪽
8 숲 정찰 18.05.07 235 5 9쪽
7 생활 18.05.06 293 3 9쪽
6 정보 확인 18.05.06 263 3 7쪽
» 대련 18.05.06 273 5 5쪽
4 경비대 18.05.05 335 4 8쪽
3 정보 18.05.05 415 5 8쪽
2 마을로 18.05.05 521 8 6쪽
1 프롤로그 +2 18.05.04 993 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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