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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설란 님의 서재입니다.

족쇄를 벗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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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설란
작품등록일 :
2018.05.04 23:33
최근연재일 :
2018.08.08 19:00
연재수 :
70 회
조회수 :
10,441
추천수 :
74
글자수 :
395,495

작성
18.05.06 23:30
조회
262
추천
3
글자
7쪽

정보 확인

DUMMY

우선 나탈리가 말한 대로 마르코에게 가기로 했다. 마침 확인할 것도 있었고.


“정보.”


[<정보 : 마르코의 비상금>, <정보 : 울타리의 부실함>, <정보 : 폴의 짝사랑>]


그 기묘한 사건 이후, 나는 오직 정보 창만을 볼 수 있었다. 다른 항목은 아직 비활성인 걸까. 아니면 아예 존재조차 하지 않는 걸까.

어쨌든 이게 진실인지 아닌지 확인을 해야 했다.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자 어느새 마르코가 있는 감시탑에 도착했다.


“마르코~!”

“엉? 한스? 여긴 왜 왔어?”

“대장이 보내서 왔어요. 대장은 숲을 정찰한데요.”

“그래? 그것보다 그 대장이란 호칭 어떻게 안되냐?”


어색하다는 듯 눈살을 찌푸리는 마르코. 그렇게 맘에 안 드나?


“본인이 원하는데 뭐 어때요. 그보다 도와드릴 일은 없어요?”

“없어. 상단만 아니면 이 촌구석까지 올 사람도 없고. 정 그러면 마을이나 한 바퀴 둘러봐.”

“알았어요. 아, 마르코 조금 물어볼 게 있는데 잠시 올라가도 돼요?”

“물어볼 거? 알았어, 올라와.”


탑에 설치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갔다. 상당히 높아 심장이 약간 찔끔했다.


“어때? 경치 좋지?”

“그러게요.”


올라오자 탁 트인 경치가 보였다. 뒤야 숲이니 말할 것도 없고. 앞에는 어제 일했던 농경지. 그리고 블록이 놓이진 않았지만 길이 쭉 이어져 있었다.


“저 길로 가끔씩 상단이 찾아와. 제법 볼만할걸?”

“무슨 물건을 파는데요?”

“뭐, 생필품부터 잡다한 것까지 다 팔지. 우리는 숲에서 잡은 마수 시체나 맥주 같은 것도 팔고. 리노 실력이 죽여줬잖아?”

“확실히 그랬죠.”

“그보다 물어보고 싶은 게 뭐야?”


어떻게 물어봐야 할까. 딱 봐도 비밀스러운 얘길 하는 사람처럼 주위를 둘러보다 살며시 마르코의 귓가에 입을 가져다 대고 말했다.


“비상금은 괜찮아요?”

“뭐! 그, 그걸 어떻게.......”


깜짝 놀란 마르코의 표정이 실로 볼만했다. 수염 속에 숨겨진 귀여움이 튀어나온다고 해야 하나? 어쨌든 정답이었다.


“어제 술자리에서 얘기해줬잖아요. 혹시 플로라가 들었을지도 몰라서 그러는데 괜찮았어요?”

“어, 어, 어....... 아침엔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살며시 가져갈지도 몰라요. 위치를 바꾸는 게 어때요?”

“그, 그래. 고맙다.”


불안한 듯한 마르코의 표정. 아마 바꿀 위치를 생각해보고 있으리라.


“그럼 전 가볼게요.”

“그, 그래.”


어딘가 넋 나간 마르코의 목소리를 들으며 감시탑에서 내려왔다. 이걸로 어제 얻은 정보가 사실일 가능성이 커졌다. 그럼 위험해지는데.

다급한 마음에 울타리를 따라 한 바퀴를 뛰었다. 하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크게 문제가 없었다.


“헉. 헉.”

“한스, 체력단련 하는 거냐?”


어느새 비상금을 다른 데 숨겼는지 여유로워 보이는 마르코. 마르코한테 한번 물어볼까?


“마르코. 혹시 울타리에 문제없었어요?”

“울타리? 글쎄. 보수한 지 꽤 되긴 했지?”

“그래요?”


그 말을 듣고 울타리를 하나하나 자세히 살폈다. 유심히 보고, 두드려도 보느라 시간을 꽤 많이 잡아먹었다. 절반을 넘게 봤을 때, 드디어 문제가 있는 부분을 발견했다.

밖에서 뭔가가 갉아먹었는지 좀 세게 치자 울타리 한 부분이 넘어갔다. 아, 이러면 내가 한 것처럼 보이잖아.

소리를 듣고 소피가 달려왔다. 소피 집에서 가까웠나 보다.


“한스?”


눈을 크게 뜨며 날 쳐다보는 소피. 아냐. 원래 그랬어. 믿어줘.


* * *


우여곡절 끝에 겨우 해명을 했다. 소리를 듣고 달려온 마르코가 울타리 단면을 보더니 알아서 쓰러질 수준이라고 했다. 사실 해명이랄 것도 없는 게 소피 말로는 오러를 다루지 않는 이상은 주먹질 한방에 울타리가 부서지진 않는다고.

부서진 울타리는 마르코와 함께 고쳤다. 예비 울타리를 가져와 단단히 줄로 엮어 세웠다. 하이고, 허리야.

어쨌든 이걸로 주어진 정보는 아마 확실할 것 같았다. 게임 스텟이 없으니 대신 제공되는 걸까.

보수를 끝내고 마르코에게 가서 같이 감시탑에서 감시나 했다. 아니면 농담 따먹기라던가. 마르코가 말하길 이 마을은 처음부터 있었던 게 아니란다. 과거 이 마을 옆쪽에 있던 데쿠스 왕국의 관리였던 디에고가 무슨 이유에선지 사표를 내고 이 대륙에 있는 데쿠스 왕국, 스트라스 왕국, 타토르 왕국의 경계인 이 산간지역에 들어와 살았고, 차츰차츰 사람이 모여 지금처럼 되었다고 했다.


“그럼 마르코는 어떻게 오게 됐어요?”

“나는 소작농 하다 세금이 더러워서 왔지. 반이나 떼가는 건 뭐야. 더러운 놈들. 퉷! 그에 비하면 여긴 천국이지. 조금만 주면 되거든.”

“플로라는 어떻게 만나게 됐어요?”

“어....... 부끄러운데. 꼭 말해줘야 해?”


그러면서 얼굴을 살짝 붉히는 마르코. 순정남이군요. 마르코.


“플로라는 아랫마을에서 나처럼 세금 때문에 이곳으로 이주한 사람이야. 일가족이랑 같이 오다가 라트라를 만났는데, 그땐 내가 정찰을 했었단 말이지? 그래서 구해주게 되고, 어떻게 결혼하게 된 거지.”

“오~. 저라도 반하겠는데요?”

“놀리지마, 쨔샤.”


그렇게 얘기를 나누다 보니 해가 뉘엿뉘엿 저물었고, 나탈리와 경비대원들이 돌아왔다. 나탈리는 사냥이라도 했는지 옷에 피가 약간 묻어있었다.


“대장, 어땠어?”

“아, 생각보다 별거 아니었어. 걱정 안 해도 돼.”

“그래?”


돌아온 경비대원들과 함께 여관으로 갔다. 보통 저녁은 여관에서 먹는다고. 나탈리가 카운터에 서 있던 헬레나에게 가격을 치렀다.


“저건 촌장님한테 지원받아. 너도 월급이 있으니까 나중에 먹고 싶으면 오면 돼.”


그걸 쳐다보고 있던 걸 깨달은 카를로가 내 의문을 해결해주었다. 월급을 받는구나. 하긴 경비대는 치안 유지에 필수적인 요소니까 걷은 세금으로 월급을 지급하나 보다.

그 후 음식을 먹는 동안 오늘도 어제처럼 기현상이 벌어지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별일 없이 지나갔다. 오늘은 그저 밥만 먹고 해산한지라 그대로 집으로 돌아갔다.

집에 돌아가자 소피와 스벤이 음식을 차린 채 기다리고 있었다. 이런.


“죄송합니다. 경비대 사람들이랑 이미 먹고 왔어요.”

“그런가.”


별로 화내지도 않고 스벤은 소피와 함께 식사를 시작했다.


“미안해, 소피.”

“아니야. 그럼 계속 저녁 먹고 들어오는 거야?”

“응. 그럴 것 같아.”

“알았어.”

“그럼 먼저 들어가 볼게요.”


인사를 마치고 방에 들어왔다. 오늘 있었던 나탈리와의 대련을 복기하고 있자니 졸려 와서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모르겠다. 생각은 꼬리를 물었지만, 답은 나오지 않았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감미로운 멜로디를 들으며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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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달밤에 18.05.07 208 2 9쪽
8 숲 정찰 18.05.07 234 5 9쪽
7 생활 18.05.06 290 3 9쪽
» 정보 확인 18.05.06 263 3 7쪽
5 대련 18.05.06 271 5 5쪽
4 경비대 18.05.05 335 4 8쪽
3 정보 18.05.05 414 5 8쪽
2 마을로 18.05.05 521 8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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