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회섹분자 님의 서재입니다.

국보급투수로 YMCA 우승시키기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스포츠, 대체역사

회섹분자
작품등록일 :
2023.05.10 10:25
최근연재일 :
2024.01.08 13:23
연재수 :
128 회
조회수 :
13,880
추천수 :
416
글자수 :
656,786

작성
23.05.18 19:30
조회
236
추천
8
글자
12쪽

011화. 손탁호텔 스캔들

DUMMY

-꺄악!

-왓츠 더 해픈?

-오 마이 갓······


주변이 동요하는 소리가 들린다. 피를 보더니 패닉 상태에 빠진 사람들도 다수 보였다.


대낮에 이런 고급 호텔에서 살인 사건 발생이라니, 나 역시도 정신이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이대로 동요할 때가 아니다. 이 사건을 해결해야 한다.


외교관과 고급 관료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거 자체가 이곳이 폐쇄될 수도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특히나 혜림의 절친인 손탁 씨가 운영하는 곳인데 반드시 지켜내야겠지?


일단 큰 소리로 주변을 제압했다.


“STOP!!!!!!!! 모두 꼼짝마시오!!!!!! 지금부터 움직이는 사람이 범인이오!!!!”


예전에 봤던 중년탐정 김정X의 명대사를 외치자, 일순간에 나에게 시선이 집중되며 사람들이 정신을 좀 차린 것 같다. 이거 진짜로 효과 좋은데?


“손탁 씨, 우선 빠르게 피해자분의 응급 처치를! 아직 의식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 정신만 차리면 살릴 수 있어요!”


나는 우선 흉기에 찔린 백인 남성을 응급 처치할 것을 손탁 씨에게 부탁했다. 다행히도 출혈량은 좀 많았지만, 급소는 비껴간 것 같았다. 상비약으로 최대한 응급 처치 후 서둘러 그를 의원으로 호송하였다.


그 뒤 본격적으로 사건을 조사하였는데, 경무청에서 사람이 오기 전에 해결한다면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다고 판단하여 재빨리 시작하였다.


추리 만화를 많이 읽은 덕분인지 나는 그럴싸하게 수사를 진행하였다. X난, 김X일 고마워··· 당신들 덕분이야···.


손탁 씨에게 요청해 투숙객을 제외한 현재 건물에 있는 모든 사람을 한곳에 모을 수 있었고, 그들의 신상을 하나하나 파악할 수 있었다.


조선인 11명, 미국인 7명, 러시아인 4명, 독일인 3명, 청나라인 3명, 일본인 2명 등 나와 혜림, 그리고 손탁과 그녀의 종업원을 제외하고 총 30명의 인원이었다.


나와 혜림은 당연하고, 손탁의 종업원들도 그녀와 5년 이상 함께한 이해당사자이니 이런 일을 벌일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서 용의선상에서 제외하고, 일단은 손님들만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넓은 장소에 비해 그리 많지 않은 인원임에도 워낙 각자의 대화에 집중해 있던 상태라 중구난방인 각자의 증언만으로는 범인을 유추할 수가 없었다.


흉기는 과도보다 작은 칼이었는데 지문을 잘 살펴보려 해도 돋보기도 없고 딱히 다른 흔적이 없었다.


CCTV도 없는 이 상황을 초짜 탐정인 내가 어떻게 타파해야 하나···.


그때 내 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이 스쳐 갔다.


그래! 스카우터를 이용해보자!


사실 스카우터는 야구에 적성이 없는 경우에는 그 사람의 간단한 신상 정도만이 표시되었다. 예를 들자면 혜림의 경우는 이 정도만이 나타난다.



<이름: 민혜림>

소속: 황성 YMCA 야구단, 나이: 21세

키 : 165cm, 몸무게: 52kg 우투우타

[타자] 비활성화



음··· 혜림 씨의 키와 몸무게라···. 의도한 건 아닌데··· 흥미로운 정보로군······. 아니아니 이게 중요한 게 아니라 밑져야 본전이니 다른 사람들에게도 한 번 써먹어 봐야겠다.


나는 빠르게 사람들을 스캔해 갔다.



<이름: 데이비드 마틴>

소속: 없음, 나이: 32세

키 : 182cm, 몸무게: 84kg 우투우타

[타자] 비활성화



<이름: 왕 성준>

소속: 없음, 나이: 41세

키 : 165cm, 몸무게: 78kg 우투우타

[타자] 비활성화



<이름: 알렉세이 키릴렌코 >

소속: 없음, 나이: 36세

키 : 185cm, 몸무게: 78kg 좌투좌타

[타자] 비활성화



<타카하시 류코>

소속: 없음, 나이: 24세

키 : 153cm, 몸무게: 43kg, 우투우타

[타자] 비활성화



···

···

···

···


큰 기대는 안 했지만, 역시나 별 소득이 없구나 하던 차에, 다른 이들과 명확히 구분되는 특이한 프로필을 발견하였다.



<카와이 료스케>

소속: 성남 구락부, 나이: 28세

키 : 167cm, 몸무게: 63kg, 우투우타

[타자]

정확도: C (B+), 힘: E (D+), 선구안: C (B), 주루: B (A)

수비: C (B), 번트: B (B), 정신력: C (C+)

외야적성: C (B+)

포구: C- (B), 송구: C- (B), 어깨: D+ (C), 반응속도: C+ (B+)



분명 이자는 자신을 청나라 사람인 ‘천양자’라고 말했던 이였다.


너 청나라 사람이라면서 이건 대체 뭔데? 대놓고 수상한 냄새가 풍기는데? 바로 이 사람이 범인일 것 같다는 레이더가 켜졌다.


나는 손탁에게 말을 해 종업원들을 동원하여 그를 포박하게 만들고 품을 뒤졌다.


품에서는 흉기로 쓰였던 손가락만 한 칼을 싸고 있던 것으로 보이는 헝겊 조각이 발견되었다. 그리고 그의 손끝을 살펴보니 미처 닦아내지 못한 핏자국까지 보인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그리고 혹시 몰라서 현장에 있던 청나라 사람에게 그와 대화를 해볼 것을 요청했는데, 역시나 그들 말로도 이 자는 청나라인이라기에는 중국어가 능숙하지 못하다고 했다.


이제 심증에 물증까지 거의 빼도 박도 못할 수준으로 증거가 확보되었다. 그런데도 이 자는 끝까지 인정하려고 하지 않고, 바락바락 우겨대는 바람에 열이 받은 나는 그의 귀에 대고 한마디 해줬다.


“카와이 료스케.”


그 말을 듣자, 그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면서 말이 없어지더니, 그제야 범행 사실을 인정했다.


몇 분 뒤, 경무청에서 사람이 와서 그를 호송했고, 다행히 의원에서도 흉기에 찔린 손님이 며칠 요양만 하면 되는 정도라는 소식을 전해왔다. 그렇게 일이 더 커지지 않은 채, 해프닝으로 끝이 나게 되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뒤숭숭한 일이 있다 보니 손탁은 오늘 영업은 여기서 마치겠다며 손님들을 돌려보냈다.


손님들이 모두 떠난 뒤, 그때까지 차분한 표정을 짓고 있던 손탁은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돌변하더니, 갑자기 내 손을 탁 붙잡고 연신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눈물을 흘렸다.


“영준 씨, 정말 고마워요.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하지? 정말··· 정말··· 고마워요···.”


감사 인사를 받는 건 좋다만, 이 정도까지 반응을 보이니 많이 뻘쭘해진다.


사실 그렇지 않은가. 혜림의 지인이 곤경에 처했는데, 내가 손가락만 빨고 있다? 혜림이 나를 어떻게 보겠는가? 혜림의 호감을 얻은 것만으로도 나는 이미 성과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혜림 씨 지인분이 곤란에 처하셨는데, 이 정도는 별거 아니죠. 하하. 제가 혜림 씨한테 얼마나 신세 많이 지고 있는 데요. 혜림 씨가 올 때마다 디저트 하나씩 서비스로 주시는 거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이 말에 손탁과 혜림은 웃음을 지어 보인다. 그때 손탁이 손뼉을 치더니 급하게 어디를 다녀온다. 그녀의 손에는 보자기에 싸인 통이 쥐어져 있었다.


“영준 씨 베이스볼을 한다고 하셨죠? 운동하시다 보면 몸이 상할 수 있을 텐데 이거 받으세요.


일전에 청나라 상인에게 디저트를 대접하고 감사 선물로 받은 건데 몸에 불편한 곳이 있을 때 복용하거나 아픈 부위에 으깨어 바르면 효과가 좋다고 하네요.


근데 보시다시피 저는 몸 쓸 일이 딱히 없다 보니, 이건 영준 씨가 유용하게 쓰셨으면 좋겠어요. 호호.”



뭐지? 이 무협 소설에나 나올 법한 수상쩍은 물건은? 범상치 않은 물건이라는 티가 팍팍 났다. 한번 스캔해보자. 스카우터 on.



<소환단>

중국의 무술 집단에서 생산하는 영약. 과다 복용은 금물이다.

내구도 4/5, 피로도 –10, 재생력 +10, 회복력 +5



진짜 내가 생각한 그런 영약의 종류인가 보네. 재생력과 회복력이라? 아, 이런 게 야신이 말했던 기연이라는 건가? 딱 봐도 부상 회복에 도움이 되는 능력치 같다.

그렇다면 빨리 돌아가서 한진에게 복용시켜야겠다. 한진아 기다려라! 너 야구 인생 핀 거야 임마!


속으로 싱글벙글하고 있을 때 혜림이 다가와서 고개를 숙였다.


“영준 씨, 정말 고마워요, 손탁 언니는 오빠들밖에 없는 저에게 친자매 같은 정말 소중한 사람이거든요. 이 일로 언니네 가게가 어떻게 되었다면 전 당분간 아무것도 못 했을 거예요.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


혜림의 눈에 살짝 눈물까지 고여있었다. 둘이 친한 사이라는 게 보이긴 했지만, 저 정도로 의지하는 사이였구나···. 직접 문제를 해결하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다.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제가 더 큰 신세 지고 있잖아요 하하. 고마우시다면 우리 야구 비즈니스 좀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혜림은 눈물을 훔쳐내며 다시 씩씩하게 대답했다.


“물론이죠! 우리 진짜 잘해봐요!”


그렇게 손탁호텔에서의 다사다난한 하루가 정리되었다.


근데 의문이다. 범인은 무슨 이유로 그런 일을 벌인 걸까? 자신의 의지로? 왠지 이건 아닐 것 같고, 단체에 소속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누군가의 사주를 받아서 벌인 일인 것 같은데··· 그렇다면 누구의 사주지?


퍼즐 조각은 몇 개 보이고 있지만, 쉽게 짜 맞춰지지 않는다. 범인은 일본인, 중국인으로 위장, 범행 장소는 일종의 중립국 위치였던 손탁호텔, 범인에게 나타난 야구 스탯, 그리고 성남구락부라는 의문의 단체···.


에휴··· 맞춰지지도 않는 것을 지금 고민해서 뭐 하냐, 머리만 터지지. 어차피 진실은 언제나 하나인 법. 때가 되면 퍼즐은 맞춰질 거라 생각하고, 다른 일들에 대해서나 생각해보자.



야구장 건설은 일단 혜림이 방법을 구해보겠다고 했다. 건설에 들어갈 비용을 대충 예상했는데, 줄인다고 줄였음에도 많은 금액이 나왔고, 혜림도 자신에게는 그 정도까지의 현금이 있지는 않다고 한다.


물론 나도 그 정도야 예상했다. 그런데도 혜림은 투자금에 대해서는 절대 걱정하지 말라고 했었다. 대체 얼마나 대단한 빽이 있길래 저렇게 자신 있는 거지? 다음에 혜림과 나눌 이야기가 기대될 정도였다.



그다음은 한진의 문제다. 이번에 얻은 영약이 얼마나 효험이 있을까? 분명 회복력과 관련된 물건 같긴 했지만, 한눈에 봤을 때 효과는 굉장히 미미해 보였는데 말이다. 이것도 뭐 먹여봐야 알겠지.



그리고 이제 슬슬 알아봐야 할 문제. 바로 팀원 찾기다. 오늘은 혜림과의 스케줄로 아직 선수들의 잠재력까지는 확인을 못 해보긴 했지만, 그냥 딱 봐도 우리 팀의 구멍이 어디인지는 명확하다.


외야 두 자리와 투수. 아니, 그냥 투수가 제일 문제다. 한진 같은 절대적 에이스를 원하는 것도 아니고 맞춰 잡기라도 가능하다면 소원이 없을 텐데 말이다.


그렇다고 투수를 맡았던 최일훈을 탓할 수는 없는 것이, 그는 그냥 공부 열심히 하는 범생이일 뿐인데, 사람이 없어서 그나마 훈련 때 괜찮았던 그를 반쯤 억지로 끌고 온 것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빨리 제대로 된 투수를 구해야 할 텐데, 밖에 돌아다닐 때면 주기적으로 스카우터를 작동하는데도 영 인재가 없다. 여기가 말은 제주로 사람은 한양으로 할 때 그 한양이 맞긴 한 겁니까? 인재가 없는데요?


그래 내가 게을러서 그런 거겠지. 사실 생활반경 자체가 넓지 않기도 했다. 그나마 오늘 손탁호텔까지 왔다 간 것이 제일 먼 거리를 이동했던 것이니 말이다.

평소에는 집-도서관-학교를 오갔던 과거의 나처럼, 이곳에 와서도 집-YMCA 건물-동대문 공터를 오갔을 뿐이다.


집에 도착해 갈 때쯤, 마침 한진도 훈련을 마치고 돌아오는 중인 것 같다. 한진에게 영약을 전달할 생각을 하니 뿌듯해져서, 그에게 뛰어가고 있는데 한진은 나를 보더니 소리쳤다.



“영준!!!! 숙여!!!!”



한진의 말에 반사적으로 몸뚱이를 숙이는데, 급하게 숙이다 보니 그대로 고꾸라졌다. 하지만 내가 넘어진 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한진이 반말까지 하면서 나를 다급히 부른 이유, 바로 내 머리 위로 무언가가 빠른 속도로 날아가고 있었다.


휘-익


팡-!.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국보급투수로 YMCA 우승시키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1 030화. 위기탈출 채영준 +1 23.06.06 156 5 13쪽
30 029화. 죽을 고비를 넘기다 +2 23.06.05 150 4 13쪽
29 028화. 기방에서 얻은 기연 +6 23.06.04 166 7 13쪽
28 027화. 기생 혜월과의 재회 23.06.03 161 5 14쪽
27 026화. 성남구락부 탐색전 +2 23.06.02 168 5 14쪽
26 025화. 혜림의 든든한 빽, 고종 황제 +6 23.06.01 174 6 14쪽
25 024화. 합숙 훈련의 성과 +2 23.05.31 178 7 14쪽
24 023화. 지옥 합숙 훈련, 그리고 먹방 (完) 23.05.30 165 4 14쪽
23 022화. 지옥 합숙 훈련, 그리고 먹방 (3) 23.05.29 167 4 14쪽
22 021화. 지옥 합숙 훈련, 그리고 먹방 (2) +2 23.05.28 187 4 16쪽
21 020화. 지옥 합숙 훈련, 그리고 먹방 (1) +2 23.05.27 194 5 12쪽
20 019화. 야구 보급 계획 +4 23.05.26 195 6 12쪽
19 018화. 말괄량이 선발투수 길들이기 +2 23.05.25 198 5 12쪽
18 017화. 밥 좀 사달라는 선발투수 23.05.24 213 6 12쪽
17 016화. 술 마신 다음 날, 숙취 +4 23.05.23 225 6 12쪽
16 015화. 음지의 아이돌, 기생 +5 23.05.22 270 7 12쪽
15 014화. 먹거리 구상, 국밥의 민족 +2 23.05.21 223 6 12쪽
14 013화. 원조 에이스, 석전꾼 +2 23.05.20 232 6 12쪽
13 012화. 기연, 그리고 악연 +3 23.05.19 247 7 12쪽
» 011화. 손탁호텔 스캔들 +3 23.05.18 237 8 12쪽
11 010화. 베이스볼 비즈니스, 그리고 설렘 +2 23.05.17 237 6 12쪽
10 009화. 스카우터 레벨업! +5 23.05.16 245 7 12쪽
9 008화. 조선팀 최초의 야구시합 (完) +6 23.05.15 261 7 12쪽
8 007화. 조선팀 최초의 야구시합 (2) +6 23.05.14 253 8 12쪽
7 006화. 조선팀 최초의 야구시합 (1) +4 23.05.13 285 9 13쪽
6 005화. 1루 자리, 재능의 차이 +2 23.05.12 311 7 12쪽
5 004화. YMCA 대면식 +3 23.05.11 359 7 13쪽
4 003화. 야구의 신과 스카우터 +2 23.05.10 420 9 12쪽
3 002화. 1억 번째 관중 +2 23.05.10 452 9 13쪽
2 001화. 방구석 야구전문가와 국보급 투수 23.05.10 548 10 12쪽
1 000화. 우리는 황성 YMCA 야구단 +3 23.05.10 650 14 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