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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섹분자 님의 서재입니다.

국보급투수로 YMCA 우승시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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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섹분자
작품등록일 :
2023.05.10 10:25
최근연재일 :
2024.01.08 13:23
연재수 :
12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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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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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56,7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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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1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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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09화. 스카우터 레벨업!

DUMMY

뒤풀이가 끝나고 단원들 모두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나는 오늘의 승리를 제물로 삼아, 길례태를 설득할 일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한진과 함께 남았다.


“길례태 씨, 오늘 경기 어떻게 보셨습니까?”


환한 표정으로 답하는 길례태.


“오우- 베리 굿. 엑설런트! 첫 경기라 다들 어설프긴 했지만, 너무 재밌는 경기였습니다! 앞으로 발전할 모습이 기대되는군요!”


눈치가 없는 거야? 우리를 떠보고 있는 거야? 나는 좀 더 직설적으로 물었다.


“아니요 그런 거 말고요. 한진을 보고 드시는 생각 없으십니까?”


“엄··· 도미넌트! 너무 압도적이었습니다. 여건만 된다면 진심으로 메이저 리그에 데려가고 싶을 정도였어요! 그런데 왜 그러시죠?”


좋아! 떡밥을 문 거 같다.


“저는 지금 큰 그림을 그리고 있거든요. 사실 지금 조선은 매우 위태로운 상황이죠. 몇 년 내로 나라가 송두리째 일본에 넘어간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죠. 이건 슬프지만, 필연적인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길례태는 심각한 표정을 짓더니 대답했다.


“흠··· 제가 조선이라는 나라를 사랑하지만, 동감하는 바입니다. 슬프지만, 조선의 국운은 기울어 가고 있죠.”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어떻게든 나라가 넘어가지 않도록 아등바등하는 거? 물론 그런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이미 을사년의 치욕으로 외교권이 넘어갔고, 통감부가 설치되어 내정권이 넘어갔습니다.

이제 남아있는 다른 권리마저 하나하나 일본의 손아귀로 넘어가겠죠.”


“···계속 하시죠.”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냐? 그런 상황 속에서도 국민들을 하나로 만들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그 계기가 베이스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흥미롭다는 듯이 길례태가 반응했다.


“스포츠를 통한 국민의 통합······. 가능성이 충분한 얘기입니다. 이미 미국에서는 스포츠를 통해 각 연고지 주민을 하나로 모으고는 하죠. 올림픽 같은 국가 단위의 통합도 있고요. 그렇다면 제가 뭘 하면 될까요?”


나는 드디어 본론을 꺼냈다.


“국민을 한곳에 모을 수 있는 장소. 미국에서 오셨으면 너무 좋은 곳이 있다는 거 아시지 않습니까? 바로 베이스볼 경기장이요, 그걸 만듭시다. 오늘 경기했던 동대문 공터에요.”


길례태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잠시 생각하더니, 진지한 표정으로 얘기를 이어갔다.


“베이스볼 경기장···. 매우 흥미로운 얘기입니다. 하지만 경기장 건설하는 거 돈이 많이 들어갑니다. 제가 감히 어떻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군요. 혜림 양과 얘기를 해보시는 것이 어떨까요?”


아, 왜 그 생각을 못 했지? 여기 쩐주는 혜림 씨였잖아? 길례태도 길례태지만, 먼저 설득해야 할 대상은 따로 있었네.


“그렇다면 혜림 씨를 설득해서, 아니 그게 아니더라도 어떻게든 돈만 해결된다면, 길례태 씨는 동의하시는 거죠?”


“동의하고 말고요. 근데 개인적으로는 경기장도 경기장이지만, 한진 씨가 코치가 되기도 했으니 베이스볼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사업을 실시하는 건 어떤가요? 예컨대 베이스볼을 시작하려는 기관에 우리 단원들을 파견하거나 장비를 지원하는 방법 등등이요.”



이것도 좋은 방법이다. 야구에 참여하는 파이가 커져야 사람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겠고, 그로 인해 야구장에 사람이 몰리면 그게 다 관중 수익으로 이어질 테니 말이다.


“한진 씨는 괜찮으신가요?”


길례태가 물었다.


사실 야구 파이가 커지는 것은 그만큼 상대 팀의 수준도 올라간다는 것이다. 아직 어떤 리그를 말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찌 되었든 우리의 목표는 우승이다. 상대하는 팀이 약하면 약할수록 좋겠지.


하지만 한진의 사고방식은 보통 사람과는 달라도 한참 다른 것 같다.


“저야 좋습니다. 솔직히 이제 막 시작한 분들에게 드릴 말은 아니지만, 저에게는 수준이 너무 낮았습니다. 저는 높은 레벨에서 경쟁하는 것을 원합니다.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적극적으로 돕겠습니다.”


끊임없는 승부욕 등의 경쟁심리. 이를 토대로 자신을 채찍질하고 발전시키려는 모습. 이런 게 프로레벨에서도 탑급의 마인드인가 보다. 뭐 상대의 수준이 올라가 봤자 얼마나 오르겠는가. 내가 봐도 잘된 일이다.


“네 그럼 경기장 얘기는 혜림 양과 나눠보겠습니다. 길례태 씨 오늘 고생 많으셨습니다. 다음 훈련 때 뵙겠습니다.”



길례태와의 대화를 마치고 문을 나섰는데, 그때 내 머릿속에 음성이 울렸다.



띠링.


첫 승리 완료. 스카우터 레벨 상승.



스카우터 레벨 상승? 그러고 보니 처음 사용했을 때, 스카우터의 레벨이 1이었던 것이 기억난다. 특정 조건마다 해금이 되는 방식인가? 어쨌든 레벨이 올랐으면 실험을 해봐야지! 스카우터 on!


<이름: 우한진>

소속: 황성 YMCA 야구단, 나이: 26세

키 : 187cm, 몸무게: 97kg 좌투좌타

[타자]

정확도: B (A+), 힘: B- (A+), 선구안: B (A), 주루: C (B)

수비: A (A+), 번트: B (A), 정신력: S (S+)

1루적성: A (A+), 외야적성: A- (A)

포구: A (A+), 송구: D (S), 어깨: E (S+), 반응속도: A+ (A+)

[투수] 비활성화

[코치] 타자: C+ (A), 투수: B (A+), 수비: B (A+)



우왓? 스카우터가 주는 정보들이 조금 풍성해졌다.


키와 몸무게 어느 손으로 던지고 치는지 같은 신체 프로필이 추가되었고, 선수 스탯에서 괄호 안의 수치는 한진의 송구와 어깨 스탯이 높게 측정된 것을 보면 최대 성장치를 나타내는 것 같다.


최대 성장치를 보니 그래 이거지! 이게 한진의 스탯이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타자 스탯만으로도 눈 호강이 절로 되는데 빨리 투수 적성을 찾았으면 좋겠네.


의외인 건 코치로의 최대 성장치도 상당하다는 점. 선수들을 가르치다 보면 올라가려나? 그렇다면 무조건 파견 보내야지.


다음에 다른 선수들도 쭉 살펴볼 생각을 하니 신이 났다. 다들 어디까지 클 수 있으려나~.



길례태와 대화를 마친 시간이 조금 늦은 시간이었던지라 혜림과는 내일 대화해보기로 하고 집에 들어가려는데···



휙-



내 머리 옆으로 무언가가 빠르게 지나갔다.



팍-.



때마침 글러브를 만지작거리던 한진이 반사적으로 잡아냈다. 잡은 게 뭔지 확인해 보니 웬 돌멩이였다.


한진은 돌을 잡아내자마자 곧바로 돌이 날아온 방향으로 달려갔으나, 어느 정도 거리가 있었던 탓에 돌을 던진 괴한을 붙잡지는 못하였다.


갑작스럽게 암살 시도인가? 이곳이 어떤 곳인지 새삼 인지하게 되니, 갑자기 소름이 쫙 돋으며 식은땀이 흘렀다.


“설마 암살 시도 같은 걸까요? 여기 온 지 얼마 안 됐고, 전 딱히 원한 살 일도 없었는데요.”


진한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뇨. 암살 같은 건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의도적으로 던진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마치 저를 시험한다는 듯이 글러브를 만질 때, 제 쪽으로 정확히 날아왔습니다.”


“흠···. 갑자기 시험이요? 왜일까요?”


“저도 잘 모르겠네요··· 하지만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악의가 있는 건 아니라고 보여서요. 게다가 제구도 정확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렇게 태연할 수 있다니 멘탈마저 특급이다. 어디까지 완벽한 거야 이 인간······.


괴한에 대해 이런저런 추측을 하며 우린 집에 도착했고 다사다난했던 하루가 마무리되었다.



하루를 돌아보니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덕어학교와의 시합. 난생처음 야구를 하게 되었는데 그냥 첫 시합도 아니고 최초 조선 팀 간의 대결이라는 역사적인 순간에 내가 있었다.


그것도 내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기까지 했지.


눈앞에서 보는 한진의 모습은 정말 압도적이었다.


예상보다 더 추했던 기웅의 마지막과 길례태의 의외의 모습도 있었지. 조촐했지만 떠들썩한 분위기에서 으쌰으쌰 할 수 있었던 뒤풀이.


그리고 한진의 코치 취임과 스카우터 레벨업에 마무리로 괴한의 습격까지. 정말 다이나믹한 하루였다.


내일은 또 어떤 골때리는 일들이 벌어질지 기대가 된다.



···

···

···



부웅-.


또 한진의 스윙 소리에, 잠에서 깼다. 거, 쉬엄쉬엄하라니까 이 양반이 또 무리를 하네···.


“한진 씨, 좋은 아침입니다~. 스윙 다 하셨으면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


“네. 편하게 말씀하십시오.”


근데 그러고 보니 한진은 계속 존댓말을 했다. 우리 동갑, 그것도 생년월일시까지 똑같은 갑 중의 갑인데 존대는 좀 너무한 거 아닌가?


“한진 씨 그거 아십니까? 우리 생일이 98년 7월 8일 새벽 4시로 완전 똑같다는 거 하하. 그냥 동갑도 아니고 완전 동갑 중에 갑인데, 이 정도면 말 정도는 놔야 하는 거 아닙니까?”


내가 이렇게까지 말 했는데 설마...


“아 그렇습니까? 그거 정말로 놀라운 얘기군요. 근데 죄송하지만 저는 원래 말을 잘 안 놓습니다. 야구단에서는 저보다 어린 선수에게까지 존대하면 팀의 위계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겠다 싶어서 말을 놨지만, 개인적으로는 존대가 편합니다.”


하··· 기껏 용기를 냈는데 이걸 거절당하네···. 이런 수치는 빌드업 없이 첫사랑에게 고백했다가 차였을 때 이후 처음이다. 고통스럽네···.


그래 화제전환! 화제전환!


“아~ 그런 스타일이시구나? 그럼 나중에 가까워지면 생각해보도록 하죠. 하하하. 각설하고 이제 식사나 좀 할까요?”


어제의 승리가 기뻤는지 아침부터 고봉밥이 나왔다. 한진은 여전히 탄수화물 가득한 식단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표정이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안 먹는 건 아니었다.


혜림이 준비한 식사를 해치우고 그녀에게 찾아갔다. 오늘은 꼭 해야 할 얘기가 있었다.


“혜림 씨 잠은 잘 주무셨습니까?”


“네, 당연하죠! 영준 씨는 식사 맛있게 드셨나요? 어제 승리에 큰 도움을 주신 두 분이라 오늘 아침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차려봤는데 입맛에 맞으셨는지 모르겠네요!”


“하하. 물론이죠. 배 터질 뻔했습니다. 항상 신세 많이 지고 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오늘은 베이스볼에 관련해서 비즈니스 얘기를 나눌 것들이 많이 있는데 시간 좀 내주실 수 있을까요?”


“베이스볼 비즈니스요? 그럼요! 좋고 말고요! 이따가 점심 드시고 뵙도록 할까요? 혹시 커피 드실 줄 아나요?”


“커피요? 좋지요! 저는 언제든지 가능합니다. 하하!”


아오 이놈의 여자 울렁증···. 등이 식은땀으로 흠뻑 젖었지만, 이만하면 성공적으로 약속을 잡았다. 그것보다 조선시대에 커피라··· 그러고 보니 고종 황제가 가배를 즐겼다는 얘기를 봤던 것 같긴 하다.


커피··· 일할 때 입으로 지긋지긋하게 들어가던 녀석이라 한때는 쳐다도 보기 싫었지만, 오랜만에 마실 생각을 하니 괜히 반가운 느낌이 들었다.



···



한진에게도 함께 갈 것을 권했으나, 비즈니스는 관심이 없고, 그 시간에 자기는 땀이나 조금 더 흘리고 싶다고 말했다.


흠흠··· 그렇다면 나와 혜림 둘이 만나야 하는 건데···. 한진이가 의외로 이런 쪽으로도 눈치가 있는 걸지도? 나야 오히려 좋다.


점심을 먹고 집을 나서는데 문득 이런 게 데이트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다 큰 성인남녀가 단둘이 커피를? 으흐흐···.


이런저런 망상을 하면서 혜림을 기다리다가 머리에 물도 좀 묻혀서 가르마도 타고 옷매무새도 정리하고 나름대로 꾸미려는 시도를 해봤다. 별 효과는 없는 것 같았다만···.


이윽고 나타난 혜림은 평소보다 조금 화려한 느낌이 드는 서양식 외출복을 입고 화장도 티가 날 듯 말 듯 한 채로 나타났다. 아름답다.


“이제 가보실까요? 이곳에서 조금 떨어진 손탁호텔이라는 곳이에요.”


“넵. 가보시죠.”



이때는 몰랐다. 손탁호텔로 향한 우리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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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030화. 위기탈출 채영준 +1 23.06.06 156 5 13쪽
30 029화. 죽을 고비를 넘기다 +2 23.06.05 151 4 13쪽
29 028화. 기방에서 얻은 기연 +6 23.06.04 167 7 13쪽
28 027화. 기생 혜월과의 재회 23.06.03 161 5 14쪽
27 026화. 성남구락부 탐색전 +2 23.06.02 169 5 14쪽
26 025화. 혜림의 든든한 빽, 고종 황제 +6 23.06.01 175 6 14쪽
25 024화. 합숙 훈련의 성과 +2 23.05.31 180 7 14쪽
24 023화. 지옥 합숙 훈련, 그리고 먹방 (完) 23.05.30 166 4 14쪽
23 022화. 지옥 합숙 훈련, 그리고 먹방 (3) 23.05.29 167 4 14쪽
22 021화. 지옥 합숙 훈련, 그리고 먹방 (2) +2 23.05.28 188 4 16쪽
21 020화. 지옥 합숙 훈련, 그리고 먹방 (1) +2 23.05.27 194 5 12쪽
20 019화. 야구 보급 계획 +4 23.05.26 196 6 12쪽
19 018화. 말괄량이 선발투수 길들이기 +2 23.05.25 199 5 12쪽
18 017화. 밥 좀 사달라는 선발투수 23.05.24 214 6 12쪽
17 016화. 술 마신 다음 날, 숙취 +4 23.05.23 225 6 12쪽
16 015화. 음지의 아이돌, 기생 +5 23.05.22 271 7 12쪽
15 014화. 먹거리 구상, 국밥의 민족 +2 23.05.21 223 6 12쪽
14 013화. 원조 에이스, 석전꾼 +2 23.05.20 233 6 12쪽
13 012화. 기연, 그리고 악연 +3 23.05.19 248 7 12쪽
12 011화. 손탁호텔 스캔들 +3 23.05.18 237 8 12쪽
11 010화. 베이스볼 비즈니스, 그리고 설렘 +2 23.05.17 238 6 12쪽
» 009화. 스카우터 레벨업! +5 23.05.16 247 7 12쪽
9 008화. 조선팀 최초의 야구시합 (完) +6 23.05.15 262 7 12쪽
8 007화. 조선팀 최초의 야구시합 (2) +6 23.05.14 253 8 12쪽
7 006화. 조선팀 최초의 야구시합 (1) +4 23.05.13 287 9 13쪽
6 005화. 1루 자리, 재능의 차이 +2 23.05.12 312 7 12쪽
5 004화. YMCA 대면식 +3 23.05.11 360 7 13쪽
4 003화. 야구의 신과 스카우터 +2 23.05.10 421 9 12쪽
3 002화. 1억 번째 관중 +2 23.05.10 453 9 13쪽
2 001화. 방구석 야구전문가와 국보급 투수 23.05.10 548 10 12쪽
1 000화. 우리는 황성 YMCA 야구단 +3 23.05.10 651 14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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