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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하의 서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천마 제국 정벌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페오스타
작품등록일 :
2019.04.04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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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10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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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오크 더 없어?

DUMMY

사람들이 웅성웅성했다. 황태자가 손을 대면 오크가 힘없이 픽픽 쓰러졌다. 벌써 여러 우리를 돌아다니며 오크들을 작살 냈다.


오크들은 모두 두 눈을 까뒤집고 피부가 쪼그라들어 홀쭉하게 변해 있었다.

사람들은 황태자가 또 무슨 해괴한 짓거리를 한다고 생각했다. 워낙 기행을 일삼는 사람이라 크게 놀라지도 않았다.


다만 감독관은 안절부절못했다. 며칠 사용할 요긴한 오크를 황태자가 완전히 도륙 내고 있었다.


"기대 이상이다. 이건 싱싱한 진원 진기다. 한 마리당 인간 네다섯의 진원 진기에 해당하는 양이야. 내공 증진에 큰 도움이 되겠어."


금세 우리 속에 서 있는 오크가 없었다.


"이봐 오크 더 없어?"


감독관 세오든이 튀어나오며 허리를 조아렸다.


"지금은 이곳에 있는 것들이 다입니다. 저희 콜로세움에서 일주일 사용할 녀석들인데···."

"그럼 일주일 뒤에 더 들어오냐?"

"그것이 성황의 명령으로 격투장에 오크가 잔인하다 하여 당분간 받지 않는 것으로."

"그래? 내가 부탁해도?"

"서, 성황의 명령이라."

"음, 어쩔 수 없군. 근데 진기가 이렇게 맑고 깨끗할 줄이야. 이놈들 마물이 맞긴 맞는 거냐?"


테드는 맛있는 식사를 한 것처럼 입맛을 쩍쩍 다셨다.


"진버트 볼일 끝났으니 돌아가자."


테드가 돌아간 후 세오든은 자리에 털썩 주저앉으며 흐르는 땀을 닦았다.


"황태자님이 이제 흑마술에 손을 대신 것이 아닐까? 어찌 오크 놈들이 반항 한번 하지 못하고 죽어 버렸냐?"


자고로 중이 고기 맛을 보면 그 맛을 잊지 못해 절간을 뛰쳐나온다더니 딱 테드에게 하는 말이다.


어제 콜로세움에서 오크의 진원 진기를 흡수하고 밤새 내공으로 닦았고 기경팔맥을 질주하는 내력을 경험하고는 참지 못해 진버트를 닦달하고 있었다.


"아니 왜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고 하는 거냐?"

"성황의 엄명입니다. 태자 저하는 황궁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진버트의 표정을 보니 그 어떤 협박을 하더라도 이것만은 양보할 수 없다는 눈치였다. 그만큼 외부 출입은 철저히 통제하는 모양이다.


한풀 꺾인 테드는 다시 고압적인 자세로 돌변해 진버트를 몰아세웠다.


"그래 할 수 없구나, 그럼 다른 부탁을 하지, 오크를 어떻게라도 구할 방법이 없는 거냐?"

"음, 이곳 수도 어반마르스에서 오크를 볼 수 있는 곳은 역시 콜로세움뿐입니다. 간혹 야수를 부리는 무리가 데리고 있긴 하나 극소수고 그건 새끼 때부터 길들인 오크라."

"음, 역시 콜로세움뿐인가? 그렇다면 콜로세움에 오크를 대는 녀석들이 있겠구나? 그들이 누구인가?"

"그것까지는 소신이 알 수 없습니다."

"알수 없다면 알아 와야지. 당장 정보를 가지고 와. 빈손으로는 절대 오지 말고."

"알겠습니다. 즉시 다녀오도록 하겠습니다."


"천마 심법으로 운기행공을 해보니 전신 365개의 혈도 모두로 진기를 보낼 수 있을 만큼 내력이 증강되었어. 오크의 진원 진기만 더 있으면 이 몸의 임독양맥도 타동할 수 있을 터."


무인에게 있어 내공을 증진 시킬 수 있는 명약이 눈앞에 있다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덤벼들 것이다.


테드는 홀로 침실에 틀어박혀 진버트가 좋은 정보를 가져올 때까지 운기행공에 매달렸다. 어제 흡수한 오크의 진원 진기를 모두 내공으로 연성했더니 상당한 내공이 모이게 되었다.


이 정도면 천마 삼검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으며 마나 없이 순수 내공으로만 삼진매화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역시 원래 사용하던 것이라 그런가? 마나 보다 내공이 훨씬 편해."


수 시간을 넘게 운기행공을 끝낸 테드는 응접실에서 파로나가 끓여온 차를 즐겼다.

오후가 거의 저물어 갈 때쯤 진버트가 돌아왔다.


"콜로세움에 오크를 상납하는 전문 상인이 있더군요. 그들은 렘차카의 수호자란 자들입니다."

"그래? 그들은 어디에 있지?"

"아마도 일주일이나 후에 어반마르스로 들어 올 것 같습니다."

"이번에도 오크를 가지고 오려나?"

"성황께서 당분간 콜로세움에 오크를 금지하셨으니 어떻게 될는지는···."

"진버트 혹시 전문 추적꾼이라 해야 하나. 다른 사람을 감시하고 조사 같은 거 하는 사람들이 있어?"

"그런 일을 하는 부류는 로그들이나 암살자들이지요."

"좋아, 그럼 쓸만한 친구 하나 데려와. 아, 이건 너만 알고 있어야 해. 알았지?"

"태자 저하 무슨 일을 꾸미고 계시는지요? 괜한 걱정이 앞섭니다."

"시끄러워 넌 내가 시키는 일만 하면 되는 거야. 정말 믿을만한 녀석을 데리고 와야 해 알겠지?"


다음날 진버튼 응접실이 아닌 콜로세움으로 테드를 모셨다. 아무리 황태자의 부탁이라고 하지만 외부인을 궁내로 그것도 황태자의 침실이 있는 응접실로 데리고 올 수는 없었다. 그래서 만남의 장소로 콜로세움을 선택한 것이다.


황태자가 앉는 관람석 바로 뒤편에는 황태자 전용으로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는데 가끔 뙤약볕이 강하거나 갑작스럽게 폭우가 쏟아질 때 쉬거나 할 수 있는 장소다.


테드는 간이 탁자 위에 놓인 차를 마시고 있었다.

문밖에서 잠시 인기척이 났다.


"소인 윙클로브의 심장 길드장인 제프 레파드입니다."


진버트가 낮게 기침하며 말했다.


"들어 오너라."


상·하의 갈색 가죽 의상이 살짝 빛바랜 색감을 흘린다. 긴 장발을 단출하게 묶은 꽁지머리가 인상인 중년의 사내는 들어오자마자 무릎 자세를 취하며 예를 다한다.

그가 인사 올리는 인물이 어떤 인물인지 잘 아는 행동이다.


"윙클로브의 심장이라는 길드의 대장 격인 자이옵니다. 어반마르스에서도 가장 명성이 뛰어난 길드로 소문이 있고 도적 길드 중에서는 아마 가장 최고의 길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 넌 내가 누군지 알고 있고?"

"제 앞에 계신 분이 바로 주신 제국 성황의 아드님 테드 황태자님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 내 한 가지 부탁할 일이 있어서 그런데?"

"그 어떤 명령이라도 완수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화염 속에 뛰어들라 해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뭐, 그 정도는 아니고 렘차카의 수호자들이라는 상단을 알고 있어?"

"그렇습니다. 자주 어반마르스에 오는 상인들로 제국의 북쪽 지역 로렌드 평원이 주 무대인 것 같습니다."

"북쪽 로렌드 지역이라면 오크 출몰이 많은 지역이 아닌가?"

"그렇습니다. 아마도 전 국토에서 오크가 가장 많이 서식하는 지역일 겁니다. 그들이 오크맨을 고용하여 오크를 붙잡아 콜로세움에 상납하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그럼 그들이 언제 어반마르스에 오는지 인원은 몇 명인지, 며칠을 묵고 또 언제 떠나는지 이 정도 정보는 충분히 알아 올 수 있겠지?"

"그 정도야 식은 죽 먹기보다 쉬운 일입니다. 그들의 모든 재산을 훔쳐내라 하셔도 충분히 자신 있습니다."

"그럼 그렇게 알고 있겠네. 무슨 일이 있으면 진버트를 통해 연락해 주게."

"알겠습니다. 소인 물러가겠습니다."


콜로세움을 다녀온 후로 테드는 오후 내내 역사학자 버클의 서재를 틀어박혔다.

이제 더 배울 역사가 없고 모든 귀족의 사생활까지 꿰고 있는 테드가 배우고 있는 것은 대륙의 지리 공부였다.


주신 제국은 3 제후가 북쪽, 남쪽, 서쪽을 다스리고 동쪽은 수도인 어반마르스가 있다.

성황 잉그람이 주신 통일 제국을 세우기 전에는 5개의 제후국에 10개의 봉건 자치령이 대륙에 있었다.


지금에야 단일 국가인 주신 제국이 되었지만, 그때만 하더라도 전쟁이 끊이질 않는 혼돈의 시대였다.


테드는 특히 제국의 북쪽 지역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며 그곳 지리에 대해 탐독했다.

갑작스럽게 황태자가 지리에 관심을 보이는 것에 조금 의아해했으나 큰 의심 없이 버클은 지도까지 보여주며 한 정성으로 테드를 가르쳤다.


저녁에는 모든 시종을 다 물리고 명상에 잠겼다. 운기행공(運氣行功)을 하여 내력을 이용해 심맥을 따라 기력을 일주천 시켰다. 아직 일갑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모든 무공을 어렵지 않게 펼쳐낼 수 있을 정도의 내력이 모였다.


그리고 부족한 부분은 마나로 충당했다. 경공을 사용하던 검술을 펼치던 마나 의존도가 서서히 내공 쪽으로 바뀌어 갔다.


그리고 틈날 때마다. 시종들에게도 기초적인 심법의 요결을 가르쳤다. 처음에는 무공의 '무'자도 몰라 서툴기만 했지만, 단전에서 피워 오르는 내공의 힘을 느끼고 모두 재미있어하며 자하신공의 내공심법에 심취했다.


자하신공은 정도의 신공이라 사도방파의 내공심법처럼 요란 벅적하지 않다. 기초 내공을 닦는 데에는 최고의심법이었다. 천마심법을 알고 있는 테드조차 처음에는 자하신공으로 시작했을 정도였다.


개중에서 가장 빠른 성취를 보인 것은 세렌이었다. 그녀는 금세 자하 신공의 운행 요결을 터득했다. 테드가 혀를 내두를 정도로.


일주일이나 후에 온다던 상인은 소식이 가물가물했다. 무려 한 달 하고 보름이 지나서야 제프 레파드로부터 연락이 왔다. 그들이 어반마르스에 도착했다는 정보였다.


그리고 많은 수의 오크를 잡아 왔는데 콜로세움에서 거부당해 곤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테드는 제프에게 오크들을 모조리 매입하라고 지시했다.

오크들은 황태자의 특별 명령으로 콜로세움 오크 우리로 이송되었다.

그리고 다음 날 테드는 오크의 체온이 식기 전에 모조리 진원진기를 뽑아냈다. 그는 만족해하며 돌아갔다.


그리고 다시 보름의 시간이 흘렀다.

진버트는 요즘 꿈자리가 뒤숭숭하여 안절부절못했다. 꼭 무슨 사건이 터질 것만 같은 느낌에 오늘도 부스스한 모습으로 침실을 나섰다.


황태자의 침실에 도착해 보니 아르겐이 문 앞에 대기 하고 있다. 황태자의 침실 담당인 그녀는 태자가 일어나면 항시 침대보와 침실 청소를 한다. 그녀는 태자가 일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나 기다렸나 침실 안에서는 일체의 기척도 보이지 않는다. 평상시 같으면 벌써 일어났을 시간이다.


진버트는 갑자기 불안한 마음이 동하여 몇 번 왔다 갔다 하다 크게 기침을 하고 말했다.


"태자 저하 기침하셨습니까?"


그러나 침실에서는 그 어떤 반응도 나오지 않았다.


"피곤하셔서 깊이 잠이 드셨을 수도 있으니 기다려 보는 게 어떨까요?"


아르겐이 속삭이듯 말했지만 진버트는 여전히 불안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그럼 아침 식사 시간대까지 기다려 보자. 그때는 어쩔 수 없이 깨워야 하니."


응접실에 홀로 앉아 있으려니 일각이 한 시간 같이 느껴진다. 진버트는 시간이 되자마자 다시 황태자의 침실로 달려왔다. 큰 소리를 내어 황태자를 깨웠으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노크하고 문을 열었다.


"황태자 저하 오늘은 많이 늦었습니다. 어서 기침하시지요."


그러나 황태자는 이불을 크게 뒤집어쓰고 깊은 숙면에 빠져 있었다.


"태자 저하 그만 일어나심이···."


이불을 끄집어 내리자 있어야 할 태자는 없고 긴 베개만 덜렁 들어 있었다.

진버트는 기겁을 하고 침실을 박차고 나왔다.


"태자 저하가 사라졌다. 태자 저하를 찾아라. 트레번 화장실로 가 보거라. 멜로데즈 넌 연무장에 가 보고. 케니스, 미켈, 레이크윌 어서 황태자를 찾아라."


그러나 왕궁 그 어디에서도 테드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


"내가 입을 옷이랑 무기는?"

"태자 저하 이러시면 전 참수를 당할지도 모릅니다."


제프는 하얗게 질린 얼굴을 하며 테드를 바라봤다.


"그럼 너도 같이 갈래?"

"살려 주십시오. 태자 저하. 길버트경이 물으시면 뭐라 대답합니까?"

"모른다고 잡아떼 그래야 너도 무사하지 내 신용은 죽을 때까지 지켜 줄 테니. 오늘 우리 서로 못 본 거다."


테드는 제프가 건네준 가죽옷 한 벌과 롱소드 하나를 받았다. 그리고 속이 깊고 챙이 큰 모자 하나를 머리에 뒤집어썼다.


"이 길에서 쭉 나가서 오른쪽 모퉁이를 돌고 계속 가시다가 삼거리 나오면 맞은편 잡화점을 끼고 계속 전진하시면 푸릉롱의 주점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제 이름을 대면 방을 안내해 줄겁습니다. 그곳에 몇 개의 짐을 챙겨 놨습니다."

"고마워 제프 이 은혜는 잊지 않을게."

"그니까 오늘 황태자님과 저는 안 본 사이인 겁니다!"

"물론, 물론 그 약속은 꼭 지킨다니까. 걱정하지 마라."

"그럼 서둘러 움직이십시오. 왕궁이 발깍 뒤집히면 어반마르스 봉쇄령이 내려질지도 모릅니다."

"알겠어, 그럼 수고하시게."


테드는 빠른 걸음으로 골목길 안쪽으로 사라졌다.


제프는 아직도 얼굴이 하얗게 탈색된 체 고개를 저었다.


"왕궁이 발칵 뒤집히겠군. 소나기가 쏟아질 때는 무릇 피하는 게 상책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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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트리스탄 +7 19.04.19 8,060 9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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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오크 슬레이어(1) +6 19.04.17 8,337 97 14쪽
21 일각 마녀의 뿔피리 +9 19.04.16 8,553 97 13쪽
20 실버팽(2) +8 19.04.15 8,634 108 14쪽
19 실버팽(1) +11 19.04.14 9,133 106 12쪽
18 렘차카의 수호자들(5) +11 19.04.13 9,285 102 15쪽
17 렘차카의 수호자들(4) +14 19.04.12 9,646 105 13쪽
16 렘차카의 수호자들(3) +12 19.04.12 9,912 112 13쪽
15 렘차카의 수호자들(2) +9 19.04.11 10,354 107 13쪽
14 렘차카의 수호자들(1) +7 19.04.11 10,867 112 13쪽
» 오크 더 없어? +12 19.04.10 11,056 115 13쪽
12 오크! +6 19.04.10 11,263 114 12쪽
11 일 황비 세르자비 테일리아드 +10 19.04.09 11,519 119 12쪽
10 세렌 라메이트 +8 19.04.09 11,618 121 13쪽
9 콜로세움 +10 19.04.08 12,046 116 13쪽
8 내공이 필요해! +10 19.04.08 12,406 124 13쪽
7 임페리얼 나이트 +7 19.04.07 12,594 123 12쪽
6 천마 마나를 깨우치다. +5 19.04.07 13,001 129 13쪽
5 역사를 알면 하나가 아닌 둘이 보인다. +10 19.04.06 13,190 127 16쪽
4 오늘부터 지옥의 다이어트다. +7 19.04.06 13,808 123 13쪽
3 천마는 자포자기 했다. +8 19.04.05 14,973 111 15쪽
2 "내가 천마 신군이다." +13 19.04.05 17,192 129 13쪽
1 망나니? 노, 노 사이코 새끼인 거다. +23 19.04.04 31,068 152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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