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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 제국 정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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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오스타
작품등록일 :
2019.04.04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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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09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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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일 황비 세르자비 테일리아드

DUMMY

단아하게 틀어 올려 보라색 비단으로 깔끔하게 묶어 올린 머리에 사람을 압도하는 서늘한 시선, 살짝 치켜 올라간 아미가 약간의 고집성을 강조한다. 오뚝한 코에 적절히 살이 올라온 입술은 그녀의 성격이 매우 차분하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설명해 주고 있다.


특히 우수에 젖은 그녀의 눈망울은 세상 모든 것이 담겨 있다 할 정도로 세상 담담한 정감이 넘쳐 흘렀다.


테드는 그녀의 모습에 섬찟함을 느낄 정도였다. 그 모든 것이 너무나 완벽한 여성이었다. 그에 비해 자신의 어미인 삼 황비는···.

그녀의 시녀라고 해도 감사할 정도였다. 아니 실제가 그렇다.


역사 학자 버클에 이 황족의 비사를(?) 재미있게 들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테드의 출신 내력을 밝히면서 자연스레 흘러나온 이야기였다.


성황도 남자고 자고로 영웅은 호색이라 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성기사라는 신분적 제약은 성황의 성욕을 엄청나게 짓누르기는 했다.

젊은 시절 잉그람은 자신의 배후를 만들기 위해 정략적 결혼을 선택해야 했는데

물론 억지 정략결혼은 아니다.

바로 절친이었던 레미 후작과 어울리다 보니 레미의 여동생 세르자비 테일리아드와는 자연스레 만날 수 있었다. 당연히 레미 후작의 열렬한 도움이 있었지만 말이다.

테일리아드 가문이라면 주신 제국 삼 대 가문 중 하나가 아닌가. 이를 뒤에 업는다면 천하를 얻는 거나 진배없었다.


그건 내면적인 이야기고 사실은 젊은 청춘 남녀가 만났으니 그들 사이에 불꽃이 일지 않으면 하늘이 섭섭해할 일이 아니던가.

걷잡을 수 없이 타오르는 정념의 불꽃에 사로잡힌 두 사람은 부부의 연을 맺지 않을 수 없었다.

테일리아드 가문의 장녀인 세르자비는 제국의 황비로서 그 품격과 더불어 만인을 아우르는 아우라가 부족함은커녕 넘쳐 흘렀으며 가신을 비롯해 모든 신하가 그녀를 존경하는 데 다른 이의가 있을 수 없을 정도였다.

이런 부부에게도 서서히 큰 고민이 대두되기 시작했으니 바로 후손이었다.


무려 23대 독자의 계보를 이어오는 사람이 잉그람이었다. 황제로 등극한 이후 모든 사람의 관심이 바로 후손인 황태자의 생산이었다.

세르자비는 매일 여신에게 기도를 올릴 정도로 지극정성을 다했으나 신은 두 사람을 결국 외면했다.


낙담한 그녀는 하는 수 없이 이 황비를 추대했지만, 이 황비도 마찬가지였다.

성황의 낙담은 이루 말할 수 없었고 성황 나이 50을 넘기면서 그 시름이 더해만 갔다.

그러다 결국 문제가 터진 것이다. 술이 과해 정신이 없었던 성황은 자신의 침실 담당이던 시녀를 건드리게 되었고 그 시녀가 지금 테드의 어미인 삼 황비 네르미온느였다.

태자를 잉태한 네르미온느는 두 황비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고 황태자를 생산한 귀하신 몸으로 대접받았다. 당연히 황태자 테드는 만인의 사랑을 넘쳐 흐르게 받았다.


특히 일 황비 세르자비는 마지 자기 아들인 양 매일 테드를 업고 다녔을 정도였다.


일 황비가 들어서자 삼 황비가 얼른 엉덩이를 들었다.


"삼비가 일비를 뵙니다. 그간 안녕하셨습니까?"


세르자비 일 황비는 고개를 끄덕이며 살짝 웃음 지었다.


"두 분의 금슬을 보니 질투가 납니다."


성황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그래도 내 마음에 당연히 일 황비가 자리한 부분이 가장 크오. 궁을 떠나지 말고 내 곁에 머물러 주시오. 친정이 아무리 좋아도 너무 오래 비우는 것 아니오?, 하하."

"요즘 신녀 주경야독하는 맛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얼마 전 오라비를 뵈옵고 재미난 소식을 들어 바삐 걸음을 한 것이옵니다."

"허허, 그 재미난 소식이 궁금해지는구려. 감히 일 황비의 발걸음을 이쪽으로 향하게 한 것이 무엇이오?"

"음식이 식겠사옵니다. 식사부터 시작하도록 합시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식사가 시작됐다.

테드는 성황과 식사를 하는 편이 늘기 시작하자. 멜로데즈가 첨언을 해왔다.

그녀는 심각하게 얼굴을 붉히며 하는 말이 왕족의 식사예절을 다시 배우시라는 조언이었다.

테드는 그녀의 말을 받아들여 확실한 왕족의 식사예절을 몸에 익혔다.


일 황비의 눈빛이 살짝 빛이 났다.

식사가 끝나고 다과와 차가 차려졌다.


"왕궁의 시몬 향만큼은 저희가 가진 그 어떤 차도 따르지 못할 기품이 있네요."

"일 황비가 가장 좋아하는 차가 아니오. 허허."

"근데 전 저기 앉아 있으신 분이 어느 귀족 자제분이신지 궁금하던 참이었습니다."

"허, 일 황비 테드가 살이 빠졌기로 서니 어찌 그를 알아보지 못한단 말이오."

"호호, 너무 달라져서 잠시 빗대어 농을 한 것뿐입니다."

"인사가 늦었습니다. 소자 일 황비를 오랜만에 뵈어 감개무량하옵니다. 그간 평온하셨는지요?"


일 황비 세르자비의 눈빛이 잠시 흔들렸다.


"사람이 죽다 깨어나면 다른 사람으로 바뀐다는 우스갯소리를 내 믿지 않았으나 그 생각을 오늘 바꾸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음, 소자의 과거가 좋지 못하여 실로 낯뜨거워 어디서 하소연도 못 하고 있습니다. 일 황비께서 그리 농을 주시니 심히 부끄럽사옵니다."

"허어, 어찌 우리 태자의 언변이 이루도 훌륭해지셨습니까? 이 어미는 뛰는 가슴 진정시킬 틈이 없습니다."

"소자를 자꾸 궁지로 몰지 마십시오. 하하."

"얼마 전에 오라비께서 가슴이 베인 옷을 들고 한탄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하하, 외숙부와 잠시 검을 가지고 장난을 친 적이 있습니다. 우매한 소자가 검이 낯설어 큰 실례를 범하게 되었습니다."

"이 어미는 불과 반년 전만 하더라도 거대한 몸집의 무뢰한을 앞에 두고 있었는데 그 태자는 어디로 가고 다른 어진 귀족 자제분이 태자 흉내를 내는 것 같습니다."

"하하. 제가 반년 동안 열심히 운동하여 사람다운 모습을 찾은 것뿐입니다."

"그런데 그 검술은 어디서 배우셨습니까? 혹 이 황비가 아닐는지요?"

"아닙니다. 그것은 소신 스스로 시간이 남아돌아 자연스레 연습해 본 것뿐입니다."

"그런 것 치고는? 환수 검의 가슴을 베었지요? 음, 재미 삼아 검을 가지고 장난쳤는데 제국 삼대 검신의 가슴을 베었다고요. 지나가는 시종도 믿지 못할 일이지요."

"···."

"태자는 무얼 그리 숨기고 싶은 게 많은 겝니까? 이 큰어미에게도 속을 보이시지 않다니요."

"그게 말씀드리기가 좀···."

"호오? 이 큰어미에게까지 숨기고 싶은 일이 있으시다? 오라비가 그러더군요. 태자가 어제까지는 망나니에 쓸모없는 아이라 여겼는데 다시 보니 큰 뜻을 품고 있는 새끼용이라 했습니다. 그 말에 의아해하고 또 궁금증이 발동해 내 이리 걸음을 하였더니 진정 그 말이 틀리지 않았음이 느껴집니다."

"그러니까."

"모든 사람을 막무가내로 하대하고 밤마다 낯뜨거운 추태를 부리고 격투장에서 인명 살상을 파리 죽이듯 하는 분을 이야기하는 겁니다. 지금 그분은 어디 가셨나요?"

"일 황비 지금 태자를 추궁하러 오신 거요? 밥 먹은 게 체하겠습니다. 허허."

"갑자기 검신의 가슴을 베어 버리는 검술은 또 어떻고요? 난 추궁이 아니라 진실을 알고 싶은 겁니다. 오라비가 말한 것처럼 진정으로 새끼용이 되기 위해 우하를 한 것인지 아니면 가식인지 그것이 알고 싶을 뿐이에요."

"태자는 태자요. 가식이면 어떻고 아니면 어떻고? 저놈은 분명히 우리 자식이오."

"성황은 너무 오냐오냐해서 아들을 망치지 않으셨습니까? 제가 성황의 곁을 떠나 친정으로 간 것도 따지고 보면 아들을 감싸는 전하의 그 행동이 못마땅해서였습니다."

"어험, 어험, 그건 본인도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소. 하지만 지금 태자가 정신을 차리고 황세자다운 풍모를 내고 있으니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될 일이오."

"하나를 알고 둘을 모르시는 분이십니다. 성황은 지금 황태자의 변모로 말미암아 어떤 일이 벌어질지나 알고 나 계시옵니까?"

"그게 무슨 말이오? 황태자가 변한 것은 멋진 일이지 무슨 일이 벌어진다는 게요?"

"보거라 너의 아버지가 이리 세상 물정이 어둡구나. 내 친히 발걸음을 하지 않았다면 더욱 곤란한 일이 벌어졌을 것이다. 내 오늘 결심이 섰으니 그리 알고 있으라."

"무엇을 말입니까? 큰 어머님?"

"흥, 그 소리는 진짜 오랜만에 들어 보는구나. 부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소리라고 믿고 싶구나. 내 너의 신붓감을 찾으려 한다."

"신부? 결혼하라는 말씀이신가요?"

"그렇다. 지금 상황에서 유일한 방법이다."

"으하하, 그거 좋은 생각입니다. 일 황비 우리 세자가 이제 갈 때도 됐지요. 부디 아비처럼 자식 걱정하지 말고 능력껏 많이 놓거라. 손주를 보게 될 날이 다 올 줄이야. 이 아비 나이가 이제 70줄이다. 손자 볼 나이가 지났다는 말이다. 하하."


성황은 껄껄 웃고 테드는 황당함에 당황해 하고 일 황비는 고개를 끄덕이며 모종의 결심을 굳히는 눈빛을 흘렸다.


***


"후아, 내 평생 살아오면서 꼼짝달싹할 수 없었던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는데 일 황비에게는 어쩔 수가 없구나. 식은땀이 흐를 정도였다."


식사를 끝마치고 숙소로 복귀한 테드는 찻잔을 들고 차 맛을 음미하고 있었다. 그런 그의 오른편에 진버트가 왼편에 트레번이 시중을 들었다.


"일 황비님의 성정은 대단하지요. 궁내에서도 소문이 자자했습니다. 어떤 이는 하늘이 두 분을 시기하여 자식 복만은 뺏어 갔다 할 정도 말이지요. 하하."

"그런데 왜 갑자기 나타나셔서 나를 그렇게 몰아붙이셨지? 진씨는 뭔가 느낌이 왔는가?"

"소신이 느끼기로는 이런 말을 꺼내기가 민망해서···"

"말해봐, 우리 사이에 할 말 못 할 말이 어디 있어?"

"그럼 결례를 저지르겠습니다. 험험, 자고로 태자 저하님이 그러니까. 조금 험하게 생활하셨을 때 궁내는 물론 귀족들 사이에서 어떤 소문이 퍼졌겠습니까? 천하의 망나니라고 뒤에서 손가락질하고 욕을 하지 않았습니까? 문제는 황태자께서는 이 거대한 제국 주신의 정통 후계자 십니다. 무릇 어릴 때부터 성정이 뛰어나 황세자가 지녀야 할 자질을 보이시고 만인의 존경과 충성의 충정을 세워 대권을 이양하시는 것이 정확한 순서지요. 그런데, 그게 마, 망나니도 그런 망나니가 없을 정도로 천하에 소문이 퍼져서. 과연 황태자가 지녀야 할 자질이 있는지 그것을 궁금해하고 의심하고 시기하는 자들이 있다는 것이지요. 이 나라는 제국입니다. 세 명의 막강한 제후가 각 지역의 영토를 다스립니다. 황제 승계를 위해서는 이 세 명 제후의 만장일치는 물론 고위 귀족이 모두 모인 집회에서 과반수의 허락을 얻으셔야 합니다. 아마도 일 황비께서는 이것에 대해 걱정을 하시고 계시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듣고 보니 이번 논제에 가장 핵심을 찌른 말인 것 같군. 인제 보니 이해가 가는구나. 즉 나를 폐위하려는 불손한 세력이 있다는 말이지?"

"폐위라니요. 행여라도 그런 말을 입에 담지 마십시오. 저희는 그런 말을 듣는 것만으로 목숨이 달아날 것입니다."


진버트가 경기듯이 놀라 허리를 숙였다.


"미안하군. 여하튼 나도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 준비도 하려 했었고. 자고로 중원이나 이곳이나 남자는 능력이 있어야 해. 말을 안 듣고 게기는 놈이 있으면 닥치고 패면 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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