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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성 님의 서재입니다.

뱀파이어 헌터, 현대에서 f등급 헌터가 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빈성
작품등록일 :
2023.03.13 22:49
최근연재일 :
2023.10.13 22:3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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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07,723

작성
23.06.16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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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65화

DUMMY

“괴상하게 생긴 놈들이군.”

키는 허리까지밖에 안 오는데, 사납기 그지없다.

“무기는 상대를 파상풍으로 죽이기 위함인가.”

손으로 쓸기만 해도 진득하게 녹이 묻어나올 것 같은 상태였다.

그야말로 가공할 세균 병기!

“피의 침식.”

-슈화악!

선혈의 포박이 놈들의 움직임을 봉쇄했다.

그리고 그사이를 누비는 붉은 검광!

-푸슉!

머리가 잘려나간 놈들이 동시에 피를 뿜으며 쓰러진다!

“이제 d등급 몬스터 정도는 여유롭게 속박할 수 있군.”

검을 거두고 시체를 살폈다.

“돈이 될 것 같진 않은데.”

녹이 잔뜩 슨 무기나 방어구를 파느니, 차라리 집에 있는 밥숟갈을 가져다 파는 게 돈이 될 정도였다.

한데 녹여서 고물상에 판다고 해도, 그걸 녹이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더 들겠다. 마찬가지로 녹색 가죽이나, 과하게 발달한 엄니나 별로 쓸모 있어 보이진 않는다.

“마석 외에는 돈 되는 게 없는 놈이로군.”

그런데 문제는 그 마석을 가진 놈이 없다.

“더 들어가 볼까.”

길을 따라서 던전 안으로 들어갔다.

본래 평범한 주택가였을 곳에 파괴의 흔적이 남아 있다.

외관이 멀쩡한 건물 외벽에는 선명한 핏자국이 남아 있고, 건물 안으로도 학살의 흔적이 생생하다.

“시체가 한 구도 보이지 않는군.”

흔적을 보면 상당수가 피해를 본 것 같은데, 사람의 시신을 찾아볼 수가 없다.

“놈들이 끌고 간 건가? 고블린의 신체 구조상 시신을 운반하는 방법에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지. 작은 체구로 더 큰 체구를 운반하는 방법은··· 끌기인가. 그렇다면 반드시 흔적이 남았겠군.”

어렵지 않게 바닥에 남은 핏자국을 발견했다.

“불과 몇 시간 안 됐다. 어쩌면 살아남은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어.”

놈들에게 지성이라는 게 있다면 사람을 끌고 가는 것보다 제 발로 걸어가게 하는 편이 힘이 덜 든다는 것을 알아서 살려뒀을지도 모른다.

“찾았다.”

어지럽게 얽힌 흔적 속에서 이질적인 발자국이 보인다.

사람의 흔적이다.

“적어도 한 줌의 지능이 있는 게 확인됐군.”

서둘러 흔적을 쫓아 이동했다.

흔적을 따라갈수록 쇳물 냄새가 점점 강해진다.

이윽고, 흔적이 끝나는 곳에 탁 트인 지형이 나타났다.

그곳에 고철 고블린 군락이 있었다.

군락 중앙에는 커다란 냄비 안에서 쇳물이 펄펄 끓고 있고 그 주위로 대충 굴러다니는 잔해를 주워 만든 듯한 집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것들이 즐비했다.

‘못해도 30채인가. 한 집에 한 마리씩 따져도 30마리군. 놈들이 개인주의 성향을 가지고 있으면 좋을 텐데.’

그러나 한 집에서 두 마리 고철 고블린이 나오면서 헛된 희망을 무참히 깨버렸다.

‘···인질의 위치는······ 파악할 필요도 없나.’

혈흔의 흔적이 한 곳을 향하고 있다.

‘인질부터 확인해야겠군.’

기척을 죽이고 인질이 갇힌 곳을 향해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자칫, 발각되면 인질에게 해코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움직였다.

‘이놈들은 청소라는 걸 모르나.’

발에 채는 돌이나, 건물 잔해 따위가 여간 거슬리는 게 아니다.

‘여기서부터는 마땅히 숨을 곳이 없군.’

100미터 정도 숨을 곳 없이 사방이 개방된 공간.

‘주위에 보는 눈은 없군. 그렇다면 빠르게 간다!’

-쩍.

족적을 남을 만큼 강하게 땅을 박차며 빠르게 질주했다!

그 순간 고철 고블린 한 마리가 집에서 나오는 게 보였다.

-툭.

굴러다니는 돌을 걷어찼다.

-콰직!

주먹만 한 돌이 탄환처럼 날아가서 고철 고블린의 안면을 관통했다!

쓰러지는 고철 고블린의 시체를 붙잡고 집 안으로 뛰어들었다.

“킷?!”

자고 있다가 느닷없는 인기척에 놀라서 몸을 일으키는 고철 고블린이 보인다!

“피의 검 소환.”

검을 투척했다.

-푹.

붉은 검신이 보물 고블린의 흉곽을 관통하면서 벽에 박혔다.

순식간에 두 마리를 쓰러뜨리고 조심스럽게 주변의 동태를 살폈다.

‘다행히 들키지 않은 것 같군.’

문 앞에 쓰러진 고철 고블린 시체를 끌어다가 침대 위에 집어 던지고 밖으로 나왔다.

인질을 가둔 곳을 향해 다가가자, 지독한 피 냄새가 코를 찌른다.

입구 근처에 왔을 뿐인데, 바닥에 엉겨 붙은 피가 걸을 때마다 거미줄처럼 신발 밑창에 달라붙어 늘어진다.

안으로 들어왔다.

축사처럼 보이는 건물 안에는 살아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숨이 다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군.”

조금만 빨랐다면, 운이 따라줬다면 구할 수도 있었으리라.

그러나 그녀는 죽었고, 싸늘한 주검이 되어 더 이상 숨을 쉬지 못했다.

여자의 눈을 감겨주고 밖으로 나왔다.

인질이 없다는 걸 확인한 이상 굳이 몸을 숨길 이유가 없다.

존재감을 숨기지 않고 당당하게 드러냈다.

존재감을 감지한 고철 고블린들이 하나, 둘 집에서 나왔다.

그 수가 무려 오십이 넘어가는데도 누구 하나 달려들지 않는다.

마치 산책을 하듯 태연하게 고철 고블린 군락을 가로질러서 중앙에 있는 냄비 앞에 섰다.

그리고 발로 차 냄비를 엎었다.

고철 고블린에게 쇳물이 끓는 냄비는 신성한 것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무슨 일이 있어도 냄비의 불길이 꺼지면 안 된다.

그런데 인간이 냄비를 엎었다!

신성한 쇳물이 바닥에서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잠시라도 압도당했다는 수치와 눈앞에서 냄비가 엎어진 분노가 뒤섞인 성난 포효를 내지르며 고철 고블린이 달려든다!

“피의 속박.”

-우뚝.

사신이 영혼을 수확하듯, 붉은 궤적이 볼품없는 머리통을 수확한다.

“키잇!”

건물 위에서 기회를 엿보던 고철 고블린이 뛰어내리며 머리를 노린다! 그러나 놈의 머리를 공중에서 낚아챈 이현은 놈을 땅에 내리찍으면서 목에 검을 박아넣었다!

“키··· 키잇.”

전기에 감전된 것처럼 몸을 부르르 떨던 놈이 축 늘어진다.

“키이잇!!!”

목에 박아넣은 검을 비튼 이현은 호기롭게 달려드는 놈을 향해서 검을 걷어찼다. 검이 퉁 튕기면서 목뼈가 찢어진 고철 고블린의 머리통이 대포처럼 날아간다!

-빡!

머리와 머리가 부딪치면서 둘 다 깨졌다.

베고, 차고, 부수고.

피의 검으로 목을 쳐 날리면서 발로 차서 골통을 부쉈다.

‘높이가 적당해서 발로 차기 좋군?’

-쿵.

그때였다. 보통 고철 고블린보다 두 배는 큰 녀석이 나타났다.

마치 1차 대전에서 사용한 철모 같은 양푼을 쓰고, 거대한 분쇄육 망치를 붕붕 휘두르며 전력으로 달려온다!

“피의 속박.”

-슈왓!

붉은 끈이 놈의 다리를 휘감았다!

-우득.

갑자기 걸린 부하를 이기지 못한 무릎이 부러지면서 놈이 앞으로 쓰러졌다.

-쿠웅.

거대한 망치가 엎어진 놈의 목을 마치 단두대처럼 짓누른다!

“키이이잇!!!”

-턱.

이현은 벗어나기 위해 발악하는 놈의 뒤통수에 발을 올렸다.

“너무 억울해하지 마라. 핏값은 피로 갚는 법.”

“키이이이잇!!!”

-석.

검으로 목을 쳤다.

“키잇···.”

“키이잇···.”

놈이 이곳의 보스였는지, 목이 떨어지자 고철 고블린들이 주춤거리며 물러선다.

“어딜.”

피의 검을 역수로 쥐고 지면에 박았다.

“다중 피의 속박.”

붉은 동심원이 피의 검을 중심으로 확장되면서 사정거리 안에 들어온 놈들을 모두 속박했다!

그리고.

“연계 강화.”

손아귀를 움켜쥐자, 전부 목이 부러져서 절명했다!

“키이이잇!!”

“한 놈이 벗어났나.”

발로 망치를 차올린 이현은 도망치는 놈을 향해 망치를 던졌다!

바람을 가르며 부메랑처럼 날아간 망치가 고철 고블린의 뒤통수를 깨부쉈다.


“피의 속박.”

속박을 통해서 고철 고블린의 배 속에 있는 마석이 느껴진다.

“생각보다 많군.”

몬스터의 배 속에 있는 마석의 감지가 가능해지면서 작업량이 대폭 줄었으나, 그런데도 하나씩 해체하는 건 피곤한 일이다.

“한 번 해볼까.”

속박을 통해 연결된 마석에 침식을 걸었다.

마석의 사기와 피의 기운이 뒤섞이면서 경계가 옅어진다.

이대로면 사기를 흡수할 뿐이지만, 이현은 여기서 발상을 전환, 다시 속박을 걸었다.

피의 기운과 마석의 사기가 한데 뒤섞인 채로 속박으로 고정됐다.

그 상태에서, 힘으로 잡아뽑았다!

-우드득!

마치 고구마 줄기 여러 개를 한 번에 뽑는 것처럼 마석이 한 번에 뽑혀 나왔다!

“풍년이로군.”

이걸로 몬스터를 일일이 해체하지 않아도 마석을 뽑아낼 수 있게 됐다.

“이 과정에서 사기를 흡수할 수밖에 없는 게 마음에 안 들지만 어쩔 수 없지.”

사기를 잡아먹은 피의 힘이 한층 더 강해진 게 느껴진다.

“스무 개라. 쓰러진 머릿수를 따지면 삼 분의 일에 약간 못 미치는데. 마석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했으니까, 50개 정도는 모아볼까?”

방금 같은 방식이라면 금방 모을 수 있으리라.

그렇게 생각했다.

“생각보다 몬스터가 보이지 않는데.”

투덜거리면서 대장 격인 고철 고블린에게서 뺐은 분쇄육 망치를 휘둘러서 두 마리의 사지를 박살 냈다.

무슨 고압 분사기를 개미한테 분사한 것처럼 시체가 산산조각이 난다.

“둘 다 당첨인가.”

마석을 수거했다.

“앞으로 스물다섯 개라. 이 속도면 한나절은 더 걸리겠군.”

툴툴거리면서 걷는데, 던전의 코어가 보였다.

닥치는 대로 잡다 보니, 던전의 가장 심층부까지 도달한 것이다.

“키잇!”

“키이잇!”

코어를 지키고 있던 고철 고블린이 이현을 발견하고 달려들었다.

녹슨 메이스, 칼, 창, 도끼를 들고 덤벼든다.

전력으로 망치를 휘두르자, 녹슨 무기들이 박살 나면서 그 소유주의 머리도 같이 박살이 났다.

“추가는 한 개뿐인가. 아쉽군. 게임 끝이다.”

던전의 코어를 부수기 위해 망치를 머리 위로 들어 올렸을 때였다.

“뭐 하는 짓이야!”

“멈춰!”

일련의 무리가 나타났다.

‘검 둘, 도끼 하나. 나머지 둘은 원거리 혹은 지원형인가.’

망치를 내린 이현은 갑자기 나타난 다섯 사람을 빠르게 스캔했다.

“그러니까 자리 비우지 말자니까.”

지팡이를 쥔 여자가 칼 든 남자를 타박했다.

“이럴 줄 알았나. 신입들도 휴식이 필요했고. 하여간 자리 그거 조금 비웠다고 금방 파리 새끼가 꼬이네.”

칼 든 남자가 성큼성큼 다가온다.

“이보슈. 여기 자리요.”

“뭐?”

“못 들었어? 여기 우리 한경 소속사 자리라고.”

“선배님! 여기는 제게 맡겨주시죠!”

도끼를 든 놈이 나섰다.

“이봐. 귓구멍 쳐 막혔어? 여기는 우리가 선점 했다고 했잖아.”

‘이놈 껄렁거리는 꼬락서니가, 꼭 영역 다툼하는 건달 같은데.’

“선점?”

“하, 이 새끼 봐라. 모른 척하네? 그러면 봐줄 것 같냐? 어차피 네놈도 코어 주위로 리젠되는 몬스터 노리고 왔으면서 존나게 내숭 떠네.”

‘그렇군. 이해했다.’

이들은 코어 주위를 선점해서 나타나는 몬스터를 사냥하고 있었다.

“이만하면 알아들었지? 빨리 꺼져. 여긴 우리 한경이 통제하는 곳이니까!”

“그런 법이 있나?”

“햐, 이 새끼 대가리가 꽃밭인가 무슨 던전 안에서 법을 찾아? 아, 그래. 무슨 법 무슨 법으로 여긴 어제부터 우리가 먹었으니까 그만 가라.”

놈은 콱 씨, 라고 하면서 도끼를 위협적으로 들었다.

“잠깐. 어제부터라고 했나?”

“그래.”

“그렇다면 이놈들이 식인하는 걸 몰랐나?”

“아, 식인? 그것 때문에 손쉽게 본진을 털 수 있었지.”

“무슨 소리지?”

“무슨 소리긴. 고블린 놈들이 살아남은 사람들 처먹겠다고 날뛸 동안 우리는 여기를 털었지. 그 새끼들 지금도 밥 처먹느라 여기 털린 줄도 모를걸?”

“생존자들이 있는 걸 알았으면서 일부러 방치했다는 말로 들리는데. ”

“방치가 아니라 작전이지. 낚시도 안 해봤어?”

남자는 도끼로 낚싯대를 던지는 시늉을 한다.

“우리는 미끼를 던졌고 놈들은 그걸 덥썩 물어버린 것이지. 쫓길 때 보니까 잘 뛰던데 살 놈은 살았겠지.”

그러니까 살아남은 사람들을 구해주긴커녕 오히려 미끼로 썼다는 얘기다.

“정했다. 모자란 마석은 네놈들에게 받아내기로.”


작가의말

토일 아침 업로드 할게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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