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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성 님의 서재입니다.

뱀파이어 헌터, 현대에서 f등급 헌터가 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빈성
작품등록일 :
2023.03.13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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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3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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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0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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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72화

DUMMY

하석호, 그는 원래 부산의 중견 조직의 간부였다. 하지만 헌터가 나타나면서 그의 인생은 달라졌다.

헌터를 몰라본 조직원들이 헌터에게 시비를 걸어서 조직이 박살이 난 거다.

밖에 나가 있어서 운 좋게 변을 피한 그는 그 길로 있는 돈을 몽땅 챙겨서 무작정 서울로 향했다. 그리고 헌터 소속사를 차렸다.

헌터 소속사를 차린 그는 발품을 팔면서 소외당한 저랭크 헌터들을 고용했다.

그들은 던전에서 살아남기에는 부족했지만, 평범한 인간 상대로는 차고 넘쳤으니까.

저랭크 헌터를 고용한 하석호는 온갖 더러운 일에 손을 댔다.

성매매를 알선하고, 마약을 팔고, 청부를 처리하고, 약한 조직이 있으면 헌터를 앞세워 집어삼켰다.

그 결과 뒷세계에서는 제법 알아주는 조직이 되었다.

하지만 사업수완이 뛰어난 하석호의 감이 경고했다. 여기서 더 선을 넘으면 위험하다고.

애당초 한경이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이유도 헌터 협회가 건드리기 애매한 규모 때문이다.

그러나 선을 넘으면 더 이상 헌터 협회도 묵인하고만 있지는 않을 터.

그래서 결단을 내렸다.

때마침 들어온 새로운 사업계획과 더불어 양지로 나가기로.

어디까지나 표면적으로, 지만.

그렇게 조직의 체질 개선으로 바쁜 중에 소속 헌터가 당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하석호는 이걸 오히려 기회로 여겼다.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할 기회로.

체질 개선을 한다고 해도 지금까지 쌓아온 이미지 때문에 쉽지 않은 것도 사실.

그러나 이번 일을 합리적 처리하면 업계에 나도는 악평을 어느 정도 불식시킬 수 있으리라.

그래서 직접 나섰다.

‘여기서는 대인배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원래 착한 놈이 선행하는 것보다 나쁜 놈이 한 번 선행하는 게 더 임팩트가 큰 법이니까. 적당히 대인배적 면모를 보여주면, 저 사람도 괜찮은 면이 있다고 알아서들 떠들어댈 거다.

“본 소속사의 물건을 개당 1억씩, 총 3억에 사겠다. 그리고 내 이름을 걸고 이번 일은 더 이상 거론하지 않는다고 약속하지.”

‘이 정도면 보상도 해주고, 나중 일은 문제 삼지 않는다고 못도 박았으니, 충분히 대인배스럽지.’

하지만 중견 조직 간부부터, 이제 곧 중견 기획사의 대표까지 오를 하석호도 미처 모르는 게 있었다.

새하얀 눈을 보면 더럽히고 싶은 것처럼, 아직 굳지 않은 매끈한 콘크리트에 발자국을 찍고 싶은 것처럼, 확신에 찬 제안을 한 상대에게 이유 없이 거부하는 인간이 있다는걸.

“거절한다.”

“당연히 받아들일··· 뭐?”

하석호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 같은 표정으로 되물었다.

“거절한다고? 왜?”

“자신만만한 게 재수 없어서.”

멍한 얼굴이던 하석호의 표정이 싹 굳었다.

‘아니, 거짓말이다.’

그의 상식에선 아무리 충동적인 놈도 돈 앞에선 실리를 쫓는 게 당연했다.

‘빌어먹을 놈. 돈을 더 달라는 거군.’

하석호의 표정이 썩었다가 되돌아왔다. 어쨌든 대인배를 연기해야 했으니까.

“3천 더 얹어주지.”

“지금 같은 언어로 대화하고 있는 거 맞나?”

분명 같은 나라 언어로 대화하고 있는데 말이 안 통하는 진귀한 현상이 벌어졌다.

하석호가 목소리를 깔았다.

“···잘 생각해. 고작 f급 헌터 한명과 직원 두 명으로 우리와 적대할 생각은 아니겠지?”

“하겠다면?”

“굳이 험한 길을 택하겠다면야.”

대인배 이미지도 중요하지만, 상대에게 얕보이면 끝이다.

아예 더러운 일과 결별 할 게 아니고서야, 뒷세계 평판도 신경 써야 했으니까.

‘적당히 손봐주고 우리 쪽에 좋은 소리를 흘리도록 교육을 좀 해야겠군. 차라리 처음부터 이래야 했어.’

하석호가 홀가분한 얼굴로 손가락을 튕기자, 양쪽 호위가 무기를 꺼내 들었다.

톤파와 삼절곤이었다.

두 호위는 무기를 천천히 휘두르면서 앞으로 나섰다.

“이레귤러 전문 사냥꾼인 지옥 형제다. 너무 잔인해서 나조차도 통제가 어려운ㅡ.”

그 순간 하석호의 눈앞으로 뭔가가 빠르게 지나갔다.

“그래서?”

한 방에 지옥 형제를 리타이어 시킨 이현은 하석호를 쳐다봤다.

뒤를 돌아본 하석호는 바닥에 구겨져서 움찔움찔 경련을 일으키고 있는 지옥 형제를 확인하곤 비굴하게 웃었다.

“뭐 필요한 거 있습니까?”


하석호가 무기 구매로 제시했던 3억을 위로금이라는 명목으로 받았다.

“무슨 일 있었어요?”

잠시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온 진해솔은 바닥에 생긴 패인 자국을 보면서 고개를 갸웃했다.

“많은 일이 있었지.”

그 짧은 시간에 3억을 벌었으니, 많은 일이 있었다 해도 좋을 것이다.

“그래요?”

그녀는 딱히 궁금해서 물어본 건 아닌 모양인지, 대충 넘어갔다.

“정리 끝났으면 그만 돌아갈까요?”

“그러지.”




‘한가하군.’

느긋하게 있는 동안에도 어딘가에서 음모가 진행 중이겠지만, 단서가 없다.

“사냥철에는 인내심 강한 맹수가 사냥에 성공하는 법이지.”

“사냥이요?”

사무실로 출근한 진해솔은 지친 얼굴로 자리에 앉았다.

“아아, 일하기 싫다.”

“···네가 대표가 아니던가?”

“대표도 일하기 싫을 때가 있다고요. 그리고 모든 일을 다 처리하는데 이게 무슨 대표예요.”

책상 위에 널브러져서 볼을 부풀리고 있던 진해솔이 갑자기 일어났다.

“사람을 더 뽑아야겠어요!”

“사람을?”

“네. 매니저 일이야, 범수가 퇴원하면 다시 맡으면 되지만 사무 업무 쪽도 도와줄 사람이 필요해요. 헌터를 영입하면 그만큼 일이 바빠질 테니까요!”

진해솔은 당장 생각난 김에 인터넷에 공고 글을 올렸다.

“괜찮은 사람들이 지원했으면 좋겠네요.”

“그랬으면 좋겠군.”

적당히 맞장구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 가요?”

“한가할 때 자전거를 구해두고 싶다.”

“아, 자전거가 고장 났다고 했죠. 자금도 넉넉하니까 좋은 걸로 구해와요.”

“알았다.”

“참. 그리고 범수한테 좀 가봐 줄래요? 직원 상태를 살피는 것도 대표가 할 일이죠.”

“지금 그 일 나한테 떠넘긴 거 같은데.”

“에이 우리는 운명공동체잖아요, 운명공동체.”

운명공동체라고 하면서 나가는 사람은 쳐다도 안 보고 손을 흔든다.

“대단한 운명공동체군.”

최진태에게 메시지를 보내자, 답장이 온다.

“멀지 않은 곳이군.”

이현은 사무실을 나섰다.




메시지에 적힌 주소에 도착하자, 질서정연하게 진열된 자전거가 보인다.

내부로 들어오자, 기름칠에 한창이던 종업원이 이현을 발견하고 다가온다.

“안녕하쇼, 무슨 일로 오셨나?”

“여기서 장물을 취급한다던데.”

“히익?!”

기겁한 종업원은 주변을 휙휙 둘러보더니, 입조심하라는 제스처를 보냈다.

“어허! 요즘은 민감한 단어를 함부로 입에 올리기만 해도 큰일 나는 거 모릅니까? 비인가 영구대여 물건이라 하쇼!”

“결국 장물이란 말 아닌가?”

“아니, 이 양반이!”

‘호들갑이 심하군.’

“알겠다. 그래서 그 비인가 영구대여 물건 좀 볼 수 있나?”

종업원은 그때야 만족스러운 얼굴로 이현을 안내했다.

“이쪽으로 오시죠.”

자전거 부품이 널려 있는 좁은 통로를 지나, 자물쇠로 잠긴 문을 열고 들어가자, 비밀 공간에 자전거가 보인다.

“자, 뭐든 골라보쇼!”

“이게 다 장··· 비인가 영구대여 물건인가.”

“하아, 그냥 장물이라 하쇼. 어차피 여기선 듣는 귀도 없으니까.”

종업원은 체념한 모양이다.

“그러지. 그런데 헌터용 물건은 어디 있지?”

“헌터용 물건은 이쪽이요.”

“일반적인 자전거와 어떤 차이가 있지?”

“기본적으로 프레임이나 휠, 체인 같은 부분이 헌터의 힘을 버티게끔 설계가 됐고, 일부 자전거에는 프레임에 경량화나, 공기저항 감소, 체인에 미는 바람 같은 능력이 부여돼 있습죠. 물론, 이런 물건들이 하나같이 비쌉니다.”

“얼마나 하지?”

“지금 이놈이 티타늄 합금 프레임에 체인은 무한궤도에 쓰는 강철로 만든 놈인데, 미는 바람 효과가 걸려 있어서 5천쯤 합니다.”

“5천? 장물치고는 비싼 거 아닌가?”

“오히려 장물이라서 그 정도 가격이죠.”

“다른 건 없나?”

“이놈도 있는데, 알루미늄 프레임에 강화 능력이 돼 있고, 타이어는 케블라 재질을 쓰고 있습니다. 이놈은 3천쯤 하죠.”

“가격 차이가 좀 나는군.”

“이놈은 일반용 자전거를 헌터용으로 커스텀을 한 거고, 앞에 놈은 태생부터가 헌터용이니까요.”

“사용자가 죽어서 저렴한 건 아니고?”

헌터가 쓰던 물건이 장물로 나왔으니, 죽은 헌터의 수집품에서 몰래 빼돌려 파는 건 아닐까, 하는 합리적인 의심에서 나온 말이다.

종업원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그렇군. 의심해서 미안ㅡ.”

“당연히 두 놈 다 사용자는 뒈졌습죠. 그러니까 장물로 나온 거 아닙니까?”

“···.”

사과하려던 마음이 쏙 들어갔다.

떨떠름하게 주위를 둘러보다 구석에서 먼지가 가득 쌓인 자전거가 눈에 들어왔다.

“이건··· 크군.”

보통 자전거보다 1.5배는 커 보인다.

“아, 이 녀석이요.”

종업원이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왜 그러지? 파는 물건이 아닌가?”

“팔기는 하는데, 추천은 못 드리죠.”

“왜지?”

“조금 무식한 자전거라고나 할까요.”

“무식하다?”

“음, 직접 보여드리는 게 빠르겠네요.”

종업원은 낑낑거리면서 자전거를 빼냈다.

“보시다시피 조금 무거워요.”

“얼마나 무겁지?”

“한··· 다섯 배 정도?”

“조금 정도가 아니군.”

“그건 이놈의 제작 목적 때문에 그렇죠.”

“어떤 목적이지?”

“말 그대로 파괴적인 자전거를 목적으로 만들어졌다고나 할까요? 헌터분들이 전투하다 보면 자전거에 손상이 가지 않겠습니까? 그 부분을 타파하고 몬스터를 들이받아도 고장 나지 않는 자전거를 모티브로 했죠. 이름부터가 팬저인데요.”

“전차라, 마음에 드는군.”

자전거를 들어보자, 확실히 묵직했다.

“괜찮겠어요? 이 녀석 프레임은 티타늄 합금을, 거푸집을 이용해서 통짜로 주조하고, 체인은 무한궤도 소재, 휠 역시 통짜 티타늄 합금이고, 타이어는 탄소나노튜브와 케블라를 쓴 단단함에만 다 쏟아부은 놈이라서 충격 흡수가 아예 안 되는 놈인데. 타다가 방지턱이라도 넘으면 그 충격이 바로 뇌로 꽂히는 자전거인데···.”

물건을 파는 처지에서도 이건 좀 너무한다 싶었는지, 종업원은 은근히 만류한다.

하지만 이미 마음을 정했다.

“이놈으로 하지.”

“다시 한번 잘 생각해 보는 게···.”

“됐다. 가격은 얼마지?”

“100만 원.”

“100만 원? 저렴하군. 정말 그것만 주면 되나?”

“아뇨.”

종업원은 고개를 저었다.

“방금 100만 원이라고 하지 않았나?”

“받는 게 아니라 오히려 제가 드리는 겁니다. 저거 처리하려면 그 정도 비용이 들어갈 테니까요.”

“···.”

그렇게 오히려 돈을 받고 자전거를 구했다.




“이건 진짜 전차군.”

왜 이름이 펜저인지 알겠다.

밟을 때마다 전해지는 묵직함이 몬스터라도 들이받으면 산산이 분쇄할 것 같다.

천천히 감속했다.

병원 앞에 자전거를 세우고 잠시 고민한다.

“자물쇠를 채울까? 그냥 둬도 이걸 누가 훔쳐 갈 수 있을까, 싶은데.”

그러나 곧 고개를 가로저었다.

“유전자 단위로 자전거 도둑의 피가 흐르는 민족이다. 자물쇠로 잠가 두는 편이 좋겠지.”

자전거를 잠그고 병원 로비로 들어와 스마트폰을 꺼냈다.

-형님?

“지금 병원 로비다. 어디로 가면 되지?”

-병원까지 오셨어요? 제가 내려갈게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아니, 내가ㅡ.”

-뚝.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통화가 끊겼다.

“목소리도 그렇고 멀쩡한가 보군.”

처음부터 심한 부상은 아니었다.

다만, 진해솔이 강제로 입원시켜서 온갖 검사를 다 시켜서 그렇지.

“그게 복지랬나?”

아무튼, 의자에 앉아서 범수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야!! 너! 내가 누구인지 알아?!”

불현듯, 근처에서 큰 소리가 들렸다.


작가의말

다음편은 빠르면 내일 새벽 늦어도 오늘처럼 이른 오후에 업로드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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