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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성 님의 서재입니다.

뱀파이어 헌터, 현대에서 f등급 헌터가 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빈성
작품등록일 :
2023.03.13 22:49
최근연재일 :
2023.10.13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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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7,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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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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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69화

DUMMY

-휙.

가볍게 남자가 휘두른 주먹을 피한 이현은 진해솔을 바라봤다.

“얼굴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으니까, 공격 의사가 있다고 봐야겠지?”

“아직 주먹다짐으로 상호 안부를 묻는 문화권은 발견된 적이 없으니까, 그렇지 않을까요?”

“이 새끼가 뭐라는 거야!”

마찬가지로 가볍게 피했다.

“주차 문제. 무섭군. 사람을 이토록 폭력적으로 만들다니. 현대인의 주차 문제, 이대로 괜찮은가?”

“무슨 게임 때문에 폭력성이 증가한다고 말하는 기사 헤드라인처럼 말을 하고 있어요?”

“이 새끼들이 나를 얕봐?!”

“···이게 다 게임 때문입니다. 게임을 탓하세요.”

남자가 나이프를 꺼내든 걸 본 진해솔은 게임탓이라고 중얼거렸다.

“죽어!”

느긋하게 칼을 피한 이현은 결심했다.

“주차 문제를 해결해야겠군.”

“뭘 하려는지 모르겠지만 살살해요.”

불안감에 진해솔은 적당히 하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이익!!”

칼을 꺼내 들어도 여전히 상대가 개 무시하자, 뚜껑이 열린 남자는 전력으로 달려들었다!

“죽어!”

-훅.

그 순간 이현의 모습이 꺼졌다.

“뭐야?!”

놀라서 주변을 돌아보는 남자의 눈에 자신의 차 앞에 서 있는 이현의 뒷모습이 보인다.

“이익! 어디를 도망가!”

그때였다.

-스걱.

피의 검을 소환한 이현은 차를 반토막 냈다.

어찌나 깔끔하고 정확하게 반토막을 냈는지, 마치 측면 평면도처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두 동강이 났다.

“어?”

남자는 눈을 비볐다.

“어어?”

그러나 몇 번을 비벼도 마찬가지다.

“내, 내 애마가···!”

다른 이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샀던 유려한 곡선도, 밤마다 주변에 민폐를 끼치던 우렁찬 엔진도 이제는 없다.

“으아아악! 내 애마에 이게 무슨 짓이야?!”

“주차할 수 있게 약간의 형태를 변형했다. 이렇게 하면 좁은 공간에도 들어갈 수 있겠지.”

‘미, 미친놈이다···!’

진짜 광기를 마주한 남자는 기겁했다.

“표정이 왜 그러지? 별로인가? 역시 별 모양으로 자를 걸 그랬군.”

“거기, 무슨 일입니까?”

원활한 행사 진행을 위해서 순찰하던 경찰이 다가왔다.

“윽.”

경찰을 본 남자는 등을 돌렸다.

“경찰 아저씨들! 구해 주세요! 여기 사람 있어요!”

여자가 차 밑에서 구조를 요청했다.

“아니, 왜 그런 곳에 들어가 계십니까?”

쪼그려 앉아서 차 밑에 깔린 여자를 발견한 경찰은 황당해했다.

“저 사람이 차를 들어다가 나를 깔았어요! 차도 부수고!”

“어··· 말을 들으면 저 사람이 차를 들어서 옮기고, 차도 파손시켰다는 말이죠?”

“어휴! 젊은 양반들이 가는 귀가 먹었나! 그렇다니까요!”

두 경찰은 서로 마주 봤다.

“저거 헌터 아니냐?”

“평범한 사람이라면 차를 들어 옮기거나, 단칼에 차를 벨 수 있을 리 없죠.”

“헌터는 상대하기 싫은데. 며칠 전에 박순경이 헌터 상대하다가 전치 4주 나와서 퇴직했잖아.”

“그래도 민원이 들어왔으니까, 별수 있습니까.”

“끄응.”

경찰 입장에서 헌터는 기피 대상이다.

헌터에 관한 사건은 실질적으로 헌터 협회가 주관하다 보니, 경찰이 해줄 일이 없다.

그렇다고 신고가 들어오면 그냥 갈 수 없어서 시늉은 하는데, 협조를 안 하는 건 기본이요, 걸핏하면 힘으로 해결하려고 드니까 기피 대상이 되는 게 당연하다.

“흠흠.”

헛기침한 경찰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실례지만, 선생님. 저 여자분 말이 사실입니까?”

“맞다.”

경찰의 얼굴에서 엿 됐다는 기색이 스쳤다.

“거 봐요, 내 말이 맞잖아요!”

“그, 그래도 공정해야 하니까 얘기를 더 들어보죠.”

“공정은 무슨, 공정! 나 안 보여요?!”

경찰은 차 밑에 깔린 여자를 무시하고 남자에게 접근했다.

“선생님이 차주입니까?”

“아, 그 예.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남자는 경찰의 시선을 피했다.

“네? 차주가 맞다는 겁니까? 아니라는 겁니까?”

“여봇! 똑바로 얘기해요! 저 사람이 우리 차 부쉈다고!”

“이, 이 여편네가 좀 가만히 있어!”

‘이상한데?’

진해솔은 경찰이 나타났을 때부터 남자를 관찰했다. 그는 단 한 번도 경찰과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마치 죄인처럼 말이지. 흐음, 칼을 쥐고 난동 부릴 정도면 경찰을 믿고 더 난리를 칠 텐데 말이야.’

“저기요.”

진해솔은 경찰을 불렀다.

“서로 바쁜데, 빨리 진술서 쓰죠. 아, 진술서 쓰려면 그 전에 신원조회부터 해야겠네.”

경찰도 바보가 아니라서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었다.

“신원조회 있겠습니다.”

“아니, 그게···.”

경찰이 압박하자, 남자는 체념한 표정으로 순순히 응했다.

“폭행 시비로 지명수배 중이시네요?”

-착.

남자의 손목에 수갑이 채워진다.

“서로 가시죠.”

“아니! 그런 게 어디 있어요?! 잘못은 저쪽이 했는데!”

“그쪽도 같이 가시죠. 공범 혐의를 조사해야 하니깐.”

“내가 왜? 안 해! 안 나가!”

여자가 차 밑에서 버티기에 들어갔다.

“도와주지.”

이현은 차를 번쩍 들었다.

“나는 아무 잘못 없다고!”

여자는 끈덕지게 버텼지만, 질질 끌려서 경찰차로 연행됐다.

“협조 감사합니다. 근데 저 차는···.”

“헌터특별법. 업무로 인한 손해배상은 면책된다. 맞죠? 지명수배범을 잡기 위해서 한 일이잖아요?”

진해솔이 윙크하자, 이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다. 지명수배범을 잡기 위한 불가피한 일이었다.”

경찰은 무슨 폭행범을 잡는데 차를 반으로 쪼개.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나왔으나, 도로 삼켰다.

‘괜히 따졌다가 박순경처럼 될라. 빨리 자리 뜨자.’

“알겠습니다. 그럼.”

경찰은 부부를 연행해 갔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시간을 잡아 먹혔네요. 조금 있으면 행사 시작인데, 서둘러요. 부스도 설치하고 할 게 많으니까!”


“사람이 없네요.”

간이 책상에 퍼질러 있던 진해솔은 주위를 둘러봤다.

“시선을 끌기 위해 비싼 레이저 발광기와 유명 백화점에서 쓰는 조명, 특수효과 장치까지 빌려왔는데.”

간혹 가족 단위 관광객이 구경차 부스를 찾았으나, 정작 구매력 있는 헌터들은 오지 않는다.

“자리도 최고 비싼 자리인데!”

“그 자리 선정이 잘못된 거 아닌가?”

이현은 옆 부스를 쳐다봤다.

지금 있는 부스 규모와는 비교도 안 되는 규모의 부스가 있었다.

“설마 옆 부스에 대기업 부스가 들어올 거라고 누가 알았냐고요!”

진해솔은 머리를 쥐어뜯었다.

아무리 개인 부스를 잘 꾸며도 자본을 앞세워 들어오는 대기업 부스를 이길 수 없다.

마치 태양 옆에 있어서 안 보이는 반딧불이 같은 신세라고나 할까?

그때였다. 갑자기 부스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선다!

“드디어 손님이 오려나 봐요!”

진해솔은 호들갑을 떨면서 손님을 맞을 준비를 했다. 그런데 손님들의 상태가 이상하다. 줄은 서는데 쳐다보지도 않는다.

이상하다 싶어서 줄을 따라가니, 그 줄이 옆에 대기업 부스로 이어진다.

“아니, 왜 옆 부스 줄을 왜 남의 부스 앞에 서?! 안 그래도 손님 없어서 죽겠는데!”

진해솔은 분개했다.

가뜩이나 손님이 없는데, 이러면 더 없을 것 아닌가?

“아이고, 이거 미안합니다.”

누군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전형적인 화이트칼라로 보이는 40대 남자였다.

“손님··· 은 아닌 거 같은데 누구세요?”

“이런 사람입니다.”

남자가 명함을 건넸다.

“주식회사 유성 과장 윤승철? 유성이면 옆에···?”

바로 옆에서 사람이 넘쳐나는 부스가 바로 기업 유성의 부스였다.

“유성에서는 왜?”

“대기하는 손님들이 많아서 이쪽으로 대기 줄을 좀 빼겠습니다. 이웃 좋다는 게 뭐겠습니까, 하하.”

“잠깐 만요! 여기도 영업 중이라고요!”

“영업 중이라고요? 파리, 아차. 실례. 손님이 없어서 영업이 끝난 줄 알았습니다.”

“뭐라고요?! 지금 파리만 날린다고 말하려고 했죠?!”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잘못 들은 겁니다. 아무튼, 좀 쓰겠습니다.”

“안 돼요!”

“안 된다는 법 있습니까? 어차피 손님도 없는데. 아, 물론 손님이 생기면 줄은 옮겨드리겠습니다. 꼴 보니까 그럴 일은 없겠지만.”

윤승철은 자기 할 말만 하고 자리를 떴다.

“이익!”

진해솔은 윤승철을 향해서 주먹 감자를 날렸다.

“약오르는데, 확 불 질러버릴까요?”

“···참아라.”

“이현도 봤잖아요! 대놓고 조롱하는 거!”

“내게 좋은 생각이 있다.”

“네? 어떤 계획이요?”

“왜 손님이 안 온다고 생각하나?”

손님이 없다고 해서 손 놓고 있던 것만은 아니다. 다각도 분석한 결과 이유는 하나였다.

“가격은 분명 비싸지만, 물건 퀄리티에 비하면 결코 비싸다고 할 수 없어요. 여기가 아니라 시장에 이 가격에 내놓으면 눈 깜짝할 사이에 다 팔릴걸요? 그런데도 손님이 없는 이유는 이목을 끌지 못해서죠. 좋은 물건, 물건 대비 훌륭한 가격도 손님이 눈으로 확인해야 의미가 있으니까요.”

“내 생각도 그렇다. 그러면 답은 간단하지. 손님의 이목을 끌면 되는 거다.”

“그거야 그런데··· 어떻게 이목을 끌어요? 차리리 음식점이면 즉석에서 요리라도 해서 이목을 끌 텐데.”

“바로 그거다.”

“네?”

“눈앞에서 보여주는 거다.”

“뭐를요?”

“능력을.”

“능력이면 설마···.”

“맞다.”

용케도 알아들은 진해솔은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그러면 능력을 들킬지도 몰라요.”

“그래도 놈의 재수 없는 낯짝에 한 방 먹여주고 싶지 않나?”

“확실히 끌리긴 하네요.”

“그러면 하면 된다. 그리고.”

이현은 어깨를 으쓱거렸다.

“겁먹고 구겨져 있는 건 내 스타일이 아니거든.”

“그렇게까지 말하면 어쩔 수 없네요. 까짓거 한번 해보죠! 실시간 마석 정제 쇼!”

주먹을 불끈 쥐고 의욕을 불태우던 진해솔은 갑자기 떠올랐다는 듯 말했다.

“그런데 쇼에 쓸 마석이 필요한데, 어디서 구하죠?”

“그거라면 바로 옆에 많잖아?”

이현은 옆에 유성의 부스를 가리켰다.


유성의 부스 안. 일반적인 부스의 서른 배 규모에 달하는 유성의 부스에는 구역별로 냉방 시스템을 구축해서 사람들이 몰려도 쾌적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옆 부스는 어떻지?”

시원한 음료를 마시면서 흐뭇한 표정으로 부스를 둘러본 윤승철은 옆에 있던 직원에게 물었다.

“파리만 날리고 있습니다.”

“윗분들 생각은 이해가 안 간단 말이야. 그런 코딱지만 한 부스가 뭐라고 철저하게 짓밟으라고 하는지.”

“뭔가 생각이 있으시겠지요.”

“하긴, 까라면 까는 거지. 그쪽으로는 개미 새끼 한 마리도 가지 못하게 해. 특이상황 생기면 보고하고.”

“아, 그러고 보니까 이십 분쯤 전에 우리 부스에서 하급 마석을 대량 구매했습니다.”

“하급 마석을? 어쩌려고 그러지?”

“그들 나름대로 이쪽을 향한 항의 표시 아닐까요?”

“항의 표시를 우리가 이득이인 방향으로 하나? 뭐, 놔둬. 그 정도는 괜찮겠지.”

윤승철은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어차피 하급 마석이야 쌓여 있으니까 조금 사 간다고 티도 나지 않는다.

“큰일 났습니다!”

그때, 외부 손님을 통제하는 직원이 헐레벌떡 뛰어 들어왔다.

“무슨 일인데 그래?”

“줄이, 우리 쪽 손님 줄이 옆 부스로 이탈하고 있습니다!”

“뭐?!”

놀란 윤승철은 단번에 바깥으로 뛰쳐나왔다.

분명 이쪽의 대기 줄밖에 없던 부스 앞에 구매 대기 줄로 손님이 넘쳐나고 있었다!

“이게 대체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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