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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성 님의 서재입니다.

뱀파이어 헌터, 현대에서 f등급 헌터가 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빈성
작품등록일 :
2023.03.13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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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3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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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03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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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화

DUMMY

대낮부터 만취한 취객 한 명이 간호사를 붙잡고 진상을 부리고 있었다.

“내가 먼저 왔는데, 날 먼저 봐줘야지!”

“아까 그 환자는 위급한 응급환자였잖아요.”

간호사가 쩔쩔매면서 사정을 설명했지만, 취객은 애당초 알아먹을 생각이 없었다.

응급실이 무슨 선착순도 아니고 일각을 다투는 급한 환자보다 먼저 왔다는 이유로 치료를 요구한다.

“나도 다쳤어! 못 걷겠다고! 이거 안 보여?!”

취객이 바짓단을 올리자, 무릎에 손톱만 하게 까진 상처가 보인다.

“이거 보라고! 이러다 다리 못 쓰면 책임질 거야?!”

“고작 이 정도로···.”

체념의 한숨을 내쉰 간호사가 쪼그려 앉았다.

“지금 소독하고 치료해 드릴게요.”

실랑이 벌일 시간에 시늉이라도 하고 반창고라도 하나 붙여서 빨리 보내는 게 낫다.

그러나 갑자기 취객이 발로 간호사를 걷어찼다.

“꺄악!”

상처를 소독하려던 간호사가 엉덩방아를 찧었다.

“무슨 짓이에요!”

“됐고! 의사 오라고 해!!”

갑자기 얻어맞은 간호사는 화를 꾹꾹 눌러 담는 얼굴로 말했다.

“의사 선생님이 와도 다를 거 없어요.”

“너 같은 거 못 믿으니까, 의사 부르라고!”

“···.”

간호사는 눈을 질끈 감더니, 작게 뭐라고 중얼거렸다.

자세히 들으니까 심경이나, 성경 구절 같았다.

“치료를 원한다면 내가 도와주지.”

깜짝 놀란 간호사는 고개를 들었다.

낯선 남자가 보인다.

“뭐야? 너 의사야?!”

“의사는 아니지만 한 가지 의술을 가지고 있지.”

“뭐?”

이현은 취객의 멱살을 잡고 들어 올렸다. 마치 제철 맞은 무처럼 취객이 쑥하고 뽑혔다!

“케, 켁! 이, 이 새끼가 안 놔?!”

이현의 팔을 잡은 취객은 술기운이 싹 가셨다.

‘무슨 힘이 이렇게 쎄···!?’

“이러면 다들 완치되던데. 어때? 다음 치료가 필요한가?”

“아, 아닙니다! 완치됐습니다! 과잉 진료는 지양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하하.”

멱살을 풀자, 남자가 꽁지에 불이 붙은 것처럼 달아났다.

“···못 걷겠다면서 잘만 걷네.”

일어나서 옷을 툭툭 턴 간호사가 이현을 바라봤다.

“감사한데, 나중에 문제가 될지도 몰라요.”

“헌터가 했다고 해.”

“형님! 어? 나민주 쌤?”

범수가 간호사를 알아봤다.

“아, 차범수 씨.”

“아는 사이인가?”

“담당 간호사예요. 그런데 어째서 둘이 같이 있어요?”

“곤란했는데, 이분이 도와주셨어요.”

“나간!”

멀리서 다른 간호사가 나민주를 찾는다.

“급한 모양이네요. 나중에 찾아갈게요.”

꾸벅 인사한 그녀가 급한 걸음으로 멀어진다.

“좋아 보이는군.”

범수는 멋쩍은 듯 뒤통수를 긁었다.

“병실도 1인실이고, 밥도 잘 나오고, 잘 자고 했으니까요. 아, 여기서 이럴 게 아니라 올라가요.”

엘리베이터를 탔다.

같이 탄 간호사들의 표정이 어둡다.

-땡

엘리베이터가 멈췄다.

“이쪽이에요.”

범수를 따라 걷는데, 복도 한쪽에 모여서 불안한 얼굴로 대화하는 간호사들이 보인다.

“여깁니다.”

병실로 들어왔다.

이현은 지금 사무실을 마치 집처럼 쓰고 있는데, 거기보다 여기 병실이 훨씬 더 쾌적해 보인다.

“앉으세요. 주스 드실래요?”

“그것보다. 밖에 분위기가 이상하던데.”

“아, 형님도 느끼셨어요? 저도 이상해서 조금 알아봤는데···.”

범수는 목소리를 낮췄다.

“병원 내에서 연쇄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있어요.”

“연쇄살인 사건? 병원에서?”

“네.”

범수가 확신에 차서 고개를 끄덕인다.

“병원 측에서는 쉬쉬하는 거 같은데, 며칠 전에 잠이 안 와서 가볍게 산책이라도 할 겸 돌아다니다가 봤거든요.”

“뭐를 말이지?”

“이레귤러 처리를 전문으로 하는 헌터, 맨헌터를요.”

“이레귤러? 전에도 들어보긴 했다만. 이레귤러가 뭐지?”

“쉽게 말해서 범죄를 저지른 헌터나, 각성자를 뜻해요.”

“그러면 연쇄 살인사건은 그 이레귤러가 저지른 일인가?”

“그렇지 않을까요? 그게 아니라면 진료 시간도 아닌 야심한 시각에 맨헌터가 굳이 병원까지 오지 않았겠죠. 아무튼, 맨헌터가 왔으니까 조만간 해결되겠죠.”

“그렇지 않아요.”

나민주가 병실 안으로 들어왔다.

“나 쌤?”

“헌터는 철수했어요.”

“어째서지? 방금 뉘앙스로 보면 아직 사건이 끝나지 않은 모양인데.”

나민주가 조금 놀란 얼굴로 이현을 쳐다봤다.

“예리하시네요. 맞아요.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그런데도 헌터가 철수한 이유는 이사회에서 사건이 커지는 걸 원치 않았기 때문이에요.”

“괜히 사건을 크게 키워서 병원의 위신을 떨어뜨리고 싶지 않다는 거군.”

“잘 아시네요.”

이현은 어깨를 으쓱거렸다.

“이런 일을 한두 번 겪는 게 아니라서.”

시대가 흘러도 권력을 쥔 이들이 생각하는 건 다 같은 모양이다.

“그들한테는 간호사 몇 명 죽는 것보단 병원의 평판이 더 중요하니까요. 여기서 더 피해가 늘어나면 어떻게 태도를 바꿀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 당장은 사건을 덮기에 급급해요.”

“뭐, 대한민국 원, 투 데이 사는 것도 아니고, 놀랍지도 않죠.”

범수는 그렇게 놀랄만한 일도 아니라는 태도로 말했지만 새어 나오는 혐오를 전부 다 감추진 못했다.

“그래서 왜 이런 얘기를 우리한테 하는 거지?”

“그게··· 아까 헌터라고 했죠? 도와주세요! 더 이상 희생자가 생기는 걸 두고 볼 수는 없어요!”

“형님, 괜찮다면 도와주면 안 될까요? 나 쌤한테는 이래저래 도움을 많이 받아서···.”

범수는 이현의 눈치를 봤다.

“알았다. 어떻게 하면 되지?”

“저한테 방법이 있어요. 있다가 밤이 되면 알려줄게요.”



“그 살인자는 무슨 이유로 사람을 죽이는 걸까요?”

밤을 기다리던 범수가 갑자기 말을 걸어왔다.

소파에 깊게 등을 기대고 있던 이현은 힐끔 눈을 떴다.

“기다리는 게 지루해졌나?”

“조금요.”

“흠.”

이현은 자세를 바로 했다.

“이유가 없이 타인을 살해하는 놈들도 있지.”

“이번 살인자가 그런 부류라는 건가요?”

“모른다. 다만, 그런 놈도 있다는 거지.”

-똑똑.

문이 열렸다.

“나 왔어요.”

초췌한 얼굴 나민주가 병실로 들어온다.

“그··· 괜찮아요? 얼굴이 말이 아닌데.”

“오늘은 그나마 괜찮은 편이에요. 평소보다 여유가 있었거든요.”

저 몰골이 평소보다 여유가 있어서 그렇다면, 간호사란 직업은 얼마나 고된 직업인가.

“계획은?”

“아, 이거요.”

나민주가 준비한 물건을 꺼냈다.

그건 새하얀 백의, 간호사복이었다.

“살인마는··· 어떤 이유인지 모르지만, 간호사만 노리고 있어요. 그러니까 이걸 입고 살인마를 유인해서 잡는 거예요.”

“어··· 그러니까 나 쌤이 입는 거죠?”

“아뇨. 저는 제 옷이 있는걸요.”

“그러면 그 옷은···.”

-턱.

“형님?”

범수의 어깨 위에 손을 올린 이현은 신뢰의 눈빛을 보냈다.

“믿는다.”

“자, 잠깐 만요. 저는 환자인데요?”

“두 분 다 싸우지 마세요.”

나민주가 간호사복을 하나 더 꺼내며 빙긋 웃었다.

“한 세트 더 있으니까.”


“···불편하군.”

“저, 저기 너무 짧은 거 아니에요?”

범수는 치맛단을 잡아당기면서 울상을 지었다.

“어쩔 수 없잖아요. 맞는 사이즈가 없었다구요.”

“그런데 이 옷 그쪽이 입은 것과 약간 다른 것 같은데.”

나민주가 입은 수수한 간호복에 비해서 상의에 가슴 트임이 있고 치마 길이가 짧다.

섹시함을 강조한 의상으로 보이는데, 이현이 입으니까, 섹시함은 어디 가고, 움막집 앞에서 불을 피워놓고 돌도끼를 들고 춤을 출 것 같은 야성미만 남았다.

“아, 진짜 간호사복이 아니라, 그··· 좀 특수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샵에서 샀어요.”

“특수한 취향을 가진 이들을 위한 샵?”

이현은 범수를 돌아봤다.

범수는 침중한 얼굴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냥 모르는 게 날 거예요.”

“어, 어쩔 수 없었어요! 살인마를 유인하기 위해서 최대한 섹시해 보여야 하니깐요. 으음, 그런데···.”

이현과 범수를 본 나민주는 불만스러운 얼굴이었다.

“나 쌤?”

뭔가 불길함을 감지한 범수가 나민주를 불렀다.

“가슴.”

“네?”

“가슴이 부족해요! 이거라도 집어넣죠!”

나민주는 주머니에서 반창고를 꺼냈다.

“···신나 보이는데.”

“제 눈에도 그렇게 보이네요.”

“무, 무슨 소리예요?! 이건 어디까지나 성공적인 작전을 위해서!ㅡ.”

“나 쌤?”

“바, 박 쌤.”

일행은 나이트 근무 중인 간호사와 마주쳤다.

“여기서 뭐 하고 있어요?”

간호사가 의심이 가득한 눈초리로 쳐다본다.

“그, 그게···.”

머리를 풀 회전 시켜서 변명거리를 생각하던 나민주는 여장한 이현과 범수 가리켰다.

“시, 신입 나이트 교육 중이라···!”

“아.”

간호사는 이현과 범수를 보면서 측은한 표정을 지었다.

“그··· 힘내요.”

가벼운 격려를 하면서 지나간 간호사는 멈칫했다.

‘···그런데 신입이 들어왔었나?’

그녀는 고개를 갸웃했다.

“누가 또 그만뒀나 보지.”

워낙 이직률이 높은 간호사라서 그런지, 그녀는 또 어디서 불쌍한 신입을 구했나 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큰일 날 뻔했네요.”

“또 마주치면 어쩌죠?”

“괜찮아요. 여기부턴 사람들 발길이 뜸하거든요. cctv도 없고.”

“살인마가 노리기 좋은 곳이라는 소리군.”

“그런데 인원은 어떻게 나누죠? 붙어 다니면 살인마가 안 나타날 것 같은데.”

“그쪽은 안전한 곳에서 대기하는 게 좋겠군.”

“아뇨, 나도 갈 거예요.”

나민주는 고집을 부렸다.

“위험해요!”

“내 전직이 뭔지 알아요? 아마추어 파이터였어요. 지금은 접었지만, 살인자를 만나도 도망 정도는 칠 수 있어요. 그리고 미끼는 많을수록 좋잖아요?”

“알았다. 그렇게까지 말하면 어쩔 수 없지.”

“무슨 일이 생기면 소리를 지르세요.”

“후후, 범수 씨야말로 여자답게 간드러지게 소리 지르라고요.”

“농담이 나오는 걸 보니까, 정말 괜찮나 보네요.”

“시작하지.”

일행은 살인마를 유인하기 위해 갈라졌다.


밤의 병원은 낮의 병원과 다르다. 광량을 낮춘 불빛. 빛과 어둠의 경계가 흐릿하게 녹아내린 공간. 출처를 알 수 없는 흐느낌과 신음.

희미한 소독약 냄새를 따라서 걷다가, 불현듯 발걸음 소리에 뒤를 돌아보면 텅 빈 복도 끝에서 흐릿한 형체가 지켜보고 있는 듯하다.

나민주는 누가 어디서 나타나도 즉각 반응할 수 있게 신경을 바짝 곤두세운 채 걸었다.

“역시 뒤가 텅 비었군.”

“?!”

갑자기 뒤에서 들린 목소리에 펄쩍 뛰면서 뒤를 돌아보자 이현이 보인다!

“어째서 여기에··· 핫 설마 그쪽이?!”

이현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불안해서 따라왔다. 출발할 때부터 계속 뒤를 따라갔는데, 전혀 눈치채지 못하더군.”

“계속 따라왔다고요?”

전혀 몰랐다.

‘만약 살인마였으면?’

-오싹.

팔에 소름이 돋았다.

만약 뒤를 밟은 게 살인마였다면 비명도 못 지르고 죽었으리라.

“왜 안 가지?”

“앞장서요.”

뒤에서 따라가던 나민주는 자꾸만 뒤가 신경 쓰이는지 계속 돌아보다가 걸음을 빨리해서 이현과 나란히 섰다.

이현이 쳐다보자, 나민주는 변명하듯 말했다.

“그, 그 역시 같이 걸을 땐 나란히 걷는 게 최고죠. 그보다 범수 씨는 괜찮을까요?”

“나름 담대한 면이 있으니까 괜찮을 거다.”

“우와아악!!!!”

말이 끝나기 무섭게 비명이 들린다.

“이거 범수 씨 목소리죠?”

“그런 거 같군.”

“아니, 왜 나보다 범수 씨를···!”

범수의 비명을 들은 나민주가 분개했다.

‘타인을 휘말리게 한 것에 대해서 책임감을 느끼는 건가?’

“아무리 근무 때문에 몰골이 엉망이라고 해도 여장한 범수 씨 보다는 내가 낫지 않아요? 정말 취향이 형편없는 살인마네요!”

“···지금 그럴 때가 아닌 것 같은데.”

“맞아요! 당장 붙잡아서 내가 여장보다 못한 게 뭔지 따져보죠!”


작가의말

다시는 시간 많으니까 1시간 씩 1000글자 해서 5시간이면 다 쓰겠지! 같은 오만한 생각은 하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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