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크림소다 님의 서재입니다.

Z 의 영역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공포·미스테리

크림소다
작품등록일 :
2015.03.28 16:49
최근연재일 :
2015.04.09 15:08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2,131
추천수 :
33
글자수 :
48,017

작성
15.03.31 01:25
조회
176
추천
2
글자
10쪽

6. 네임드 혼 ,민자영 (2)

크림소다 입니다 .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DUMMY

[뭐라? 내 선택을 들은 후 알려주겠다고?]


순간 민자영의 몸 주위에 하얀 아지랑이 같은 것이 피어 나기 시작했다.

아지랑이조차 그녀의 것은 광택이 있었다. 다이야몬드 가루를 부어둔 것처럼.

멀리서 혹은 제3자가 관람용으로 이 영화같은 장면을 목격했다면 화려한 퍼포먼스 디즈니사 여캐릭터의 화려한 등장씬으로 착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에는 비쥬얼말고 다른 무엇가가 확실히 있었다.

살기. 이미 우린 죽은 영혼만 남은 몸이지만, 저 아지랑이 상당히 위험한거 같다는 경고가 내 정신을 휘어 잡고 있었다.



[ 이것들이 나랑 협상을 하자는건가? 난 선택을 강요받지 않는다. 선택을 할지말지는 너희 생각을 듣고나서란 말이다. 그리고 계약은 한번 하면 무를 수가 없는 것을 모르고 온 것은 아니겠지? 근데 나보고 먼저 선택을 하라고? 새파랗게 어린 애송이들이 누굴 물로보고 !

이승에서의 나는 대조선의 국모, 명성황후. 죽어서는 이 일대 적수가 없다는 네임드 피의 황후 민자영이다.

내가 너무 잘해줬군 그래, 개는 자기 상전에게 꼬리를 흔들고, 사람은 자기 상전에게 고개를 숙여 눈을 깔지.]


순간 민자영의 검은 동공과 나의 시선이 마주쳤다.

‘흡’

그것은 아주 잠깐이었지만, 두 눈을 마주보는 것조차 힘들 정도의 강한 공포가 밀려왔다.

본능적으로 내 시선은 아래로 향해졌다


“큭”

김 훈씨의 짧은 신음소리를 보니, 그 쪽 사정도 나와 별반 차이가 없는 듯 했다.




그때 내 안 깊숙한 곳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사랑하는자여. 사랑 안에 두려움이 없고 온전한 사랑이 두려움을 내쫓나니

두려움에는 형벌이 있음이라 두려워하는 자는 사랑안에서 온전히 이루지 못하였느니라.]


‘이 목소리는 린?’


[요한1서 4장 18절 그분의 말씀이죠.]


‘두려움에는 형벌이 있다’


[ 네 우리의 힘은 그분의 대한 믿음으로부터 비롯되는 것, 두려움이란 것은 그 분에 대한 믿음의 걸림돌이니까요.

이승에서 귀신들린 자들의 대다수는 그 귀신이 활보할수 있게 두려움에 자신을 내어버린 자들의 말로였죠.]


‘린 너 내 생각을 들을 수 있는건가?’


[ 당연하죠. 그렇지 않고서야 생각으로 인한 죄 때문에 이 안에서 불편을 겪나요, 심지어 내 단짝은 이 안에서 나가버렸죠.]



생명의 위협, 아니 이미 죽어버린 우리에겐 존재의 위협이 더 정확한 표현이겠다. 아무튼 이 위협속에서 린과의 대화는 사실 찰나의 순간이었다.

인간이 죽기직전의 자기의 삶을 주마등처럼 떠올리듯, 이런 위협속에서도 또 다시 시공간이 멈춘듯한 이런 대화를 이어나간 것이다.


‘두려움에는 형벌이 있다라 ’


린이 내 안에 있다는 것, 이 무시무시한 공간에 내가 의지할 수 밖에 없는 조물주의 존재를 린을 통해 깨달으면서 난 내주먹보다 신의 주먹을 믿기로 했다.

이 곳에서 난 할수 있는거라고 도망다니는 것 뿐이니 다른 수도 없었다. 그럴려면 일단 이 두려움을 극복해야했다.


생각을 마친 진혁은 내리깐 눈을 다시 들어올렸다.


여전히 주위는 엄청난 살기뜬 공포의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기세 등등한 명성황후의 혼이 날 노려보고 있었지만, 여기서 두려움에 휩싸였다간 그거야 말로 형벌이 따를지 모르는거였다.



네임드 피의 황후, 명성황후의 혼 민자영은 새파란 신입 애송이들에게 따끔한 맛을 보여줘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게 혹시라도 자신과 계약을 맺은 이후에도 서열 관계는 확실해야 했기에, 그래서 작정하고 자신의 기움을 내리담아 겁을 주었다.


사실 두 녀석들이 딱히 밉상이거나 마음에 안든 것은 아니지만, 자기를 마치 언제봤다고 친구마냥 대하는게 어처구니 없는 것도 있었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자신은 늘 특급대우를 받아왔다. 계약만 해주면 뭐든 하겠다고, 심지어 일본을 바다에 가라앉혀 버리겠다는 녀석도 있었다. 신기하게도 그 녀석이 한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일본 열도가 조금 내려간 일도 있었다.


그런데 오늘 본 신입내기들은 내세울 것도 없어 보이는데 자기 영혼이 전성기로 부활한 것말고는 쥐뿔도 없는게 엄청 당당했다. 물론 네임드들 사이에서 얼마만큼 전성기 영혼과 계약 맺었냐는 이승에서 남자가 몇명의 예쁜 여자들을 꼬셨는가와 비슷한 뉘앙스가 있는 일이긴 했다.


‘이 정도면 자식들 내가 어떤 혼인지 알았겠지?’ 라는 생각을 하는 민자영은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눈을 내리 깔던 녀석 중 하나가 그것도 비리비리하고 어리버리한 영혼이 날 응시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아니, 어떻게?]


다리는 후들거리고 상태로 보아하니 엄청 쫄은 것 같은데도 두 눈동자에서는 굽히지 않겠다는 의지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호오라, 이 녀석 봐라. 눈빛만큼은 사대부네.]


자존심이 상한 민자영은 기운을 더 증폭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진혁은 지금 상황이 죽을 맛이지만, 두려워서 포기하면 진짜 죽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상황이 달라지지 않아 모양새가 우습게 된 민자영이 어쩔줄을 모르고 있을때였다.


“그...그. 그만, 말하..겠다.”


고통에 몸부림치던 김 훈의 입이 먼저 열린 것이다.


[흠흠. 그래 그렇게 말한다니 ]


그녀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젤리같은 양 어깨를 살짝 들어 올리더니 기운을 거둬들였다.


김 훈은 입을 열었다.

“악몽의 숲 거길 건너고 싶다. 난 여기가 일본보다 더 싫거든. ”


민자영은 그 말에 경악했다.


[ 너희가 악몽의 숲을 어떻게 알고 있지? 그거가 어떤 곳인지 아냐?]


김 훈이 다시 입을 열었다.

“당신 없이는 건거기 힘들다 하더군.”


[ 뭐야 이 오글거리는 대사는? 너 그렇게 여자꼬셨냐?]


악몽의 숲이란 걸 듣자 민자영도 긴장되었는지 총총 걸음으로 사방을 걸어다녔다.


그 모습을 본 김 훈은 한 숨을 푹 쉬고 말했다.

“네임드 혼도 거긴 무리인가.”


그러자 총총걸음을 멈춘 민자영이 김 훈의 어깨에 손을 대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누가 그래?]


“아 그..그냥 뭐 당신도 긴장한거 같고해서 말한거지.”


그러자 두 눈을 동그랗게 뜬 민자영이 다시 묻는다.


[아니아니. 그거말고 누가 나없이는 건너기 힘들다고 했냐고~~?]


그렇다 민자영은 긴장해서 저런게 아니라 지금 자기 없이는 건너기 힘들다란 말에 들떠있던 것이다.


당황한 김 훈이 잠시 말을 못하고 있었지만,

민자영은 그럴수록 말이 많이 졌다.


[하긴 뭐 거기 갈정도면 날 찾아왔어야지. 제대로 찾아왔어 그럼그럼,

후후후, 내가 이렇게 숨어다녀도 나의 명성이 이 일대를 흔드는구만.]


만족스러운 듯 한참을 얘기하던 민자영을 두고 두 영혼은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소요하고 난 뒤 민자영은 우리에게 말을 걸었다.

[그만하면 잘 알았고,]


‘혼자 얘기하더니 뭘 잘알았다는거지.’


민자영은 두 영혼을 한번씩 훑어보더니 의미심장한 말을 꺼냈다.


[나보고 선택하라고 하더니 처음부터 선택권도 없었다는게 좀 존심이 상하기 하지만 말이야. 같이 가주겠어. 손 내밀어.]


잠시 김훈 과 난 누굴 말하는지 고민했는데, 민자영이 응시하고 있는건, 건장한 골격을 갖춘 김 훈 이었다.


잠시 뒤 김 훈의 몸은 민자영의 다이야 광택의 오오라로 덮여지기 시작하더니, 반투명 블링블링한 아지랑이가 피어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부럽게 지켜보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도 난 그저 좋은 동료구만,’

둘 중 아무나라도 선택 받았으면 하던 간절함이 막상 다른 이가 선택되자 마음 한구석에 씁슬함을 감출수가 없었다.


그런 날 보고 민자영이 어처구니 없다는 듯이 한소리했다.


[어이 어리버리, 내가 널 선택할줄 알았나보다? 너 이승에서 양다리였냐? 너 조선이었으면 땅팔아서 첩 살 놈이네. 넌 몸속에 이미 다른 년이 있는데 뭘 선택하라는거야!]


그 말에 김 훈과 난 둘다 당황했다.


“그럴 리가..”



[어쭈 그럴리가는 딱봐도 저기 니 몸속에 뭔가 있는게 느껴지는구만, 아까는 내가 잘 몰랐는데 너놈이 내게 눈 꼴아볼 때 딱 감이 오던데 ? 니 속에 그년 없었으면 너 같은 어리버리가 내 눈을 어찌 마주보겠어?]


“ 아 린을 말한건가? 그럼 전 혼과 계약이 안되는 몸인가요? ”


[왜 걔는 니 여동생이라도 되는거냐? 암튼 너에게 들어갈 공간은 없다. 기운도 아예 다르고,악몽 숲을 아는 정도면 다 알고 있는거 같은데 어린 것들이 엄청 교활하네. 딱 지옥감이야 니들 근데 뭘 벗어 나겠다고 몇일 남았냐? 가슴까봐 ]


순간 움찔하자 남자였던 것들이 뭘 그리 놀라라며 민자영은 다짜고짜 우리의 쇄골을 살폈다.


[13일 6시간이라 뭐 괜찮네, 자 출발.]


“근데 어디로 가야하지 이제?”


[뭐야 이넘도 어리버리한 녀석이었네 어딘지도 모르고 악몽숲 간다한거냐]


“온지 얼마되었다고 그거까지 알아. 당신이 아니까 찾아온 거지.”


[설마..... 니들 나 가이드로 쓸려고했던 것은 아니지?]


그렇게 우리는 조금 시끄럽지만 든든한 녀석을 데리고 Z영역의 초입이라는 검은 산을 벗어나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6 지연우
    작성일
    15.04.04 01:36
    No. 1

    독특한 구성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저도 다음 편 기대할게요. ^^
    응원합니다.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5 크림소다
    작성일
    15.04.04 08:09
    No. 2

    네 고맙습니다. 소설 두개를 펼쳐놔서 부담을 느끼는 중인데 댓글이 힘이되었네요 고마워요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Z 의 영역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음..죄송하고 감사합니다. 15.05.28 130 0 -
공지 안녕하세요 이곳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15.03.29 147 0 -
11 10, 죽은자들의 선택, 한풀이 or 탈출 +4 15.04.09 168 3 9쪽
10 9, Z영역의 생태계 +2 15.04.09 162 0 8쪽
9 8, +2 15.04.06 169 1 11쪽
8 7,지옥견 켈베로스 +3 15.04.05 159 1 6쪽
» 6. 네임드 혼 ,민자영 (2) +2 15.03.31 177 2 10쪽
6 5. 네임드 혼, 민자영 +6 15.03.30 213 4 9쪽
5 4. 육체, 영혼 그리고 혼. +2 15.03.30 229 3 9쪽
4 3. 새로운 곳에서 맺은 인연 15.03.29 118 2 8쪽
3 2. 저승사자와 수호천사 +6 15.03.29 205 6 12쪽
2 1. 오지 않을 것 같던 그 날이 도래하다. +2 15.03.28 217 5 17쪽
1 프롤로그. 쫒기는 자들. +4 15.03.28 313 6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