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장을 쓰면서 내내 들었던 기분을 요약.jpg
수건입니다. 즐거운 한가위 보내고 계신가요?
10장을 다 올렸습니다.
예전에 드래곤 하울링 올릴 때도, 이렇게
다 쓰고 한꺼번에 올리는 식으로 했었죠.
조회수 드럽게 안 나오는 방식이지만, 어쩔 수가 없네요.
보는 사람들을 몇 달이나 기다리게 만들어놓고
이제 다 썼다 싶었는데 또 주2회 연재로 하나씩 풀고 있으면
제가 독자라면 더 화딱지 날 것 같아서요.
그냥 몇 달에 한번 책 한권씩 나온다, 생각하시고 읽어주세요.
마침 13만자네요. 0-10화까지 합치면 대략 14만자.
사실 이 10장은 안 써도 되는 부분이었어요.
괜한 욕심 때문에 쓰자고 마음 먹었는데
이렇게 힘들게 쓸 줄은 몰랐습니다.
이전부터 제 소설에 대한, 제가 생각하는 문제점 중에 하나가,
정말 재미있을 것 같은 부분은 대부분 회상이나 간단한 설명으로 넘겨버리고
작은 사건의 작은 부분만 집중적으로 쓰게 되는 것이었어요.
간단히 말하면, 큰 서사를 정면돌파하는 힘이 부족했어요.
그걸 극복하기 위해서 7장을 길게 썼고, 이번 10장도 계획했는데
좀 애매하네요.
7장은 전에도 말했듯이 약간 아쉬움이 남는 퀄리티였고
이번 10장은 이래저래 생각해도 애매합니다.
잘 나온 건지, ㅈ같이 나온 건지...
어차피 피드백은 없을 테니, 제 스스로 퇴고를 더 많이 해보는 수밖에요.
중간에도, ‘쉴 틈 없이 이어지는 싸움’임을 강조하고 싶어서 롱테이크 형식으로
씬 분할을 안 하고 쭉 이어서 썼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잘 나온 건지, ㅈ같이 나온 건지...
레이의 대사 중에서도, 수리통계학으로 대충 둘러댄 부분이 있었는데
사실 그 부분은 추상대수학의 함수로 표현할 예정이었어요.
저도 잘 모르는 분야고, 공대 나온 친구들도 모른다고 넘어가고,
대답은 없고, 엉뚱한 녀석이 자꾸 엉뚱한 소리만 해대서 멘탈 폭발...
이런 팔자인가 봐요. 별 수 있나요.
쥰이 드디어 등장했네요.
별이나 어진이 다시 나왔을 때보다 훨씬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원랜 이 녀석이 주인공이었거든요.
주인공을 쥰에서 케니샤로 바꿔서 전면 초기화 시키고 다시 쓸 때도
개인적으론 정말 우울했었습니다.
그래도... 쓰다보니 다시 나올 차례가 오네요.
이 소설을 시작하게 된 첫 시발점이 어진이었다면,
어떻게든 포기하지 않고 질질 쓸 수 있었던 원동력은 쥰이었습니다.
10장 마지막 장면을 쓰면서... 손이 떨리더라구요.
그래도 살아있으니 겨우 여기까지 왔구나... 하고요.
11장은 시간을 조금 넘겨서, 2년 후의 이야기가 될 겁니다.
이런 식으로 몇 개의 중요 에피소드를 전개하고, 1~2년 뛰는 식으로
성인이 될 때까지 도달하게 될 거예요. 지금의 0장의 시점까지.
11장 초안도 몇 번을 갈아엎었는지 모르겠네요. 쓰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순서와 중요도를 생각하고, 작은 이야기는 어디에 병합시킬지를 생각하다보면
머리가 아픕니다. 그래도 생활비 떨어져서 머리 아픈 것보단 나아요.
10장에서 그나마 설정을 몇 개 더 풀었는데,
이를 요약/정리해서 외전 형식으로 써낼까 하다가 관뒀습니다.
설정 자랑을 마구 하고 싶긴 한데, 왠지 올리면 후회할 것 같아요.
이대로 조용히 가겠습니다.
10장 쓰는 중간에...
공모전 참가/탈락과 알바 시작/끝이 있었네요.
2018년 이후의 경제 전망을 계속 공부하면서 자주 우울해지기도 했고요.
이 동네가 폭우에 침수되서 강제 외출금지를 당하기도 했죠. ㅋㅋㅋㅋ
멘탈 쓸려가는 사건이 여럿 있었지만
그래도 꾸역꾸역 다 써서 올렸다는 사실이 참... 기분 묘합니다.
숨만 쉬고 있으면, 어떻게든 쓰긴 쓰는구나...
11장은 언제 올리게 될까요? 제가 제일 궁금하네요.
다행히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몸이 빡셀 뿐, 퇴근이 빨라서
글 쓸 시간에는 여유가 좀 있어요.
늘 그렇듯, 제 몸이 무너지거나 회사가 무너지거나
둘 중 하나의 이유로 언제 그만두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11장도 아직은 언제 올리겠다는 기약을 할 수가 없네요.
몇 달 내로 또 (저만)즐거운 이야기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연중 중간 보고도 가끔 올릴게요.
그럼, 다들 수고. 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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