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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동아리 님의 서재입니다.

천재 에이전트가 다 해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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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동아리
작품등록일 :
2024.08.10 13:23
최근연재일 :
2024.09.08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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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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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초고교급 유망주

DUMMY

12월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적 시장이 열리기도 전에 여기저기에서 영입이니 방출이니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에이전트들이 동분서주할 때.


나는 느긋하게 경주로 내려갔다.


달랑 고객이 세 명뿐이고 세 명 모두 취직에 성공했던 터라 굵직한 일은 하나뿐이었다.


“새로운 고객을 영입하는 거지.”


나는 대충 출입증을 목에 걸고 아무도 앉지 않은 좌석에 앉았다.


잔디 위에는 앳된 얼굴을 한 선수들이 가볍게 몸을 풀고 있었다.


경기장 곳곳에는 기자들과 에이전트들이 모여 있었고 선수 가족들도 보였다.


선글라스를 착용해서 그런지 나를 알아보는 이들이 없었다.


아무도 없는 사방이 탁 트인 자리에 앉자 찬바람이 마구 몰아쳤다.


“하아. 개춥네.”


허연 입김을 뿜어내며 대구에서 준 출입증을 만지작거렸다.


[남자 U-20 대표팀 1차 국내 훈련장 출입증 대구 유나이티드 전략분석팀 대리 김진우]


“이왕 줄 거면 팀장으로 주지. 대리가 뭐야.”


가볍게 혀를 찬 나는 어린 선수들의 힘찬 뜀박질을 바라보며 메시지를 가져왔다.


[매일 새로운 고객들의 정보를 확인하세요! 하루에 5번 확인하면 랜덤으로 보상이 지급됩니다. (갱신까지 남은 시간 11:42:29)]


확인하지 않은 선수 5명의 정보를 체크하는 일일 미션.


“대표 팀에 합류한 선수들이 25명이니 5일은 때울 수 있겠어.”


거저먹는 미션이었다.


나머지 하나는 매일 갱신되는 미션과 연결되는 미션이었다.


[겨울 이적 시장 종료 전까지 최대한 많은 고객과 계약하세요. 고객 숫자와 재능, 현재 기량 그리고 이적 및 임대 협상 결과에 따라 보상이 지급됩니다.]


선수 정보를 확인하고 내 고객으로 만들기.


현재 내 상황에서는 쉽지 않은 미션이다.


나의 어마어마한 명성을 듣지 못한 선수라면 모를까.


대가리에 총을 맞지 않은 이상 나와 계약하려는 선수들은 없었다.


“바로 해외 진출을 노리는 게 아니라면 쉽지 않은 선택이지.”


해외 진출도 실력이 되어야 가능한 거지 실력도 없으면 힘들다.


걔들 눈이 옹이구멍은 아니니까.


나는 선수들의 미니 게임을 구경하며 미션을 수행하기로 했다.


한 번도 확인하지 않은 선수의 정보를 확인하는 미션.


대구 스카우트 팀에서 넘겨받은 정보를 토대로 다섯 명을 골라 정보를 확인했다.


[이름] 박대민

[나이] 18세

[신장] 190cm [몸무게] 85kg

[포지션] 스트라이커

[주발] 왼발

[종합 능력] 104/144


“확실히 좋네.”


대형 스트라이커 유망주로 평가받는 선수답게 능력치가 훌륭했다.


발밑도 나쁘지 않고 190에서 나오는 공중볼 경합은 물론 버티는 힘도 좋아 감독들이 무척 좋아하는 스타일의 선수였다.


그리고 ‘파워 헤더’와 ‘아크로바틱 슈팅’은 선수와 매우 잘 어울리는 특성이었다.


*파워 헤더(B)

-머리로 슈팅이나 공을 걷어낼 때 힘이 강하게 실립니다.


*아크로바틱 슈팅(B)

-유연한 신체를 이용한 아크로바틱한 슈팅을 선호합니다.


이 특성 덕분인지 고교 무대에서 오버헤드킥, 여러 번의 발리슛을 성공시키며 존재감을 뽐냈다.


워낙 화려한 실적을 남긴 선수라 수도권 구단들의 구애를 받는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다음은 범생이처럼 생긴 녀석.


“이 친구도 나쁘지 않지.”


[이름] 이주영

[나이] 18세

[신장] 185cm [몸무게] 78kg

[포지션] 수비형 미드필더

[주발] 오른발

[종합 능력] 101/136


이주영은 기본기가 나쁘지 않고 다재다능한 3선 미드필더였다.


유망주임에도 경기를 읽는 눈이 좋은 선수였다.


경기가 잘 풀리는 날에는 후방 빌드업, 템포 조절, 공격 방향 설정, 반대 전환이 모두 되는 만능으로 변신했다.


특성은 ‘기복’과 ‘패스 마스터’


*기복(A)

-컨디션에 따라 기복이 심합니다. 안 풀리는 날에는 저조한 플레이를 보여주지만, 잘 풀리는 날에는 경기를 지배합니다.


*패스 마스터(C)

-다양한 패스와 패스의 질에 영향을 줍니다.


이 친구도 프로 구단과 계약을 맺는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다른 두 사람도 종합 능력이 101/135, 100/132로 꽤 높았다.


전부 탐나는 선수들이지만 4명 모두 에이전트를 두고 있었다.


나는 스카우트 팀에서 준 분석지를 읽으며 볼을 긁적거렸다.


“하필 나와 사이가 나쁜 에이전트들이란 말이지.”


지금도 이를 갈고 있다니 그냥 건드리지 말아야겠다.


이제 남은 선수는 한 명뿐.


채 대표를 비롯해 전 구단이 구애를 보낸다는 화제의 그 녀석.


“이 녀석이 김용한인가. 오!”


나는 화려한 드리블로 동료를 바보로 만들어버리는 청년의 플레이에 감탄하며 정보를 확인했다.


[이름] 김용한

[나이] 18세

[신장] 184cm [몸무게] 72kg

[포지션] 공격형 미드필더

[주발] 양발

[종합 능력] 125/182

[특성] 2/5

*하드 워커(A)

-지칠 줄 모르는 체력으로 경기장 곳곳을 누빕니다. 팀을 위해 희생하고 궂은일을 도맡아서 할 수 있습니다.

*아트 사커(A)

-번뜩이는 예측불허의 플레이를 즐깁니다. 특히 온 더 볼 상황에서 화려한 플레이를 펼칩니다.

[정보]

*김용한의 정보를 알고 싶다면 신뢰를 얻으셔야 합니다.


유망주를 넘어서는 기량에 말도 안 되는 잠재력을 지녔으며 훌륭한 특성까지.


“채 대표가 군침을 흘릴만하네.”


확실히 한국 축구를 책임질 선수라 평가 받을만했다.


지금까지 내가 확인한 선수 중 가장 압도적인 가치를 지닌 선수였으니까.


세부적으로 들어가 보자면 화려한 플레이를 즐겨하는 선수답게 개인기 14, 드리블 16으로 매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하드워커 특성 덕분인지 지구력과 활동량은 안우현과 비슷했다.


기본기도 충실한 편이고 무엇보다도 미드필더로서 모난 부분이 보이지 않았다.

단단한 육각형이랄까.


그나마 약점으로 꼽자면 워낙 돌아다니는 걸 좋아해서 공격 포인트가 적다는 점이었다.


공격형 미드필더치고는 박스 타격 능력이 낮은 편이었다.


다만 좀 감안해야 할 부분은 김용한이 일반 고교 축구부 팀 소속이라는 점이다.


동료들의 부족한 부분을 메꾸느라 돌아다닐 수밖에 없었으니까.


일반 고교 팀을 이끌고 대회 4강을 밥 먹듯이 올라간 미친 클러치 능력을 더 높게 평가해야 했다.


“심지어 고등학교 2학년 때는 우승도 했네.”


나는 녀석의 화려하면서도 막힘없이 풀어나가는 플레이를 보며 혀를 내둘렀다.


많이 뛰고 동료들에게 찔러주고 고속 드리블로 뚫어 공을 공간으로 밀어 넣는 플레이.


녀석의 간결하고 깔끔한 플레이에 놀라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고교 무대와 국제무대에서 밥 먹듯이 하던 플레이였으니까.


지금까지 수많은 유망주들을 봐왔지만, 이 녀석처럼 여유롭게 플레이하는 유망주는 없었다.


남들보다 시간을 알차게 쓴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더더욱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아무런 준비 없이 접근했다가는 열이면 열 거절당하겠지.”


안 그래도 나쁜 이미지가 더 나빠질 거다.


김용한의 마음을 흔들 수 있는, 아니면 가족들을 설득할 수 있는 나만의 무기가 필요했다.


감이 잡힐 듯한데 오래 쉬어서 그런지 머리가 굴러가지 않았다.


커피를 때려 부어도 소용없었다.


그래서 머리도 식힐 겸 미션 성공 보상을 확인하기로 했다.


[보상으로 받은 랜덤 박스를 사용하시겠습니까? Y/N]


사용을 누르자 보라색 박스에서 푸른빛이 일렁이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제 모습을 드러냈다.


[‘이적 소문’을 획득하셨습니다!]


“이적 소문? 이건 뭐지?”


[이적 소문]

원하는 선수의 이적과 관련된 모든 소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소문은 기사 제목 형식으로 요약해 제공합니다.

(소모성 아이템입니다.)


원하는 선수의 이적 소문이라.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데?”


아이템이 나온 타이밍이 좋았다.


예전부터 관심을 뒀던 김용한이 사정거리에 들어와 있었으니까.


나는 고민하지 않고 방금 얻은 따끈따끈한 아이템을 사용했다.


[‘이적 소문’을 사용하셨습니다.]

[‘차세대 엘리트 미드필더’ 김용한을 둘러싼 이적 소문을 기사 형식으로 불러옵니다.]

[국내 이적 소문 198개, 해외 이적 소문 23개가 발견되었습니다.]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이적 소문만 200개가 넘어갈 줄이야.


“역시 슈퍼스타는 다르네.”


나는 휘파람을 찬바람에 날려 보내며 국내 소문부터 확인했다.


우선 어중이떠중이들을 걸러내고 중복 기사들까지 걸러냈다.


그러자 기사는 10개로 추려졌다.


먼저 김용한 영입에 관심을 보이는 구단들을 확인했다.


[김용한을 예의주시한 서울, 자유선발로 영입하겠다고 선언!]

[전북의 끈질긴 구애, 김용한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

[대구 단장,‘김용한은 프로무대에서 충분히 통할 선수,’영입 계획에 포함되어 있다.]

[최고의 대우를 약속! 대전 초특급 유망주의 마음을 훔치나?]

[선수들을 빠르게 정리하는 안양과 제주, 김용한을 영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명문 대학도 예의주시. 프로 무대도 좋지만, 대학 무대를 거쳐 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역시 인기가 많아.”


김용한은 고교 무대를 평정하고 국제무대에서 증명한 선수니 구단에서도 충분히 통한다는 판단이 섰을 거다.


위의 기사들이 진짜인지 아닌지는 알아봐야겠지만 말이다.


나머지 4개는 앞선 기사와는 약간 궤를 달리는 정보들이었다.


[김용한의 에이전트, 진로를 앞두고 고심하는 중.]

[돈보다는 충분한 출전 시간을 보장해주는 팀을 원해.]

[해외 진출은 시기상조일 수도?]

[집에서 가까운 구단과 계약하길 원하지만, 출전 시간을 보장해준다면 생각을 바꿀 의향은 있어.]


“이건 완전 1티어 정보인데?”


워낙 입이 무거운 선수였던 터라 사소한 정보라도 캐내려고 했던 구단과 에이전트들이 피똥을 쌌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막상 리포트를 준 대구도 특별한 정보가 적혀 있지 않았으니까.


물론 이걸 알았다고 해서 김용한이 나를 에이전트로 선임하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김용한에게 접근하기에 앞서 그의 아버지를 설득시켜야 했으니까.


해외 이적 소문은 거의 다 쭉정이라 볼 게 딱히 없었다.


찌라시에서 가져온 기사인지 몰라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니 레알 마드리드니 현실성이 부족했다.


“이적료가 150억이라니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그나마 현실성이 있어 보이는 기사는 두 개 정도.


[FC 아우크스부르크 슈테판 로이터 단장,‘김용한은 분데스리가에서 경쟁력이 있는 선수.’]

[PSV 에인트호번 톤 헤르브란츠 단장,‘한국의 초특급 유망주인 김용한을 주시 중.’]


FC 아우크스부르크와 PSV 에인트호번 모두 한국 선수들과 인연이 깊은 구단들이었다.


실제로 아우크스부르크 단장은 한국 선수를 영입하길 희망한다는 인터뷰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조건만 맞아 떨어진다면 바로 해외 진출도 가능했다.


물론 아직 병역 문제가 남아 있으나 해외 진출은 자주 찾아오는 기회가 아니었다.


김용한도 이를 알고 있을 거다.


나는 다시 고민에 잠겼다.


대학 진학, 프로 리그, 해외 진출.


먼저 대학교는 정말 비추천이다.


먼 미래를 바라보고 큰 크림을 그리고 있다면 모를까.


김용한의 대학 진학은 한국 축구의 퇴보가 다름없었다.


다음은 프로 리그 진출.


사실 프로 리그를 생각한다면 에이전트가 맡은 역할은 전무했다.


신인 우선 선발 방식은 연봉 상한선이 정해져 있어서 계약을 투명하게 진행할 수 있었으니까.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채 대표 앞에 앉히는 것뿐.


“내 활약이 너무 적어져.”


매력적인 선택지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


무엇보다도 대구에 보내기에는 출중한 실력이 너무 아까웠다.


“역시 답은 해외 진출뿐인가.”


내가 돋보일 수 있는 강점이고 티는 잘 내지 않지만, 선수 본인도 해외 진출을 꿈꾸고 있을 거다.


유럽 리그 전문가인 점을 잘 어필한다면 김용한과 아버지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지 않을까.


다만 이렇게 진행되면 채 대표와의 관계가 삐걱거릴 수 있었다.


이제 막 대구와 계약한 김대현과 사카타에게 불이익이 떨어질지 모른다.


채 대표는 생긴 대로 뒤끝이 강한 남자였으니까.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던 중.


무언가가 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협상 테이블에만 앉혀 놓기만 하면 실패해도 뭐라 하지 않겠다는 채 대표의 말.


좋은 생각이 떠오르자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씰룩거렸다.


“김용한을 협상 테이블까지만 데려가면 되잖아? 뭐, 쉽네.”


물론 속이 좁은 남자, 채 대표는 꼬투리를 잡겠지만, 어쩌겠는가.


자기가 한 말이 있는데 지켜야지.


가장 큰 걸림돌이 사라지자 홀가분한 마음으로 계획을 세웠다.


나는 선수 리포트에 적혀 있는 그의 아버지의 약력에 주목했다.


[한국 축구의 살아 있는 전설, 김석철]


이번 계획의 핵심 인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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