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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동아리 님의 서재입니다.

천재 에이전트가 다 해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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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동아리
작품등록일 :
2024.08.10 13:23
최근연재일 :
2024.09.08 23:15
연재수 :
2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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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
글자수 :
13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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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8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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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유럽에서 온 메일

DUMMY

김대현의 대구 유나이티드 이적은 빠르게 진행됐다.


채 대표는 김대현의 얼굴을 보자마자 얼싸안으며 헤벌쭉 웃었다.


“대현아! 내가 네 빅 팬이데이!”

“아, 감사합니다. 하하하!”


진정한 팬이라고 밝히며 좋아하는 채 대표는 스킨십을 앞세워 직접 구장을 소개해줬다.


살짝 긴장했던 김대현은 채 대표의 적극적인 대쉬에 조금씩 밝은 미소로 변해갔다.


대표의 픽이라 살짝 정치적인 느낌이 강했지만, 대구는 괜찮다.


대구의 주인은 선수도 팬도 아닌 채 대표였으니까.


그의 마음에 들면 탄탄대로였다.


아무튼 메디컬 테스트는 스무스하게 합격했고 계약서 사인 및 유니폼 촬영도 빠르게 끝마쳤다.


김대현은 기존 선수들의 등번호를 뺏고 싶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비어 있는 22번을 선택했다.


탁월한 선택이다. 동료들에게 처신상은 항상 중요한 법이니까.


나이도 어린데다 풀백 포지션이 상징성 있는 등번호를 뺏어간다면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다.


프로 무대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동료들과의 관계, 감독과의 관계도 중요했으니까.


한국이든 외국이든 똑같았다.


나는 계약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녀석에게 물었다.


“1부에 온 소감이 어때?”

“으음, 계획대로 착착 진행된다는 느낌일까요.”


김대현의 자신감 넘치는 대답에 나는 피식 웃었다.


“다음 목표는 정해뒀어?”

“우선 팀에 잘 녹아 들어서 리그 적응을 빠르게 끝낸 후 멋지게 활약하는 거죠. 그러면 내년에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 선발될 수 있지 않나 싶어요.”

“그거 정말 중요하지.”


김대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선발되어야 제 꿈을 이룰 수 있을 테니까요.”

“당연히 될 테니 걱정하지 마.”

“그럴까요?”

“나 못 믿냐?”


녀석은 피식 웃었다.


“에이! 당연히 믿죠!”

“너처럼 양쪽 풀백에서 뛸 수 있는 자원은 우리나라에 한 명밖에 없으니 자신감을 가져도 돼.”

“아, 울산에서 뛰시는 도민호 선배님. 도 선배님 정말 공 잘 차시죠. 축구 지능도 좋고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줄까 고민하던 나는 그만두기로 했다.


아무리 멘탈이 좋은 김대현이라 해도 자리가 하나 없다는 걸 알게 된다면 실망할지도 모르니까.


그만큼 항저우 아시안 게임은 선수들에게 중요한 이벤트였다.


최종 결과에 따라 선수 커리어에 큰 영향을 끼칠 테니까.


그러니 유럽 진출을 꿈꾸는 녀석이 끄집어 낸 거다.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자.”

“알겠습니다. 형님!”


안우현에 이어 김대현을 안정적인 직장에 취직시켰겠다.


오랜만에 많은 양의 업무를 처리했다.


선수들 계약 뒤처리, 훈련 세션 점검, 법률 자문, 정보 수집, 프로필 작성, 채 대표의 부탁 등 할 일이 많았다.


나는 메모장을 켜두고 하나씩 미션을 클리어 나갔다.


“우현이가 부탁한 훈련 장소 예약은 했고 대현이 집은 채 대표가 구해준다고 했으니 맡기면 돼. 공식 계약 발표 일자는 1월 2일. 좀 기다려야겠네. 제의했던 구단들에 연락도 돌리고. 인천은 빼자.”


박 팀장은 내게 모욕감을 줬으니 반성할 시간을 줘야겠다.


나는 아침에 먹다 남은 편의점 샌드위치를 입에 넣고 우물거렸다.


음식이 상할 위험은 없다.


난방을 간헐적으로 했으니까.


법률 자문은 변호사 사무실에 맡기면 되니 메일을 보내면 된다.


나머지 잡일을 처리한 후 훈련 세션을 점검했다.


훈련 세션은 요즘 중점적으로 분석하고 확인하는 업무였다.


먼저 안우현의 정보를 불러왔다.


[이름] 안우현

[나이] 25세

[신장] 184cm [몸무게] 81kg

[포지션] 풀백

[주발] 오른발

[종합 능력] 104/146

[특성] 2/3

*인간 투석기(B)

-다른 선수들보다 길게 던질 수 있습니다. 정확도가 높아집니다.

*예측 수비(C)

-상대의 움직임을 읽고 예측하는 적극적인 수비를 즐깁니다. 등급이 높을수록 예측 적중률이 높아집니다.

[정보]

*안우현은 현재 K리그2에 어울리는 실력을 갖춘 플레이어지만, 유럽 4대 리그에서 뛸 수 있는 잠재 능력을 지녔습니다.

*분위기 메이커입니다.

*FC 부천08을 무척 좋아합니다.

*훈련 강도가 높다고 생각합니다만, 충분히 버틸 수 있습니다.

*식단 관리에 불만이 많습니다.

*당신을 매우 신뢰합니다.


“뭔가 많이 늘어났네.”


내가 짠 훈련 세션을 소화한 지 일주일이 조금 넘었다.


그동안 큰 변화는 없었으나 스로인 스탯이 오르고 인간 투석기 특성 등급이 한 단계 상승했다.


그론마크가 가르쳐준 내용을 잊지 않고 반복 숙달한 결과였다.


그리고 스로인의 질이 달라졌다는 걸 본인도 느꼈는지 자신감이 부쩍 올라가 있었다.


그동안 경기에 출전하지 못해 자신감이 부족했던 녀석에게는 긍정적인 변화였다.


나는 녀석의 스탯과 정보를 엑셀에 입력했다.


식단 관리에 불만이 많으니 조만간 고기를 먹여야겠다.


“얘는 이대로 가면 될 것 같고.”


안우현의 정보를 끄고 김대현의 정보를 불러왔다.


[이름] 김대현

[나이] 20세

[신장] 174cm [몸무게] 68kg

[포지션] 풀백

[주발] 오른발

[종합 능력] 119/154

[특성] 2/4

*스피드 레이서(B)

-필드를 빠르게 달릴 수 있습니다. 온 더 볼과 오프 더 볼 모두 영향을 줍니다. 공수 전환 시 빠르게 복귀할 수 있습니다.

*데드볼 스페셜리스트(B)

-우수한 킥력으로 코너킥과 프리킥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등급이 높을수록 세트피스 정확도가 높아지고 골키퍼가 손을 쓰기 어려워집니다.

[정보]

*김대현은 현재 K리그1에 어울리는 실력을 갖춘 플레이어입니다.

*명랑한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실전 경험이 많을수록 성장 속도가 빨라집니다.

*채 대표의 관심을 부담스러워하나 프로답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대구는 해외로 진출하는 징검다리라고 생각하나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당신을 신뢰합니다.


안우현과 달리 김대현의 스탯은 변동이 없었다.


예상했던 터라 실망하지 않았다.


김대현은 몸에 쌓인 피로를 풀어주는 훈련 세션이었으니까.


채 대표의 관심을 부담스러워한다는 정보가 있었지만, 녀석이라면 충분히 견딜 수 있을 거다.


변동이 크지 않더라도 오늘 정보를 엑셀에 입력해주었다.


선수 정보 확인이 끝나고 남은 일은 채 대표가 맡긴 업무.


바로 일본인 용병 영입하기였다.


12월 말까지 영입 리스트를 작성하고 최우선 영입 대상과 협상이 목표였다.


굉장히 촉박했으나 채 대표의 요구 조건이 워낙 까다롭고 일본 현지 에이전시의 일처리 문제로 진행이 더뎠다.


우선 채 대표가 원하는 포지션은 미드필더였다.


3선과 2선에서 뛸 수 있어야 하고 한국 리그 적응에 문제가 없어야 하며 젊어야 했다.


당연히 이적료는 낼 생각이 없다.


무조건 FA로 풀린 매물이어야 했고 연봉도 싸야 했다.


“아무리 그래도 용병인데 연봉 상한선 3억은 너무하잖아.”


옵션 포함 5억까지는 가능하다는 말에 헛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나는 고개를 저으며 일본 현지 에이전시에서 받아온 자료를 모니터에 띄웠다.


만 25세 미드필더 선수들로 구성된 자료임에도 수백 명이 넘었다.


한 눈에 봐도 일본은 선수층이 두텁고 체계화가 잘 되어 있었다.


J리그에서 주전으로 뛰는 선수들부터 시작해서 대학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까지.


좋은 매물들이 꽤 보였다.


“싹 다 영입하고 싶네.”


하지만 꿀 같은 매물을 보고도 군침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과거에는 잘 나가는 에이전트였을지 몰라도 지금은 골골대는 에이전트였으니까.


아쉬운 마음에 한 숨을 내쉬며 한 명씩 프로필을 살폈다.


장장 세 시간의 사투 끝에 입맛이 까다로운 채 대표의 조건에 충족하는 선수들을 고를 수 있었다.


수백 명의 선수 중 조건에 맞는 선수는 단 8명.


그중 절반은 자국 리그에서 주전으로 뛰는 선수들이라 패스했다.


선수가 관심을 보여도 연봉에서 파토날 거라 시작하지 않는 편이 정신 건강에 이롭다.


나는 추리고 추린 선수들의 플레이 영상을 체크했다.


“기량 자체는 괜찮은데 말이지.”


현재 기량은 김대현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거나 비슷했다.


일본인 특유의 예쁘게 볼 차는 습관이 있는 선수도 있었고 옅은 선수도 있었다.


문제는 내 눈에 들어오는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가 없다는 거다.


뭐랄까 공을 안전하게 배급하는 플레이는 좋은데 개성이 없다고 해야 하나.


그래도 채 대표가 원하는 조건에 가장 부합하는 선수들이라 내키지는 않아도 리스트에 올렸다.


직접 눈으로 봐야 알 수 있겠지만, 이 정도면 아슬아슬하게 합격을 줄만 했으니까.


나는 영입 리스트를 작성해 메일로 보낸 후 대구 유나이티드 박강식 강화부장에게 연락했다.


“박 부장님, 메일로 보냈습니다. 확인 부탁드립니다.”


-네? 벌써 다 추리셨다고요?


나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신 후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더 빨리 끝내고 싶었는데 일본에서 자료를 늦게 보내는 바람에 아무튼 확인하고 연락주세요.”


-아, 알겠습니다. 대표님과 상의 후에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나는 끊기 전에 그를 붙잡았다.


“아! 참! 박 부장님, 남자 U-20 대표팀 1차 국내 훈련장 출입증 발급 언제 받을 수 있나요?”


-협회에서 일괄적으로 12월 23일에 보내주기로 했습니다. 발급 받는 즉시 바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소속은 저희 구단 직원으로 해드렸으니 문제없을 겁니다.


“감사합니다.”


통화를 마친 나는 한 번 더 영입 리스트를 확인했다.


몇 번을 돌려봐도 썩 마음에 드는 선수가 보이지 않았다.


“플레이 자체는 괜찮은데 번뜩이는 무언가가 없단 말이지.”


황소처럼 거칠게 들이박는다거나 시그니쳐 드리블이라든가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추천했을 텐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이대로 시간을 보내기가 아쉬워서 눈을 낮추고 탈락 서류를 훑어볼까 고민하던 중.


메일 하나가 와 있었다.


“정말 오랜만이네.”


묘한 눈빛으로 발신인의 이름을 바라봤다.


[빅토르 콜라르]


그는 스포츠 인베스트 인터내셔널 대표이사이자 유럽에서 활동하는 에이전트였다.


유럽에서 활동할 당시 베를린에서 열린 트랜스퍼룸 서밋에서 만나 친해진 업계인이었다.


인성이 글러먹었던 내가 어떻게 에이전트와 친분을 다졌냐고 조금 놀랄 수 있는데.


활동 무대가 크게 겹치지 않는다면 마찰을 일으키지 않았다.


가깝게 지내려고 노력했지.


아무튼 서로 선수를 소개해주고 타 리그로 연결시켜주기도 하면서 금전적인 이득을 꽤 취했다.


물론 비즈니스 관계에서 친했다는 거지 사적인 친분은 전혀 없었다.


비즈니스를 제외하면 메일을 주고받는 사이가 아니었으니까.


그런 그가 메일을 보냈다는 건 나와 일을 하고 싶다는 신호였다.


꼬였던 매듭이 하나씩 풀리니 일이 술술 풀리는 걸까.


“돈이 되는 일이면 좋을 텐데.”


당장 돈이 급한 건 아니지만, 최근 지출이 꽤 컸던 터라 보충이 필요했다.


현금은 많으면 많을수록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했으니까.


살짝 부푼 기대를 안고 내용을 확인한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시아 선수를 영입하라고?”


주로 체코 선수들만 다루는 인간이 뜬금없이 아시아 선수를?


이건 무슨 해괴한 소리인가 싶어 선수 리포트를 클릭했다.


이름을 확인한 순간 사라졌던 흥미가 다시 돌아오기 시작했다.


그가 언급한 선수는 만 24살의 일본인, 사카타 소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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