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륵오륜담(破勒悟輪譚) 2부 탈피(脫皮) -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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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륵오륜담(破勒悟輪譚)
2부 탈피(脫皮) - 프롤로그
푸른 하늘에 새하얀 새털구름이 길게 뻗어 있었다. 햇빛이 짤랑짤랑 물결 위에서 춤을 추었다. 해맑은 안색의 바다는 수평선까지 바람보다도 빨리 달렸다.
햇살에 부유하는 수많은 먼지들이 유리가루처럼 아름다운 곳, 형형색색의 물고기와 해초, 산호들이 화려한 연회를 베푸는 곳, 괴상망측한 모양의 장님 물고기들이 숨을 죽이고 있는 곳, 그리고 아무것도 없을 듯 칠흑 같이 어두운 은밀함.
“우르릉…….”
선명한 푸른 결계로 보호받고 있던 곳 한 편이 무너져 내렸다.
해곡(海谷) 속에서부터 들려오는 굉음과 뭉게뭉게 일어나는 따끔따끔한 돌먼지, 그리고 마침내는 해곡이 아닌, 해구(海口)로 만들어버리는 무언가가 있었다.
순식간에 주위의 모든 것들을 파괴하며 올라온 것은 붉게 빛나는 기다란 무엇이었다.
“저건 뭐지?”
여리고 작은 손가락들 사이에는 엷은 막이 있었다. 그리고 그 손이 닿으려 할 때, 하얗게 빛이 작열하였다.
잠시 후, 그 모든 일이 거짓말인 것처럼 까맣게 정적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것은 천천히 바닥으로 가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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