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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무희 님의 서재입니다.

파륵오륜담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바람무희
작품등록일 :
2009.10.20 17:47
최근연재일 :
2009.10.20 17:47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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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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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6.15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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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5쪽

파륵오륜담 1부 각면 6

DUMMY

려은은 가빈사라의 손에 이끌려 한참 걸어 꽃으로 덮인 언덕 아래 궁에 도착했다. 전체가 얼마만한 넓이인지 짐작도 되지 않는 엄청나게 거대한 궁은 온통 황금으로 되어 있었다. 둥글넓적한 지붕 아래는 배흘림기둥들의 연속으로 벽은 보이지 않았다. 방의 구분은 각종 천이나 귀금속, 보석들로 만들어진 휘장 또는 발이 대신하는 듯 보였다.

궁의 바깥 바닥에도 흙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온통 꽃으로 가득해서 바람이 불면 꽃잎이 항상 함께 했다. 꽃밭 사이로 흐르는 작은 실개천 바닥엔 까만 안산암(安山巖)이 사각 반듯하게 깔려 있었고 새끼 손가락만한 은어(銀魚)들이 맑게 흐르는 물속에서 매끈하고 탄력 있는 몸으로 숨바꼭질하듯이 꽃들의 그림자 속으로 들었다 났다 민첩하게 헤엄치고 있었다.

음악과 웃음소리, 주향(酒香)이 궁에 가득했다. 몇 가지 현악기로 연주되고 있는 음악은 기복이 심하고 귀를 심하게 자극하는 고음 위주였다. 남녀가 어울려 술에 취해 젖은 눈으로 서로의 몸을 더듬었다. 황금으로 만들어진 상에 늘어뜨려 놓아진 똑같은 재질의 그릇들 위의 산해진미들과 유리병속의 무색투명한 술을 먹고 마셨다. 가끔 려은으로서는 알아들을 수 없는 묘한 농담을 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모두 비단옷을 입고 각종 보석장신구를 달고 있었고 용모는 대체로 준수하거나 아름다웠다.

가빈사라는 려은을 길고 가는 홍옥을 황금빛 줄로 이어 만든 발로 사방을 막은 작은 방에 데려다 주었다.

폭신해 보이는 새하얀 비단금침을 가리키며 말했다.

“잠시 자는 게 좋겠어. 많이 지쳐 보여.”

그 말에 려은은 고개를 끄덕였다.

려은이 눕는 것을 보고는 가빈사라가 생긋 웃으며 말했다.

“나중에 궁을 안내해 줄께.”

“응.”

려은은 가빈사라가 발을 들어 나가는 것을 보고 눈을 감았다.

‘노곤하다…….’

이상하다고 어렴풋이 느꼈다. 몸에 납을 녹여 씌워 놓은 듯 무거웠다.

‘이 감각은…….’

아침에 기억나지 않는 꿈을 꾸고 일어났을 때부터였다. 그 후의 여러 가지 일들 때문에 그것을 의식할 새가 없었던 거다. 그러나 그 정도가 아침보다 더한 듯 했다.

‘난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걸까... 하지만.. 너무 무거워…….’

그것을 마지막으로 려은은 잠이 들어버렸다.

려은은 자신이 분명 잠이 들었고, 지금은 꿈속이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아까 잠을 자려고 누운 기억도 있고, 자신의 몸이 사람 같지 않게 무게 없이 너무나 가볍게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자신의 몸이 움직이는 것을 타인처럼 바깥에서 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의식은 몸속에, 눈은 몸밖에 있는 상황은 꿈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결코 설명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발을 들어 올릴 때 홍옥끼리 부딪혀 난 차랑하는 소리가 묘하게 생생했다.

‘내 것, 내 것…….’

누군가 말하고 있었는데 그 목소리가 기이할 정도로 낯이 익었다. 귀에 쏙 들어와 가슴에 착 달라붙었다.

‘되찾아야…….’

굉장한 열망이 목소리에 담겨 있음을 그 마음이 자신의 것인 양 잘 알 수 있었다. 낮고 쉰 목소리가 계속해서 자신의 것을 되찾아야한다고 반복해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위를 바라보는 것이 보였다. 그러더니 소리 내어 말했다.

“거기 있구나!”

려은은 소름이 끼쳤다. 그건 분명 자신의 목소리였다. 조금 전까지 들리던 목소리는 굳이 구분하자면 남자의 목소리에 가까웠다. 그러나 지금 들린 소리는 분명 열아홉 살짜리 소녀의 목소리다.

자신의 까만 눈이 묘하게 번들거린다 싶더니, 주위의 공기가 뜨거운 아스팔트 위의 공기처럼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여러 가지 색의 빛들이 눈앞을 스쳐간다고 느끼고 마침내 제대로 시야에 무언가 들어왔을 때 려은은 놀라 부들부들 떨었다. 그러나 실지 려은의 몸은 전혀 떨지 않고 있었다. 오히려 기대감에 심장 박동이 거세져 뜨거운 피가 온몸을 휘감아 돌고 있었다.

이곳은 팔대지옥 중에서도 중합지옥(衆合地獄)이었다. 우두(牛頭)들과 마두(馬頭)들이 죄인들을 몰아 철로 된 산들 사이에 세우면 마치 기다렸다는 듯 산들이 움직여 그들을 찌부러뜨렸다. 또 한쪽에서는 평평한 돌에 망자들을 눕혀놓고 커다란 바위를 던지고, 쇠절구에 넣어 철로 된 절굿공이로 곱게 찧는다.

펄펄 끓는 붉은 쇳물이 흐르는 강에 낚싯바늘과 같은 것을 빙빙 돌려 망자들의 몸을 꿰어 던져 넣었다. 커다란 도엽수(刀葉樹)도 있었다. 그 꼭대기엔 망자들이 각자 간절히 바라는 것들이 보인다. 그러면 망자들은 날카로운 이파리에 몸이 찢기면서도 기어이 올라가나, 막상 바라는 것을 얻을라치면 그것이 다시 나무 아래에 있는 것이다. 그렇게 망자들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사이에 몸은 걸레처럼 갈기갈기 찢기고 목숨이 끊어진다.

형벌을 한번 거치고도 죽지 않은 죄인들의 경우엔 쇠로 된 개미나 사마귀들이 천천히 씹거나, 얼룩무늬의 야마의 개들이 재빨리 달려와 머리만 남기고 먹어치웠다.

때때로 나찰들이 ‘살아나라! 너희들의 형벌은 끝나지 않았다!’ 라고 외치면 망자들은 다시 온전한 몸으로 되살아났다.

짓이겨지고 찢겨 쇳물로 된 강물과 별도로 피가 또 다른 강이 되어 흐르고 있었다. 땅의 빛깔은 반쯤 응고된 피의 색과 같은 검붉은 색.

형용하기 힘들 정도의 처절한 고통의 비명, 신음, 절규.

지옥의 하늘은 절망의 검은 색.

그리고 회색의 혼돈이 짓쳐들고 있었다. 아수라 족들이 번쩍거리는 무기를 앞세워 헐벗은 망자들을 짓밟고 나찰들을 도륙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방나찰들은 죽기 직전까지도 결코 일보도 물러서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태도로 망자들을, 그리고 자신들을 공격하는 아수라 족들을 형벌의 틀에 집어넣고 있었다.

중합지옥의 우두와 마두를 비롯한 아방나찰들은 자신들의 눈앞에 다가온 회색 종족들을 보고 이미 등활지옥(等活地獄)과 흑승지옥(黑繩地獄)이 그들의 손에 넘어갔다는 것을 알고 최선을 다해 버티는 것이었다.

지옥은 세계의 근간이었다. 혼(魂)을 형벌을 통해 정화하여 윤회의 수레바퀴가 끊임없이 굴러가도록 하는 원동력이었다. 형벌을 중지함은, 혹은 형벌이 중지됨은 모든 도와 천, 계가 흔들리고 결국 무(無)의 상태로 되돌아감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염마왕은

‘망자들의 형벌은 멈추어선 안 된다. 그러니 내가 지금 판결하겠노라! 지옥에 무단으로 발을 들여놓은 아수라족들은 모두 무간지옥행이다! 그러니 걱정 말고 지옥의 불구덩이와 개미지옥, 도엽림(刀葉林)과 검수림(劍樹林)에 처넣어라!’

라고 한 것이다. 아수라 족을 모두 죄인으로 취급하여 지옥 안에서 해결을 보겠다는 심산이었던 것이다.

지옥의 역량을 생각해볼 때 그만해도 충분했다고 염마왕은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태는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었다.

아수라 족은 기세등등했고 그에 따라 팔대지옥 중 두 개의 지옥이 순식간에 무너졌다. 아수라족을 사로잡아 맨 아래 측량할 수 없는 깊이에 있는, 측량할 수 없는 크기의 공간인 무간지옥(無間地獄)에 처넣는 게 아니라, 아수라 족이 무간지옥까지 쳐들어갈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었다.

려은은 참혹한 지옥의 광경에 정신이 없다가, 겨우 조금 익숙해져 사방을 분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아수라족과 나찰들, 망자들이 뒤엉킨 속에서 하얀 점을 찾아내었다. 더 자세히 보길 원하자 더 자세히 보였다. 려은은 손을 들어 눈가를 만졌다. 안경을 쓰고 있지 않았다.

려은은 자신의 마음대로 몸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 또한 깨달았다. 그러나 어쩐지 꼭두각시 인형을 조정하는 줄이 달린 나무판 두 개 중 하나는 다른 이가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다른 이’란 모르는 이이면서도 왠지 자신과 매우 친밀하다는 것도.

꿈에서 본 남자애였다. 그 옆의 하얀 개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그 소년이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내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눈에 박혔다.

“으... 아!”

마치 괴물 같은 외침을 내지르며 려은은 앞을 향해 내달렸다. 이때만은 려은도 ‘그 다른 이’와 본능적으로 의지를 함께 하고 있었다.

가현은 공중에서 무언가가 날카로운 파공음을 내며 다가오는 것을 느끼고 일종의 무기인가 싶어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그것은 인간이었고, 당황한 가현은 손에 구를 든 채 몸이 굳었다.

그러나 그 순간 라후가 려은을 막아섰다.

“챙!”

쇠와 쇠가 맞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려은의 손톱이 까맣고 길게 자라나 있었다. 손등에도 까만 비늘이 울룩불룩 몸속에서 움직이며 올라오고 있었다.

“방해를!”

려은이 거칠게 외쳤다. 려은의 목소리와 그 낮고 쉰 목소리가 뒤섞였다. 라후가 짙푸른 눈을 칼날같이 날카롭게 번뜩이며 되받았다.

“너야말로!”

려은의 눈에 살기가 돌았다. 붉은 광채가 괭이의 눈처럼 세로로 일직선을 그리며 눈 속에서 움직였다. 그 순간 라후가 눈을 크게 뜨고 외쳤다.

“너는!”

라후의 사모(蛇矛)가 땅에 챙그랑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라후는 경악하여 움직이지도 못하고 나직이 중얼거렸다.

“너…….”

려은은 자신을 바라보는 라후의 눈빛이 안타까이 무언가를 품고 있는 것을 알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그녀는 오직 가현의 손안에 있는 것을 원할 뿐이었다.

가현은 눈앞의 려은을 보고 놀라 입을 벌렸다. 지옥의 검은 하늘을 배경으로 하고 지옥의 타오르는 불꽃에 비춰진 그녀의 까만 눈 속에 홍색 세로의 선 같은 눈동자가 번뜩이고 있었다. 손톱은 까맣게 길게 자라나 있었으며, 손등은 같은 색의 비늘로 덮였다. 머리칼은 제멋대로 길게 자라나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그녀의 눈은 자신의 손 안에 있는 구에 고정되어 있었는데 그 눈동자의 강력한 념(念)이 자신을 속박한 듯 일순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소한 아수라왕은 그런 가현의 손에서 구를 빼앗으려 했다. 그 재빠른 손길에 가현은 이상한 거부감을 느끼고 손을 거둬들였다. 방금 전까지 소한 아수라왕에게 그 구를 주려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그에 분노한 소한 아수라왕이 진회색 눈동자의 주름진 얼굴로 호통 쳤다.

“네가 감히 나를 거역하다니!”

그리고 그 순간 가현은 기묘한 것을 발견했다. 소한 아수라왕의 크게 벌린 입 안으로 금속성의 광택이 흐르는 까만 갈고리와 같은 것을 본 것이었다.

“크르르르…….”

소마가 털을 곤두세우며 낮게 으르렁거렸다. 가현 또한 소한 아수라왕에게서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 라후가 소한 아수라왕의 소리에 고개를 돌려 가현을 바라보았다.

‘주술이 깨어졌다.’

라후의 미간이 좁혀졌다.

“꽝!”

땅에 움푹한 구덩이가 파였다. 흙먼지가 풀풀 일어나는 가운데 려은이 서 있었다. 가현은 소마와 함께 허공에 떠 자신을 공격한 려은을 보았다.

려은은 집 화장실 바닥에 쭈그려 앉아 있었다. 화장실에 흔히 보이는 불투명한 회갈색 날개를 가진 작은 날벌레가 물에 빠져 허둥대고 있는 걸 보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하수구 구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남의 일처럼 바라보고 있었다.

‘싫어…….’

자신의 의식이 남아 있는 상태로 자신이 휩쓸려가는 것을 본다.

려은이 날아올라 허공을 날카로운 손톱으로 갈랐다. 가현이 이에 운선(雲扇)을 펼쳐 풍압을 막아내었다.

“큭…….”

가현의 눈빛이 변했다.

‘강하다.’

소마가 가현의 앞을 막아서고는 입을 벌려 하얀 안개와 같은 것을 쏟아내었다. 순식간에 주위의 망자들과 나찰들, 아수라족 몇몇까지 얼어붙었다. 소한 아수라왕과 라후는 재빨리 물러섰다.

려은은 서리 덮인 몸으로 슬며시 웃음 짓고는 한 손을 펼쳐 마구 들끓는 불덩어리를 만들어 내었다.

“안 돼!”

가현이 서둘러 소마의 앞을 막아서서 펼쳐진 운선에 기를 불어넣었다. 운선의 구름문양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려은의 입술 한쪽 끝이 올라갔다.

그리고 마침내 불덩어리가 운선과 충돌했다.

“끼이이이이이…….”

운선이 귀가 찢어질 듯한 비명을 질렀다. 피를 먹고 살아가는 마구(魔具)인 운선이 그런 식으로 소리 내는 것은 가현으로서도 처음 보는 일이었다.

마침내 불덩어리가 삭아 사라졌다. 운선의 살 중 하나에 금이 갔다. 가현의 이마에 땀이 맺혔다.

려은의 얼굴에 흥미롭다는 듯한 표정이 스쳤다. 그리고는 직접 날아들어 가현의 어깨를 날카로운 손톱으로 할퀴었다.

“윽.”

좀 전의 움직임과는 전혀 달랐다. 눈에 보이지 않는 속도로 이동하여 마치 그 자리에 원래부터 있었던 듯 보이는 안정감 있는 자세로 나타난 것이었다.

려은은 자신의 손톱 끝에 걸린 가현의 살점을 입에 넣고 천천히 씹었다. 혀를 내어 손톱을 핥고는 말했다.

“천신(天神)의 향이 난다.”

그러더니 고개를 갸우뚱하며 중얼거렸다.

“천신은 뭐지?”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라후의 얼굴이 굳었다. 설마 했건만, 본능을 따라 그의 것인 여의보주(如意寶珠)를 되찾으러 온 것뿐이라는 이야기였다.

가현은 처음 당한 심한 부상에 창백하게 질려서 오른손으로 피가 흘러내리는 왼쪽 어깨를 꽉 잡고 있었다. 그리고 려은의 피에 젖은 하얀 이빨, 혀 위에 있는 자신의 살점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 이빨의 선연한 빛깔과 반복되는 씹는 동작을 주시하는 동안 머리가 깨질 것 같이 아파왔다.

‘안 돼! 그 애만은!’

머릿속에서 울리는 목소리에 머리의 아픔이 더욱 심해졌다.

‘누구?’

자신은 분명 그 목소리를 들은 적이 있었다. 그 여인은 울면서 애원하고 있었다. 왠지는 모르지만 알 수 있었다.

가현의 가슴 속이 마구 요동쳤다. 그의 눈에 붉게 핏발이 섰다.

아직 적은 눈앞에 멀쩡히 서 있다.

눈을 크게 뜨고 상대만을 보려 노력했다.

그리고 가현은 자신만만하게 장난감을 보듯 자신을 바라보는 려은의 눈에 눈물이 고이고 볼을 스쳐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발견했다. 의아함에 자신의 고통을 잊었다.

그리고 가슴으로 들었다.

‘구해줘!’

가현의 백의(白衣)는 피로 물들었고, 피는 그의 옷을 젖게 하고도 모자라 바닥으로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눈앞이 가물거리기 시작한 즈음, 가현은 자신의 품안에 있던 여의보주를 내밀었다.

원하던 것이 눈앞에 내밀어진 흥분 탓인지, 가현의 무의식에 가까운 동작 때문인지 쉽게 걸려들었다. 가현은 려은의 뒤통수를 접은 운선으로 강하게 내리쳤다. 려은의 몸이 축 늘어지는 것을 받아들었다.

소한 아수라왕과 라후가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소마…….”

지독한 두통과 다량의 출혈 때문에 그 말을 마지막으로 의식을 잃고 려은을 품에 안은 채 추락하는 가현을 소마가 등에 태우고 그대로 그곳에서 사라졌다.

사모(蛇矛)를 소마를 향해 던졌으나 허탕을 치고만 라후는 분노 섞인 목소리로 내뱉었다.

“지옥견왕(地獄犬王)!”

그래봐야 고작 개에 불과하다고 여겼던 지옥견왕이 공간을 저리 손쉽게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하다는 것을 깨닫고, 앞으로도 성가신 존재가 될 것임을 직감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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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파륵오륜담 1부 각면 1 +2 09.06.13 3,518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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