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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야옹이 님의 서재입니다.

인간, 인간, 인간, 사람, 짐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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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야옹이
작품등록일 :
2022.08.06 20:55
최근연재일 :
2024.06.23 21:00
연재수 :
190 회
조회수 :
5,263
추천수 :
1
글자수 :
1,012,095

작성
23.09.3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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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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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118-2(2)

DUMMY

-자귀추적자-




아 씨, 그냥 대놓고 물어볼까.


이렇게 빙빙 돌아가는 건 내 성격이 안 맞는데.


“백방으로 수소문 했지만 찾을 수 없었네. 하지만 운이 좋았지.”


“운이요?”


“그래, 운. 마침 치료할 수 있다는 짐승이 찾아와 해결할 수 있었네.”


제 발로 찾아왔다고?


“제가 듣기론 약간의, 그러니까 소란이 있었다고 들었는데요.”


“쯧쯧. 자네도 들었는가? 내가 막는다고 막았건만.”


“소문을 쉽게 막을 수 있는 게 아니니깐요.”


“그래. 근위대장이 아주 바보 같은 짓을 했지.”


“지금 생각해 보니 그렇게 허무맹랑한 계획은 아닌 것 같은데요.”


“그렇게 생각하나? 하여튼, 그 소문 자체는 사실이네. 감히 내 딸을 대상으로 그런 일을 벌였을 줄이야.”


대족장의 얼굴에 분노가 띤다.


“내가 미리 말해줬어야 했어. 이미 그 계획은··· 크흠, 미안하네.”


대족장이 헛기침을 몇 번 하며 내 눈치를 본다.


왜 저래?


“아, 네. 알겠어요. 그건 그렇고 관련된 짐승을 제가 봤으면 하는데요.”


“짐승? 몇 마리를 말하는가?”


“전부 다요.”


“알았네. 더 필요한 건?”


생각보다 일이 쉽게 풀리는데?


“필요에 따라서 제가 그 짐승을 죽여야 할 수도 있어요.”


“그렇게 하게. 이제 나한테는 쓸모없는 것들이니. 내 아랫것에게 일러둘 테니 걱정하지 말게.”


왜 이렇게 협조적이야?


수상한데.


“그리고 이제 대족장님도 짐승과의 전쟁에 동참했으면 해요. 짐승이 날이 갈수록 창궐하고 있으니깐요.”


“알았네. 그것도 협조하지. 짐승에 대한 내 태도는 바뀌지 않을 거야.”


“좋아요. ”


“그래. 아, 시간이 있으면 내 딸에게 한번 가보는 게 어떻겠나? 자네가 바로 일을 착수하기엔 시간에 필요할 테니. 그사이에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걸세.”


자기 후계자가 될 테니까 안면이라도 익히라는 건가?


음흉하네 이 사람.


“알겠어요. 궁금한 것도 있고 한번 가보죠.”


“알았네. 이만 나가보게.”


접견실을 빠져나오니 나를 안내했던 내시가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다님에게 가시겠습니까?”


빨리 해치우지 뭐.


“한번 가보자.”


내시가 몸을 돌려 안내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의 궐에 다다랐다.


“여깁니다.”


원래는 대족장의 궐에서 생활했는데 몸이 낫자마자 옮겼다고 그랬지?


흠, 들어가 보자.


미리 언급을 해뒀는지 문지기가 나를 보고 인사만 할 뿐 제지하지 않는다.


“안내하겠습니다.”


문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시녀가 다가와 나를 이끈다.


“아가씨, 손님이 오셨습니다.”


“들어오시라고 해.”


할 말 없으니까 대충 고개만 끄덕이고 가야겠어.


미닫이문 앙 옆에 대기하고 있던 시녀가 문을 열어 주었다.


안으로 들어가 다를 보니 아팠던 게 맞나 싶을 정도로 팔팔해 보였다.


“어서 오시지요. 사도님.”


“그래. 만나서 반가워.”


인사와 함께 다의 맞은편에 앉았다.


뒤에는 여자가 서 있었는데 정황상 노예기사로 보인다.


“다행이네. 잠가위에 잠식되었다고 들었는데.”


“맞아요. 천운이 작용했죠.”


적당히 담소를 나누고 궐 밖으로 나가려는데 누군가가 황급히 뛰어온다.


뒤돌아보니 다의 뒤에 있었던 노예기사다.


이름이 분이라고 했지?


“분님, 무슨 일인가요?”


“저기···.”


분이 주변을 둘러본다.


그리곤 내 가까이와 귓속말로 “실례가 안 된다면, 아쥔타가 아닌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이 여자가 어떻게 알고 있는 거지?


노예기사는 무언가 느끼기라도 하는 건가?


“아닙니다만.”


짐짓 얼굴을 굳히며 대답했다.


“그러시군요. 제가 착각했나 봅니다.”


“그걸 물으러 오셨나요?”


“아시고 계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다님의 병은 어느 한 노예기사분이 해결해 주셨습니다.”


노예기사가 왜 이렇게 많아?


이렇게 흔한 존재였나?


“그래요?”


“네. 하지만 제가 이성을 잃었을 당시 그분을 공격했고 깊은 상처를 입혔습니다.”


이런 얘기를 왜 나한테 하는 거야?


그 노예기사가 천도 아닌데.


“그렇군요. 유감입니다.”


대충 대답하고 돌아가려는데 또다시 날 붙잡는다.


“혹시···.”


내가 살짝 귀찮은 얼굴을 하자 입을 닫아버린다.


“아닙니다. 제 착각이겠죠. 죄송했습니다. 그럼, 이만.”



///



“여기에 있다고?”


불타버린 교도소 앞에 서서 나는 황당함을 머금고 소장에게 말했다.


“원래 이렇게, 이런 곳인가?”


“하하, 아닙니다. 약간의 사고가 있었죠.”


약간 이 아닌 거 같은데?


“이렇게 타버렸으면 안에 있는 것들은 모두 죽었겠는데?”


“뭐 상관있습니까? 이곳에 있던 놈들은 모두 중범죄자들인데.”


하긴.


“언질 받았지? 내가 짐승을 찾아왔다고.”


“네. 처분 또한 맡기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래. 입구만 안내해 줘.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할 테니.”


소장이 안내한 지하 안으로 들어가니 과연 말했던 대로 짐승 두 마리가 있었다.


하나는 거의 정신이 나갔는지 연신 헛소리를 해대고 있고 하나는 조용히 앉아 눈을 감고 있다.


“저 짐승들입니다.”


“씨발, 깜짝이야!”


갑작스럽게 들린 큰소리에 옆을 쳐다보니 악귀의 얼굴을 한 새타니가 어느새 나타나 두 짐승을 노려보고 있다.


“저 두 놈이라고?”


“그렇습니다.”


“해결하면 승천하든 말든 내 앞에 나타나지 마. 알았어?”


“명심하겠습니다.”


“어이쿠, 이런 간 큰 짐승들이 다 있나. 뭘 어쨌길래 새끼 짐승이 너희들한테 원한을 가질까? 마지막 할 말 있어? 내가 들어줄게.”


“내, 내가 그런 거 아니야! 나는 그저! 짐승을 위한 길이라고 들었다고!”


“뭐라는 거야? 어쨌든 마지막 할 말은 그거지?”


미친 짐승을 바싹 구워버리고 정좌하고 있는 원로를 쳐다봤다.


“괜히 있는 척하지 말고 너도 마지막 말이나 해.”


원로가 눈을 천천히 떠 날 쳐다본다.


“비록 내가 짐승이지만 엄마는 정말로 너희들을 사랑했단다. 다음 생애가 있다면 반드시 같은 사람으로 태어나 살아보고 싶구나. 내 아이들에게 이 말을 꼭 전해줘.”


“내가 네 아이들이 누군지 알고? 그래. 어쨌든 잘 들었어. 너도 잘 가시고.”


바싹 구워진 원로가 바닥에 툭하고 쓰러진다.


“됐어?”


고개를 돌리자 새타니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됐나 보네.”


이제 준하고 짐승 어미를 찾아야지.


준부터 찾자 그러면 어미를 찾을 수 있을 테니까.


밖으로 나가니 소장이 출입구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다 끝나셨습니까?”


“어, 흔적 없이 깨끗하게 정리하려고 했는데 그러면 너희들이 의심할 것 같아서 말이야.”


“하하, 의심이라뇨?”


“하여튼, 시체는 남겨놨으니까 알아서 처리하고.”


“알겠습니다. 정말 잘 됐군요.”


잘 돼?


뭐가 잘 돼?


“무슨 말이야, 그게?”


“그 정신 나간 년은 죽음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다른 짐승은 아닙니다. 그러니까 원로 말이죠.”


“자세히 말해봐.”


“원로는 아가씨를 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정상 참작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조만간 풀려날 예정이었죠.”


그래?


이놈들 원로가 얼마나 위험한 짐승인지 몰라서 그러나?


아니면 속사정이 더 있는 건가?


“내가 모르는 사정이··· 아니다. 경비단에 준 이라는 사람이 있다고 들었는데?”


“글쎄요. 제가 경비단 소속이 아니라 잘 모르겠습니다.”


하, 경비단까지 가야 하나?


준하고 그 짐승까지 찾아달라고 말할걸 그랬어.



///



“죄송합니다. 현재 경비단장이 공석이라 제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부단장이 내게 인사의 고개를 숙인다.


근위대장도 공석이고 경비단장도 공석이네.


경비단장도 대장의 개짓거리에 동참했나?


“여기에 준비라는 남자가 있다고 들었는데. 찾을 수 있을까?”


“준이요?”


알고 있는 눈치다.


“왜 그러십니까?”


“아니, 내가 걔하고 안면이 있어서 말이야. 한번 보고 싶은데.”


“아···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얼마 지나지 않아 부단장이 누군가와 같이 들어왔다.


“이분께서 널 찾으셨다.”


“준?”


“네, 네! 제가 준입니다.”


“앉아, 앉아. 내가 널 찾아온 이유는 네 동생에게 부탁받았기 때문이야. 이름이 희라던가? 더 어린애가 있었는데 걔 이름은 모르겠네.”


“희, 희요?”


“어. 부단장. 내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 얘 왜 집에 안 보내는 거야? 일련의 사건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알고 있는데.”


“그게···.”


부단장이 내 눈치를 보며 우물쭈물한다.


“빨리 말해. 나 시간 없어.”


“후, 알겠습니다. 준이 이번 사건과 연관이 있다는 자체적인 판단하에 구류하고 있었습니다.”


“연관?”


“네. 하지만 사도님과 안면이 있다는 걸 보니 그럴 일은 없겠군요.”


그게 왜 그렇게 되는 거야?


나는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제 혼자 오해하고 풀고 있네.


“내 핑계대지말고, 조사 결과 아무것도 없었는데 풀어줄 명분이 없어서 그런 거 아니야?”


부단장이 얼굴만 붉힐 뿐 대답하지 않는다.


“얘, 내가 데리고 간다?”


“··· 알겠습니다.”


“야, 준. 가자”


“아, 네, 네! 알겠습니다!”



///



“오빠!”


희가 한숨에 달려와 준에게 안긴다.


“어디 있다가 이제 오는 거야!?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데!”


“미안해. 오빠가 일이 좀 있어서 늦게 왔어.”


“이제 거기 가지 마! 알았지?”


“그래, 그래. 알았으니까 이거 놓고 얘기하자.”


둘은 그렇게 한참이나 얘기를, 희가 말하고 준은 듣기만 했지만.


얘기를 나누고 희는 준의 손을 꼭 잡고 잠에 빠져들었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집에 돌아올 수 있게 되었어요.”


“감사는 무슨. 그나저나 네 엄마가 짐승이라던데.”


“네? 아, 맞아요. 희에게 들으셨나 보네요.”


그래서 이놈들이 잡아두고 있었구나.


혹시 모르니깐 말이야.


“네 엄마는 어디에 있는데?”


“제가 알기론 교도소에 있다고 들었습니다. 조만간 풀려날 예정이라고 들었어요.”


“응?”


싸한 느낌에 준에게 재차 물었다.


“교도소 지하감옥에 갇혀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럴 게 아니라 당장 면회라도 가봐야겠어요.”


그러던 분이 이것저것 주섬주섬 챙기기 시작했다.


아니겠지?


지하감옥에 갇힌 짐승이 얼마나 많··· 씨발.


“같이 안 가시겠어요?”


“어, 응. 나는 여기 있을 테니까 너 혼자 갔다 와.”


“알겠습니다.”


불안감을 안고 준이 나가는 걸 쳐다봤다.


한 시간쯤 지났을까?


준이 넋이 나간채로 돌아온다.


“엄마가, 엄마가···!”


설마?


“사도에게 죽었다고···.”


불안한 예감은 왜 항상 맞아떨어질까?


“왜, 왜! 도대체 왜! 우리 엄마는 비록 짐승이지만 우리를 위해서···!”


분을 이기지 못한 준이 기절해 버린다.


그, 그럼.


내가 죽인 게 희와 준의 짐승 엄마였다고?


원로가 고아들을 거둬 키우고 있었다고?


지랄, 지랄하지 마!.


씨발, 웃기지 말라고!


나는, 나는 사도야.


사람, 사람을 위해서 짐승을 죽일 의무가 있는 사도라고.


피치 못할 사고였어.


그래.


나는 임무를 하던 중 어찌할 수 없는 사고를 겪은 거뿐이야.


나는 아무런 잘못이 없어.


단지, 임무를 수행하던 중에 우연히 이 일에 걸려든거라고.


그 원로가 희와 준의 엄마란걸 알았다고 해도 난 사도의 의무에 따라 죽였을거야.


나는 도망치듯이 희의 집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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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115(1) 23.09.03 15 0 11쪽
126 114(2) 23.08.28 15 0 11쪽
125 114(1) 23.08.28 15 0 11쪽
124 113 23.08.27 17 0 11쪽
123 112 23.08.20 28 0 11쪽
122 111 23.08.12 18 0 12쪽
121 110 23.08.07 24 0 11쪽
120 109(2) 23.08.05 21 0 12쪽
119 109(1) 23.08.05 45 0 12쪽
118 110(1과 2사이지만 1과 가장 가까운 어느곳) 23.07.31 19 0 8쪽
117 109(1과 2사이지만 1과 가장 가까운 어느곳) 23.07.30 35 0 11쪽
116 108 23.07.10 23 0 12쪽
115 107 23.07.09 91 0 12쪽
114 106 23.07.08 24 0 12쪽
113 105 23.07.03 35 0 12쪽
112 104 23.07.02 110 0 11쪽
111 외전 23.06.19 22 0 12쪽
110 외전 23.06.19 26 0 12쪽
109 103 23.06.18 20 0 15쪽
108 102 23.06.17 36 0 11쪽
107 101 23.06.12 25 0 12쪽
106 100 23.06.11 3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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