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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야옹이 님의 서재입니다.

인간, 인간, 인간, 사람, 짐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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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야옹이
작품등록일 :
2022.08.06 20:55
최근연재일 :
2024.05.2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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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1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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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DUMMY

-연-



“그렇습니까? 다님께서 절 많이 찾으셨다니···.”


“네. 한시바삐 자신의 노예기사를 찾아야 한다면서, 저에게 분님을 본 적이 있냐며 물으셨습니다.”


“아, 그런···.”


분이 자리에 멈춰서 눈가를 훔친다.


그렇게 우리는 한동안 멈춰서 분이 자신의 감정을 추스르길 기다렸다.


“미안합니다. 제가 추태를 보였습니다.”


“아닙니다. 그 마음은 제가 누구보다도 이해합니다.”


대장이 분의 말을 받았다.


“감사합니다.”


분의 말을 끝으로 침묵 속에 걷길 얼마간.


다님의 방을 지키던 근위대가 우릴 발견하고 형식적으로 문 앞을 가로막는다.


“분님.”


“부탁드려요.”


“네. 하지만 저분은···.”


근위대가 대장을 흘끗 쳐다본다.


“죄송합니다.”


“괜찮소. 절차는 마땅히 지켜야 하지. 분님. 먼저 들어가 계십시오.”


대장의 말에 분과 나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다님은 어떻습니까?”


“평소와 다를 바 없습니다. 그저 평온히 잠을 주무시고 계시죠.”


“그렇군요.”


분의 말에 나는 다님을 빤히 쳐다봤다.


무슨 일을 겪고 계실 전혀 상상이 안 돼.


대장이 다님을 만났다니.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어떻게 이런 우연이 발생할 수 있지?


생각에 빠진 와중에 대장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


“실례하겠습니다.”


대장이 분에게 실례를 구하고 다님에게 다가와 얼굴을 쳐다본다.


“왜요? 뭐 떠오르는 거라도 있어요?”


“그냥 쳐다봤소. 혹시나 내가 기억하는 다님과 다른가 싶어서.”


“그래요? 어떤데요?”


“내 기억과 다르지 않군.”


“그런데요. 어떻게 다님이 대장하고 같은 세상에 있었다는 걸 안거예요?”


“서로 만났으니까.”


“그러니깐요. 거기에 있던 사람은 대장하고 다님밖에 없었어요?”


“다른 사람도 있었소, 짐승도.”


대장하고 같이 있었던 짐승인가 보네.


“네. 그러니까 제 말은 다른 사람도 있었고 짐승도 있었는데 왜 다님만 잠가위에 잠식되었다고 생각한 거예요?”


“다님은 천님과 생면부지의 낯선 사람이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네?”


“그렇소. 잠가위에 잠식되었을 당시 본 사람 중엔 오직 다님만이 생면부지의 사람이었소.”


“아, 그렇구나.”


나는 턱을 매만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뭐가 좀 이상한데.


“그런데 말이에요. 대장으로선 그렇다고 쳐도 다님은요? 대장은 알지라도 다님은 대장의 지인과 짐승을 모르잖아요.”


“그렇군.”


“혹시 제가 나왔어요?”


“안 나왔소.”


“그러니까요. 그렇게 따지면 다님과 대장이 동시에 아는 사람인 제가 나와야 하는데 안 나왔잖아요.”


“그 당시 내 기억엔 당신은 없었소.”


아, 그렇구나.


“그렇군요. 조금 이상하긴 하군요.”


분이 내 말에 동조했다.


“어쨌거나, 생각해 봐야 할 문제군. 이건 차차 생각해 보기로 하고. 분님.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네.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그럼.”


대장이 분에게 인사하고 방을 나섰다.


“같이 가요.”


“아, 분님. 잠시 전해드릴 얘기가 있는데 시간 괜찮으실까요?”


대장과 같이 나가려고 하는데 분이 날 붙잡았다.


왜?


대장이 들으면 안 되는 말이라도 하려는 건가?


“네. 대장, 잠시만요. 방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먼저 나가지 말고요.”


“알았소.”


대장이 문을 마저 열고 나간다.


그리고 분이 닫힌 문을 쳐다보고 나를 쳐다본다.


“할 말이란 게 뭐예요?”


“다름이 아니라 천님이요. 노예기산데 왜 등이 정상인 거죠? 그리고 아쥔타 없이 왜 혼자 있는거죠?”


그건 나도 모르는데.


“글쎄요. 저도 그건 잘···.”


머리를 긁적이며 얼버무렸다.


“그렇군요. 연님은 천님과 잘 아는 사인가 봐요.”


“아, 네. 뭐.”


“대장···이라고요?”


평소에 다른 사람한테 관심이 없었는데 왜 대장에게는 관심을 가지는 거지?


같은 노예기사라서 그런가?


“네. 저의 대장이에요. 그러니까 대장이 노예기사가 되기 전에. 저희는 함께 활동했거든요.”


“그렇군요.”


분이 고개를 작게 끄덕인다.


그리곤 생각에 잠긴 듯 가만히 서있는다.


“저는 이만 가봐도 될까요? 대장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아서요.”


“한 가지만 더 물어봐도 될까요?”


가겠다는 나의 말에 정신 차린 분이 요청했다.


“네. 말씀하세요.”


“혹시··· 아. 아닙니다.”


“네?”


“천님이 기다리고 계실 테니 어서 가보세요.”


물어볼 게 있다더니 갑자기 축객령을 내리네.


“네. 그럼, 이만.”



///



“대장, 계획이 뭐예요?”


“단순 무식하게 가야지.”


“그러니까 단순 무식하게 가 어떤 건데요?”


“탐문.”


뭐라고?


“대장, 정신 나갔어요? 여기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있는데 탐문하겠다뇨?”


대장의 어이없는 말에 나도 모르게 험한 말을 해버리고 말았다.


“당신은 방법이 있소?”


“아니 뭐···.”


나라고 딱히 뾰족한 수가 있는 건 아닌데.


“대족장님이 이미 사람들을 풀어서 수소문했어요. 대장이라도 뭐 다를 것 같아요?”


“내가 대족장을 잠깐 만나보니 어진 사람으로 보이던데. 맞소?”


“네. 저희 대족장님이 다른 족장에 비해서 그렇긴 해요.”


요즘엔 점점 성격이 변하시고 있지만.


“그렇다면 수소문할 때 모질게 대하지 않았겠군.”


“네. 아마 그럴 거예요.”


“연, 사람은 말이오. 쥐어짜면 뭐든지 나오게 되어있소.”


“뭐라고요?”


나는 짐승을 한번 쳐다보고 대장을 다시 쳐다봤다.


짐승은 슬픈 표정을 하고 대장을 쳐다보고 있었다.


“쥐어짜면 뭐든지 나온다고 말했소.”


대, 대장은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왜 이렇게···.


충격적인 말에 나는 대장을 멍하니 쳐다봤다.


“내 전에 대족장에게 한 가지를 요구했소.”


면책 특권.


“대족장도 내가 요구 한 바의 의미를 모르진 않을 거요.”


“대족장님은···!”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네.”


아무리 성격이 변하셔도 부족원에게 그럴 분은 아니야.


“아닌데 왜 나에게 이런 특권을 부여하겠소? 가신들의 격한 반발을 무릅쓰면서 말이오.”


나는 뭐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반박할 수 없었다.


“걱정하지 마시오. 그렇다고 무고한 사람을 쥐어짜 내지는 않을 테니.”


“대장의 말은 무고하지 않은 사람은···.”


나는 마차 말을 맺을 수 없었다.


“쥐어짜 내야지. 피 한 방울까지.”



///



대장이 빈민가에 들어가 문제를 일으킬 거로 생각했지만, 내 생각과 다른 곳으로 향하고 있다.


교도소로.


“여긴 왜요?”


“쓰레기들이 잡다한 정보는 많이 가지고 있는 법이지.”


대장이 고개를 들어 거대한 정문을 쳐다본다.


그리곤 좌우로 돌려 지나치게 높은 담까지 확인한다.


“마을의 규모가 크니까 범죄자도 많은 모양이오. 내가 대도시를 가본 적이 없어서 모르는데 다른 곳도 이렇소?”


“이곳이 다른 곳에 비해 특이하긴 하죠. 대족장님께서는 부족원이 범죄로 인해 불안에 떠는 걸 항상 안타까워 하셨어요. 치안이 좋아야 부족원이 마음 놓고 생활한다고 하셨거든요. 그래서 현행범이나 조사를 통해 죄가 밝혀진 자는 모두 이곳에 가둬두고 있어요.”


“그렇군. 들어갑시다.”


안으로 들어가자 내가 들어온 걸 용케도 눈치챈 교도소장이 헐레벌떡 뛰어나온다.


“여, 연님 아니십니까? 여기엔 어쩐 일로···.”


소장은 대장은 안중에도 없고 내 눈치만 본다.


아마도 대장이 누군지 모르는 듯하다.


그나저나 이 사람은 왜 이렇게 안절부절못하는 거야?


무슨 죄라도 지었나?


“볼일은 제가 아니라 이분이 있어서 왔습니다,”


“네? 이분이요?”


“그렇소. 내가 이곳에 볼일이 있어서 왔소.”


대장이 대족장님에게 받은 문서를 꺼내 보여준다.


소장이 문서를 읽고 화들짝 놀라 대장을 쳐다본다.


“그, 그러시군요. 일단 안으로 모시겠습니다.”


“그럴 필요 없소. 내 한 가지 묻고 싶은 게 있는데 답해주실 수 있소?”


“네. 제가 할 수 있는 거라면···.”


“이곳 범죄자는 전부 중범죄자들이오?”


“네?”


소장은 대장이 말하는 바가 무엇인지 이해가 잘 가지 않는 모양이다.


“이곳에 있는 범죄자가 전부 중범죄자들이냐고 물었소.”


소장이 날 흘끗 본다.


나는 대답하라는 눈짓을 보냈다.


“마, 맞습니다. 극악무도한 놈들만 모여있는 곳이죠.”


“좋군.”


“네? 좋다는 게 무슨 말씀인지···.”


“한 가지 더 부탁드릴게 있소. 이곳에 있는 모든 사람을 모두 대피시켰으면 하오.”


“대, 대피요?”


소장은 이번엔 정말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대장을 쳐다봤다.


“그렇소. 미안하지만 그렇게 해 주실 수 있겠소?”


“이, 이건 저 혼자 판단할 사항이 아닌지라···.”


“책임소재를 가리는 거라면 내가 모든 걸 지겠소. 소장도 방금 내가 보여준 문서를 보지 않았소?”


“그거야··· 그런데 무슨 연유로 그러시는지···. 아! 이놈들 하나둘쯤 때려 패는 건 괜찮습니다. 그걸 걱정하시는 거라면 마음 놓으셔도 됩니다.”


“그것이 아니오. 내가 이유는 말 못 하지만 부탁드리겠소. 한 사람도 빠짐없이 대피시켰으면 하오.”


“대장! 도대체 왜 그러는 거예요? 소장님도 이유를 알아야 직원들을 설득하죠.”


보다 못한 내가 대장에게 물었다.


“나중에 말해주겠소. 소장, 부탁드리겠소.”


“네, 네. 알겠습니다. 조금만 시간을 주시면···.”


“한 시간 드리겠소. 명심하시오. 모든 사람이오. 이곳엔 나와 연, 그리고 범죄자들만 있어야 하오.”



///



한 시간 후.


교도소의 모든 직원이 영문도 모른 채 정문 앞에 서 있다.


“소장, 해산을 부탁하오.”


“이, 이대로 말입니까?”


“그렇소. 전부 퇴근시키시오. 당신도. 말했다시피 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소.”


“아, 알겠습니다.”


소장이 전원에게 퇴근을 명령했고 직원들은 고개를 갸우뚱하면서도 이른 퇴근에 기뻐했다.


“당신도. 아니. 굳이 있고 싶다면 말리진 않겠소.”


“저, 저도 가겠습니다.”


“잘 가시오.”


대장이 무슨 짓을 벌이든 그 일과 엮이고 싶지 않은 듯 소장도 부리나케 집으로 향했다.


“이제 들어갑시다.”


“뭘 하려고요? 이제는 말해줘도 되지 않아요?”


“뭘 하긴? 뭘 알고 있는지 캐내야지.”


“그것만 할 건데 대피시킨 거예요?”


“청소도 하고.”


청소?


여전히 대장의 이해 못 할 말에 더 물을까 했지만 설명해 줄 것 같지 않아 입을 다물었다.


대장과 나는 범죄자들이 갇혀있는 감옥으로 움직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제일 가까운 감옥에 도착해 잠가위에 대해 알고 있는 걸 물었다.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역시나 돌아오는 대답은 내 예상과 같다.


나 같아도 답해주지 않을 거다.


대장이 쥐어짜 내면 뭐라도 나온다고 했지?


뭘 어쩌려는 속셈이지?


“정말 알고 있는 게 없소?”


“아, 씨발! 그렇다니까! 오늘 기분도 안 좋은데 왜 이렇게 질척대는 거야!?”


“그 방에 있는 사람 전부 모른다고 생각해도 되겠소?”


“그래!”


다른 사람의 의견은 묻지도 않고 버럭 소리를 지른다.


“후회하지 않겠소?”


“뭐라고?”


대장의 후회하지 않겠냐는 말에 움찔한다.


“후회하지 않겠냐고 물었소.”


“하, 참나! 어이가 없어서. 내가 후회 안 하면 어쩔 건데? 뭐, 해코지라도 하려고? 너 운 좋은 줄 알아. 이 창살이 없었으면 넌 나한테 죽었어!”


같잖은 위협을 섞어가며 윽박질렀지만, 대장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대장 이제 쥐어짜려고요?”


“뭐, 뭐!? 쥐어짠다는 게 무슨 말이야!?”


범상치 않은 말에 남자가 화들짝 놀란다.


“걱정하지 마시오. 당신에게 그럴 일 없을 테니.”


대장이 걸음을 옮겨 떨어진 곳에 있는 감옥으로 걸어간다.


작가의말

다음주는 휴재입니다


연휴라서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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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109(1과 2사이지만 1과 가장 가까운 어느곳) 23.07.30 35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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