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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quiem M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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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elco
작품등록일 :
2008.03.08 21:35
최근연재일 :
2008.03.08 21:35
연재수 :
4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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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10
추천수 :
110
글자수 :
224,276

작성
08.03.05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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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Requiem Mass - 전쟁

DUMMY

“뭐야? 헬레나랑 사라 두 사람 모두 붙잡힌 거야?”


끝임 없이 둘이서 뭐라고 떠들고 있었다. 그것도 이노크를 비롯한 50명의 세레이언들에게 붙잡혀 한쪽 구석에 처박힌 채로 말이다. 헬레나와 사라의 대화를 들어보면 탈출해야 한다는 것인데, 멀리서도 들릴 만큼 큰 소리로 외치는 것으로 미뤄봐선.


“뭐야? 저것들, 자기들은 탈출 하는 줄로 알고 있어. 환각연기에 당한 건가?”


메이야의 말대로 헬레나와 사라는 환각연기에 당한 상태였다. 애초에 검은 안개는 없었다. 그 검은 안개라는 것 자체가 이노크의 암시였다. 그리고 마그네슘 덩어리가 땅에 박혀 있는 곳에서부터 헬레나와 사라, 그리고 이노크가 멀리 떨어져 있는 것으로 미뤄 이노크는 애초에 매복이 있을 것을 예상하고 들어오면서부터 환각연기를 흘려댔을 것이고, 헬레나와 사라는 그 연기에 휘말린 것 같았다. 그 덕분에 둘 다 큰 상처 없이 무사했다.


“개 버릇 남 못줬군.”


매복이야 당연한 것이고, 그걸 제지하고 무혈로 입성하기 위함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환각연기를 피우고, 그걸 품에 안은 체 이곳까지 왔다는 건 준비성 하나만큼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이 투철한 것 같았다. 하긴, 그 버릇이 어디 갈리는 없겠지만.


“자, 그럼 이제 어쩐다. 도우라는 명령은 받았지만, 인질을 구출하란 말은 못 들었고…”


메이야는 일단 지켜볼까 했지만, 이내 생각을 바꿔 보안처리 된 덱샤를 꺼내들었다. 무엇보다 작전에 영향을 줄 순 없는 일이니까.


----------


“메이야의 송신입니다!”

“붙잡혔나?”


에밀리의 다급한 목소리에 레이언은 보안 처리 된 덱샤를 받아들 생각은 하지 않고 에밀리의 얼굴을 쳐다보며 물었다. 그러나 그 질문은 바뀌어 있었다. 붙잡았나? 혹은 죽였나? 라는 게 아닌 붙잡혔나? 라고 했다. 레이언은 분명 그렇게 물었다. 그 말의 의미는…


“…이미 알고 계셨군요.”


에밀리의 질문에 레이언은 양 미간을 찡그렸다. 예상은 했지만 그게 이렇게 빨리 현실이 되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노크니까.”


이노크가 어디로 접근할지만 알았다면 메이야를 보내고 사라를 곁에 두었을 것이다. 배정당시 레이언 자신의 호위라는 명목으로 남겨놓았다 하나 웬만큼 강한 자객이 아니라면 이미 사령부 안에 있는 메기나 에밀리를 상대하긴 무리가 있을 테니 굳이 메이야를 남겨둘 필요가 없었을 테니까. 하지만 이노크가 어느 방향으로 들어올 지 예상하지 못했기에 메이야를 남겨둘 수밖엔 없었던 것이다.

이노크의 위치가 발각되는 즉시 보낼 수 있도록 임무에서 제외시켜 놓았던 것인데, 작전에 동참하기도 전에 인질 구출부터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으니… 서쪽에 이어 동쪽마저 뚫린 것이다.


“빌어먹을 완패다.”


통신이 들어오고 있진 않지만 서쪽 역시 동쪽과 마찬가지로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하긴… 전 세레이언들이었다 해도 대장급은 레이언과 메이야, 그리고 메기 키킨 뿐이었으며 나머진 그저 일반 세레이언이었다. 다시 말해, 지금 저 밖에서 이름 없이 죽어갈 기사들과 별반 차이가 없는 계급의 그들이 대장들과 싸워 그들의 공격을 막아낸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계산이었다.


“…모두 사령부로 불려 들여라. 사령부 안에서… 적을 맞이한다.”

“…예, 알겠… 새로운 통신입니다! 크루센이란 여자 분입니다.”

“크루센?”


레이언은 덱샤에 연결되어 있던 헤드셋을 받아들었다.


-오랜만이네요?


헤드셋 너머의 여자의 음성은 밝았다.


“…누구시죠?”


적어도 자신의 기억 속엔 크루센이란 성을 쓰는 여자를 만난 적이 없었다. 그런데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는 듯 반갑게 인사하는 헤드셋 너머의 여자에 레이언은 적잖게 당황할 수밖엔 없었다.


-어머 실망이네요. 배에서 만났고, 며칠 전엔 동생 분들과도 인사를 나눴었는데 말이죠.


며칠 전?


‘사 령 부 점 령 당 시 에 도 와 주 셨 던 분 이 십 니 다’


며칠 전이라는 말에 곁에서 다른 헤드셋을 연결하여 통신을 듣고 있던 에밀리가 반응을 보였다. 에밀리는 재빨리 헤드셋을 벗고 레이언을 쳐다보며 마치 무성영화의 배우처럼 입모양만으로 크루센이 어떤 사람인지 알렸다. 갑자기 나타나 사령부 안에서 멕라렌과 싸우고는 다시 사라져 버렸다던 그 크루센이었다.


“아아, 기억나는 군요. 그런데…”

-서쪽은 제가 막았습니다. 멕라렌 록크스는 물러났고요.

“네?”


서쪽의 공격을 막았다는 것보다 멕라렌이 물러났다는 말이 더 큰 충격적이었다. 무엇보다 두 번씩이나 멕라렌을 물 먹였다는 것이, 그것보다도 왜 이번에도 갑자기 나타나 도와준 것인지도 의문스러웠다.


-자, 그럼 전 동쪽을 도우러 갈 테니까 그쪽에 지원 병력 좀 보내주세요!


그러나 그런 의문점을 질문하기도 전에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만 끝내고 크루센은 통신을 끊어버렸다. 덕분에 벙 해진 레이언은…


“메이야에게 지원부대 보낼 테니 기다리라고 해.”


라고 명령내릴 뿐이었다.


----------


“크윽! 젠장, 이건 대체!”


2대 1 상황. 그러나 폴과 케트 윌은 카일리 블레어를 상대로 공격은커녕 방어도 못해 쩔쩔매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이노크와 더불어 마법사로써 그 능력을 인정받아 단숨에 세레이언의 자리까지 올라왔을 만큼 그 실력이 대단한 마법사이기에 상대하기가 더더욱 까다로웠다. 특히 그녀의 특기라 할 수 있는 모든 공격을 일정확률로 무효화 시키는 마법은 이젠 성질까지 돋우고 있었다.


“저 무화마법부터 어떻게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데. 저 마법 때문에 우리가 먼저 뻗게 생겼어.”


케트 윌의 말 대로였다. 아니 본질적 문제인 카일리 블레어를 죽이지 않는 이상 막아내는 건 고사하고 무화마법으로 인해 체력 저하로 죽을 지도 모를 상황이었다.


“대장으로부터 연락은?”

“아직! 이크!”


대답은 간결했지만 몸은 재빨랐다. 그리고 폴과 케트 윌이 잡담하고 있던 땅은 마치 수로를 새로 판 것처럼 깊게 파여 나갔다. 그리고 그 수로 끝에 자리했던 집 역시 한쪽 벽이 허물어져 내렸으며 나머지 부분도 삐거걱 하는 소리와 함께 비틀렸다. 저 멀리서 이 일을 벌인 카일리 블레어의 양 손에 파르스름한 빛이 사라지고 있었다. 마법의 형태로 보아 화살의 형태였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흙먼지가 돌덩이들과 함께 허공으로 떠올랐다 안개처럼 아래로 내려앉으며 흩어졌다.

그리고 이 모든 것에 휘말린 마지막 남은 반란군 3명이 숨을 거뒀다.


“휴우!”


죽어간 반란군의 시체를 보며 가까스로 피한 폴은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땀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과는 달리 또 한 번의 목숨을 부지한 순간이었다. 라곤 해도 사실상 카일리의 공격엔 살기가 없었다. 다시 말해 억지로 하는 싸움에 그저 무의미한 공격을 하는 모습이랄까. 즉, 싸울 생각이 없는 카일리의 공격일 뿐이었다. 그런 그녀의 공격임에도 파괴력은 실로 무시무시했다.


“윈드 커터!”

“카운터 베리어!”


폴이 등줄기의 땀을 느끼는 순간 케트 윌이 구르면서 기습적으로 날린 윈드 커터는 카일리 블레어의 몸 앞에 펼쳐진 모든 속성 공격을 일정한 피해로 반사시키는 방어마법에 막혀 소멸하고 말았다. 카일리가 강한 건 마력뿐만 아니라 마법을 쓰는 속도 역시 매우 빠르다는 것에 있었으며, 절대 이길 수 없는 자를 상대로 아직까지 살아남아 있다는 뜻도 되었다.


“어쩔 수 없네.”


폴은 온 몸을 뒤덮은 흙먼지를 털어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무리 싸울 생각이 없다 해도 적은 적이다. 이미 끌고 온 반란군 전원을 잃은 상태에서 단지 상대가 강하다는 이유로, 살기 없는 공격을 한다는 이유로 물러설 수도 없는 것이다.


“내 이름은 전 세레이언 기사. 폴 J. 아르미스다!”


폴은 자신의 전용 무기인 쇠망치를 들고 자세를 취했다. 지금보다 좀 더 전력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하였다. 이기지 못할 상대에게 덤빈다는 건 죽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다시 말하자면 어차피 막지 못해도 죽는다. 남은 건 죽음을 각오하는 것이 아닌 죽음으로써 벽을 만들겠다는 각오.

폴은 쇠망치 끝에 땅의 기운을 모으기 시작했다.


“난 전 세레이언 기사 케트 윌!”


케트 윌도 바람의 정령 세레스를 손 위에 올린 뒤 허리를 숙여 자세를 취했다. 폴과 함께 언제라도 공격할 준비를 한 것이다.


“…세레이언 제 3부대 대장 카일리 블레어.”


그들의 모습에 카일리 역시 지금보단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기며 마법 지팡이를 쥐고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그녀의 뒤로 서 있던 세레이언 기사들까지 모두 각자의 무기를 손에 쥐고 언제든 싸울 준비를 취하고 나자 지금까지의 차가운 밤공기와는 사뭇 다른 뜨거운 공기가 흐르기 시작했다. 살기가 흐르기 시작한 것이었다.



==========


잡설 1.

살기는 찬공기야! 라는 고정관념이 있지만... 글쎄요. 정의가 내려진 증거를 내놔봐! 라고 하겠습니다. ㅡ_-)a


잡설 2.

이제부터 본격적인 쌈입니다. 대치 상태에서의 싸움이니 금방 끝나긴 하겠지만... 뭐, 최선을 다해 써봐야죠.




갱신합니다.

* 정규마스터님에 의해서 문피아 - 자연 - 판타지 (gof) 에서 문피아 - 하 - 연재 완결(etc_fine) 으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8-03-19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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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Requiem Mass - 전쟁 08.03.05 205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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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Requiem Mass - 전운 08.02.24 175 2 11쪽
22 Requiem Mass - 전운 08.02.23 275 2 11쪽
21 Requiem Mass - 전운 08.02.23 313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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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Requiem Mass - 전운 08.02.22 237 2 11쪽
18 Requiem Mass - 전운 08.02.21 293 3 17쪽
17 Requiem Mass - 전운 08.02.21 208 7 12쪽
16 Requiem Mass - 전운 08.02.21 299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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