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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co 님의 서재입니다.

Requiem M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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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elco
작품등록일 :
2008.03.08 21:35
최근연재일 :
2008.03.08 21:35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12,931
추천수 :
110
글자수 :
224,276

작성
07.12.27 02:48
조회
1,499
추천
3
글자
7쪽

Requiem Mass - I never miss you

DUMMY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돛대도 아니 달고 사공도 없이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나라로…


“…무슨 노래야?”

“응? 응? 깨, 깼었어?”


레이언은 머리위에서 흔들리는 그림자 너머로 들리는 여자의 맑은 음색과, 그녀의 입술을 올려다보다 여자의 노래가 끝이 나자 입을 열었다. 그에 리엔은 손에 들고 있던 무언가를 황급히 치우며 새빨개진 얼굴로 자신의 무릎을 베고 누워있는 레이언을 내려다보았다.


“아아… 음치의 발악을 듣고 있자니 귀가 아파서 말이야.”


예상하지 못한 리엔의 귀여운 반응에 장난기가 발동한 레이언은 리엔의 무릎을 베고 누운 체로 한쪽 귀를 파며 대꾸했고,


“뭐, 뭐야!”

“크헉!”


음치의 발악이라는 말에 발끈한 리엔의 두 눈에 불이 켜졌고, 그와 동시에 가슴을 강타하는 주먹. 레이언은 누운 상태로 가슴을 잡고 헉헉 거렸다. 그러던지 말든지 리엔은 일어서려는 듯, 레이언을 밀어내려 안간힘을 쓸 뿐이었다.


“어서 비켜!”

“으으… 아프네, 싫어! 더 누워 있을 거야.”


레이언은 그렇게 투정부리듯 말하며 몸을 돌려 리엔의 무릎에 더욱 파묻혀 들어갔다. 문제라면 리엔의 몸 안쪽으로 고개를 돌렸다는 것 정도, 덕분에 리엔의 비명소리와 함께


“끄아악!”


무언가가 심하게 매질을 당하는 소리가 고요하던 언덕위에 울려 펴졌다.


“헉헉헉… 흥!”


한참을 레이언의 전신을 가격하던 주먹질이 멈추고 스스로 지친 리엔이 벌떡 일어나버렸고, 레이언은 뒤통수와 지면이 만나는 느낌과 눈앞에 별이 튀는 느낌을 동시에 느끼며 다시금 비명을 질렀다. 레이언이 그렇게 쓰러져 뒷머리를 거머쥐고 뒹굴자 리엔은 콧방귀를 끼며 혀를 낼름 내밀어 보이고는 등 뒤로 숨겼던 물체를 레이언의 얼굴을 향해 던지고는 그대로 돌아서서 쥐가 난 다리를 주무르며 산을 내려갔다.


“이, 뭐, 뭐야. 어, 리엔! 어디… 이게… 뭐야? 꽃 왕관? 리엔! 이거 네가 만든 거야?”

“몰라 인간아!”


돌아보지도 않고 큰 소리로 외치며 산을 내려가는 리엔, 삐져도 단단히 삐진 모양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꽤 오랜 시간동안 다리에 쥐가 나는 걸 참으면서까지 무릎베게를 해주었는데, 깨자마자 한다는 말이 음치의 발악이라니 그런 말을 듣고 기분 좋을 사람은 없을 것이었다.

레이언은 자신의 장난이 조금 지나쳤다는 걸 그제야 깨달을 수 있었다.


“리엔! 거기 서봐! 리엔! 잠깐만!”

“시끄러!”

“아, 리엔! 자, 이거봐봐!”


레이언은 다리에 쥐가 난 통에 빨리 걷지 못하는 리엔의 앞을 가로막으며 얼굴을 들이밀었다. 그제야 리엔은 레이언을 쳐다보았고,


“뭐, 뭐… 푸훕! 푸하하하 뭐야 그게!”


라며 폭소를 터트렸다. 레이언이 리엔이 만들고 있었던 꽃 왕관을 쓰고, 근처에서 꺾은 나뭇가지로 뿔을 만들어 쓰고 우스꽝스러운 표정으로 리엔의 앞을 가로막았던 것.


“아, 겨우 웃겼다. 흐흐…”

“으이구! 미워 죽겠어!”


리엔이 웃자 레이언 역시 기쁜 듯 입을 양 옆으로 길게 벌려 웃어보였고, 그런 레이언의 모습에 리엔은 손부채질로 달아오른 얼굴의 열을 식히고는 레이언의 옆구리에 주먹을 살짝 내리 꽂았다. 이번엔 장난이 가득 담긴 느리고 연약한 주먹질이었고, 그랬기에 레이언 역시 웃으며 허리를 구부리는 것으로 리엔의 주먹질을 받아들였다.


----------


“아까 그 노래. 어디서 배운 거야? 다시 한번만 불러줘. 아니, 나 가르쳐줘.”


레이언은 다시금 리엔의 무릎을 벤 채로 누워서 리엔을 올려다보았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레이언의 앞머리를 빗질하듯 쓰다듬던 리엔의 손길이 루벨의 질문에 의해 멈추었다.


“응? 무슨 노래?”

“아까 부르던 노래. 다시 한번 듣고 싶어. 불러줘.”


이젠 칭얼대기까지 하는 레이언. 20대가 넘어가는 청년이 하기엔 너무나 이질감이 느껴지는 행동이었지만, 레이언도, 리엔도 그런 것에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현재의 주제에만 집중할 뿐이었다.


“싫어! 또 음치네 뭐네 하려고?”


리엔은 쓰다듬고 있던 레이언의 앞머리를 다시 헝클어 버리며 멀리서 저물어가는 해를 바라보았다.


“에이, 농담이었어, 농담. 장난이었다고. 알잖아? 나 장난 좋아하는 거?”

“그래도 싫어.”


고개를 돌려버리는 리엔의 행동에 ‘음치의 발악이라는 말의 충격이 상당하긴 상당했었나보다.’ 레이언은 그렇게 생각했다.


“처음에 어떻게 시작하더라? 퍼런 하늘이었나? 아닌데, 흠… 중간에… 뭐였지? 리엔, 처음에 어떻게 시작해?”

“…하아, 알았어. 알았어.”


리엔은 짧은 한숨을 내쉬며 레이언을 내려다보았다. 그러나 한숨과는 달리 그녀의 두 눈엔 레이언을 향한 사랑만이 드러나 있었다. 리엔은 다시 손을 움직여 레이언의 앞머리를 빗질하듯 느린 손길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리엔의 입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돛대도 아니 달고, 사공도 없이,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 나라로…”


레이언은 리엔의 노래를 들으며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띄워보였다. 매우 짧은 노래가 끝이 났다.


“흐음… 후후… 노래 좋다. 누구한테 배운 거야?”

“아버지에게서, 아버지께서도 어려서 음유시인에게 배운 거래. 동방의 어느 나라의 노래라면서 가르쳐 주고 갔다나봐.”

“그렇구나.”


레이언은 고개를 끄덕이며 리엔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자, 그럼, 나 이제 가르쳐줘. 처음에 어떻게 시작한다고?”


----------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나라로…”


레이언은 저 멀리 보이는 마레크 제국의 황성을 내려다보며 차분히 가라앉은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리엔… 오래 기다렸지? 미안해. 이제, 조금만 더 기다려줘. 너의 복수 내가 해줄게.”


레이언은 그렇게 중얼거리더니 말고삐를 잡아끌었다. 목적지인 황성을 향해서…


==========


잡설 1.

동요도 저작권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좋아하는 노래인지라 써봤습니다. 저작권 제제 들어온다면 생각해봐야겠죠.


잡설 2.

복수를 위해 사는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잡설 3.

프롤로그입니다.




연재합니다.

* 정규마스터님에 의해서 문피아 - 자연 - 판타지 (gof) 에서 문피아 - 하 - 연재 완결(etc_fine) 으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8-03-19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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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Requiem Mass - 전운 08.02.23 314 3 10쪽
20 Requiem Mass - 전운 08.02.23 190 2 10쪽
19 Requiem Mass - 전운 08.02.22 238 2 11쪽
18 Requiem Mass - 전운 08.02.21 295 3 17쪽
17 Requiem Mass - 전운 08.02.21 211 7 12쪽
16 Requiem Mass - 전운 08.02.21 303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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