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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quiem M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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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elco
작품등록일 :
2008.03.08 21:35
최근연재일 :
2008.03.08 21:35
연재수 :
4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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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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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글자수 :
224,276

작성
08.03.05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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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Requiem Mass - 전쟁

DUMMY

“자, 이정도면 충분하다. 사령부로 돌아가자!”


그 즈음 에밀리 리스트필드의 지휘로 이뤄진 성벽 복구공사역시 마무리 지어졌고, 에밀리의 말을 폴이 대신 외쳐주는 것으로 피곤한 몸을 이끌고 공구와 자재를 들고 움직이던 사람들과 그 수십 배의 일을 하고 있던 돌 거인들이 모든 움직임을 멈추고 사령부로 혹은 굉음과 먼지를 일으키며 사라졌다.


“언제쯤 다시 쳐들어올까?”

“…오늘 저녁이나 내일 새벽쯤이면 쳐들어오겠지. 충분히 지쳤을 거라 예상할 테니까.”


에밀리는 폴의 질문에 심각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대답했다. 성벽 복구공사 하는 건 아무리 멀리서 들어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일이었고, 듣지 않아도 눈으로만 봐도 알 수 있는 일이었다. 지친 적을 쉬도록 내버려 두는 멍청한 짓을 할 사령관은 없다는 게 정설이니, 분명 오늘 저녁이나 내일 새벽쯤에 쳐들어올 거라는 예상을 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뭐, 대비책이 있으니까. 믿어봐야지.”


에밀리가 말한 대비책이라는 게 레이언이 내놓은 마그네슘 불기둥이었다. 실제 성공할 지, 아니면 실패할 지. 결과를 알 수 없는 작전이지만, 만에 하나 성공한다면 200명의 세레이언의 공격 시작을 저지하고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었다.

그렇기에 폭탄이 아닌 마그네슘을 묻은 것이다. 폭탄을 묻게 되면 트랩 서치 등의 마법에 걸려 해체 당할 수 있겠지만, 마그네슘 덩어리일 뿐이니 심각하게 생각하지만 않는다면 그냥 넘어갈 테고, 그걸 저격수 자이델을 비롯하여 총 10명의 저격수들이 지상으로 살짝 드러나 있는 마그네슘을 총으로 쏘아 맞혀 일어난 불기둥과 함께 진격하는 세레이언을 날려버릴 테니까.


“그래, 후웁. 우리도 가자.”


폴의 시선이 머문 곳엔 어느덧 뒷정리가 끝나고 성벽보수 공사에 참여했던 반란군은 사령부를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


“그럼, 모두들 피곤하겠지만 오늘 밤 만큼은 최선을 다해 싸워주길 바란다.”


레이언은 마그네슘을 묻는 일과, 성벽보수 공사가 끝났다는 보고에 각자의 작전 위치를 다시금 상기시켰다. 상대가 상대인 만큼 쉽게 넘어갈 전투가 아니었다. 대 테러부대와의 전투든, 제국정규군과의 전투든 현재 반란군들의 훈련의 성과를 어느 정도 기대해 볼 수 있는 일이지만, 상대가 세레이언이라면 말이 틀려진다. 이 자리에 모인 레이언을 비롯하여, 에밀리 리스트필드, 폴 지미, 레오나르트 자이델, 등의 과거 세레이언 출신의 레이언의 동생들만이 그들을 상대해 싸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화력에 대한 문제도 문제겠지만, 수적 열세가 가장 큰 걸림돌이기 때문이었다.

더 중요한 사실은 현재 이 자리에 모인 레이언의 동생들이 그 사실을 상기하고 있다는 것. 좋게 말하면 주제파악을 하고 있다는 것이겠지만, 나쁘게 말하면 승산이 없다는 걸 모두들 알고 있다는 뜻도 되기에 사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그 문제였다.


“후우… 모두, 최선을 다하자.”


레이언은 그렇게 중얼거렸다.


----------


“레이언의 곁에 에밀리가 있다는 게 확실해진 이상. 내일 새벽에 기습이 있을 거란 것 정도는 예상하고 있을 거야.”


에듀란이 어떻게 할 거냐는 표정으로 이노크를 쳐다보았다. 그러나 이미 이노크의 마음은 정해져있었다. 대비한다 해도 결국 화력과 전력에서 우세할 게 전혀 없는 레이언과 그 동생들을 한꺼번에 제압할 가장 최고의 기회를 그냥 낭비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좋아, 작전을 하달하겠다. 기본적인 건 간단하다. 150명을 이끌고 보수공사가 끝난 남쪽 성벽으로 치고 들어간다. 그리고 부상당한 군사 랑거필드와 라이더는 50명과 함께 숙영지에 남아 적의 야습에 대비하는 한편, 작전 진행에 맞춰 명령을 내린다. 나와 록크스, 블레어는 150명을 각각 50명씩 이끌고 동쪽, 서쪽, 남쪽 대로를 통해 사령부로 돌격한다. 그리고 내일, 아침 해가 뜰 때.”


이노크는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세레이언들을 돌아보았다.


“우린 사령부를 탈환한다.”


어차피 작전 자체에 큰 변화가 있을 건 없었다. 그저 레이언이 계획할지 모를 야습에 대비하는 한편, 동시에 치고 들어가면 될 일.


“질문 있나?”


이노크는 그렇게 말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나 질문이 있을 게 없었다. 아직 세부적인 상황에 대한 작전이 나오지 않았으니까.


“…그럼, 세부적인 사항으로 넘어가지.”


이노크의 말에 에듀란이 탁자 위에 마나로 이루어진 사령부를 향하는 성내 지형도에 손을 가져다 대고 짧은 주문을 외우자 곧바로 삼색의 선이 남쪽 문으로 부터 시작해서 빠르게 그려지기 시작했다. 그 선의 끝은 사령부에 닿아있었다.


“우선 카일리 블레어가 적색 선을 따라 남쪽 성벽과 사령부의 결계를 약화시키는 한편, 맹공격을 퍼부어 적의 시선을 빼앗도록 한다. 그리고 멕라렌 록크스는 녹색 선을 따라 마을의 동쪽으로 이동하여 저격수 배치 및 정문에서 싸우게 될 카일리 블레어의 군대를 보조하도록 한다. 그럼 난 금색 선을 따라 서쪽을 통해 건물 내부로 진입한 뒤, 적을 소탕한다. 이상이다.”


이노크는 에듀란이 그려놓은 그 선 하나하나를 팔뚝 길이만한 짧은 길이의 마법 지팡이로 따라 그리며 동부 사령부 탈환 작전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결국 작전이라 해봐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그저 레이언이 막기에 너무나 강한 자들이 많다는 것 뿐. 그저 ‘150명의 기사들.’ 이라 해도 세레이언이라 하면 전쟁터에서조차 일대 다수의 전투를 벌여서 살아남는 훈련을 받는 자들이기에 전투력을 따지자면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과 같은 상황만이 연출 될 것이라는 게 현재 이노크의 머릿속 결론이었다.


“작전 시작은 새벽 4시다. 그럼, 내일 새벽 레이언의 얼굴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하겠다.”


이노크는 그렇게 말을 끝맺었다.


----------


새벽 4시.


“세인트 볼! 펠츠!”


십여 개의 세인트 볼이 카일리 블레어의 손에서 벗어나 남쪽 성벽에 강하게 부딪히며 소멸해갔다. 그러자 겨우 보수해 놓았던 성벽이 멋지게 무너져 내렸고, 그렇게 전투가 시작되었다.


----------


“허! 도와줘야 하나?”


사령부에서 좀 떨어진 곳에서 사령부의 상황을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세리알은 사령부의 성벽이 무너지는 광경을 놀랜 눈으로 쳐다보았다. 성벽이 무너지자 세레이언들이 사령부를 향해 돌진하다 갑자기 동서와 북쪽 방향을 향해 나눠지더니 돌격하는 것이 망원경에 보이고 있었다.

이쯤 되자 혈연관계는 없지만, 아버지라 부르고 있는 그레이의 부탁이었던 레이언을 도와주는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자각을 하게 되었다. 솔직히 지금은 지켜보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무엇보다도 오후 내내 땅 속에 파묻었던 마그네슘 덩어리들을 무엇에 쓸 생각인지 궁금하기도 해서 지켜보고 있을 생각이었지만, 4시가 되어 거의 전원이라 할 병력이 성벽을 부수고 사령부를 향해 돌격하자 지켜보기만 하는 것도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었다.


“좀 더 지켜보고 싶었는데, 아쉽네.”


세리알은 차에 시동을 걸었다.

목적지는 당연하게도 동부 사령부였다.


----------


세레이언이 남쪽 성벽을 부수고 쳐들어왔다.

사실 이 말을 전해 듣지 못했다 해도 그 누구라도 알 수 있었을 것이고, 그 누구라도 알고 있는 일이었다. 무엇보다도 돌로 쌓은 성벽이 무너져 내렸고, ‘지진이 났다!’ 라고 생각할 만큼의 엄청난 소리와 진동은 밤이라는 시간적 특성으로 인해 더욱 소리가 증폭되어 들렸기 때문에 메기가 건네준 수면제를 먹고 깊은 잠에 빠져들었던 레이언마저도 벌떡 일어나게 했을 정도였다.


“자이델을 비롯한 10명의 저격수가 위치에 도착했다고 합니다.”


에밀리가 레이언에게 진행 상황을 보고하기 시작했다. 수면제 영향으로 잠이 덜 깬 상태의 레이언이었지만, 에밀리의 보고를 놓치지 않으려는 듯, 두 눈에 힘을 꽉 주고 있어서 언뜻 보면 화난 것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폴 지미와 케트 윌이 전방을, 헬레나와 사라 바워버드가 우측을 맡았습니다. 그리고 좌측은 새틴 바워버드와 레스티 시클러가 맡았습니다. 모두들 작전대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결국 에밀리가 레이언에게 보고하고 싶었던 내용은 작전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었다. 레이언이 듣고 싶었던 말도 그 말이었고.


“…그렇군.”


레이언은 말을 흐리며 대답했다.


“무슨 문제가 있으십니까?”

“…레스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지?”


에밀리는 갑작스런 레이언의 질문에 당황한 표정을 지어보이더니 언제 당황한 표정을 지었냐는 듯이 재빨리 본래의 표정으로 돌아갔다.


“그는 잘 싸워줄 것입니다.”

“…그럴까?”


레이언은 왠지 모를 불안감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


용어 설명


1.세인트 볼 :

성스러운 빛덩이를 던지거나 쏘는 마법이다. 쇠공이 부딪히듯 물리적인 강한 충돌은 있지만 폭발은 없다.


2.펠츠 :

던지거나 쏠 수 있는 마법에 한해 갯수를 증가시켜주는 보조마법이다. 난사라는 뜻 그대로 적게는 5개에서 많게는 십여 개의 동일한 마법을 만들어내 목표물을 향해 날아간다.


==========



갱신합니다.

* 정규마스터님에 의해서 문피아 - 자연 - 판타지 (gof) 에서 문피아 - 하 - 연재 완결(etc_fine) 으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8-03-19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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