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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co 님의 서재입니다.

Requiem M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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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elco
작품등록일 :
2008.03.08 21:35
최근연재일 :
2008.03.08 21:35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12,808
추천수 :
110
글자수 :
224,276

작성
08.03.01 11:19
조회
171
추천
2
글자
9쪽

Requiem Mass - 전쟁

DUMMY

기쁨도

슬픔도

행복도

고통도

추억도

악몽도


영원한

이별 앞에선


모두 다 무의미한


감정일 뿐이다


----------


“다시 한 번 생각해주십시오!”

“…후… 이미 결정 난 일 아닌가? 자꾸 이래봐야 자네만 궁상맞은 인간 되네. 그만 하게.”


황태자는 레이언과 협상을 체결한 이후 하루도 빼놓지 않고 오늘까지 5일째, 아침 해가 뜨자마자 찾아오는 클린트 에르드 폰 케스팔을 쳐다보며 딱하다는 시선을 보냈다. 이젠 그만할 때도 됬을텐데, 아직도 포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심정은 이해가 갔다. 다른 누구도 아닌 여동생 둘을 잃었다. 그 중에 리엔의 경우엔 겨우 자유롭게 됐는데, 갑자기 미쳐서 날 뛴 레이언의 손에 처참히 살해당했다고 했다. 그런 말을 듣고 평정심을 잃지 않고, 편협한 생각을 갖지 않을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그러나 지금 클린트의 모습은 정말 불쌍하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국법으로 다스려지고 싶은가!”


황태자가 화를 내자 클린트가 입을 다물었다.


“경은 지금 누구 앞이라고 함부로 언성을 높이는 겐가! 국법으로 다스려 역적 죄인으로써 처형되고 싶은가!”


황태자의 질문 아닌 고함에 클린트는 입을 다문 체 그대로 있었다. 할 말이 없는 것도, 그렇다고 주눅든 것도 아니었다. 그저 한심한 자신에 대한, 그리고 믿었던 황태자의 이중적인 모습에 대한 끓어오르는 분을 참고 있는 것이었다. 그걸 황태자 역시 모르고 있진 않았다. 그제야 왠지 모를 미안함이 느껴졌다.


“…우리 둘 다 그걸 바라는 건 아니지 않는가. 그러니 조금만 참고 기다리게.”


황태자는 자신이 낼 수 있는 가장 부드러운 음성으로 말했다.


----------


“…….”


눈을 떴다. 흐릿한 초점이 조금씩 맞춰지며 어젯밤 자신이 난동을 부렸던 그 호텔방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왼쪽 어깨가 말할 수 없는 고통으로 아파왔다. 그러나 아주 안 좋은 것만 있었던 건 아니었다. 그 고통 덕분에 정신이 돌아왔기 때문이었다.


“…팔이…”


붙어 있었다. 움직이진 않지만, 감각은 느껴졌다. 왼 손의 감각이 느껴지고 있었다. ‘분명 끊어졌는데, 누가?’ 붙어 있는 게 전부가 아니라 흰 붕대까지 감겨 있는 것이 누군가 수술해줬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제야 레이언은 방을 제대로 둘러보기 위해 시선을 돌렸다. 익숙하다고 느낄 수 있는 느낌이 드는 여자의 방이었다. 아쉬운 건, 누군지 알 길이 없다는 것. 리엔 이후로 여자를 바라본 적이 없는 레이언으로썬 익숙한 느낌을 주는 여자가 존재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 방이 누구의 방이라는 걸 깨닫기 전에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어? 어? 어? 깨, 깼네? 깼어. 깼어! 야! 메기! 메기! 이 자식 눈떴어!”


들어온 건 루드비아였다. 그리고 그녀의 외침이 머리를 울린다는 생각이 끝나갈 때 쯤,


“역시, 오늘쯤이면 깨어날 거 같더라. 정신이 좀 들어?”


루드비아가 끌고 온 메기 키킨과 미셸 시크레스트가 보였다.


----------


“어떻게 된 거야?”


레이언은 자신의 오른팔에 연결 된 링거액 떨어지는 속도를 확인하는 메기를 바라보며 물었다. 이제 이곳이 시크레스트 본가라는 것도, 자신을 살린 게 메기 키킨이 이끄는 외과 수술팀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러나 궁금한 게 있었다. 왜 자신이 여기에 있는지, 그리고 메기 역시 왜 이곳에 있는지.


“…기억 안 나서 묻는 거야?”

“…전혀.”

“흠… 무의식이 이끄는 데로 여기까지 왔단 말인가?”


메기는 레이언의 좌우 눈을 뒤집어 연필 굵기의 작은 손전등에서 나오는 불빛으로 레이언의 시력을 확인했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 행동이었다. 메기 키킨이 다시 멀어지며 오른쪽 가슴 앞주머니에 손전등을 집어넣었고, 오른손에 들고 있던 환자 기록노트에 약을 투여한 시간과 투여하고 있는 약의 이름. 그리고 환자의 기본적인 상태를 꼼꼼히 적어넣었다.

본래라면 이런 건 간호사가 해야 할 일이지만, 레이언은 특별한 관리가 필요한 환자이기에 메기가 들어와서 하고 있는 것이었다.


“내가 아는 건, 네가 네 혼자의 힘으로 이곳까지 왔다는 것뿐이야. 들은 바론 이곳까지 오는 동안 시티 워프를 찢어서 왔다더군. 그것도 기억 안 나는 거야?”

“그런가? 기억 안나.”


솔직한 대답이었다. 레이언의 기억 속 마지막 장면은 오암의 인을 외쳤고, 그 순간 일대가 어둠으로 바뀌었다는 것이었으며, 깨어난 뒤 알 수 있었던 사실은 이미 호텔에서 에즈밀라들과 혈투를 벌인 그때로부터 열흘이나 지난 뒤에 시크레스트 본가의 별채라는 것뿐이었다.


“…뭐, 부분 기억 상실일 수도 있으니까. 너무 실망하진 마.”


보통 환자에게라면 절대로 저런 말 안하겠지만, 악감정이 쌓인 레이언에게라면 이런 말 정도는 얼마든지 할 수 있는 메기였다. 무엇보다도 기억 상실이라고 한다면 일반 사람에게 있어 얼마나 무서운 말인가. 그걸 메기는 ‘레이언’ 이라는 존재를 향해선 얼마든지 날릴 수 있었다. 옛 감정은 다 잊는다 해도 바워버드 남매를 전쟁에 참여시킨 레이언을 용서할 수 없는 것이었다.


“…넌 참 대단한 독설가야.”

“이제 알았냐?”


메기는 시비라는 생각 외엔 어떠한 의심도 들지 않을 말투로 대꾸했다.


----------


열흘 전. 밤 11시 38분.


“살릴 수 있을까요?”


루드비아는 레이언의 상태를 살피는 메기 키킨에게 물었다.


“…끝까지 해봐야죠. 빌어먹을 개자식 이 꼴로 나타 나냐? 하여튼, 도움 되는 게 없어.”


메기 키킨은 시크레스트 가문의 저택에 도착해 있었다. 자신을 비롯해서 마취 전공의, 골상과 전문의, 성형외과 전문의가 따라붙었으며 이들 외에도 간호장교와 간호사 4명이 이곳까지 함께 왔다. 그 덕에 이곳까지 오는 동안 쓴 시티 워프 종이만 해도 수백 장을 써야했다. 연락은 루드비아가 했다. 레이언은 피투성이인 상태로 시크레스트 가문에 가까스로 도착한 뒤,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 이곳까지 오는 동안 시티 워프 종이를 썼는지, 꽉 다문 입엔 찢겨진 파란색의 종이가 물려있었다.

레이언이 도착한 뒤 루드비아와 미셸의 합작으로 곧바로 응급처치에 들어갔다. 문제는 이미 과다출혈이라는 것. 루드비아가 더 이상의 출혈을 막기 위해 서둘러 지혈마법을 쓰긴 했지만, 이미 너무 많은 피를 쏟아버린 듯, 핏기 하나 없는 얼굴에 맥박은 거의 잡히지도 않았고, 숨을 쉬고는 있지만 그 숨소리는 이미 간헐적으로 끊어지고 있었다.


“수술실을 만들어야겠어요. 미셸씨라 했죠? 작은 방 하나만 준비해줘요. 지금 당장!”


메기 키킨을 필두로 수술할 준비가 갖춰지기 시작했다. 10개의 대야가 준비됐다. 그 중 4개의 대야엔 뜨거운 물이 담겼고, 4개의 대야엔 아무것도 담기지 않았고, 그 대신 곁에 물통이 갖춰졌다. 마지막으로 남은 두 개의 대야엔 소독이 끝난 수술 도구들이 넓게 펼쳐졌다.

미셸을 비롯하여 수술에 참가할 4명의 의사들은 4개의 대야 앞을 차례로 지나가며 스펀지를 적시고 있는 의학용 세척제 거품을 팔뚝까지 적셔가며 문질렀고, 다 문지르고 나면 간호사가 달라붙어 흘려주는 깨끗한 물에 손을 씻었다. 그렇게 총 네 번에 걸쳐 손을 씻은 뒤에야 다시 간호사 두 명의 도움을 받아 수술복으로 갈아입었다. 그 곁으로 간호사들 역시 의사와 마찬가지로 수술복으로 갈아입었다.

그 바쁜 와중에도 간호사들은 마취 전문의의 지도에 따라 레이언을 재빨리 마취하고 수술범위인 오른쪽 어깨에 넓게 빨간색 소독약과 노란색 소독약을 바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꾸만 흘러나오고 있는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혈액 팩이 걸렸다.


“밤 11시 41분. 좌측 견갑골과 상완골의 접합수술 시작합니다.”


모든 준비가 끝나고 외과 의사인 메기 키킨의 입회하에 수술이 시작되었다. 9명이 참여하여 장장 5시간 동안 이뤄진 기나긴 수술이었다. 무엇보다 이들 모두가 밤을 샜다는 것부터가 이 수술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이었다.



==========


잡설 1.

쓰기 싫어서(피곤해서) 여기까지만 올립니다.


그래도 한글에서 7.5 / 120% 해서 2쪽이니 왠만한 작가분들 3~4쪽 분량인 겁니다.


평소엔 5~6쪽 올렸지만요... ㅡ_-)a

* 정규마스터님에 의해서 문피아 - 자연 - 판타지 (gof) 에서 문피아 - 하 - 연재 완결(etc_fine) 으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8-03-19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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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quiem Mass - 전쟁 08.03.01 172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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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Requiem Mass - 전운 08.02.22 237 2 11쪽
18 Requiem Mass - 전운 08.02.21 293 3 17쪽
17 Requiem Mass - 전운 08.02.21 208 7 12쪽
16 Requiem Mass - 전운 08.02.21 299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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