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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의하늘 님의 서재입니다.

탄핵당한 대통령이 회귀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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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의하늘
작품등록일 :
2024.05.08 10:50
최근연재일 :
2024.07.05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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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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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68,723

작성
24.07.0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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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62화. 거부할 수 없는 제안

DUMMY

“박문술 의원이 뭐라던가요? ‘무천시 을’ 선거구에 저만 출마하지 않으면 된다고 했습니까? 그러다가 저보다 더 인기 많은 후보가 경쟁자로 나서면 어쩌려고 그러는지는 안 물어보셨습니까?”


김강국이 홍사진을 다그쳤다.


“아까부터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어디서 말도 안 되는 소리로 생사람을 잡아?”


홍사진이 조금 전에 박문술을 만났다는 사실을 딱 잡아뗐다.


그러나 아까부터 자신을 짓누르는 김강국의 위압감 때문에 숨이 막힐 것 같다.


김강국이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도 불안하다.


“홍사진 총무님. 더 이상 모른다고만 하지 마십시오. 저는 거래를 하려고 온 거니까요.”


김강국이 테이블 위에 몇 장을 사진을 올려놓았다.


사진에는 홍사진의 아들과 친구들이 룸살롱에서 마약에 취한 모습이 박혀 있다.


테이블 위에 어지럽게 흩어진 마약과 주사기도 보인다.


“이, 이걸 어떻게!”

“강남경찰서에서 아드님과 친구들의 마약 현장을 덮치면서 체증한 사진입니다.”

“이걸 김 시장이 왜······”

“제가 이 사진을 왜 가지고 있는지 묻는 겁니까? 아니면 이 사진을 왜 총무님께 보여드리는지를 묻는 겁니까?”


홍사진에게는 후자가 문제다.


김강국도 알고 있다.


“박문술 의원의 도움으로 지금까지 아드님이 무사하다는 거 알고 있습니다. 물론, 아드님이 무사하신 덕분에 총무님도 배지를 달고 있고요.”


김강국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니지만 예전에 정적을 협박하고 제거할 때의 분위기가 느껴졌다.


그때는 증거를 거짓으로 조작하기도 했고,


정적을 함정에 빠뜨려서 증거를 만든 적도 있었다.


김강국 차가운 미소를 본 홍사진은 생각했다.


더 이상 시치미를 떼는 건 의미가 없다.


이놈을 정치 초년생 김강국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놈이 내 목줄을 잡고 있다.


한치라도 방심하면 숨통을 조여올 것이다.


홍사진은 5선 의원이다.


위기의 순간에도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 애쓴다.


“김 시장, 거래는······ 서로에게 이익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겁니다.”

“물론입니다. 저는 거기에 신뢰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말이오. 그런데 신뢰는 서로의 비밀을 쥐고 있을 때 생긴다고 생각합니다만······.”

“맞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미 홍사진 총무님의 비밀을 쥐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거래에서 유리한 고지에 있는 셈이죠. 그런 제가 굳이 제 비밀을 공유할 필요가 있을까요?”


김강국은 자신이 회귀했다고 말하면, 홍사진이 어떤 표정을 지을까, 생각하면서 말했다.


“그럼, 김 시장은 무엇으로 신뢰를 줄 생각입니까?”

“박문술 의원과 총무님이 저의 비례 대표와 지역구 선정에 대해서 거래한 것을 함구하겠습니다. 그리고 총무님이 무사히 6선에 성공하고 국회의장이 될 수 있게 돕겠습니다.”

“입을 다무는 거야 김 시장 마음에 달렸다지만, 나는 이미 내년 총선에서 불출마를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데 6선에 국회의장이라니······ 가당치도 않은 말이오.”


홍사진의 말은 거짓이 아니다.


그러나 진심도 아니다.


김강국은 홍사진 총무가 김대준 대통령의 중진 물갈이 대상에 오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홍사진이 지레 불출마를 생각하는 건, 그 때문이다.


그러나 그 마음 역시 진심은 아닐 것이다.


국회의원 배지를 달아보지 않은 사람들은 5선이나 했으니 그만 둘 때도 됐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국회의원 배지를 한 번이라도 달아본 사람들은 알고 있다.


스스로 국회의원을 그만 둘 때라는 건 절대 없다는 것을.


“김대준 대통령의 중진 물갈이에 휩쓸리지 않게 해 드리죠. 괜히 당을 위해서 희생한다고 대한당 텃밭에 나가서 낙선하는 일도 없게 해 드리고.”

“······!!”


홍사진이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요사이 고민하고 있던 것을 김강국이 콕 집어서 말했기 때문이다.


중진 물갈이에 순순히 항복하려면 불출마 선언을 해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지역구를 바꿔서 험지 출마를 해야 당을 위해 희생한다는 명분이라도 챙길 수 있다.


홍사진이 그런 생각을 한 건, 총선 다음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선당후사.


당을 위해서 험지에서 싸우다가 낙선해야 내각에 들어갈 명분이 생긴다.


홍사진은 장관 자리에 있다가 다음 총선을 노릴 생각이다.


그런데 지금, 김강국의 입에서 자기의 생각이 술술 나오고 있다.


“험지 출마로 선당후사 할 의원들이 한둘이 아닐 겁니다. 3선 의원 정도면 공공기관장부터 시작해서 청와대에서 내리꽂을 곳이 많죠. 그런데 5선 의원 체면이라면 내각밖에 더 있겠습니까?”


자리는 적고 낙하산 부대는 많다.


자칫하면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홍사진도 알고 있다.


배지를 달고 있을 때나 5선 의원이다.


배지가 떨어진 국회의원은 지나가던 개도 안 쳐다본다.


“청와대에 나숙자 변호사를 비례 의원으로 추천해 주세요. 그럼, 제가 드린 약속은 반드시 지킬 겁니다. 사우나 의장도 좋지만 6선이 되시면 국회의장도 해 보셔야죠.”


홍사진은 김강국이 말하는 국회의장까지는 확신이 없었다.


그러나 4선이 된 뒤로 늘 가슴 속에 품었던 생각이다.


대통령이 될 수 없다면 국회의장은 어떤가?


실질적 권한보다는 명예직이 가깝지만, 대한민국 의전 서열 2위다.


그래서 국회의장의 타이틀로 해외 순방을 나가면 정식 의전을 받는다.


“김 시장 말대로 6선이 되면 뭐 하나? 민진당이 의회의 1당이 될 가능성이 크지 않은데.”


국회의장은 의회에서 1당을 차지하는 정당의 몫이다.


홍사진은 김강국이 어떤 대답을 할지 궁금하다.


“내년 총선도 동, 서로 표가 갈릴 겁니다. 수도권은 여전히 민진당이 압승할 거고 충청과 강원 지역은 대한당과 김정필 당에서 가져가겠죠. 삼파전에서 박빙 지역이 생길 겁니다. 그곳에서 승리하면 원내 1당이 될 수 있습니다.”


김강국의 진단은 지극히 당연하면서도 확실했다.


“제가 생각하는 박빙 지역은 대략 10곳 정도입니다. 그곳에서 승리한다면 전국구 비례 의석도 늘어나겠죠. 원내 1당이 되는 겁니다.”


거끼까지 말한 김강국이 나숙자 변호사의 이력과 활동 사항을 정리한 서류를 테이블에 올렸다.


“나숙자 변호사의 이력과 활동 사항입니다. 비례로 손색이 없을 겁니다.”


내 말에 믿음이 가면 서류를 집으라는 뜻이다.


“김 시장 말대로만 된다면야······ ”


홍사진이 서류를 집었다.


“잘 생각하셨습니다. 박문술 의원은 총선 이후에 정치판에서 사라질 겁니다. 그럼, 총무님께서 박문술 의원에게 진 빚은 갚지 않아도 되겠죠.”


홍사진은 김강국의 말을 대번에 알아들었다.


총선을 통해서 박문술을 정계에서 은퇴시키겠다는 말이다.


빚쟁이를 치워준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다.


“무천시 지역구 공천은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가만히 계시면 됩니다. 박문술 의원이 물으면 저를 설득 중이라고 하시고요.”


홍사진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


김강국이 나간 뒤,


홍사진은 한참이나 김강국을 생각했다.


‘김강국······ 도대체 어떤 놈일까?’


겉으로 드러난 이력을 생각하는 게 아니다.


방금까지 함께 있던 김강국은 30대 초반의 정치 초년생의 모습이 아니었다.


거래라고 했지만 협박이었다.


분명 협박이었지만 공갈은 아니었다.


홍사진이 원하는 것을 콕 집어서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한 것이다.


‘그런데 박문술을 어떻게 날린다는 거지?’


박문술은 마용진의 약점을 김강국에게 넘기고, 뒤로 빠지려 한다.


그런데 김강국은 박문술을 정계에서 은퇴시키려 한다.


궁금하다.


둘의 싸움이 어떻게 전개될지.


벌써 여기저기에서 입질이 오지만, 비례 의원 공천은 시간이 충분하다.


그동안 기다릴 생각이다.


‘비밀을 공유할 수 없다면 눈에 보이는 결과가 있을 때 신뢰해도 늦지 않으니까.’


홍사진이 나숙자 변호사의 서류를 서랍에 넣었다.


‘그래도 이왕이면 김강국의 말대로 됐으면 좋겠군.’


홍사진이 의자에 앉으면서 생각했다.


‘김강국은 내년 총선의 박빙 지역 10곳을 알고 있다는 듯 말했어. 설마 정말 알고 있는 걸까? 아니야······ 제가 점쟁이도 아니고 그걸 어떻게 알겠어?’


그래도 자꾸만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홍사진 총무의 방에서 나오자마자 보좌관으로 보이는 40대 남자가 다가왔다.


“김강국 시장님이시죠?”

“네.”

“저는 박문술 의원님 보좌관입니다. 시간 되시면 의원님께서 잠시 들르시라고······”


국회의원이 지역구 시장을 부르는데 시간이 없을 리가 있나?


“가시죠.”

“네, 시장님.”


박문술 의원의 방으로 들어갔다.


나를 기다리고 있던 박문술이 기분 좋게 손을 내밀었다.


“아이고, 김 시장. 의원회관에 왔다는 말을 듣고 그냥 보낼 수 있어야지요. 우리가 당은 달라도 또······”


또, 뭐?


“다 같이 무천시에서 정치하는 사람들이니까 힘을 합쳐야지.”


그러니까 박문술은 나를 이용해서 저희 당의 마용진을 치려는 거다.


그런데 그건 전생에서 내가 정적을 제거할 때 써먹은 방법 중 하나다.


‘차도 살인.’


정적과 가까운 사람을 이용해서 정적을 제거하기.


“좋은 말씀입니다.”

“하하하. 그렇지, 그렇지.”


잠시, 의미 없는 이야기를 건네던 박문술이 궁금한 듯 물었다.


“홍사진 총무가 공천 얘기라도 했어요?”

“네.”


내가 뒤로 빼지도 않고 대답했다.


“뭐라 그럽디까?”

“지역구를 ‘무천시 갑’으로 바꾸는 게 어떻겠냐고요.”


박문술이 듣기 좋으라고 말했다.


“그래요? 당에서도 그렇게 나온다면 잘됐네요. 내가 마 의원 약점만 주면 만사형통 아닙니까?”


박문술이 신나서 말했다.


“그것 때문에 홍사진 총무님께는 확답을 드리지 못했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죠? 그것 때문이라면······?”


입이 귀에 걸렸던 박문술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마용진은 처가와 언론이라는 든든한 뒷배를 가지고 있습니다. 당내 계파까지 가지고 있고요. 그렇지만 정치적 능력이나 인품을 보면······”


이 부분에서 잠시 속이 뒤틀렸지만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박문술 의원님 같은 분과 총선에서 경쟁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본다면 마용진을 이기는 게 쉬운 문제가 아니라서······”


그러니까 마용진보다 ‘당신’을 상대하는 쉽다는 얘기다.


내 말을 들은 박문술이 담배 연기를 깊게 삼키면서 생각에 잠겼다.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충분히 이해했겠지?’


박문술이 끝까지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하면, 네가 더 만만한 상대라고 말해야 한다.


“김 시장······”


박문술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내가 들고 있는 패가 궁금하지 않아요? 마용진을 한 방에 날릴 수 있는 패 말이오.”


그렇지!


박문술의 입에서 내가 기다리던 말이 나왔다.


마용진의 약점 중에서 내가 아는 건, 나와 함께 했던 일들뿐이다.


내가 마용진과 가까워지기 전의 일은 알 수가 없다.


마용진은 자신의 약점을 함부로 들먹이는 인간이 아니니까.


“궁금합니다. 그걸 알면 제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확신이 설 것 같습니다.”

“내가 행자위 소속인 건 알죠?”

“네.”

“행자위 피감기관에 경찰청이 있어요.”

“네.”

“국정감사니, 뭐니, 경찰청과 가깝고도 먼 관계를 맺는 게 행자위 의원이라지만, 나는 좀 달라요. 공직에 있는 사람들끼리 서로 싸울 게 뭐 있나 싶어서 말이죠.?”


홍사진 총무 건도 그렇고, 지금 말하는 것을 보면, 박문술의 힘은 경찰에서 나오는 것 같다.


마용진도 형사 사건에 연관이 된 걸까?


“김 시장,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잘 들어요. 그런데 이걸 들으면 무조건 마용진을 쳐야 해. 그럴 수 있겠어요?”


잠시 뜸을 들인 박문술이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다.


“무슨 말인지 듣고 판단하겠습니다.”

“그 정도 대답으로는 알려줄 수 없는데······”

“그럼, 저도 어쩔 수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제가 ‘무천시 을’에 출마하는 건 의원님의 책임도 있는 겁니다.”

“······”


아쉬운 놈이 지게 마련이다.


“의원님, 제가 ‘무천시 갑’에서 출마할 수 있게 확신을 주십시오.”

“이거야 원······”


잠시 난감한 표정을 짓던 박문술이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마용진이 사람을 죽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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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63화. 이번에는 지켜주는 사람이 돼봐요. +1 24.07.03 395 21 13쪽
» 62화. 거부할 수 없는 제안 24.07.02 428 21 12쪽
61 61화. 포개진 여섯 개의 손 +2 24.07.01 456 20 13쪽
60 60화. 사우나 의장 홍사진 +3 24.06.30 483 23 12쪽
59 59화. 경기도 의회 재량 사업 (5) +2 24.06.29 545 23 13쪽
58 58화. 경기도 의회 재량사업 (4) +1 24.06.28 549 24 13쪽
57 57화. 경기도 의회 재량사업 (3) +2 24.06.27 578 25 12쪽
56 56화. 경기도 의회 재량사업 (2) +1 24.06.26 605 26 13쪽
55 55화. 경기도 의회 재량사업 (1) +1 24.06.25 654 23 14쪽
54 54화. 암투 (2) +1 24.06.24 671 25 13쪽
53 53화. 암투 (1) +4 24.06.23 721 27 13쪽
52 52화. 내 지역구만 아니면 돼 +1 24.06.22 732 25 12쪽
51 51화. 동상이몽 +1 24.06.21 788 29 12쪽
50 50화. 16대 총선은 이미 시작됐다 +6 24.06.20 823 31 12쪽
49 49화. 의외의 문답 +3 24.06.19 815 33 13쪽
48 48화. 6월에만 기억되는 사람들 +3 24.06.18 849 34 13쪽
47 47화. 사실과 진실 +2 24.06.17 882 32 12쪽
46 46화. 가짜 양심선언 +2 24.06.16 874 38 12쪽
45 45화. 공청회 (2) 24.06.15 887 31 12쪽
44 44화. 공청회 (1) +2 24.06.14 918 31 12쪽
43 43화. 복어 +2 24.06.13 899 32 12쪽
42 42화. 남부역 재래시장 활성화 방안 +1 24.06.12 947 33 13쪽
41 41화. 대한민국 육군 일병 차일식 +2 24.06.11 965 32 12쪽
40 40화. 무천시장 보궐선거 (4) +2 24.06.10 988 30 12쪽
39 39화. 무천시장 보궐선거 (3) +3 24.06.09 963 2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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