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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6.18 17:27
연재수 :
68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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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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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2.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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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36쪽

제 322화 마리. 4세계에서 책을 사러가다3

DUMMY

[인증완료. 환영합니다. 서열 404위 아쿠아마린님.]


아쿠아마린이 문스톤으로 이루어진 건물의 정면으로 다가서자.

문스톤으로 이루어진 문의 위에 달린 적외선 센서가 그녀의 육체를 스캔하더니.

알림음과 함께 자동문처럼 좌우로 벌어져 그 내부를 드러냈고 이에 아쿠아마린은 마리에게 눈짓했다.


“제 곁에서 떨어지거나 이상한 짓을 하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이곳은 ‘666의 괴물’들의 영역. 제가 마리씨의 신원을 보증하겠지만...

마리씨가 먼저 이곳에 해가되는 행동을 취하시면, 제가 보호해드릴 수 없어요.

이곳은... 서열 10위 괴물. 카르마님의 영역이니까요.”


꿀꺽!


그녀의 살벌한 경고에 저는 저도 모르게 침을 삼킵니다. 평소에 장난기가 있는 아쿠아마린의 성격을 생각하면...

저 말은 결코 농담이 아니겠지요. 이에 경계감을 가진 채로 내부로 들어서니...


“......손님?”


회사 1층의 고객 만족센터로 보이는 곳에서 흔들의자에 등을 기댄 모습으로 빨대로 음료수를 마시면서 책을 읽고 있는 한 명의 괴물이 보이는군요.

음... 허탈할 정도로 저의 경계감이 줄어드는 모습입니다. 저희가 들어오자.

책을 잠시 접고는 그 한 마디와 함께 곁눈질을 하는군요.

겉모습은.... 청록색으로 이루어진 머리카락과 눈이 인상적인 인간여자의 모습이군요.

레퀴엠처럼 인간출신의 괴물인 걸까요? 음? 자리에서 일어섭니다. 그러자 그녀의 등 뒤로 빠져나온 이상한 것들이 보이군요?

마치 나무의 나뭇가지들처럼 생긴 것들입니다. 그것들은 청록색과 백색이 혼합된 듯한 옅은 색의 나뭇가지들로,

1~2m 길이로 수 백 갈래로 뻗어나와있습니다. 그녀는 마치 나무 같은 모습입니다.

저희를 눈으로 훑어보는군요? 음? 지금 저에게 시선을 고정합니다.


“살기? 조심해요!!!! 마리씨!!!!!!”


네에? 지금 아쿠아마린이 왜 그런 말을 하는 걸까요? 아직 눈앞의 괴물은 아무 말도 안했는데?


“....너는 666의 괴물이 아니야.”


“뭐.....?”


“죽어.”


4세계 괴물의 시력으로도... 그녀의 모습이 사라지는가 싶더니, 저의 바로 눈앞에 갑자기 나타났습니다. 이에 제가 경악하는 순간. 그녀는 자신의 등 뒤에 있는 가지들을 무기처럼 저에게 휘두릅니다!

이걸 어떻게 막을 방법이... 제가 이렇게 생각한 사이. 이미 가지들은 저의 얼굴을 조각내려는 듯이 내려찍히고 있었습니다.


“<프로즌 쏘우>!!!”


아쿠아마린이 저의 곁으로 급히 다가와, 저를 향해 돌면서 돌려차기를 합니다.

그녀의 발이 지나간 방향으로 얼음길이 만들어지는군요!

그녀의 발차기는 저의 얼굴에 날아오던 가지들을 훌륭히 막아냈습니다.

근데.. 쏘우는 톱 아니었나요?


“갈아버려.”


치이이잉!!


저의 의문대로, 아쿠아마린의 발이 지나간 자리에 남았던 얼음들이 톱 형태로 변하여, 아쿠아마린의 다리가 지나간 방향으로 빠르게 회전합니다.

그 시간은 0.1초정도일까요? 얼음길이 원형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줄 끊어진 전기톱마냥 회전시간은 얼마 되지 않지만,

얼음자체가 톱날처럼 되어있기 때문에 눈앞의 가지들을 어느 정도 베어내는군요.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프로즌 볼>!!”


파아아앗!!!


아쿠아마린은 인어 고유의 마법을 이용해서, 비눗방울을 자신의 입에서 순식간에 불어내더니,

그것을 자신의 능력인 ‘프로즌’으로 굳히고는 눈앞의 괴물을 향해 발로 쳐냅니다. 이에 주위 공기가 찢어지는 파공음이 들리더니,

그걸 막은 괴물이 뒤로 5m가량 쭈우욱! 밀러나는군요.

이에 등 뒤의 가지로 밀려나가는 것을 멈추는 눈앞의 괴물의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존재의 입을 중심으로 수많은 마법진들이 떠오르는군요. 뭔가 위험하겠는데요...?!!!


“<사라져>...!!!!!”


그녀의 입에서 나온 무언가가 5개 정도의 마법진을 통과하여, 거대한 빛줄기가 되어 저희들을 향해 쏘아져옵니다.

드래곤의 브레스 같군요! 마치 판타지 소설 같습니다!!!

...아참! 이곳은 4세계였죠?! 제가 이런 현실도피를 하는 동안.

아쿠아마린은 망설임 없이 그것을 향해 돌진합니다.


“<프로즌 랜스>!”


자신의 눈앞으로 고드름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얼음덩어리를 소환하는군요. 그것은 고속으로 회전하더니,

아쿠아마린의 능력에 의한 영향인지. 눈앞에서 오고 있는 빛줄기를 반으로 가르며 저를 공격한 괴물에게 날아갑니다.

동시에 저한테 피해가 오지 않도록 조절하는군요. 역시 아쿠아마린다운 행동입니다.

그녀는 그 안에 몸을 숙인 채로 양 손에 얼음으로 이루어진 30cm가량의 칼날들을 소환하여 양 옆으로 펼치더니,

고드름이 날아가는 속도와 동일한 속도로 뛰어가고 있습니다.

정말이지. 같은 4세계 괴물인데도 경악할 정도의 놀라운 속도로군요?!

어느 정도 도달하자. 아쿠아마린은 다소 피해를 감수하고 빛줄기에서 하늘로 튀어나와 두 칼날을 하늘 위로 치켜들었고 그 타이밍은 아쿠아마린이 만든 고드름이 눈앞의 상대에게 박히는 순간이었습니다.

상대가 고드름을 막더라도 확실히 목숨을 끊겠다는 시간차공격이로군요.


[소용없어.]


분명히 아쿠아마린의 능력으로 보호받는 그녀의 고드름인데도.

지상을 휩쓸면서 하늘로 휘둘려지는 나뭇가지들은 그녀의 고드름을 힘으로 박살내고 공중에 떠 있는 아쿠아마린을 노립니다.

이건 좀 위험...!!


“?”


하지 않네요? 아쿠아마린의 육체는 자신에게 휘둘려진 나뭇가지들을 통과시킵니다. 그러자 서서히 사라지는군요.


“환상마법....?”


“신기루이랍니다... 그러니 이제 죽어요.”


그 틈을 타. 눈앞 괴물의 옆구리로 몸을 숙인 채로 다가온 아쿠아마린이 얼음으로 이루어진 두 검을 좌우로 교차하여 휘두르는군요. 이대로라면 허리를 그대로 절단내버릴 것 같습니다. 이제 안전....


“뭐....?”


세상이... 한 순간에 회색으로 물듭니다.

이건... 대체 뭘까요? 곧 세상의 색이 돌아오자....


“커어억!!!!”


아쿠아마린이 입에 피를 토하며 뒤로 튕겨나가 벽에 부딪히는군요.

반면에 눈앞의 괴물은 멀쩡한 모습입니다. 대체...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내 이름은 서열 10위 카르마... 4세계의 몇 안 되는 ‘각성’기술 사용자 중 하나...

각성에 의한 ‘세계’의 렉의 영향을 막으려면, 세계와 자신을 차단하는 결계나 각성 기술을 버틸 육체능력이나,

동일한 각성 기술로 상대해야하지. 이러한 것들이 없으면 멈추어진 세계의 시간에서 무방비.

하물며... 근접할 때. 이러한 기술에 걸려들면 손 쓸 시간도 없이 당해버려. 서열 404위 괴물. 설원의 아쿠아마린.”


카르마는 그 말과 함께 아쿠아마린을 향해 핀잔어린 시선을 주는군요.

그러자 아쿠아마린은 벽에서 일어나더니, 입가에 흐르는 피를 닦아내고는,

카르마에게 당한 듯한 상처를 급히 얼음을 만들어 지혈하는 모습입니다.


“하하..! 새겨듣도록 하죠. 카.르.마.님.”


입은 웃고 있지만, 눈에는 살의가 가득한 아쿠아마린입니다. 비록 저에게 향해있는 살기가 아니라지만 소름끼칠 정도군요.


“하지만... 저도 그냥 당한 것은 아니라고요?”


“?”


이에 카르마도 무언가 이상함을 느낀 듯이. 자신의 팔을 내려다봅니다. 그러자 그녀의 팔의 혈관이 크게 확장되더니 혈관의 일부가 찢어져 그곳으로 얼음결정이 뭉쳐진 걸로 보이는 바늘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하는군요. 꽤나.. 아파보입니다.


“방금 전의 반격으로 선배님의 혈관에 저의 얼음결정을 넣었답니다~.

그것은 혈관을 따라 이동하면서 주위 수분을 빨아들여 덩치를 불리죠. 그리고 곧 혈관을 찢고 외부로 나오기 시작하고,

일부는 혈관을 따라 온 몸의 혈관을 찢어발겨 출혈을 일으키죠. 그건 어떻게 하실 건가요? 선.배.님.”


그녀의 말대로 찢어지기 시작한 팔을 중심으로 몸 여기저기서 출혈이 뿜어져 나오다가 얼어붙기 시작합니다.

제가 당한다고 생각해보니. 끔찍하기 짝이 없는 기술이군요! 이에 제가 카르마를 지켜보니..


“...이건 칭찬. 훌륭해.”


그녀는 아무런 표정변화가 없었습니다. 그것도 자신의 팔에 있는 혈관을 중심으로 점점 그 범위를 확장해가는 얼음결정들을 보고 말이죠! 마치 인형 같군요. 그리고...


‘.....뭐?!’


그녀의 모습이 흐릿해지는가 싶더니. 그녀의 팔로 뻗어나가던 얼음결정들이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이에 경악한 아쿠아마린이었지만... 저는 조금이지만 그 과정을 똑똑히 봐버렸습니다.

찰나의 순간... ‘그것’을 봐버린 저의 감각에 알 수 없는 느낌이 소용돌이칩니다.

그것은 제가 인간이었던 시절에 느꼈던 생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구역질.

카르마를 보고 있던 제 눈을 스스로 짓눌려 터트리고 싶을 정도의 자해감이 저를 사로잡아갑니다.


‘우....욱! 웨에에에엑!!!’


아마 이곳에 오기 전에 제가 점심을 먹었다면 바닥에 부침개를 만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속으로 겨우 구토욕구를 참아내며 저의 입을 손으로 막고 눈을 감습니다.


‘뭐야.... 이건.....?!’


마치... 이해해서는 안 되는 영역을 봐버린 기분입니다. 4세계 괴물로서의 예민한 감각이 폭주하여..

스스로 이해를 포기하여 자해를 시도하는 듯한 이질감. 저의 뇌는 저의 눈이 본 것을 처리하려는 듯이 바쁘게 움직였지만,

그 과정은 너무나 느려서, 저의 뇌에 막대한 부하를 끼칩니다.

이건...... 뭐라 표현할 길이 없을 정도의 기분이군요...

제가 4세계 괴물이 아니었으면, 본 것만으로도 그대로 죽었을 정도의 충격입니다.


‘........!!!’


마치 3차원의 존재가... 4차원, 5차원에 있는 존재를 두 눈으로 이해하려면 이럴까요?

해당 차원에선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존재이기에... 뇌에선 받아들이는 길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미치는 길을 택하는 것 같은 구역질입니다.

어느 정도 구역질이 진정되자. 저는 겨우 눈을 떴고 이에 아쿠아마린이 저를 걱정하는 듯이 보는 것이 보이는군요.


“놀란 표정을 할 필요 없어. 나는 재생력으로 따지면 4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존재거든.”


아니다. 저건 재생이 아니다.... 저의 뇌는 카르마의 본래 모습을 일시적으로 봐버린 탓인지.

그렇게 소리쳤고, 본능은 그녀를 보고 도망치라고 저에게 비명을 지르며 경고하고 있었습니다.

아아...! 이것이 서열 2자리의 괴물... 그것도 1자리의 코앞에 있는 괴물이구나... 라고 저는 머리로 이해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재생이....아니잖아....! 그건!!!!”


그것은.... 그녀가 상처 입은 ‘현실’. 그 자체가 부정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것은 결코 재생이라고 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이에 멋대로 그 사실을 나불거리는 저의 입입니다.

젠장! 저의 정신이 혼미해진 탓인지. 저도 모르게 내뱉고 말았군요... 이에 카르마는 꽤 흥미로운 눈으로 저를 훑어봅니다.


“보았구나...?”


“윽!”


어느 사이에 저의 코앞으로 다가와. 정신없는 저의 턱을 손가락으로 잡아. 저와 눈을 마주치는 그녀입니다.

그녀의 흰자가 존재하지 않는 청록색 눈동자는 너무나 아름다우면서도....

동시에 저의 내부를 훑어보는 듯한 혐오감이 드는군요.

이 괴물은.... 그 동안 제가 만나온 다른 666의 괴물들과는 이질적입니다.

명백히 다른 영역의 괴물...! 하지만 아쿠아마린은 그녀에 대해 이상함을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는군요.


“너는... 꽤 재미있는 ‘능력’이네...”


“...저의 능력을 아신가요?”


“나에겐 너의 능력이 보여. 다만.... 능력을 가진 사용자가 좋지 않네.”


윽!!! 명백히 저를 조롱하는 말이군요... 하지만... 이것은 저의 4세계 괴물로서의 능력을 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저의 능력은 뭐죠?”


“에덴.. 그곳에 살고 있는 ‘노네임’에게 물어봐. 너의 능력은 내가 따로 표현할 수 있는 개념이 아니야...

너의 능력은 나란 존재는 전혀 모르는 개념이거든..”


수수께끼 같은 말이로군요. 다행이라면 에덴으로 향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는 저였으므로 꽤 나쁘지 않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녀는 저에게서 떨어지더니, 입술을 비틀고 있군요.


“너의 능력이 얼마나 지속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이 끄고, 킬 수 있는 능력이길 기도하는 것이 좋아..

만약 그 눈을 한 상태에서 서열 1위 괴물. 탐식의 네메시스를 보게 된다면...”


탐식의 네메시스라면.... 666의 괴물들 중 최강자로 알려진 4세계의 왕입니다.

아쿠아마린이 천 년 전에 만나고는 줄곧 짝사랑해온 존재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제가 그를 보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보게 된다면?”


“너는 그의 본질을 보고, 스스로 뇌를 후벼 파고 죽든가, 아니면 그대로 정신이 오염되어 미치게 될 거야.”


아무런 가감 없는 진실 된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섬뜩한 말이로군요.

아무런 생각 없이 입으로 막 내뱉는 협박보단...

이런 진실이야 말로 그 어떤 협박보다 무서운 법입니다. 막 내뱉는 협박은 무시해봤자 실행자가 그걸 행할 용기가 없지만...

이런 진실은 무시하는 즉시. 피해가 저에게로 되돌아오는 법이니까요. 하지만 이해가 되지 않는군요.


“어째서죠? 제가 눈으로 보기만 하는데도... 그렇다고요?”


“너의 뇌가 그의 본질을 처리하지 못해... 네메시스는 필멸자.... 불멸자... 4세계 괴물... 양 세력에 한 발자국씩 발을 걸치고 있는 존재...

그것은 표면으로 볼 때. 아무런 피해를 주지 못하지만.

그것의 본질을 봐버리면... 웬만한 4세계 괴물들조차 미쳐버리고 말아...

너도 방금 느꼈겠지....? 날 보았을 때....”


확실히... 저는 극히 짧은 시간. 그녀의 본질을 저의 눈으로 들여다보았고.

그 결과. 뇌에 막대한 부하가 가해졌습니다.

아마.... 제가 보는 시간이 조금만 더 길었어도 정말로 미쳐버렸을지도 모르겠네요.


“네메시스는.... 나보다 더 오염되고 일그러진 존재. 그의 정신은 그 어떠한 것들보다 더럽혀져 있어...

너의 눈이라면 그것을 들여다볼 수 있겠지만... 그 결과는.... 내가 말한 것처럼 흘러가겠지...”


“잠깐만요! 카르마님! 아무리 당신이라지만, 그분에 대한 모욕은 참을 수 없습니다!”


카르마의 설명에 아쿠아마린이 일어나 따지는군요. 음... 정말이지...


“....달기와 같은 스토커냄새.... 지독해. 너.”


카르마가 자신에게 따져오는 아쿠아마린을 보더니, 뒤로 물러서면서 그렇게 중얼거리네요. 이것만은 저도 공감됩니다.


“스토커라니요! 순수한 소녀의 연정이랍니다!”


“.....그게 그거지만.”


솔직히 달기나 아쿠아마린이나 저런 스토커적인 성향은 똑같습니다. 그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네메시스에 대한 모욕은 하지 않았어. 그저... 내가 아는 한도에서 진실을 말할 뿐...”


“...대체 무슨 말이에요? 카르마님?”


“네메시스는 단일 개체이면서도 군체, 군체이면서도 단일 개체. 생물체란 개념에 포함되지 않는 이질적인 존재야.

그는 4세계가 탄생하기 이전부터 존재해왔으며, 끝없이 변이해왔어.

그렇기 때문에 순수한 의미로서의 ‘괴물’. 결코 존재해서는 안 되는 모순이지만... 그 모순이 실체화되어버린 존재...”


그녀의 알 수 없는 말에 아쿠아마린이 눈을 좁힙니다. 네..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말입니다. 솔직히 풀어서 설명해주면 덧나나요?


“곱게 말해서 간단하게 설명해주시죠. 카르마님.”


스윽!


필요하다면 전투도 불사하겠다는 듯이 자신의 소매에서 고드름들을 꺼내는 아쿠아마린입니다. 이러다가 또 치고 박겠네요.


“내가 아는 한도에서... 4세계에서 가장 그와 비슷한 분류는 서열 101위. 죽음의 둠로드.

그 하나 뿐.... 그를 찾아가봐.. 그의 탄생을 들으면... 탐식의 네메시스에 대해 어느 정도 추측이 가능할지도....?”


“....의문형이네요.”


“죽음의 둠로드는 필멸자와 4세계 괴물의 중간에 위치하는 존재... 그는 네메시스랑 달리... 불멸자인 부분은 없으니까...”


“필멸자라... 그런 부분은 약해빠진 것이 아니었나요?”


필멸자라.. 저도 4세계 괴물이기 전에 필멸자인 인간이었습니다. 이에 저도 아쿠아마린의 말에 공감하여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솔직히 인간이나 동물이나. 4세계 괴물이 손 한 번 휘두르면 그대로 오체 분리되는 ‘생물’입니다.

그렇게 약한 것이 필멸자인데... 그런 부분이 섞여있어 봤자...


“.....필멸자들은 ‘세계’를 이루는 3개의 축 중 불멸자, 괴물, 필멸자들 중 가장 강한 축이야.

세력의 범위와 힘의 총량으로 따지면 나머지 둘을 합쳐도 그들을 넘어서지 못해...

그것이 진실.. 불멸자들의 시대는 천 년 전 전쟁을 기점으로 끝나고...

지금은 현재를 걸어가는 괴물들의 시대야. 하지만... 필멸자는 미래를 걷는 존재들..

언젠가 그들이.... 괴물을 넘어설 거야....”


“그것은... 과대평가 아닌가요? 필멸자들이 강해봤자..”


“13위 괴물. 퀸이라 불러오는 존재는 필멸자들의 힘을 다루는 괴물. 비록 괴물로서의 능력에 의한, 그것도 자기의 연합에 가입된 자로 범위가 좁혀진 힘이지만...

그 힘은 4세계를 통틀어 신체능력 1위의 존재인 탐식의 네메시스조차 넘어설 정도야..

그렇다면... 이것이 전체 필멸자들로 확장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


“그것은... 유한이 무한을 넘어서는 몇 안 되는 길. 무한은 최대생산량의 한계가 있지만...

유한은 그러한 한계점이 없어... 그 힘이면... 우주조차 손짓만으로 개벽시키겠지...

아직은 머나먼 미래의 일이지만 말이지...”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어깨를 으쓱입니다. 정말이지...

너무나 터무니없을 정도의 규모라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그녀가 저를 바라보는군요.


“그런데... 너는 이곳에 있을 자격이 없는 괴물... 이제 죽을 준비는 됐겠지?”


“.........”


저에게 아무런 살의를 보내지 않는군요.. 확실히 아쿠아마린이 막아주지 않았으면,

저란 존재는 순식간에 목숨이 날아가겠지요. 눈앞의 666의 괴물에겐 저란 존재를 죽이는 것은 파리를 잡는 것보다도 쉬운 일입니다.

젠장...! 이럴 줄 알았으면, 들어오지 말고 뒤에서 기다릴 걸 그랬나요!? 하지만 배는 이미 떠난 상태입니다.


“잠깐만요!! 그녀는 저와 하은님이 신원을 보증하고 있는 괴물입니다. 카르마님!!”


“보증...?”


흘깃! 저에게서 시선을 떼어 아쿠아마린을 보는 카르마군요.

그녀는 아쿠아마린의 말에 쿡쿡! 하고 작게 웃더니 입을 열었습니다.


“.....그렇다면 살려주겠어.”


“휴우....!”


“단! 이 괴물이 이곳에서 사고를 쳤을 경우. 보증하는 666의 괴물이 직접 사살할 것...”


“.....문제없습니다. 카르마님.”


이에 아쿠아마린은 잠시 고민하는 듯이 자신의 턱을 짚더니, 곧 고개를 끄덕여 승낙하는군요.

그러자 그녀의 시선이 저에게 향합니다.


“...그럼 너는?”


아무런 감정이 없는 얼음장 같은 눈입니다. 마치.. 물건을 보는 눈과 같아서 섬뜩합니다.

저의 눈앞에 있는 4세계 괴물은 무언가 이상합니다. 마치 아무런 감정이 없는 듯한....

진짜로 생물체이긴 한 걸까요? 오히려 아까 전에 본 사이버틱스가 더 생물체 같다고 여겨지는 이질감이 드는군요.

아무튼 이에 저는 당연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저를 보는 시선을 보아하니...

만약 현재의 조건을 거부했으면 그대로 제 목을 토막 낼 기세였기에... 그것 말고는 길이 없었습니다.


“좋아.... 그럼 날 따라와... 너의 666의 괴물로서의 상징을 정해야지...”


그녀는 그 말과 함께 자신이 처음에 앉아있던 의자 뒤의 벽에 손을 집어넣는군요. 그러자 그녀의 손은 벽을 통과하였고 그녀가 손을 집어넣은 부분을 기점으로 물결처럼 벽이 출렁입니다. 음... 다소 신기한 모습이군요. 이에 벽에서 서서히 빛이 나더니. 스르륵! 하는 소리와 함께 사라지는군요. 그러자 그곳의 뒤편으로 막대한 양의 푸른색의 금속들이 보입니다.


“나를... 따라 와.”


이에 저랑 아쿠아마린이 카르마의 등 뒤로 따라가니. 그녀는 발걸음을 옮겨. 그 방의 중앙으로 가서 멈추었습니다.


“...이곳에 있는 문스톤 상징들은 모두 네메시스의 손길을 걸친 것들... 이것들 중... 단 하나만을 택해.”


카르마는 그 말과 함께 검 같은 무기들이 있는 곳으로 걸어가더니, 그 앞에서 말을 이었습니다.


“여기는 문스톤으로 만들어진 검이나 창, 둔기 등이 만들어져 있어. 성능은....”


그녀는 전시되어 있는 검들 중 하나를 꺼내 아쿠아마린에게 건넸고 이에 그걸 훑어본 아쿠아마린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성능은 그다지 좋지 못하네요?”


“응... 이곳에 있는 문스톤 무기들은 하나하나가 명검이라고 할 수 있는 수준...

하지만 일반적인 666의 괴물들의 신기에 가까운 병기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이야...

그는 수많은 세월동안 여러 가지 기술들을 배워왔지만, 무기가공은 상당히 서툰 편...

그리고 문스톤은 금속 특성상 마법이 부여되지 않아. 따라서 문스톤으로 이루어진 무기는 추천하지 않아.. 단...”


그녀는 뒷말을 잠시 흐리더니, 전시되어 있는 무기들 중 날붙이보다는 무게를 이용해.

상대를 부수는 도끼랑 전투해머를 집어 들었습니다.


“문스톤의 가장 큰 특징은 조화속성도 막아내는 견고함과 크기에 비해 상대적인 가벼움이야.

그렇기 때문에 네가 근력의 힘을 이용해 전투를 치르는 괴물이라면 문스톤으로 만들어진 둔기류는 상당히 추천하는 편이야..

신체능력이 매우 높은 666의 괴물들은 자신의 상징으로 이것들을 택해...

웬만한 무기는 그들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부러지거나, 그대로 가루가 되어버리니 당연한 선택이지..”


그렇기 때문에 신체능력으로서는 최상위급인 서열 1위 탐식의 네메시스와 서열 13위 퀸, 서열 7위 탐욕의 메투스 등은 문스톤으로 이루어진 무기들을 애용하는 것이었다.

이 사실에 아쿠아마린은 이해가 간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곧 카르마를 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지만 저는 속도와 마법위주라서 말이죠...”


“그럼 이곳으로...”


카르마가 그 다음으로 저희를 이끈 곳은 문스톤을 얇게 가공해서 만든 듯한 푸른색 옷감들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곳에서 그녀는 입을 여는군요.


“이곳은 방어구.. 최근에 네메시스는 문스톤을 실처럼 뽑아내는 것도 가능해졌어..

그걸 이용한 옷이나 갑옷이 이곳에 있어... 방어구로서의 효율은 상당히 높아.. 그 어떤 것도 해할 수 없고...”


그녀는 푸른색 장갑을 그곳에서 꺼내 저희에게 보여주었습니다.


“보시다시피... 얇은 옷감으로도 가공되어있어도, 방어도가 보장되다보니 나쁘지 않아... 다만....”


“다만?”


“문스톤이다보니 마법은 부여되지 않아. 그리고... 맞는 사이즈가 없으면 네메시스에게 직접 의뢰를 해야 해...”


“흐음...”


그녀의 설명에 아쿠아마린은 꽤 아쉬워하는 콧소리를 내는군요. 아쿠아마린이 입고 있는 드레스의 곳곳에는 마법진이 그려져, 그녀의 마나를 증폭시킨다고 그녀에게 들은 적이 있습니다.

게다가... 현재 이곳에 있는 옷들의 가슴 사이즈를 보면...

아쿠아마린이 입으면 상당히 안쓰러워 보일 것 같은 옷들입니다. 이에 아쿠아마린도 알고 있는 듯이 고개를 가로젓는군요.


“다른 것들을 살펴보고, 마음에 드는 것들이 없으면 네메시스님에게 의뢰를 해보도록 할게요.”


“...정 안되면 네가 현재 입고 있는 옷에 자수로 적는 것도 가능해.”


“아! 정말로요!?”


“응... 레퀴엠의 웨딩드레스가 그런 종류.. 마법을 증폭시키는 옷이 방해받지 않으면서도,

네가 문스톤으로 꾸미고 싶을 경우에 선택하는 선택지야....

그건 꽤 인기가 좋은 편.”


확실히... 레퀴엠씨의 웨딩드레스에 푸른색의 자수가 희미하게 있었죠... 그것이 문스톤이었나요?

너무 화려하지 않고, 은은한 아름다움을 뽐내기 때문에 다소 궁금했지만,

그런 비밀이 있었군요. 만약 처음부터 문스톤에 대해 알고 레퀴엠의 웨딩드레스를 본다면 부러움 눈초리를 보냈을 겁니다.

레퀴엠의 상징은 아는 만큼 보이는 상징이었군요.


“상당히 흥미가 동하는 제안이지만...

일단 다른 것도 봐볼게요.”


그러자 그 다음으로 향한 곳은 여러 가지 장식품들과 문스톤 액세서리들이 있는 곳입니다.

666의 괴물로서 신분을 증명하는 물건들이다보니 몸에 착용하는 것들이 많이 있네요. 이에 제가 자세히 바라보니...


“이건......”


제가 태어나면서...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고 할 만큼.. 너무나 아름다운 보석들입니다.

정말이지... 한 순간에 저의 정신이 빼앗길 정도의 아름다움이군요.

저의 눈앞에 있는 것들은 모두 문스톤으로 이루어진 푸른빛을 띄고 있었지만.

사파이어와는 다른 옅은 푸른 색깔로 고유의 아름다움을 비추고 있었고 그것을 보충하는 듯한 다른 보석들이 펜던트나,

주위를 감싸는 형태로 만들어져 있군요. 방금 전에 보았던 무기는 조금 조잡하고, 방어구는 수수하다면,

이곳에 있는 물건들은 모두 화려함에 치중되어있습니다.


“보석으로 볼 때.. 최상급이네요...”


아쿠아마린은 문스톤을 사파이어마냥 가공하여 만든 반지를 집어 들어 보고는 그렇게 중얼거렸고.

이에 카르마는 어깨를 으쓱였습니다.


“네메시스는... 4세계로 돌아오게 될 플로라를 위해, 선물을 하겠다고 보석세공을 배웠어...

이것들은 그 연습의 결과들... 문스톤으로 만들어진 것들 중 가장 최신이자... 가장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어...

네가 현재 집어든 반지는... 네메시스가 플로라에게 선물해주겠다고 벼르고 있는 반지...

정말이지.. 자신이 만든 반지를 선물하겠다니. 달기 같은 스토커의 생각방식이지...”


“.......”


그 말에 아쿠아마린은 흔들리는 눈동자로 자신이 집어든 반지를 바라보더니,

곧 크게 한숨 쉬더니 내려놓고는 곧 고개를 가로젓는군요.


“모두... 아름답네요... 하지만 이런 보석은 저에게 어울리지 않아요.”


“가장 인기가 있는 문스톤 상징들이 이것들인데...?”


확실히 이런 아름다움을 4세계에서 극히 일부만 착용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666의 괴물들 내에서도 가장 인기가 있을 만도 합니다. 스스로의 신분을 알리는 데에 이것만한 물건도 없을 테니까요.

하지만 아쿠아마린은 착잡한 시선으로 그것들을 바라볼 뿐입니다.


“저는 보석으로 치장하여 주위에 뽐내고 싶은 것이 아니라.

네메시스님을 위한 보석. 그 자체가 되고 싶은 거랍니다.

전... 그분을 짝사랑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는 인어니까요.

그런 저에겐 이런 화려함은 필요하지 않아요.”


아쿠아마린의 진심이 담긴 말. 그 말을 들은 저는 다소 씁쓸한 기분이 듭니다.

결코 보답 받지 못할 사랑하는 하는 아쿠아마린의 내면은 어떤 기분일까요?

스스로가 슬프면서도, 내려놓지 못하는 그런 길이겠지요.

이에 제가 바라보니 아쿠아마린은 괜찮다는 듯이 저에게 미소를 짓는군요.


“다른 액세서리도 있어...

이것들이라면... 너에게 맞을 거야...”


“네?”


카르마가 그녀의 손을 잡고 끌고 가는군요. 이에 제가 따라 가보니, 화려한 보석의 빛에 숨겨져 있던 머리핀들과 같은 것들이 보입니다.

단순하기에, 주위 보석들에 비해선 화려함이 상당히 뒤떨어진 것들이죠. 하지만... 조금 이상했습니다.


“문스톤 내부에... 꽃이 있네요?”


작은 문스톤 조각들 내부에 다양한 종류의 꽃들이 있는 것이 보입니다.

이건.. 어떻게 된 것일까요?


“공간의 주신 말리고스와 서열 1위. 탐식의 네메시스의 공동 제작으로 만들어낸 작품들이야... 문스톤을 이루는 다차원을 공간의 주신의 힘으로 다소 비틀어서 그 안에 꽃을 집어넣어 그대로 굳힌 거야...

저 내부는 ‘시간’속성이 차단되기 때문에, 아무리 시간이 흘려도 저 꽃들은 영원히 유지돼..

이것들은 보석들보다 화려함이 덜하지만... 나쁘지 않는 선택일 거야.”


그 설명에 아쿠아마린도 상당히 흥미가 생긴 듯이 그것들을 하나하나 살피는군요..

흐음..! 확실히 보석 안에 꽃을 집어넣어 굳힌다라.. 상당히 독특한 방법입니다.

나무의 송진을 굳혀서 만드는 호박이라는 보석만 저런 방법이 가능할 거라 생각했는데...

공간 속성을 이용하다니... 그것도 꽃의 원형 그대로 문스톤 내부에 집어넣는 것을 보면, 4세계는 정말 특이한 기술들이 많습니다. 아쿠아마린은 곧 자신의 취향에 맞는 것을 찾았는지. 기분 좋은 표정으로 하나를 집어 들었습니다.


“저는 이것이 마음에 들어요. 카르마님.”


“그건 꽃이 아닌데... 괜찮아...? 말리고스. 스스로도 실수라 생각한 건데..?”


아쿠아마린이 집어들은 것은 문스톤 내부에 아름다운 흰색의 꽃이 펼쳐져 있는 머리핀이었습니다.

마치 눈이 내린 듯한 꽃잎이 그녀의 신비로운 백색 머리카락과 너무나 어울리는군요.

그런데... 꽃이 아니라니...? 이에 아쿠아마린도 이해가 안 되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그 내부에 들어간 식물은 ‘백묘국.’.. 그것의 꽃은 노란색이지, 네가 보는 것처럼 흰색이 아니야...”


“???????”


“에? 그렇다면 이 내부에 든 것은 뭐죠?”


“잎.... 그 식물은 잎이 눈이 내린 것처럼 이루어져 있어..

그것 때문에 말리고스가 착각해서 그 내부에 집어넣은 것...

일단 집어넣은 이상... 공간의 주신 말리고스도 뺄 수 없어서 이곳에 전시해둔 물건이야...

그런데... 괜찮겠어...?”


잎!? 저게 잎이었나요!? 녹색 엽록체는 갔다버린 듯한 눈처럼 하얀 잎인데!? 이에 저는 경악해서 어이가 없는 표정을 지었고.

아쿠아마린은 카르마의 설명에 이해가 안 된다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곧 활짝 미소 짓습니다.


“잎이든 꽃이든 그것이 무슨 상관이에요?

게다가 이것이 잎이면, 저의 마음에 더 드는 걸요?”


“...?”


“꽃은 그 식물의 사랑의 산물로서 한 순간 피고, 한 순간에 사라져버리지만..

잎은 식물이 살아있는 이상. 항상 존재하고 있죠.

저의 마음이 저란 존재가 살아있는 이상. 영원히 그를 향하는 것처럼 말이죠..

그러니 전 이것에 만족할 수 있어요. 카르마님.”


그리고는 자신의 머리에 그 머리핀을 꽂더니 아름답게 웃어 보입니다.

아아... 제가 남자였다면 그대로 반해버릴지도 모르는 아름다움이네요.

정말이지... 같은 여자로서 저건 반칙이라고요?!

이에 카르마도 그런 아쿠아마린의 선택을 존중하는지 고개를 끄덕입니다.


“...너의 선택이 그렇다면 알겠어. 다만.. 이건 알고 있어줘.”


“?”


“문스톤 상징은 네메시스에게 직접 의뢰해서 만들 수도 있어.. 그런데.. 그대로 할 거야?”


“네!”


“...알았어. 그럼 간단한 등록 절차를 시작할게. 너의 오른손을 나에게 건네줘.”


서걱!


그녀의 말에 아쿠아마린은 망설임 없이 왼손에 고드름을 소환하더니,

자신의 오른팔을 잘라내서 피범벅인 팔을 카르마에게 건넵니다.

이에 카르마에게서 어이없는 감정이 잠시 나타나더니 사라집니다.


“아니.... 팔을 자르지 말고... 그냥 손만...”


그리고 치료마법으로 아쿠아마린의 팔을 다시 붙여주는 카르마입니다. 그리고... 그녀의 오른손을 잡고는 자신의 한 쪽 무릎을 꿇는 그녀로군요.

그리고는 아쿠아마린의 오른팔의 손등에 입술을 맞추는군요. 마치 기사의 맹세와 같은 모습입니다.


“카르마 시스템... 등록완료. 666의 괴물로서 등록완료... 됐어...”


음? 아쿠아마린의 손등에 붉은 문신이 물감처럼 번져나갑니다. 이에 저는 고개를 갸우뚱 했지만,

그 문신은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제가 잘못 본 걸까요?

아쿠아마린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을 보면, 아쿠아마린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걸로... 아쿠아마린. 너의 상징은 그 머리핀이야.. 이것으로 공공기관에선 너의 신원정보가 등록됐을 테니..

4세계에서 살아가는 데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야...”


그리고는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저희들을 벽 바깥으로 데리고 갔고.

그러자 사라졌던 벽이 다시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에 카르마는 자신이 앉아있던 의자에 앉아버리는군요.


“내 일은 끝... 그리고...”


그녀는 그 상태에서 박수를 쳤고 그러자 저희 앞으로 익숙한 인영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비티씨?”


여기까지 안내해주었던 그 사이버틱스 언니군요.

그녀는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카르마를 향해 가슴에 손을 얹고 가볍게 예를 취하더니 저희를 바라봅니다.


“다시 만났네요. 반가워요. 서열 404위. 설원의 아쿠아마린님, 마리씨.

그런데 무슨 일이시죠? 카르마님?”


“저 둘을... 서열 101위. 죽음의 둠로드에게 안내해줘.. 부탁해...”


아아! 아까 둠로드를 만나보라는 그것 때문이군요. 이에 아쿠아마린과 저의 시선이 서로 부딪히고,

동시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저 또한 네메시스란 존재가 궁금하기도 하니.

아쿠아마린과 함께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저를 따라오세요. 아쿠아마린님, 마리씨.”


“네! 그럼 안녕히 계세요! 서열 10위 카르마님.”


“다음에 만나요. 선배님.”


저희들의 인사에 카르마는 그저 의자에 앉은 채로 손을 흔들 뿐이었고 이에 건물 밖으로 나가자.

저는 아쿠아마린에게 몰래 시선을 던졌습니다.


‘대체.. 저것은 뭘까요?’


아까 전에 아쿠아마린의 오른팔의 손등에 새긴 문신이.. 왠지 모르게 카르마랑 연결되어있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이건 저의 의심일 뿐인 걸까요? 아니면.... 제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는 걸까요?

그리고... 저의 4세계 괴물로서의 능력은 대체 무엇인 걸까요..?

현재로서는 알 수 없지만. 우리는 그렇게 서열 101위 괴물. 둠로드님이 있는 곳을 향해 비티씨의 안내를 받아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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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마린과 김마리가 나간 후. 그 건물 내부에 홀로 있게 된 카르마는 흘깃! 그녀들이 온 입구를 향해 시선을 던지더니,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자. 곧 자신의 오른손을 바라보았다.


“카르마 시스템 이식완료... 이걸로 현 666의 괴물들 내에서 이 시스템이 적용되지 않는 괴물은 단 한명 뿐...”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린 후. 즐거운 듯이 자신의 입을 틀어막으며 쿡쿡! 하고 작게 웃더니, 곧 자신의 배를 두 손으로 어루만졌다.


“종말이 점점 나와 자매들을 향해 다가오고 있어... 그들이 도착하면.... 모두 죽을 거야....

하지만... 그 종말의 결과는 나와 자매들의 죽음이 아니야... 바로...”


그녀는 ‘그들’이 끌고 오게 될 종말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그녀가 4세계의 파멸을 원해서가 아니었다. 오히려....


“너희 종말들이... 역으로 우리에게 잡아먹히게 될 거야.. 쿡쿡...”


그.들.을. 잡.아.먹.는.다.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앞으로 있을 자신의 ‘포식’을 생각하는 듯이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녀는 믿고 있었다. 자신이 선택한 두 명의 왕이 세운 계획을...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낸 4세계의 이빨과 발톱들을...!!!!

그렇기 때문에 그것들이 종말자들을 잡아먹음으로서, 자신에게 들어오게 될 막대한 에너지들을 그녀는 속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종말이 다가온다면... 놈들의 종말을 잡아먹고, 희망을 내뱉어라...

너희들의 이빨과 발톱으로 파멸을 막아내고... 놈들을 모조리 살육해라...

그걸 통해.. 나의 끝이 없는 허기를 채워줘... 4세계의 괴물들아... 후후....]


그러한 은은한 울림이... 서열 10위 카르마가 홀로 있는 건물 내부에 울려퍼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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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 제 315화 플로라의 그림자3 +1 22.01.26 32 3 20쪽
315 제 314화 플로라의 그림자2 +2 22.01.19 37 4 18쪽
314 제 313화 플로라의 그림자1 +2 22.01.14 34 2 24쪽
313 제 312화 네메시스가 걱정하는 것 +1 22.01.14 36 3 23쪽
312 제 311화 구조. +1 22.01.14 32 2 17쪽
311 제 310화 생존자 수색 +1 22.01.14 32 3 23쪽
310 제 309화 프라이팬으로 싸우는법3 +2 22.01.11 34 3 27쪽
309 제 308화 프라이팬으로 싸우는법2 +1 22.01.11 30 3 18쪽
308 제 307화 프라이팬으로 싸우는 법1 +1 22.01.11 30 3 18쪽
307 제 306화 용의 여왕의 골칫거리 +1 22.01.11 32 2 21쪽
306 제 305화 움직이는 살인귀 +1 22.01.11 34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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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3 제 302화 4세계 주인이 결정되다. +1 22.01.03 39 3 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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