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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아자아자!

아그네스 건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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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ee88
작품등록일 :
2019.05.14 01:28
최근연재일 :
2019.06.12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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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471

작성
19.05.21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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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아그네스 건국사 - 16

DUMMY

갑작스러운 악보(惡報)의 발생에 긴급하게 백작군 상층부 회의가 열렸다.

백작의 막사에 모여든 지휘관들은 형식을 건너뛰고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섰다.

제일 먼저 입을 연 것은 백작군의 사령관인 나이젤 경이었다.



" 아드리안 마탑에서 구매한 여분 기체가 하나 남아있습니다. 헌데, 사용자 각인이 이루어져 있질 않아서... "


나이젤 경이 말끝을 흐렸지만 장내에 자리한 모든 이들은 뒷말을 듣지 않고서도 알아들었다.

결국 하나 더 있는 마장기를 기동시킬수가 없다는, 악보에 이어지는 비보였다.



" 대책은? "


" ... "



백작이 무거운 음성으로 대책을 물었음에도 막사에는 침묵만이 흘렀다.

200년전 마장기가 제작될 당시, 마장기의 원래 제작 목적은 대륙의 악몽인 오우거를 상대하기 위함이었다.

그 말은 곧 마장기의 성능이 오우거와 비등하다는 뜻도 된다.


그리고 오우거란 생물은 군대로도 대적할 수 없는 악몽 그 자체.

성체 오우거를 상대로는 정식 기사 100명이 달려들어도 결과는 전멸 뿐이다.

그것도 얼마 버티지 못하고 약간의 기운만을 빼놓은 채로 말이다.


그런데 마라두스 공국 남북 방면의 패자인 이오닌 백작 휘하의 기사 숫자는 고작해야 50명이 전부다.



쿵-


쿵-



먼곳에서 접근하고 있는 마장기들은 서두르지 않았다.

느긋하게 다가서는 발걸음은 여유만만했다.

마치 백작군이 차츰 수렁에 끌려가는 것을 즐기는듯이.


그리고 이렇게 느긋이 가까워지는 마장기들의 존재감은 백작군 수뇌부들을 깊은 중압감속으로 몰아넣었다.

베르그너 경이 분발하며 돋웠던 백작군의 상승 기세는 꿈결처럼 사라졌다.

이 자리에 모인 지휘관들은 현상황의 타개책을 찾아야만했다.


하지만 그런 사실을 알면서도 나이젤 경의 보고 이후로 섣불리 입을 여는 인사가 없는 까닭은 답이 없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기에 벌어진 일이리라.


그럼에도 최악을 피할 방안은 존재하는데, 이미 떠올린 자들이 여럿임에도 입밖으로 해당 방안을 꺼내놓는 자들은 없었다.

그 방안을 선택할 시에 예상되는 피해가 걷잡을수 없을 수준이기 때문이었다.



나이젤 경은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그는 지금이 자신이 나서야할 때임을 직감했다.

백작군의 사령이라는 자리는 권리만을 주는 자리가 아니었고, 책임까지 다했을때만이 진정한 명예를 인정받을 수 있는 자리다.


그리고 한군의 사령이라는 지위는 전황을 파악하여 군대의 진퇴를 결정해야하는 책임이 있었다.


" 로드. 수세를 인정하고 물러나야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


" ... "



즉, 후퇴를 하자는 말이다.

백작은 나이젤 경의 건의에 가타부타 말이 없었고, 장내에는 숨막히는 고요함만이 감돌았다.


백작군을 직접 통솔하는 나이젤 경의 입에서 군세를 물리자는 발언이 나왔음에도 이에 반박하는 인사들은 없었다.

생각이라는 것을 할수있는 머리가 있다면 알수밖에 없는 것이다.


백작군을 목표로 접근하는 2개 마장기를 향해 기사도 넘치는 돌격을 하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나 다름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차라리 모든 병사를 잃을망정, 기사전력만이라도 살려야만 했다.



하여 이오닌 백작은 나이젤 경의 의견을 수용하려 했다.


도리가 없다.

이대로 볼라드의 앞에서 앞뒤로 마장기에 둘러쌓인다면 남는 것은 몰살뿐.

처참한 최후만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백작이 승리를 앞두고서 이러한 형국을 맞아 가슴이 타들어갔다면 감히 군세의 후퇴를 권한 나이젤 경의 가슴은 이미 잿더미가 된 다음일 것이었으니.

망설일 여유조차 없는 판국이다.


백작이 떨어지지 않는 입을 억지로 열어 내키지 않는 명령을 내리려던 순간이었다.



저벅-


장내를 휘감은 숨막히는 고요를 깨고서 나서는 자가 있었다.



" 마스터? "


척-



앳된 음성을 뒤로하고서 백작의 앞으로 한걸음 나선 이는 개전 직전에 마이네 영지에 나타나 이제껏 백작의 기대를 부족하지않게 한껏 충족시켜준 노기사였다.



" 로드... 이 비루한 늙은이가 한말씀 올려도 되겠습니까? "


그리고 노기사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청은 상당히 의외의 것이었다.

이런 발언은 아그네스 경이 백작군에 합류하고 나서 처음이었기에.


굴러온 돌에 불과한 처지를 인식하고 있는 이 노기사는 실력을 증명한 뒤로도 함부로 나서질 않는 신중한 태도를 이제껏 견지해왔었다.


때문에, 절체절명의 순간에 나선 노기사의 담담한 모습은 좌중의 시선을 끌어모으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백작도 마찬가지였다.

현재의 급박한 상황조차도 잠시 잊어버린듯, 마이네 산맥의 정명한 지배자는 노기사를 향해 흥미 가득한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 마스터, 안됩니다! "


회의가 파하고 난 직후.

마구간을 향해 뛰다시피 걷는 아그네스 경을 제라드가 뒤쫓으며 목소리를 높였지만 소년의 목소리는 노기사에게 들리지 않는듯했다.

곁을 따르는 다른 기사들은 그러한 두사람을 못 본 체하며 자신들의 애마로 향했지만 소년의 목소리가 울려퍼질때마다 움찔거리지 않을수 없었다.


노망인가, 목숨 아까운줄 모르는 만용인가.

명확히 헤아릴 길 없는 가운데 분명한 것은, 대저 위업이란 먹구름 사이를 찢고 들어와 세상을 비추는 한줄기 빛인 법이다.

세월의 흔적이 역력한 노기사의 분투의지는 상대적으로 젊은 기사들에게 무엇이 되었든 한가지 감정을 남기는데에는 성공했다.



마구간에 들어선 아그네스 경은 뒤쫓는 제라드를 곁눈질조차 하지 않은채 신속한 손놀림으로 다섯마리의 전투마를 골라 무구들을 씌우기에 바빴다.

신속하면서도 역설적으로 다급하지만은 않은 그 손놀림은 경건하기까지 했다.


" 마스터! "



그런 아그네스 경을 목소리 높여 부르는 제라드는 이해할수가 없었다.

중간에 사정이 변하여 이오닌 백작을 직접적으로 봉공하게 되었지만 그 기간은 고작 열흘이다.

백작의 인품이 뛰어나다해도 그에 반하여 모든 것을 내던지기에는 지나치게 짧은 시간인 것이다.

마탑 도시에서 두사람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릴 플로렌을 생각하면 아그네스 경이 이리 행동해서는 안된다.



떄문에 지금 제라드는 까닭모를 설움까지 느껴져 두눈이 붉게 달아오른 상태였다.


하지만,



히히힝-


" 제라드. "



애마에 마구까지 씌운 다음에서야 제라드를 돌아보는 아그네스 경의 목소리는 담담하기만 했다.

또한 어떠한 청이라도 불허하겠다는 굳센 의지가 깃들어 제라드가 품은 설움을 더욱 부채질하는 것이 아닌가.


" 과거 내가 잘라내지 못했던 인연의 끈이 결국 나를 찾아냈구나. 삶이란 이토록이나 변화무쌍한 것이다. 그러니 잊지말거라. 플로렌을 위해서라도 너는 마음속에 칼을 품거라. 네 삶의 끝이 다가오기 전까지, 한자루 칼의 단호함을 잊지말아야 한다. "


" ... "



굳이 손을 들어 확인해보지 않아도 제라드는 알고 있었다.

그의 양 눈가에 고여 글썽이는 것은 제라드가 다시 태어난 이래로 3번째로 경험하는 것이었다.


" 다행히 너의 기억력이 비상하니, 이 늙은이는 걱정이 없다. 그리고 사내가 그리 함부로 눈물을 보이면 못쓰는 법이다. 누가 죽기라도 한다더냐? "


아그네스 경은 미소를 띄고 있었지만 소년은 미소뒤에 숨겨진 것을 직시했다.

제라드를 달래는 노기사의 눈에는 한점의 두려움도 없다.

더하여, 형형한 두눈은 혈전의 끝에 대지를 두다리로 딛고 서 있는 것은 자신이 될 것이라 강변하고 있었다.


허나, 어찌 아그네스 경을 홀로 보내고 그가 마음편히 구경할수 있다는 말인가.

제라드는 볼을 타고 흐르려는 한줄기 물방울을 손으로 훔치고 나서 노기사에게 강변했다.


" 제가, 제가 함께하겠습니다. 얼마전 저 또한 경지를 이뤘음이니 도움이 될겁니다. "


" 방해다. "



그러나 소년 기사의 의지는 단칼에 거절당했다.

아그네스 경은 제라드의 돌출행동을 막기 위함인지 경고까지 덧붙였다.


" 네가 곁에 있으면 내 신경이 분산되고 말 터이다. 너는 진정 이 할애비가 패배하기를 바라는 것이냐? "



함께한지 3년.

노기사가 처음으로 입에 담은 '할애비'라는 단어가 결국 제라드를 침묵시켰다.



" 여기서 가만히 지켜보며 기다려다오. 또 내가 풀어낼 모든 것들을 새겨서 잊지 말아주었으면 좋겠다. 나는, 내 선조께서 신화룡의 목을 베어냈던 검류를 너에게 보여줄수 있어서 진정 기쁘기 그지없구나. "


간절하게까지 느껴지는 부탁에 소년의 고개는 점점 더 떨어져 바닥을 향했다.



그렇게 최후의 당부를 남긴 아그네스 경은 돌아서서 수년의 시간동안 함께 해왔던 애마의 등에 올라섰다.


푸르륵-


거칠게 숨을 내쉬는 애마는 다가온 혈전의 분위기를 감지한듯 적당한 흥분으로 몸이 덮혀져 있었다.


마지막으로 노기사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티없이 맑은 하늘이다.

마치 23년전, 가슴속에 지워지지 않을 한을 품고서 가문의 밖으로 내쫓겼던 그때의 하늘처럼 말이다.


그때의 아그네스 경은 검 하나만은 경지를 이뤘으나 인격은 성숙하지 못한 몸만 큰 어린아이나 다름없던 인간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성장의 불균형은 이후로 20여년동안 세상을 떠돌면서도 여전했다.


그가 진정 성숙할수 있었던 것은 자작가에서 쫓겨나던 날 가도의 옆으로 쓰러져있던 두 아이를 발견한 다음이었다.




더욱 오랫동안 함께할수 있을줄만 알았다.

적어도 이렇게 급작스럽게 끝이 다가올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아그네스 경이었다.


하지만 운명이라는 녀석은 도적과도 같아서, 가장 행복한 순간에 방심을 틈타 덮쳐오는 법인 것을.


드리키안 후작가의 문장을 목격한 뒤로부터 쉼없이 고민을 거듭한 아그네스 경이다.

그리하여 노기사가 거듭되는 고민의 끝에 내린 결론은 하나였다.

어찌하여 23년의 세월이 흐른 뒤에 자신을 찾아온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후작가의 추적이 시작된 이상 그의 목숨이 다할 때까지 습격이 계속되리라는 것이다.


' 허허, 나이 마흔에 치매가 들었던걸지도 모르지. '



삶을 희구하던 갓 성년을 지난 소녀는 너무 아름다워서, 평생을 검만 바라보고 살아온 중년 기사의 마음을 한순간에 훔쳐가버렸다.

누가 들으면 주책이라 비웃을 일이지만 당시의 아그네스 경은 그 소녀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내어줄수 있을것만 같았다.


불같은 감정이 더욱 위를 향하려는 상향심마저 좀먹고 있음을 알지만 거부하지 못했다.


그런데 모든 것을 바쳐서 소녀의 생명을 구해준 대가는 파멸이란 결과로 돌아왔고, 그녀가 아그네스 경에게 남긴 이름모를 구절은 이제 생명까지 빼앗아가려한다.


한참전에 생의 내리막길에 들어선 노기사는 자신의 끝이 두렵지 않았다.

허나, 그 위협속에서 상처입을지 모르는 제라드와 플로렌을 떠올리자면 가만히 있을수가 없다.


두 아이는 이미 그의 가족이기에.

그는 가장이고, 두 아이의 보호자다.

결코 짐이 될수는 없다.



그러니,


' 밀리안, 내 형제여. 마지막으로 바라건대 남게될 아이들을 부탁하겠네. '


이게 마지막이다.

상념끝에 모든 잡념을 내던진 노기사는 한점 망설임 없이 애마에 박차를 가했다.


" 가자, 하- ! "



히히힝-


두두두-



혈통 좋기로 소문난 초원 출신 준마는 노기사의 의지를 읽은양, 거센 질주를 시작했다.

방향은 백작군의 좌측 후방.

2기 불상의 마장기들의 전면이다.


인마 일기는 한줄기의 선이 되어 벌판을 가로질렀다.



두두두-


그리고 남은 기사들이 고삐를 풀어 출발시킨 다섯의 준마가 무구들을 주렁주렁 매단 채로 다섯줄기의 선이되어 그 뒤를 따라붙었다.




노기사가 떠난 자리에는 침묵만이 남았다.

기사들이 퇴군 준비를 서둘러야 함에도 잠시간 자리에 못박혀버린 까닭은 저 어리석기 짝이없어 보이는 기병 돌격이 생각과는 달리 너무나도 장엄하게 느껴졌던 탓이다.


불편한 심사를 숨기지 않은 채로 퇴군을 독려하기 위해 막사를 나섰던 백작마저도 질주하는 인마에 시선을 빼앗겨버린 것을 보면 기사들의 눈이 잘못되지 않았음은 분명했다.


그러다,



두웅-


공기를 뒤흔드는 진동이 생겨났을 때 세상에 다시없을 기병 돌격을 지켜보던 이들은 이 소음의 정체를 깨닫지 못했다.

허나, 점점 멀어져가는 인마의 곁으로 푸른 빛줄기들이 새어나오기 시작했을 때에는 자신의 두눈을 의심하게 되었다.


선두의 아그네스 경을 따라 선명한 푸른 빛줄기들이 줄기줄기 풀어져나오더니 삽시간에 벌판을 푸른빛으로 뒤덮어버리는 모습은 어떠한 전설에서도 들어보지 못한 기사(奇事)였던 것이다.


선명한, 푸르디푸른 오러의 색이 밝은 햇살이 내리쬐는 대낮의 세상을 잠식하고 있었다.


기사의 발생에 두눈을 크게 뜨고서 경악하던 이들 중 가장 먼저 그 정체를 깨달은 것은, 백작군 내에서도 가장 높은 경지를 이룬 것으로 위명이 높았던 나이젤 경이었다.


어느새 쩍 벌어진 그의 입에서는 쥐어짜는듯한 신음성이 새어나왔다.


" 설마... 아그네스 경이 마스터였단 말인가!? "



그렇게 모두가 경악하고, 홀로남은 제라드가 붉게 충혈된 눈으로 자취를 쫓을 때였다.



콰직-


부우우우웅-



아그네스 경의 손아귀에서는 세상이 찢어지는듯한 균열성을 동반하고서 새파랗게 물든 한줄기 빛의 기둥이 태어났다.

시리도록 차가우면서도 이질적인 따뜻함을 품고있는 빛의 기둥이었다.


그리하여 빛의 기둥이 마침내 뾰족한 첨두를 드러내며 완벽한 형태를 이루던 순간, 아그네스 경은 재빨리 허리를 뒤로 젖히더니 철거인을 향해 새파란 오러 랜스를 쏘아보냈다.


파아아아아앙-



극명한 생동감의 빛,

자신만의 색으로 온 세상을 뒤덮어버리는 색채가 세상을 가로지른다.


그리고 그 끝에, 무엇도 뚫어낼 강력한 힘이 집약된 오러의 결정체가 붉은 용의 숨결을 파헤치고 꿰뚫어버렸다.



꽈드드득-


작가의말

선작, 추천, 댓글은 글쟁이에게 큰 힘이 됩니다...


아, 정말로 죽다살아난 기분입니다.

두통이 가셔서 행복하네요.


오늘도 잊지않고 댓글을 남겨주신 조카님, 그리고 제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독자분들께 감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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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아그네스 건국사 - 19 +20 19.05.23 8,920 308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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