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서 명 : 풍운검협전 4권
저 자 명 : 송진용
출 간 일 : 2008년 5월 13일
아미산에서 싹튼 자신들의 연정 속에 강호의 비사(秘事)가 깃들어
있고, 혈채(血債)가 어룽져 있다는 걸 소년과 소녀는 조금도
알지 못했다.
선대의 은원을 어깨에 지고 강호에 번지는 음모와 혈풍(血風)에
맞서며 사랑을 지키기 위해 온몸을 내던진 한 남자와 여자가 있다.
가혹한 운명에 맞서는 주인공에게 시시각각 닥쳐오는 모진 시련.
“그 끝에 있는 것이 절망일지라도 이제는 멈출 수 없어.
내 사랑의 길은 외길이니까.”
송진용 新무협 판타지 『풍운검협전』제4권
무정강호(無情江湖)
우우웅?
석실 안에 은은하고 무거운 울림이 가득했다.
마치 큰북을 두드리고 났을 때, 그 여음(餘音)이 오래도록 남아
웅웅, 울리는 것 같은 그런 소리였다.
허공중에 흩어져 있는 기운이 진동하면서 공기를 사뭇 흔들어대고
있는 소리다.
그 울림의 한복판에 곡수린이 지그시 눈을 감은 채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었다. 그의 등 뒤에는 장발의 괴노파 귀령소(鬼靈素)가
역시 눈을 지그시 감은 채 앉아 두 손을 곡수린의 등에 붙이고
있었다.
그들 두 사람은 아지랑이처럼 희뿌연 진기의 막에 감싸여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곡수린의 얼굴은 숯불에 단 것처럼 붉어졌고,
느리게 내뿜는 숨결에서도 후끈한 열기가 느껴졌다.
그에 비해 귀령소의 안색은 점차 밀랍처럼 창백해져 가고 있었다.
곡수린의 등에 붙이고 있는 두 손마저 가늘게 떨리기 시작했다.
노파는 이체전공(體傳功)의 신공으로 자신의 내공을 곡수린에게
불어넣어 주고 있는 중이었던 것이다.
지그시 눈을 감고 명문혈을 통해 밀물처럼 쏟아져 들어오는
귀령소의 내력을 제 몸에 받아들이고 있는 곡수린의 눈꺼풀이
파르르 경련을 일으켰다.
그의 몸은 불덩이 속에 들어 있는 것처럼 달아오르고 있는
중이었다. 혈관이 터질 것처럼 부풀어 오르고, 단전에 넘치도록
쏟아져 들어오고 있는 불기운을 감당할 수 없을 지경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것은 고통이 되었다.
곡수린은 그 고통과 싸우기 위해 이를 악물고 전심전력을 다해
귀령소로부터 전해 받은 운기심법에 따라 진기를 다스리고 있었다.
그것에 몰입할수록 그의 정신은 몽롱해져 갔는데, 그러자 보이지
않는 곳, 마음 저 깊은 곳이기도 하고 무의식의 세계이기도 한
그곳에서 한 가닥 상념이 스멀스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심마(心魔)라는 것이다.
도를 수련하여 공을 이루려는 자들이거나, 한 가지 일에 매진하여
탈속의 경지에 들려는 자들에게 가장 흔하게 찾아오고 가장
위험한 것이 바로 그 심마라는 것이다.
그것에 빠져들면 곧 주화입마로 이어지기 일쑤다.
그것을 극복하지 못하면 대공을 이루기는커녕 목숨을 잃게 되기
십상이다. 다행히 산다고 해도 폐인이 되거나 광인이 되어 평생을
고통 속에서 지내야 한다.
곡수린에게 그 심마가 찾아오기 시작했다.
그건 그가 지금 그만큼 중요한 단계에 이르러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심마는 천 가지 모습으로, 만 가지 상념으로 찾아오는데,
지금 곡수린에게 슬금슬금 다가들고 있는 심마는 얼마 전에
있었던 일에 대한 회상이었다.
곡수린은 저도 모르게 이 비동에 찾아왔던 한 사람과 그의 말들을
떠올리고 있었고, 귀령소가 들려주었던 강호의 커다란 비사(秘事)
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한 번 그러한 사념에 사로잡히자 그의 머릿속에는 온갖 망상과
희로애락의 감정들이 거듭해서 생겨나고 소멸하기 시작했다.
그때마다 곡수린의 기혈이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였다.
제1장 화산수재(華山秀才) 곡수린(谷水潾)의 변화
제2장 어성진(魚盛津)에서 생긴 일
제3장 신당 안의 격전
제4장 철담개(鐵膽) 양우순(雨筍)
제5장 아미검후(峨眉劍后)
제6장 암투(暗鬪) 속에 짙어지는 위기
제7장 운지의 신위(神威)
제8장 현천지검(玄天之劍)
제9장 보검과 바꾼 동경(銅鏡)
제10장 사랑이라는 것
001. Lv.1 평정
08.05.09 16:21
작가님 고생하셨습니다...
002. Lv.1 [탈퇴계정]
08.05.09 18:22
출간 축하드립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