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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검향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난세의 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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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검향
작품등록일 :
2024.05.19 17:44
최근연재일 :
2024.07.02 18:00
연재수 :
4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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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335

작성
24.05.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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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낙양행

DUMMY



1


진도의 말에 간옹이 답했다.

“네 말에 일리가 있다. 하니 두 사람은 앞으로 나와 대련을 하도록.”

이에 장비가 호승심에 코를 벌렁거리는데 관우는 난감한 표정으로 그냥 앉아 있었다. 그러나 유비를 비롯한 무리의 빗발치는 성화에 못 이겨,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곧 두 사람에게 한쪽에 비치되어 있던 창 한 자루씩이 쥐어졌다. 곧 두 사람의 기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곧 빈틈을 노리고 서서히 돌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장비의 한소리 호기로운 기합 소리와 함께 둘의 치열한 싸움이 시작되었다.


“얍!”

곧 찌르고, 후리고, 흘리고 재 찌르는 동작들이 얼마나 빠른지 눈이 두 사람의 행위를 쫓아갈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실전 무예가 순식간에 수십 합이나 겨루어졌다. 그러나 누구 하나 비세를 드러내지 않는 가운데 두 사람의 용호상박 치열한 싸움은 그로부터 한 식경이나 더 이어졌다.


그러자 장비가 파탄을 드러내는 순간이 점점 더 많아졌다. 이에 간옹이 두 사람의 싸움을 멈추게 했다.

“그만!”

곧 두 사람이 호흡이 별로 흐트러지지 상태로 싸움을 멈추니 장내에 우렁찬 함성과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보았지?”

“네!”

무리의 우렁찬 대답에 만족한 표정을 지은 간옹이 말했다.


“자, 지금부터 즐기되, 술에 취해 실수하는 사람이 없도록.”

“네!”

간옹이 벼슬자리에 나가지 않았으면 누구나 그를 무리의 우두머리도 추대하는 데 이의가 없었을 것이다.


그만큼 간옹은 어려서부터 신동으로 이름을 날렸고, 근래에는 무력의 완성도도 높아져 장비나 관우에 어금 버금가는 실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하니 누구나 믿고 따르는 것이다.


* * *


세월은 빠르게 흘러 어느덧 181년 동짓달 초순이 되었다.

이때는 이미 각 현의 모든 보고에 대한 실사를 마침은 물론 태수 유우는 최하점의 평가를 받은 탁현 현령을 불러 경고까지 마친 상태였다. 그러하니 새해 조회에 맞춰 중앙 조정에 보고하는 일만 남게 되었다.


이에 유우가 간옹을 부르더니 물었다.

“조정에 보고할 준비는 다 되어 있지?”

“네 명부!”

“도성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니, 빠르게 준비해 수일 내에는 떠나도록 해.”

“알겠사옵니다. 명부!”


“상계리 혼자 보내려니 아무래도 마음이 놓이질 않는데, 힘 좀 쓰는 자 몇 놈 붙여줄까?”

“아닙니다. 명부! 제 주변에는 힘깨나 쓰는 자들이 여럿 있으니, 그들을 불러 함께 가도록 하겠사옵니다.”


“그렇다면 좀 안심이 되네. 여비는 두둑이 준비했으니 걱정말고.”

“감읍하옵니다. 명부!”

“내 할 말은 여기까지 할 말 있으면 해.”

“아무래도 기름칠을 좀 해야겠는데, 그것까지 준비하셨는지요?”


“그런 일은 나의 관직 생활 중 없음이야. 하니 그대로 보고해. 그래서 나쁜 평가를 받는다면, 그런 썩은 조정에 나도 근무할 생각이 없으니까.”

“역시 평판대로 강직하시군요.”


“쓸데없는 소리! 지금 네가 나를 평가하는 것이냐?”

“너무 노여워 마십시오. 사실을 사실대로 아뢴 죄밖에 없으니.”

“하하하......!”

대소를 그친 유우가 자애로운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볼 때 너는 나보다 더 높은 고위 관직에 오를 것이야. 하면 그땐 나를 기억하고, 공평무사(公平無私)한 어진 정사를 폈으면 해.”

“명심 봉행하겠사옵니다. 명부!”

“좋아! 이만 나가봐.”


“네, 명부!”

곧 자리를 떠난 간옹은 상부에 보고할 제반 서류 등을 챙기기 시작했다.


* * *


이날 저녁.

퇴근한 간옹은 외삼촌을 찾아뵙고 도성으로 떠난다는 인사를 행했다. 그러자 외삼촌은 노자로 쓰라고 50만 전이라는 거액을 안겨주었다. 이에 감사를 표한 간옹은 그길로 위진표국을 찾아갔다.


간옹이 위진표국을 찾아들자 국주 국의가 반갑게 그를 맞아들였다.

“어서 오시게.”

“장합 스승과 관통이 안 보이네요.”


“말도 마시게. 우리의 표국업이 원근에 날이 갈수록 알려져, 일감도 많아지는 데다가, 장 표두와 관 표두가 뛰어난 무예 실력으로 업무를 잘 수행해 주니, 신뢰 또한 계속 쌓여 평판 또한 좋아졌네. 그 결과는 더 많은 일감으로 돌아오고. 그러다가 보니 표사가 부족해 새로운 표사를 계속 모집한 결과, 현재는 표사만 해도 30명에 이른다네.”


“좋은 현상이네요.”

“그렇지.”

“자니 선배도 잘하고 있죠?”

“물론 셈도 빠르지만 정확해. 그러니 국연 또한 인재는 인재지.”


“그런데 왜 오늘은 안 보이죠?”

“이 사람아! 지금 시간이 몇 시인데 그런 소리를 해?”

“아, 제가 바쁘다 보니 깜빡했네요. 벌써 퇴근할 시간이 넘었음을.”

“한데 상계리 일은 잘 수행하고 있지?”


“네. 한데 중앙 조정에 보고하기 위해 잠시 탁현을 떠나야 해서, 인사차 들렀습니다.”


“오, 그래? 낙양은 멀고도 험한 길이니 단단히 몸조심하시게.”

“제 한 몸 지킬 자신은 있으니 걱정마십시오.”


“그래도 항상 조심하는 것이 좋아.”

“네. 명심하겠습니다.”

“자네가 방향을 제시해 주고, 좋은 표두들도 보내 주어 많은 돈을 벌고 있으니, 이참에 노잣돈이라도 좀 챙겨주어야겠네.”


“그러지 않으셔도 되는데요?”

“이 사람이 왜 이렇게 겸손해졌어. 50만 전 줄 테니 보태 써.”

“감사합니다. 국주님!”


이 당시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어 풍년일 때는 쌀 한 석에 3만 전, 평년작일 때는 4만 전, 대기근 등의 재해가 겹치면 쌀 한 석에 6만 전에 이를 정도니, 50만 전이라면 액수는 커 보여도 실질 가치는 그렇게 큰 편은 아니었다.


아무튼 간옹의 수금하는 행위 아니 기부받는 행위는 지속되었다. 마침 장날이라 마 시장을 찾은 매제 소쌍에게 50만 전을 수금하고 곧바로 유비의 점포에도 들러 저녁나절에는 조촐한 송별연을 부탁했다.


그러고 저녁나절이 되자 유협 무리가 모두 모인 가운데 간옹이 연석(宴席)에서 발언에 임했다.


“내일이면 상계리로서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낙양을 향해 출발합니다. 해서 그 전에 여러분들을 뵙고 작별 인사라도 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한데 나 혼자 가기는 심심하니 관우와 진도가 나와 동행해 주었으면 합니다.”


간옹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장비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격렬한 감정(激情)을 토해냈다.

“형님! 그래도 되는거요? 나도 진즉부터 도성에 한번 가보고 싶다는 말을 누누이 해왔는데, 나는 왜 쏙 빼고 둘만 데리고 간다고 하시우?”


반문은 유비의 입에서 나왔다.

“그럼, 누가 무예 지도를 한단 말이냐?”

“관우 형이 남고, 소제가 가면 되지요.”

장비의 말에 모든 시선이 관우에게 쏠렸다. 그러자 관우가 무거운 입을 떼었다.


“내 생각에도 익덕 아우가 수행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뒷말은 더 잇지 않았지만, 아직도 수배자의 신분인 관우로써는 행동이 자유롭지 않은 까닭에, 그런 선택한 것을 알고 간옹 또한 더 권하진 않았다.


“운장이 양보했으니, 익덕과 진도가 수행하도록!”

간옹의 최종 결정에 두 사람의 입이 귀에 걸렸다.

“형님, 고맙수다!”

장비에 이어 진도도 감사의 인사를 했다.


“제가 한 눈치 하니 잔심부름 정도는 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소제를 선택하신 형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잘 수행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형님!”

곧 먹고 마시는 행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간옹을 조용히 불러낸 유비가 50만 전을 노잣돈으로 내놓았다.


모두 짠 듯 성의 표시를 하기에는 과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적지 않은 금액인 50만 전을 희사하니 총 200만 전을 수금한 간옹은 다음 날 아침 일찍 태수에게 인사를 행하고, 장비와 진도와 함께 곧바로 낙양 도성을 향해 출발했다. 물론 할머니와 부모님께도 인사를 드렸다.


* * *


셋 다 말을 타고 있는 데다가 예상외로 평온한 낙양행이었다. 그런데 와중에 하나 특기할 만한 일이 있으니 간옹은 숙박할 현에 이르면 가급적 그 지역의 호족 저택을 찾아들었다는 것이다.


맹상군(孟嘗君)이 3천 명의 식객을 거느리며 우대했듯 호족들은 자신들의 명성을 유지하고 가세를 보전하기 위해 지나가는 길손의 숙식을 가능한 수용하는 관례가 이 시대에도 아직 남아 있었다. 그 식객 중 어느 누가 긴급 시 도움을 줄지 모르므로 그런 행위를 하는 것이다.


그런고로 오는 도중 대부분을 그 지방의 호족 집에 머무를 수 있었다. 또 간옹의 입장에서 보면 이 같은 행위가 노자를 아끼기도 하지만, 유력 호족과 안면을 틈으로써 언제든 그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음에, 먼 훗날에 대비코자 하는 계획의 일환이기도 했다.


그런 간옹이 청주 평원국(平原國)의 치소가 있는 평원현에 이르러서는 이 지역의 유력 호족이 ‘유평(劉平)’이라는 사람임을 알고 수소문해 그 저택에 이르니 집의 규모가 정말 장대했다. 담장의 길이만 해도 십 리에 이를 정도이니 저택의 규모는 알만 할 것이다.


그런 저택에 도착해 하인을 통해 ‘유주 탁군 상계리 간옹’이라는 명자를 들여보냈다. 그리고 얼마 후 집안의 집사가 나타나 말했다.

“가주님으로부터 하루 유하고 가시라는 간곡한 청이 있었습니다. 하오니 소인을 따라오시죠.”


집사부터가 공손하고 성의를 보이니 이것만 보고도 유평이라는 인물이 보통내기가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이에 간옹은 집사의 안내를 받아 유평과 대면하게 되었다.


“명자에 적힌 대로 탁군 상계리로 재직하고 있는 헌화 간옹이라 하옵니다. 한데 무례한 청에도 진심으로 맞아주시니 고맙기 이를 데 없사옵니다.”


“허허, 일찍이 노구강 문하요, 훗날에는 대석학 정현 선생의 문하에서도 천재성을 입증한 귀인을, 어찌 박대할 수 있단 말이오. 먹던 음식을 뱉고 버선발로 맞아도 시원치 않을 판에. 아무튼 잘 오셨고, 나의 자는 자평(子平)으로 일찍이 효렴에 천거되어 조정에서 작은 벼슬을 했으나, 세상이 혼탁해지는 것 같아, 과감히 벼슬을 버리고 현재는 고운야학(孤雲野鶴)이 되어 한가로이 논두렁을 거닌다오.”


한가로이 떠도는 구름처럼(閑雲) 속세를 등진 양 말하지만, 가슴 속에는 언젠가는 다시 벼슬길에 오르고 싶은 욕망을 파악한 간옹이 답했다.

“현재는 은사(隱士)로서 숨어 지내나, 그 고결한 뜻이 언젠가는 빛을 발할 날이 있을 것이니, 낙심 마십시오.”


“허허, 내 속에 들어갔다가 나온 사람처럼 말하는구려. 한데 천문역수에도 밝은 것으로 아는데, 나의 관상에 그런 것이 보이오?”

“물론입니다. 나라를 위해 큰 공을 세울 상이십니다.”


“허허, 그렇다면 믿어야겠지요. 다른 사람도 아닌 간 공의 말이니. 한데 도성에는 임무 차 가는 것이오?”

“그렇습니다. 상계리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가는 길입니다.”


“내가 잠시 머물러 보아 알지만, 낙양에서의 벼슬살이는 한마디로 복마전(伏魔殿) 같은 곳이라오. 뒷돈 없이는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으니 내 말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이오.”

“가르침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허허, 상객을 모셔놓고 잡설이 길었소이다. 그동안 석찬이 준비되어 있을 것이니, 맛나게 자시고 하룻밤 유하고 가시오. 단 아침에 길을 떠날 때는 반드시 이 평을 뵙고 갔으면 하오.”

“감사하고, 잘 알겠습니다.”


이렇게 되어 유가장에서 하룻밤을 묵은 간옹은 유자평으로부터 30만 전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까지 희사받아 다시 길을 재촉하게 되었다. 오늘과 같이 간옹은 하룻밤 숙식을 해결하는 것은 물론 적지 않은 노잣돈까지 챙기며 일로 낙양으로 향했다.


그 결과 섣달 초순에는 낙양에 도착할 수 있었다.


작가의말

고맙습니다!

늘 좋은 날 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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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종요와 순유 +2 24.05.29 774 18 11쪽
13 상계리로서의 임무 +3 24.05.28 780 16 11쪽
» 낙양행 +2 24.05.27 803 16 12쪽
11 관우 및 진도 +3 24.05.26 826 18 11쪽
10 관우 +1 24.05.25 855 17 10쪽
9 출사 +1 24.05.24 877 16 11쪽
8 누이 도매금 처분 작전 +3 24.05.23 901 18 11쪽
7 누이 도매금 처분 작전 24.05.22 937 15 10쪽
6 보은 24.05.21 983 21 11쪽
5 성을 바꾼 개자식이 되다 +1 24.05.20 1,026 18 11쪽
4 국연 왕수 +1 24.05.19 1,060 17 10쪽
3 국의 +1 24.05.19 1,120 17 10쪽
2 공손찬 +1 24.05.19 1,220 22 10쪽
1 노식 문하 +7 24.05.19 1,413 2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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