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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검향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난세의 간웅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대체역사

공모전참가작 새글

매검향
작품등록일 :
2024.05.19 17:44
최근연재일 :
2024.07.02 18:00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31,773
추천수 :
702
글자수 :
223,335

작성
24.05.21 18:00
조회
983
추천
21
글자
11쪽

보은

DUMMY

1


“장사는 어떠냐?”

“네 말대로 진행시켰더니, 화문석이야말로 이 지방의 특산품이 되어 황실에 진상한 것은 물론, 멀리 기주 경내, 가깝게는 유주의 치소가 있는 계현까지 불티나게 팔리고 있어.”


“잘했군. 한데 장비는 어떻게 지내고 있지?”

“그 아이도 벌써 열여섯이 다 되어, 완현의 유협(遊俠) 무리를 이끌고 있지.”

“집안에서 경영하던 푸줏간은?”


“그대로 노복과 그의 처가 아직도 하고 있지만, 조만간 장비가 물려받을 것으로 알아. 아, 그러지 말고 장비를 만나러 가보자.”

“그것도 좋지만, 하나 물어보자. 완현에 혹시 표국이라는 것이 생기지 않았어?”


“아, 네가 떠난 두어 달 후인가? 열서넛 무리가 이곳에 들어와 그걸 차렸고, 지금은 더 많은 사람을 고용해 대표국이 되었지.”

“그렇군. 음......! 장비 불러 그곳부터 가볼까?”

“좋아!”


맞장구친 유비는 곧 점원 하나를 불러 장비를 불러오게 했다. 잠시 후. 가깝게 있었던지 장비가 금방 달려왔다.

“와, 형님!”


몰라보게 성장한 장비지만 어려서의 행동 그대로 간옹을 와락 끌어안았다. 이에 간옹이 엄살을 피웠다.

“야, 이놈아! 형님 갈빗대 부러진다.”

“에이, 농담도. 이젠 완전히 온 것이오?”


“그래.”

답하고 떼어놓고 보니 여덟 자나 되는 큰 키에 근골로 뭉쳐진 어깨, 범의 머리에 고리 눈이 매우 위맹해 보였다. 그래서 간옹이 장비에게 말했다.

“이제는 일군의 장수라 해도 믿겠는걸.”


이를 받아 유비가 놀리듯 말했다.

“저 등치 갖고 장수는커녕 폭력배 노릇이나 하고 있으니, 한심하지.”

“형님은 말을 해도 폭력배가 뭐요? 유협이라던지, 협객(俠客) 등 얼마든지 고상한 말이 많잖소?”


“됐고. 장비도 왔으니, 표국으로 가보지.”

“그래.”

유비의 말에 동의한 간옹은 저간의 사정을 설명하고 장비를 앞세워 표국을 찾아갔다. 머지않아 일행은 저자 한 모퉁이에 서 있는 우람한 저택 한 채를 볼 수 있었다.


두 명의 보표가 서 있는 정문에는 ‘위진표국(威震鏢局)’이라는 편액이 걸려 있었다. 이에 간옹이 두 명의 보표 앞으로 걸어가 말을 걸었다. 두 사람 모두 모르는 사람이라 공손하게 물었다.

“국주님 안에 계십니까?”


보표 하나가 대거리에 나섰다.

“명자(名刺) 있으면 주십시오. 안에 전해주게.”

갓 사회에 진출한 초년생이 명함이 어디 있겠는가. 그래서 간옹이 말했다.


“경가장의 경옹이라면 알 것이니, 경옹이 찾아왔다고 전해주세요.”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리시죠.”

말한 보표가 눈짓하니 다른 한 명의 보표가 이내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 그리고 잠시 후, 국의가 반가움에 버선발로 달려 나왔다.


“우와! 이게 누구냐? 몰라보게 달라졌구나!”

“형님도 잘 계셨죠?”

간옹의 말에 국의가 허허 웃으며 답했다.

“괜히 백만 전씩 들여 공부시키는 게 아니군. 예의범절을 아니, 이제 제대로 된 사람이 되었네그려.”


“예절이고 나발이고, 이대로 세워 둘 참이오?”

“미안, 미안. 어서 안으로 들어가세.”

“그 전에 소개시켜 줄 사람이 있수다.”

“그래?”


그제야 국의는 눈앞의 사람들을 차례로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런 그에게 간옹은 장합을 필두로 국연, 왕수, 관통을 차례로 소개시켜 주고, 안면이 있는 유비와 장비도 차제에 소개시켜 주었다. 그리고 주인의 청으로 일행은 표국 내부로 들어갔다.


넓은 연무장 겸 표물을 싣고 부리는 곳을 지나 큰 전각 한 채에 이르니 국의가 일행을 안으로 청했다. 이에 모두 안으로 들어가 각자 자리를 잡자 간옹이 본론으로 들어갔다.


“앞으로 지내보면 알겠지만, 준예(儁乂) 형님의 무예야말로 국주와 겨루어도 누가 이길지 승패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오. 충용(忠勇)의 무력 또한 국주와 어금버금할 것이오. 그러니 두 사람을 표두로 받아들인다면, 위진표국이 더욱 흥성할 것이오.”


뒷말은 귀에 들리지도 않는지 두 사람의 무예 실력이 자신과 비슷하다는 말에 국의의 눈썹이 위로 치켜 올라갔다. 그러나 간옹이 손을 내젓는 바람에 일시 흥분을 가라앉혔으나 아직도 상기된 표정이었다. 참고로 충용(忠勇)은 관통이 정현 선생으로 받은 자였다.


그런 국의에게 간옹은 설명을 계속했다.

“또 자니(子尼)야말로 산술에 능하니, 회계 등 장부 처리에 능할 것이오. 하니 함께 경영에 참가시켰으면 좋겠소이다.”


자니는 국연의 자로 원역사에서 태복의 직위까지 오르게 되어 고위직에 올랐지만 검소하게 생활했으며, 봉록과 하사품을 옛 친구와 친족들에게 모두 나눠 주었다. 공손하고 근검하면서도 겸허한 태도를 지키다가 재직 중에 죽었다.


“말을 들어보니 모두 무술이 출중하고 영매함을 알 수 있소이다. 그런데다가 다른 누구도 아닌 오늘날의 내가 있게 해 준 존재인 경옹의 추천이니 마다할 수 없죠. 우리 함께 생활하며 표국이 더욱 번성하도록 노력해 봅시다.”


오는 도중 당장 일거리가 없을 것을 일행이 걱정하자, 간옹은 국의와의 인연을 이야기하며 우선 표국에서 지낼 것을 권한 바 있었다. 이에 세 사람이 찬성해 이곳에 이르게 된 것이다. 아무튼 국의의 말에 세 사람 모두 감사의 말을 표했다.


“일심으로 표국을 위해 일하겠소이다.”

장합을 선두로 두 사람도 헌신한 뜻을 밝히자 국의가 환영연을 개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장비가 특히 기뻐하는 가운데 왕수가 조용히 간옹의 소맷자락을 잡아당겼다.


그래서 간옹이 왕수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 계단 위에 섰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아. 숙치의 직업도 이미 생각해놓았지, 경가장에서 당분간 학생들을 가르치도록 해.”

“형님은요?”


“나야 당분간 할 일이 많아 집에 머물 날이 드물거야.”

“알겠습니다. 형님!”

세 살 차이 나는 왕수가 깍듯이 예우하자 간옹은 그의 등을 두드려 주고는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 * *


국의가 주최한 환영연이 끝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

장합 등 세 사람은 표국에 남고, 간옹, 유비, 장비, 왕수 네 명만 경가장으로 향하는데 유비가 갑자기 생각나는 것이 있는지 말했다.

“참, 네 외삼촌네 말이야.”


“응. 어떻게 됐지?”

“이곳 완현에 한지 공장을 차렸어.”

“아무래도 이곳이 군 치소가 있는 곳이고 물산이 풍부한 기주와 가까운 곳이니 이곳에 공장을 설립한 모양이군.”


“그래. 그곳에 가보지 않아도 되겠어?”

“가봐야지. 제대로 만들고 있는지도 봐야하고.”

“그렇다면 날 따라와.”

“좋았어.”


이렇게 되어 일행 네 명은 완현 시가지에서 조금 남쪽에 위치한 공장을 향해 걸어갔다. 그렇게 1각 정도 걸어가자 상당히 큰 건물 몇 채가 보였다. 머지않아 그곳에 도착한 간옹은 마침 공장에 있던 외삼촌 유위와 반갑게 해후하고, 그의 안내로 큰 규모의 공장을 둘러보게 되었다.


간옹은 첫 공정으로 닥나무를 통째로 가마솥에 차곡차곡 쌓아놓고 불을 지펴 찌는 과정을 볼 수 있었다. 이어 찐 닥나무의 껍질을 벗겨내는 공정, 벗겨낸 껍질에서 검은 겉껍질 긁어내는 공정, 닥나무 속껍질을 잿물에 넣고 삶는 과정, 닥풀과 닥섬유를 물에 넣어 섞는 공정, 대나무 발을 사용하여 종이를 뜨는 공정, 떠낸 종이를 차곡차곡 쌓아서 물기를 빼는 공정, 건조대에서 말리는 공정, 더 촘촘하고 매끄럽게 하기위해 덜 마른 종이를 두드리는 공정을 차례로 둘러보고 뿌듯한 기분을 느꼈다.


그런 기분 속에 제품화된 한지를 쌓아놓는 창고까지 둘러보았다. 그런데 창고에는 며칠 생산한 제품만 보여 간옹이 외삼촌을 바라보자 그가 말했다.


“보다시피 만드는 족족 팔려나가다 보니 창고에 저장할 새가 없어. 그래서 ‘창고를 괜히 크게 지었구나’ 하는 후회를 하지만, 그게 대수겠어. 하여튼 네 덕분에 황실에 납품도 하고 더한 거부가 되었어.”


“유학 경비는 빼고도 남았죠?”

“그걸 말이라고 해? 다달이 매형에게 충분한 생활비도 지급하고 있는데. 그래서 말이지만 학당을 걷어치우라고 해도 말을 안 듣네.”

“보람 있어서 그런 것이겠지요.”


“그건 내 생각에도 그래. 그래서 더 강요는 안 해. 그러나저러나 너는 앞으로 무엇을 할 거냐?”

“당분간 쉬면서 거취를 결정해야죠.”

“너무 놀면 못써. 그러니 무어라도 해. 정 뭣하면 나를 도와줘도 좋고.”


“알겠습니다. 한데 보안 경비가 너무 허술한 것 아닙니까? 누가 공장을 둘러보고 모방 생산하면 곤란하지 않습니까?”

“내가 바보냐? 어느 상인도 공장 안을 구경시켜 준 적 없어. 뿐만 아니라, 일하는 일꾼도 일을 시키기 전에 각서를 받지. 만약 생산 과정을 누설한다면 손해 본 다섯 배의 배상금을 물리겠다는 내용으로 말이야.”


“잘하고 계시네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 위진표국에서 보표를 지원받아 보안 경비를 강화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야간 경비도 세워 화재나 여타 도둑들의 침입에도 대비하고요.”


“나도 진즉부터 그 생각은 했는데, 솔직히 돈이 아까워 실행을 못 했는데, 네 말을 듣고 보니 그렇게 하는 게 더 실속이 있을 것 같아.”

“좋습니다. 그렇게 하기로 하고요. 방은 어떻습니까?”

간옹의 질문에 외삼촌의 얼굴이 아들 생각에 더욱 밝아졌다.


“그 아이 또한 너와 같이 벌써부터 신동으로 불리고 있어. 성정도 너와 비슷해 제2의 경옹이 출현한 것이 아니냐는 소문으로 떠들썩해. 그래서 말인데. 네가 주선해서 노구강 문하나 대학자 정현 문하로 들여보낼 수 없을까?”


“제 생각에는 그럴 필요까진 없을 것 같습니다.”

“왜?”

“내가 데리고 다니고 싶습니다.”

“그건 또 무슨 말이냐?”


“제 꿈이 일인지하 만인지상이 되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최소 그에 버금가는 지위에는 오르지 않겠습니까?”

“너라면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니, 나도 네 뜻에 찬성한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되어 유방의 앞길도 결정이 되었다.


“본전(本殿)으로 가자.”

“네.”

곧 두 사람은 사무 공간으로 중앙에 위치한 큰 전각으로 향했다. 머지않아 그곳에 도착하자마자 유위는 회계에게 지시해 10만 전짜리 10장을 끊어주며 유용하게 쓰도록 했다.


배포 큰, 외삼촌의 결정에 간옹도 치사해 마지않았다.

“역시 외삼촌은 사업 체질인가 봅니다. 배포며 하는 행사가 대사업가가 될 것 같습니다.”

“그래? 하하하......!”


외삼촌도 기분이 좋은 지 대소하더니, 꿔다 놓은 보릿자루 신세를 면치 못했던 세 명에게도 10만 전짜리 어음 세 장을 끊어주며 용돈으로 쓰도록 했다. 이에 유비, 장비, 왕수 세 사람은 처음에는 사양하다가 끝내 받고는 입이 귓가에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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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말

감사, 감사드리고요!

늘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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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출사 +1 24.05.24 877 16 11쪽
8 누이 도매금 처분 작전 +3 24.05.23 901 18 11쪽
7 누이 도매금 처분 작전 24.05.22 937 15 10쪽
» 보은 24.05.21 984 21 11쪽
5 성을 바꾼 개자식이 되다 +1 24.05.20 1,026 18 11쪽
4 국연 왕수 +1 24.05.19 1,060 17 10쪽
3 국의 +1 24.05.19 1,121 17 10쪽
2 공손찬 +1 24.05.19 1,221 22 10쪽
1 노식 문하 +7 24.05.19 1,414 2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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