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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검향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난세의 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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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검향
작품등록일 :
2024.05.19 17:44
최근연재일 :
2024.07.02 18:00
연재수 :
4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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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715
추천수 :
699
글자수 :
223,335

작성
24.05.26 18:00
조회
825
추천
18
글자
11쪽

관우 및 진도

DUMMY

1


“오호라! 이래서 우리 스승님에게 오던 주현의 학생이 작년부터 끊겼구나. 훈장질해 처먹으려면 탁군에서는 명성이 자자한 우리 스승님 정도는 찾아뵙고, 양해를 구한 후, 하는 게 예의 아니겠어? 그런데 너라는 놈은 어찌 생겨 먹은 놈이 그런 기본적인 예의도 몰라! 그러고도 훈장이라고? 흥!”


생전 처음 보는 작자가 초면부터 이놈 저놈 하니 기분이 상할 대로 상한 훈장 즉 관우가 불퉁거렸다.

“당신 말조심하시오. 나이도 나보다 어린 것 같은데, 초면에 이놈 저놈이라니!”


“너, 지금 나한테 시비 거는 거지?”

“허 참, 기가 막혀!”

적반하장에 어지간한 관우도 정말 화가 나는지 대추빛 얼굴이 더욱 붉어졌다. 그런 관우를 향해 장비는 한술 더 떴다.


휴대하고 있던 목검을 빼어 든 것이다. 이에 어지간한 관우도 얼굴이 더욱 붉어지며 소매를 떨쳐내었다. 더 진행되면 싸움이 날 것 같자 중간에 간옹이 끼어들었다.


“진정 싸움이라도 해, 관아에 발고(發告)라도 당하면, 당신에게 전혀 이로울 게 전혀 없을 텐데?”

관아를 들먹이자 깜짝 놀란 관우가 이내 심호흡을 세 번 하며 화를 가라앉히려 애썼다.


그 모습을 이곳까지 따라온 주인 노씨는 물론 학생들도 바라보고 있어 간옹이 관우에게 말했다.

“당신, 날 따라오시오. 꼭 할 말이 있소이다.”

이에 관우는 코뚜레 꾀인 소처럼 어쩔 수 없이 간옹의 뒤를 따랐다.


그러자 다른 사람도 둘을 따라 이동했다. 이에 간옹이 손짓으로 그들을 저지한 후 조용한 곳으로 데리고 가 말했다.

“내가 볼 때 하동 해현(解縣)에서 올라온 수배자의 용모파기와 당신의 모습이 일치하오. 비록 당신이 수염을 기르는 등 위장했지만 나를 속이지는 못할 것이오.”


깜짝 놀란 것도 잠시. 이내 관우의 눈에서 흉망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간옹이 빈정거렸다.

“왜? 살인멸구(殺人滅口)라도 하시게?”

흠칫 놀라 제정신으로 돌아온 관우가 긴 한숨과 함께 말했다.


“휴......! 그래서 나보고 어쩌라는 말이오?”

“나와 함께한다면 모든 일은 묻혀지고, 앞으로 좋은 일만 있을 것이오.”

“함께 하자는 진정한 뜻이 무엇이오? 설마 나를 등쳐먹으려는 수작은 아니겠지?”


“내가 볼 때 더욱 혼탁한 세상이 될 것 같소. 아니 난세가 될 것이오. 그러한 때에 사내대장부로 태어나 의기를 감추고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졸장부로 놀림을 받아도 어쩔 수 없을 것이오. 그러하니 나와 함께 탁현으로 가, 한동안 우리 곁에 머물다가 때가 되면 떨쳐 일어납시다.”


“흐흠......!”

탁성을 발하며 한동안 생각에 잠겨있던 관우가 마침내 결단했는지 말했다.

“옴 칠 수도 뛸 수도 없으니, 당신 말을 따를 수밖에.”


확인차 간옹이 다시 한번 물었다.

“승낙하는 것이오?”

“그렇소!”

환한 미소를 지은 간옹이 공수하며 말했다.


“진정 실례가 많았소이다. 나는 간옹이라는 사람으로, 자는 헌화외다. 탁군의 상계리로 재직 중이기도 하고요.”

관우 또한 공수하며 말했다.

“말씀대로 나는 하동(河東) 해현 사람으로, 이름은 관우, 자는 운장(雲長)이외다.”


“좋소! 우리 의기투합했으니 나의 형제들을 부릅시다.”

말이 끝나자마자 간옹은 두 사람을 불렀다.

“야, 유비, 장비, 이리 와봐.”

곧 두 사람이 주춤주춤 다가섰다. 이에 간옹이 두 사람에게 관우를 소개시켰다.


“오늘부로 우리의 패거리가 되었으니 그런 줄 알고, 서로 인사 나눠.”

유비가 먼저 자신을 소개했다.

“탁현 사람으로 나, 유비, 현덕이라는 사람이외다.”

“좀 전에는 미안했소이다. 나는 장비, 익덕(益德)이라는 사람이외다.”


“나는 하동 해현 사람, 관우, 운장이라고 불러주시오.”

관우마저 인사를 끝내자 유비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나이가......?”

“연희(延熹) 5년생이오.”


“엉? 그러면 나보다 한 살 적은데? 나는 연희 4년생이오.”

유비의 말에 관우가 답했다.

“수염을 길러 나이가 더 많이 들어 보였을 것이나, 내가 동생 맞군요.”


관우의 정확한 나이는 알 수 없다. 유비나 간옹보다 한 살 많거나 심지어 네 살 적을 수도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작품에서는 한 살 적은 것으로 설정했다.


대충 수인사가 끝났다고 생각한 간옹이 본론으로 들어갔다.

“당장 따라갈 것이오? 아니면 며칠 말미를 줄까?”

“아무래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니, 며칠 여유를 주세요.”

“그렇게 합시다.”


간옹이 결론을 맺는데 장비가 끼어들었다.

“나도 여기서 며칠 묵어가고 싶은데 안 되겠소?”

“그야 주인장의 허락을 받으면 가능하지요.”


관우의 말에 조금 떨어져 있는 주인에게 다가간 장비가 고리 눈을 부릅뜨고 반 협박하듯 말했다.

“나 이 집에서 며칠 머물러야겠는데, 되겠지요?”


명색이 호족인 노씨 가문이다. 장비의 어린애 치기 같은 행동에 겁먹을 주인은 아니었다. 그러나 손님을 박대하지 않는 것이 도리.

“그야 물론이지요. 며칠 아니 한 달이라도 머물다 가셔도 됩니다.”

“고맙소이다.”


이렇게 되어 유비와 간옹은 장비를 떼어놓고 탁현으로 향했다.


* * *


그로부터 3일 후, 해 질 무렵이었다.

간옹이 퇴근 시간이 되어 막 군부(郡府) 즉 군의 청사(廳舍)를 나오니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장비였다.


“돌아왔구나. 관우는?”

“현덕 형님 점포에 있습니다.”

“알았다. 그곳으로 가자.”

“네, 형님!”


곧 두 사람은 말을 타고 유비의 점포로 향했다. 머지않아 그곳에 도착하니 기다리고 있던 유비와 관우가 반갑게 맞았다.

“어서 와.”

“약속을 지켰습니다.”


“아무렴, 그래야 사내지.”

관우의 말에 답한 간옹이 이어 말했다.

“운장 아우가 왔으니, 환영연을 베풀어야겠지? 그런데 이번에는 우리끼리만이 아니라, 유협 무리 전부를 모은 가운데서 행하는 것이 좋겠어.”


“왜?”

유비의 물음에 간옹이 즉답했다.

“이유는 모두 모인 상태에서 말할 테니 그리 알고, 익덕 모두 불러 모아.”


“어디로?”

장비 대신 묻는 유비의 물음에 간옹이 답했다.

“신축한 네 집으로.”

“그게 좋겠다. 집들이 겸, 겸사겸사 하지 뭐.”


유비의 말대로 근래 신축한 유비의 집은 크고 넓었다. 화문석 등의 사업이 잘되어 돈을 많이 번 유비는 경가장이 멀지 않은 도수 제방 변에 큰 규모의 집을 신축한 바 있었다. 금년 삼월에 착공하여 준공한 지 며칠 지나지 않은 집이었다.


곧 장비가 떠나자 일행도 점포 문을 닫고 유비의 집으로 향했다. 그 일행 속에는 화문석 사업과 전당포업까지 총관리하고 있는 유덕연도 합류해 있었다. 머지않아 일행이 유비의 저택에 도착하니 하인 하녀들이 달려 나와 맞았다.


이 모습을 보고 간옹이 유비에게 물었다.

“어머님은?”

“준공 직전 어머니에게 말씀드렸지. 새로 지은 집에 모시고 싶다고.”

“그랬더니?”


간옹의 추임새에 유비가 빙긋 웃으며 답했다.

“시집와 지금까지 살던 집이 좋다고, 그대로 그 집에서 여생을 마치고 싶다고 거절하셨어.”

“연세가 드시면 대부분 그러하니 이해는 되는군.”


“나도 그래서 강요하지 않기로 했어.”

두 사람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집안을 둘러보던 관우가 말했다.

“집을 상당히 잘 지으셨군요. 대단히 크고 멋집니다.”


“마땅히 기거할 곳이 없으면 이곳에 거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유비의 물음에 관우는 간옹을 바라보았다.

“집은 큰데 거하는 사람도 얼마 없으니 그것도 괜찮겠군.”

간옹의 허락이 곧 관우의 대답이 되어 이날 이후 관우는 유비의 집에 머물게 되었다.


그로부터 2각 후.

장비를 비롯한 20여 명 남짓한 무리가 유비의 저택으로 몰려들었다. 사람만이 아니라 장비의 가게에서 팔다 남은 돼지 한 마리와 술도가에서 사온 듯한 다섯 동이의 술도 나귀 등에 실려왔다.


곧 집안 곳곳에 횃불이 내걸린 상태에서 돼지고기를 삶고 전도 부치는 등 잔치 준비가 시작되었다. 그리하여 2각이 흐르자 뜰에 깔린 멍석에는 근 삼십 명 가까운 사람들이 모여앉게 되었다.


장비의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 완력이 뛰어난 그를 추종하는 무리들이 많이 그 밑으로 모여들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장비는 탁현의 저잣거리를 지배하는 유협 무리의 우두머리가 되었다.


그러나 근래 유협 무리를 조직화하면서, 성정상 의리가 있는 장비는 평소 존경하는 유비를 그 집단의 우두머리로 앉혔다. 물론 그의 입장에서 더 가까운 간옹을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관아에 몸담고 있는 사람을 유협 무리의 우두머리로 삼을 수는 없어 유비를 택한 것이다.


아무튼 몇 순배의 술잔이 돌자 떠들썩한 가운데 간옹이 나섰다.

“주목!”

간옹의 한마디에 모든 입이 닫히고 시선에 그에게 모아졌다.


“오늘 여러분 앞에 우리와 뜻을 같이하는 한 사람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하동 해현 사람으로 이름은 관우, 자는 운장이요. 모두 박수로 맞아주시길 바랍니다.”


우와......!

짝짝짝.......!

함성과 박수 소리가 멎자 관우가 일어나 발언에 임했다.


“상계리로부터 소개받은 대로 관우, 운장입니다. 비록 배움 얕고, 완력 뛰어나진 못하지만, 한 무리에 소속되는 영광을 입은바, 조직에 충성하고, 우두머리의 명을 잘 따르도록 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와아.......!

짝짝짝......!“환영합니다!”

관우의 범상치 않은 기도에 함성과 박수로 그를 맞은 가운데 간옹의 말이 이어졌다.


“내가 보아하니 세상은 날로 혼탁해지고 수상해지고 있습니다. 그런고로 이럴 때일수록 제 한 몸 제대로 간직할 수 있는 무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기도 합니다. 그러하니 이 시간 이후 제 유협께서는 익덕과 운장을 교두로 하여, 무예 익히기에 전념해주길 바랍니다. 이를 위해 연습용 창과 도검을 현덕이 준비해 주면 고맙겠습니다.”


공을 넘겨받은 유비가 나섰다.

“연습용 창칼을 준비하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관아에서 이상하게 보진 않을까 그것이 걱정됩니다.”

“정 그렇다면 목검과 죽창으로 대신하더라도 무예 연마는 게을리해서는 안 됩니다.”


이때 무리 중 한 명이 일어나 발언했다.

“익덕 형님의 무예야 근동에서는 당적할 사람이 없지만, 운장 형님의 실력도 그 정도는 되어야 우리를 지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데요.”


말한 사람을 보아하니 근간 외지에서 흘러들어와 합류한 열두 살의 막내 진도(陳到)였다. 진도 제 말로는 예주(豫州) 여남(汝南) 출신으로 어려서 고아가 되어 떠돌다가 이곳까지 흘러들어왔다는 맹랑한 녀석이었다.


그런 아이가 훗날에는 조자룡에 버금가는 지위까지 오르니 인생사 알 수 없는 일이다. 《정사 삼국지》의 《계한보신찬》에서 진도는 조운과 함께 언급된다.


[정남장군(조운)은 성정이 후덕하고, 정서장군(진도)은 충성스럽고 강직하다. 당시 선발된 병사를 지휘하여 맹장으로써 공훈을 날렸다.]


-----


작가의말

감사, 감사드리고요!

늘 건강하시고 행복한 날 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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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3

  • 작성자
    Lv.99 Under85
    작성일
    24.05.26 18:17
    No. 1

    관우는 하동군 출신으로 병주가 아니라 사례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또끼슈끼럽
    작성일
    24.05.27 01:48
    No. 2

    ^^ 잘보고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매검향
    작성일
    24.05.27 09:27
    No. 3

    Under85님!
    맞습니다. 제가 착각했습니다. 지금은 그곳이 산서이다 보니 가끔 착각을 하는군요.
    덕분에 바로 잡았습니다. 감사, 감사 드리고요! 늘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또끼슈끼럽님!
    언제나 변함없는 성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요!
    늘 건강하시고 행복한 날 되세요! 한 가지 죄송한 것은 일일이 답글 드리지 못한 점입니다.
    이점 해량하여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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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난세의 간웅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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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낙양행 +2 24.05.27 802 16 12쪽
» 관우 및 진도 +3 24.05.26 825 18 11쪽
10 관우 +1 24.05.25 854 17 10쪽
9 출사 +1 24.05.24 877 16 11쪽
8 누이 도매금 처분 작전 +3 24.05.23 900 18 11쪽
7 누이 도매금 처분 작전 24.05.22 936 15 10쪽
6 보은 24.05.21 983 21 11쪽
5 성을 바꾼 개자식이 되다 +1 24.05.20 1,026 18 11쪽
4 국연 왕수 +1 24.05.19 1,059 17 10쪽
3 국의 +1 24.05.19 1,118 17 10쪽
2 공손찬 +1 24.05.19 1,218 22 10쪽
1 노식 문하 +7 24.05.19 1,413 2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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