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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검향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난세의 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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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검향
작품등록일 :
2024.05.19 17:44
최근연재일 :
2024.07.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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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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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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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23,335

작성
24.05.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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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글자
10쪽

국연 왕수

DUMMY



1


“하하하.......! 우리 가문이야말로 양주 일대에서 알아주는 가문이지.”

“그런데 어찌하여 이곳까지 흘러들어왔소?”

비아냥거리듯 경옹이 묻자 노한 표정으로 국의가 답했다.

“다 사정이 있는 것이지. 그렇다고 우리 가문을 무시해?”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저간의 사정이 궁금해서 그러오.”

“에효! 그 사연을 말하라면 한 시진도 더 걸려. 그러니 그건 나중에 들려주기로고 하고. 참, 당신을 호송해야 될 것 같은데, 맞는가?”

“그렇습니다.”


“그럼, 어여 떠나지. 대금 선불(先拂)로 주시오.”

국의의 말에 외삼촌이 말했다.

“다 선금으로 줄 수는 없고, 우선은 착수금으로 절반을 줄 것이요. 해서 임무를 마치고 정현 선생의 신표라도 얻어온다면, 그땐 나머지를 모두 드리리다.”


“좋소! 그 정도는 양해해야지.”

이렇게 되어 외삼촌은 얼마에 계약했는지 모르지만, 그 절반 가격을 어음으로 지급해 주었다. 언제든 유가장의 창고에서 필요한 물품을 꺼내 갈 수 있는 물표(物票)와 함께. 그리고 경옹에게도 100만 전에 이르는 어음을 열 개로 쪼개 그에게 지급해 주었다.


이에 감사하게 받아 든 경옹은 곧 할머니를 비롯한 집안 식구들과 작별하고 국의 이하 12명과 함께 경가장을 떠났다. 그런데 국의 외의 12명도 당시 비싼 말을 전부 타고 있어, 이 집단이 보통 집단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어찌 됐든 그들의 상황을 본 아비 경평은 아들에게도 집안의 유일한 나귀 한 마리를 경옹에게 내주었다. 그들과 보조를 맞추라고 눈물을 머금고.


* * *


완현이 아스라이 멀어지자 경옹이 국의에게 물었다.

“어떻게 해 그 먼 변방에서 이곳까지 오게 되었소이까?”

국의가 회상하듯 먼 곳을 바라보며 답했다.


“우리 가문은 원래 전한의 상서령(尙書令) 국담(鞠譚)으로 시작되었지. 그런데 그 아드님이신 국비(鞠閟) 어르신께서 난리를 피하여 서평으로 가 성씨를 국(麴)으로 고쳤고, 국씨(麴氏)는 서평의 이름난 가문이 되었어. 그런 선조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자란 나는 어려서부터 중원 땅을 동경하게 되었지. 그래서 나는 성인이 되자마자 친한 벗들을 꼬드겨 중원 땅으로 오게 되었는데, 그중에서도 물산이 풍부한 기주를 선택해 직업을 구하려 했어.”


이 대목에서 갈증이 나는지 물주머니를 꺼내 몇 모금 마신 국의가 계속해서 말했다.


“그러나 생판 모르는 곳에 와서 직업을 구하기란 쉽지 않았지. 그렇다고 해서 배곯아 죽을 수는 없는 노릇. 지나가는 행인 무리도 몇 번 털었어. 그러던 도중 한 호송집단을 만나게 되었는데, 나는 ‘바로 이것이다’라는 영감을 얻었지. 그때부터 우리도 사람이나 물자를 호송해 주는 직업을 선택해 오늘에 이른 거야. 문제는 우리의 실력이 출중하다 보니 한 번도 호송에 실패한 일이 없다는 것이지. 그런 이유로 우리는 더욱 높은 가격을 받고 호송에 임할 수 있었고.”


“하면 수임받는 곳은 어디입니까?”

“중산국(中山國)의 치소가 있는 노노현(盧奴縣)이지.”

“그 본부를 완현으로 옮기고, 본격적으로 표국(鏢局)업을 해보는 게 어떻습니까?”


“표국?”

“그래요. 운송 업무를 하는 집단을 가리켜 표국이라 하고, 그 안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을 표사(鏢師) 또는 보표(保鏢)라 부르고, 그 우두머리는 표두(鏢頭), 그 주인은 국주(局主)라 부르면 될 것입니다. 요는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고, 운송 업무만 할 것이 아니라, 남의 집을 지켜주는 경비원 역할도 할 수 있고, 또 만약 임무에 실패하면 반드시 보상을 해주면, 더욱 번창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참고로 표국은 송대에 그 얼개가 이미 갖춰졌고, 명대를 거쳐 청대에 흥성했지만, 역사적으로 중국은 이미 진, 한 시대에 광대한 대륙이 하나의 단일한 시장을 형성하였고 이에 따른 전국적인 물류의 이동도 활발하였다.


더불어 치안도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었고, 화물은 언제나 도둑의 표적이 되었으므로 표사들은 상당한 무예 실력을 지니고 있었다. 애초에 표사는 전직 군인이거나 무술 문파나 가전의 무술을 익힌 이들을 위주로 고용했다.


“우리가 천재를 호송하는 아주 중요한 업무라 그런지, 벌써부터 생각하는 것이 범인과는 확연히 다르군. 좋았어! 이번 일이 끝나면 적극적으로 검토해 그렇게 한 번 해보도록 하지. 그 과정에서 경가장이나 유가장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니, 형제가 북해에 당도하는 대로 편지 한 장 써주시게.”


“물론 그렇게 해드려야지요. 하고 그 일로 나와는 좋은 인연이 되어, 제가 볼 때는 훗날 크게 출세할 상입니다.”

“자네 관상도 보나?”

“대충은요.”


“하하하.......! 신기한 동물을 보는 것 같아.”

“뭐라고요?”

“못 들었으면 말고.”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동안 전방을 살피러 갔던 2인 1조의 정탐조가 차례로 돌아와 안전하다고 보고하자 이동 속도가 현저히 빨라졌다.


* * *


모두 말과 노새를 탔다곤 하나 정탐병들이 안전하다고 해야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방법을 거듭하다 보니 근 한 달이 걸려서야 경옹 일행은 북해국 고밀현에 도착할 수 있었다.


때는 10월이라 이며 겨울로 접어든 시점이었다. 그래서 오는 동안 고생도 많았지만, 막상 목적지에 도착하니 모두 홀가분함을 느꼈다. 아무튼 날이 저물어감에 일행 모두 객잔을 찾아든 가운데 경옹은 약속대로 국의에게 서신 한 장을 써주었다. 아버지와 외삼촌이 이들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주라는 내용이었다.


다음 날.

경옹이 국의의 보호 아래 현정(縣廷)에서 멀지 않은 정현의 학당을 찾아들어 집사에게 부탁했다. 그리하여 안전하게 호송해왔다는 내용의 척소(尺素) 한 장을 얻어주고 그들과는 작별을 고했다. 이어 경옹은 집사에게 노식이 써준 추천서를 내미니 집사는 곧장 정현에게 달려갔다.


이날 오후.

경옹은 정현의 부름으로 그 앞에서 예를 행할 수 있었다.


“멀리 유주의 아둔한 자가 태산북두이신 스승님의 존안을 우러러 뵙고 싶어 천 리 길을 허위 단신 달려왔사옵니다. 청컨대 스승님의 문하에 들어, 아둔한 옹을 깨우칠 수만 있다면 삼생의 영광이겠사옵니다. 하오니 부디 후생 말학의 청을 물리치지 마시옵소서.”


이미 오십 줄 가까이 접어들어 당시로서는 중늙은이 속하는 정현이 꼬장꼬장한 목소리를 토해냈다.


“일찍이 자간(子幹:노식의 자)의 문하에 들어 내침을 당할 정도로 배움이 깊다면, 더 배울 것이 없을 터인데, 굳이 별 볼 일 없이 늙어가는 나를 찾아온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가?”


“아직 학문 부족하거니와 경학 외에 산술(算術)과 천문역수(天文曆數)에 걸쳐, 광범위한 대석학의 지식을 가르침 받고 싶사옵니다.”

“그렇다면 말이 되지. 허하노라!”

“감읍하옵니다. 스승님!”


경옹이 언급한 대로 정현은 천문, 구름의 모양이나 빛, 움직임 따위를 보고 길흉을 점치는 점후(占候), 사방에서 부는 바람을 살펴 길흉을 점치는 풍각(風角) 형체를 숨기는 술법을 연구하는 학문인 은술(隱述) 등에 일가를 이루었으며, 역수와 도참설 그리고 산술에도 정통한 인물이었다.


거기에 유교의 가르침을 적은 13개의 유가 경전의 본래 뜻을 탐구하거나 해설하는 학문인 경학(經學)에 뛰어난 것은 당연했다. 그리고 정현은 13세에 이미 오경(五經)을 줄줄 암송할 정도로 촉망받는 신동이었다.


그러나 이는 경옹에게 미치지 못했다. 그는 5세에 학문에 입문한 이래로 12세가 되자 사서오경(四書五經)을 줄줄 암송했다. 이로써 그때부터 경옹에게는 ‘신동’ 내지는 ‘천재’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이는 단연코 전생의 주입식 교육이 빚어낸 산물이었다.


전생에서 암기력 하나만으로도 서울의 명문대에 진학할 정도로 뛰어났으니 그 오성이 변치 않은 것이다. 아무튼 이날부터 정현의 학당에 적을 둔 경옹은 50여 명에 이르는 학우들을 소개받고, 오후에는 무술 연마에도 힘을 쏟았다.


그런데 첫날 무예 수업을 받으러 갔다가 경옹은 국의의 만남 이래 또 한 번 깜짝 놀라는 경험을 했다. 그 무예 스승이 다름 아닌 장합(張郃)이었기 때문이었다.


이 당시 국의나 장합이나 경옹보다는 열 살 위인 26세였는데, 나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장합이 학당에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것에 더욱 놀랐다. 그래서 한가한 틈에 그에게 그 사연을 들을 수 있었다.


그의 말로는 망족(望族) 즉 본디 귀족 출신이라 몸을 함부로 굴릴 순 없었다고 했다. 그렇다고 군현의 말단 관리로는 만족할 수 없어, 그래도 해내(海內) 제일 명사인 정현 밑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자신의 신분에 부합한다고 판단해 몸담게 되었다는 것이다.


아무튼 그의 뛰어난 무예를 빠르게 흡수하는 것으로 그의 사랑을 듬뿍 받게 된 외에도 경옹은 그를 따르는 아이들과도 친밀하게 지냈다. 왕수와 관통이 그들이었다. 그 외에도 세 살 많은 국연(國淵)과도 의기 상통해 아주 친밀하게 지냈다.


국연은 자가 자니(子尼)로. 청주 낙안국 익현(益縣) 사람이었다. 스승 정현의 문하에서도 학문을 열심히 익히는 관계로, 정현으로부터 "국가적 인물이 될 것이다."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왕수(王脩)는 자가 숙치(叔治)로, 청주 북해국 영릉현(營陵縣) 사람이었다. 그는 일곱 살에 어머니를 여의었다. 어머니는 사일(社日:봄, 가을로 토지신에게 지내는 제삿날)에 죽었는데 다음 해 이웃 마을에서 제사를 지내자 왕수가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심히 슬퍼했다.


그 소리가 이웃 마을까지 들려 제사를 멈추었다고 한다. 이후 공융 밑에서 많은 일을 하는데 한마디로 충성도가 매우 높은 인물이었다.


------



작가의말

함께해 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요!

늘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선작과 댓글은 작가의 의욕을 북돋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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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종요와 순유 +2 24.05.29 774 18 11쪽
13 상계리로서의 임무 +3 24.05.28 780 16 11쪽
12 낙양행 +2 24.05.27 802 16 12쪽
11 관우 및 진도 +3 24.05.26 826 18 11쪽
10 관우 +1 24.05.25 854 17 10쪽
9 출사 +1 24.05.24 877 16 11쪽
8 누이 도매금 처분 작전 +3 24.05.23 900 18 11쪽
7 누이 도매금 처분 작전 24.05.22 936 15 10쪽
6 보은 24.05.21 983 21 11쪽
5 성을 바꾼 개자식이 되다 +1 24.05.20 1,026 18 11쪽
» 국연 왕수 +1 24.05.19 1,060 17 10쪽
3 국의 +1 24.05.19 1,118 17 10쪽
2 공손찬 +1 24.05.19 1,220 22 10쪽
1 노식 문하 +7 24.05.19 1,413 2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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