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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호빵님의 서재입니다.

F인데 최강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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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민트호빵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6
최근연재일 :
2019.09.03 16:05
연재수 :
117 회
조회수 :
345,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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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46
글자수 :
607,892

작성
19.04.16 16:05
조회
4,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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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글자
12쪽

#19

DUMMY

-19-




“제가 아공간 창고 늘려드릴게요.”


상식을 가볍게 날려 버리는 갑작스러운 발언에 네스는 눈을 말똥말똥 뜨며 유이한을 바라봤다.


“그리고 그 아공간 창고를 가득 채울 때까지 옆에 있게 해주세요!”




@ @ @




네스는 이 남자가 갑자기 미친 줄 알았다.

이어지는 유이한의 고백은 들으면서도 뇌에서 이해를 거부하는 소리를 늘어놨다.


개인 고유 스킬인 어빌리티.


강화.


유이한이 얻은 어빌리티의 이름이다.

그 어빌리티의 힘으로 물건은 물론이고, 스킬과 육체까지도 능력을 상승시킬 수 있다고 한다.


유이한은 믿지 못하는 네스의 아공간 창고를 한 단계 상승시켜줬다.

모험가 카드가 없어서 네스가 스킬을 쓰는 순간 마력의 흐름을 읽어내는 방식으로 목표를 정한 뒤 강화했다.


이 과정이 중요한데.

마나의 흐름을 잘 읽기 위한다는 핑계로 둘은 실오라기 하나 없는 모습으로 침대에서 달라붙었다.

장장 16시간 15분에 걸쳐서.

총 열 번의, 한계까지 강화를 거친 네스의 아공간 창고 스킬은 신급의 반열에 오르게 됐다.

그 사이 시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 @ @




거사-스킬을 신급까지 강화한 일. 이것 말고 다른 거 생각한 자는 벽보고 잠시 반성하자. 응. 반성 끝마쳤다.-를 치른 다음 날 아침.


언제나처럼 유이한은 아침 식사를 준비하느라 일찍 일어났다.

단지 평소에는 있을 리가 없던 네스가 옆에서 기분 좋은 표정으로, 볼엔 허연 침 자국을 그린 채로 자고 있다.

그 모습을 뒤로하고 주방에서 식사 준비에 여념이 없을 때 네스에게 새로운 신탁이 내려왔다.


[딸. 내 딸을 뺏어간 놈 얼굴 좀 보자. 좀 있다 갈게.]


갑작스러운 신탁에 네스는 자다가 벌떡 일어났다.

현실인지 꿈인지 구분할 필요도 없다.

신탁은 꿈에서도 내려지는 법이니까.


서둘러 옷을 입고 주방으로 향하자 유이한이 언제나처럼 미소로 맞이해준다.


“일어났어요? 거의 다 했으니까 얼굴 씻고 와요.”


그렇게 부드럽게 말하며 자연스럽게 허리를 감싸는 유이한의 팔에 몸을 맡기며 입술을 겹···


“아니. 이게 문제가 아니라. ···그래도 할 건 하고.”


가볍게 입을 맞춘 네스는 서둘러 유이한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여신님께서 저를 뺏어갔다고 천벌을 내리러 강림하신다고 하셨어요.”

“네?”


미안한데 너희 여신 그런 말 안 했다.

잘 못 들었다.

잠결인 데다가 어제 180년의 봉인이 풀린 여성의 삶을 보내느라 피곤이 겹쳐서, 들리지도 않은 단어를 뇌에서 자동완성으로 조합한 결과다.


“빨리 도망가야 해요.”


서두르는 네스의 모습을 허망하게 바라보던 유이한은 지긋이 어금니를 깨물더니 이내 크게 한숨을 쉬었다.

각오를 굳힌 그는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를 가만히 안았다.


“이 세상의 신이시잖아요. 어디로 도망갈 데가 있나요?”


네스는 그제야 부팅이 완료된 컴퓨터처럼, 뇌가 정상 운행을 시작하며 냉정해졌다.

정상적으로 생각한다면, 없다.

다른 누구도 아니다.

전능한 신에게서 도망을 치다니. 불가능한 일이다.

다만,


“한 가지. 방법이 있어요.”


같은 힘의 보호 아래 들어간다면?




어제 무직이 됐다.

정확하게는 24시간도 안 지나서, 만 하루도 채우지 못한 ‘전직 마녀’다.

유이한이 어제 침대에서 같이 뒹굴고, 청혼한 상대는 상상도 못 할 수많은 마법을 익힌 자다.

고장 80여 년 정도밖에 살지 못하는 평범한 인간이 아니다.

180년간 그야말로 전능한 절대자에게 1:1 교습을 받은 선택받은 인간이다.


마녀라는 입장을 내려놓았기에 조금씩 힘이 줄어든다고 하지만, 이대로라면 네스가 늙어 죽을 때까지는 인류 최강이라는 용사가 나타나도 좋은 대결을 벌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그녀가 내놓은 유일한 해결책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유이한이기에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




네스는 더욱 강하게 유이한을 끌어안았다.


“이한씨. 꼭 살아야 해요.”


유이한은 네스의 말과 움직이기 시작한 마나의 격동을 느끼며 뭔가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는 걸 느꼈다.


“잠깐. 네스! 난!”

“안녕. 언제나 당신만 사랑할 거예요. 차원 이동.”


네스의 품에서 유이한은 그렇게 빛의 입자가 되어 사라졌다.


그와 동시에 통나무 집의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났다.

묻지 않아도 누가 온 건지 알 수 있는 신성력이 주변에 넘쳐흘렀다.


“어서 오십시오. 여신님.”


네스는 문을 열면서 부복을 했다.




여신이 직접 강림하셨다.

천벌을 내리기 위해서.


남들보다 월등히 오래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에 와서는 생에 집착하고 싶었다.

그것도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

인제 와서는 그저 욕심이라는 걸 알고 있다.

그런데도, 이제 마지막을 받아들이기 직전인데도, 아쉬움에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어머. 얘. 안 그래도 되니까 일어나.”


바라보는 것조차 송구할 정도의 신성한 존재가 집안을 두리번거렸다.


“어라? 얘~ 딸. 사위는 어디?”


살짝 놀라는 목소리에도 신성함이 묻어나는 여신의 물음에 네스는 고개를 조아리며 사실대로 털어놨다.


“원래의 세계로 보냈습니다. 부탁드립니다. 여신님. 죄가 있다면 저 때문입니다. 모든 죄는 제가 받겠습니다. 그러니 그는 살려주세요.”

“뭐래? 얘~. 왜 그래? 누가 잡아먹는데? 난 내 어여쁜 딸의 마음을 훔친 잘난 사위 구경하러 왔는데.”

“네?”

“응?”




@ @ @




여신 에오미티는 양 볼을 부풀려 뚱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탁자를 손가락으로 탁탁 두드리고 있다.

그림으로 담아낸다면 미인이 이러고 있으니 귀엽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상대는 신성력의 결정체.

직관하고 있는 피조물은 사소한 소망일지라도 들어드리지 못한 자신을 원망하며, 하다못해 먼지가 되어 사라져 버리고 싶은 심정에 휩싸였다.


“메드레이 돈 바라 R 네스. 당신이 왜 이렇게 착각했는지는 충분히 공감합니다.”


여신과 함께 나타난 대천사 아르마리엘이 눈물을 글썽이는 네스를 토닥여줬다.


“다만 이것 하나는 알아주세요.”


천사는 잠시 크게 숨을 쉬는 척하며 여신을 쳐다봤다.

그 시선을 느낀 여신 에오미티는 불지도 못하는 휘파람을 부는 척 휘휘 소리를 내며 딴청을 피웠다.

이는 자신의 노력을 널리 퍼트려도 괜찮다는 암묵적인 허락이다.


“여신께선 어제 당신이 임기만료를 신청했을 때부터 조금 전까지, 신탁을 내리시고도 쉬지 않고 일을 하셨습니다. 평소답지 않게 왜 그렇게 열심히 일하셨다고 생각하세요?”

“평소답지 않다는 건 뭐야!”


옆에서 사소한(?) 불만이 있었지만, 대천사 아르마리엘이 몸으로 시선을 가렸다.


지금껏 여신께서 하신 말씀과 태도, 이어지는 천사의 증언에 완성되는 하나의 퍼즐.

당황하며 네스는 크게 눈을 떴다.


“설마.”

“그래요. 행복해하는 당신과 남편을 보기 위해서입니다. 여신님의 이런 대출혈 서비스는 좀처럼 없어요.”

“그것도 모르고 전··· 죄송합니다. 흑흑. 죄송합니다.”


결국, 네스의 눈에서 넘쳐흐르는 눈물은 두 손으로 계속 닦아내도 멈추지 않는다.


“됐으니까. 뚝.”


어느새 다가온 여신은 네스의 머리에 손을 얹어 축복을 내려 진정시켰다.

이런 사소한 일에도 축복을 내리는 여신의 배포에 네스는 더욱 신앙이 깊어졌다.


“어쩔 수 없으니까. 이건 예정에 없었지만. 서비스~♡”


여신 에오미티는 또 다른 축복을 내려줬다.

네스는 이번에 받은 축복이 자신의 하복부에 모이는 걸 느꼈다.


“여신님 이건.”

“응. 잉태의 축복. 이걸로 임신 확정이야. 축하해. 나중에 손주 태어나면 또 보러올게.”

““······””


말없이 쳐다보는 둘의 시선에 여신 에오미티는 당황하며 징징거렸다.


“왜에~. 내가 뭘 또 잘못했다고.”




@ @ @




바레스 숲에 있는 구)백은의 마녀 네스의 집에 오랜만에 손님이 방문했다.


“어머니~ 저 왔어요.”

“어~ 잠깐.”


티메스.


백은의 마녀가 거둬들인 아들이다.

몬스터에게 습격당한 마차에서 구한 갓난아기였기에 이름도 직접 지어줬다.

네스는 자신의 성(姓)을 물려주고 싶었지만, 이미 세상은 성을 뒤로 붙여 쓰는 흐름으로 변했고, 자신의 성은 이미 망국의 이름이기에 차마 성을 붙여주지 못했다.

대신 자신의 지식 중에 전수해도 무관한 지식과 더불어, 이제는 옛날이야기가 된 메드레이 왕국의 왕실 검술을 무한한 사랑-이라는 이름의 적절한 훈육-과 함께 철저하게 가르쳐줬다.

부족한 삶-엄마 기준-이었기에 이런 지식과 기술밖에 줄 게 없었다.


본의 아닌 영재교육으로 티메스는 승승장구하여 국가 요직에 앉은 콰스 백작의 오른팔이 되었으며, 결전의 기사라는 칭호도 얻게 되었다.

콰스 백작은 외부로부터 왕국의 수호를 맡긴다는 의미로 티메스를 메네벨의 영주로 앉히고, 자신의 둘째 딸과 혼인을 시켰다.


결과적으로 네스는 메네벨 영주의 어머니가 되었다.

잘 키운 아들이 어머니에게 효도하며 호강시켜 드리고 싶었지만, 네스는 마녀의 의무가 있으므로 한사코 거절했다.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이 마녀이기 때문이다.

마녀의 아들이라고 하면 혹여 다른 사람에게 차별을 당할까 봐 여태 숨기도록 가르쳐왔다.


영특한 티메스도 어머니의 큰 뜻을 알고 나서, 혹시나 어머니의 힘을 이용하는 세력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자신의 상관이자 장인어른인 콰스 백작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단지 부인과 자식, 직계 혈족에게만 알려주고 철저히 비밀에 부치도록 지시했다.


이런 티메스가 일부러 어머니를 찾은 이유는 다름이 아닌 옆에 있는 딸 때문이다.


“어머~ 우리 이쁜 손주. 어서 오렴.”

“할머니~.”


결혼하기 전 할머니를 만나고 싶다고 해서 억지로 시간을 만들어 온 것이다.


“너무 할머니한테 안기지 마라. 내 동생 다친다.”

“워··· 아빠. 좀 깬다. 아빠한테 동생이지만, 나한테도 삼촌이나 고모야. 그쵸 할머니.”

“그럼.”


외모와 어울리지 않게 인자한 미소를 짓는 네스의 배는 상당히 불러오고 있었다.




@ @ @




“하아··· 어쩌다 내가.”

“아아악!!!”


천상에서 여신 에오미티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대천사. 아르마리엘.

그는 지금 여신의 배려로 구)백은의 마녀인 네스의 출산을 돕고 있다.


‘하다 하다 이제는 산파라니. 이건 여신께선 나를 너무 막 부리시는 거 아닌가?’


네스가 드물게 오랫동안 마녀의 책무를 맡아 온 것도 알고 거기엔 감사하고 있다.

여신께서 그런 네스를 가여히 여겨 다른 누구보다도 특히 아끼시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도 최초의 천사이며 천사 중에 가장 높은 대천사인 자신을 산파로 보낸 거에 대해선 약간이지만, 서운한 마음이 들고 있다.


“으아아악!!”

“아! 아! 네스! 왜 내 머리채를 잡아 뜯나요! 아!!!”




“응애!”


무려 10시간의 격통 끝에 태어난 생명이다.

눈도 뜨지 못하고 조물거리며 우는 핏덩이를 보니 신비한 마음이 든다.


‘이 감정을 느껴보라고 여신께선 나를 보내신 것이군요.’


가슴 한편이 뭉클해오는, 처음 느끼는 감각에 대천사-이리 뜯기고 저리 뜯겨서 몰골은 말이 아니지만- 아르마리엘은 자신의 창조주인 여신 에오미티에게 한층 더 깊은 신앙을 품게 되었다.




이날. 메네벨에선 목적을 알 수 없는, 영주의 긴급 명령으로 축제가 벌어졌지만, 아무도 불만을 품는 자는 없었다.

축제에 쓰인 모든 술은 영주가 사비로 출자했기 때문이다.




@ @ @




다시 시간을 되돌려, 유이한이 차원 이동으로 강제로 네스와 이별을 하고 도착한 곳은 한국이다.

그것도 어릴 적 살던 동네.


“젠장! 젠장! 이게 무슨 빌어먹을 경우야!”


유이한은 거리 한복판에서 발을 쿵쿵거리며 보도블록을 박살 냈다.


“어제라고! 겨우 그녀를 얻고, 어떤 고난이라도 넘어보겠다고 다짐한 게! 어제, 라고···”


바닥에 주저앉은 유이한은 주먹으로 보도블록이 가루가 되고 땅이 파이도록 내리치며 흐느꼈다.

그 모습을 목격한 대부분의 주변 행인은 카메라를 들이밀고 동영상을 찍고, 극히 일부는 -스마트폰을 보느라- 상관하지 않고 그저 스쳐 지나갔다.


작가의말

다음 화

내리사랑은 모녀의 손에서.

오늘만 기다렸다. 수련의 결실이 꽃 피는 행복한 가정.

아들이 갑자기 사라진 지난 3개월 동안 그 가족에겐 무슨 일이?

석 달 만에 나타난 아들의 충격 고백.

 

PS 1. 그간 품에 안고 있던 내 귀한 새끼를 홀렸다고? 어디 상대 얼굴이나 보자.

PS 2. 어느 새댁 : 고모가 태어났어요.

PS 3. 어느 천사 : 여신님. 아무리 편애한다고 해도 그녀의 자녀에게 XXX 수저를 퍼주는 건 너무 한 처사 아닙니까?

PS 4. 어느 여신 : 또 뭘! 내가 손주한테 주고 싶어서 줬는데. ! 꼬우면 네가 하던지.

PS 5. 스몸비가 이렇게 무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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