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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호빵님의 서재입니다.

F인데 최강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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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민트호빵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6
최근연재일 :
2019.09.03 16:05
연재수 :
1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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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46
글자수 :
607,892

작성
19.04.05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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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글자
12쪽

# 08

DUMMY

-08-




유이한은 속으로 툴툴거리면서 거리를 방황했다.


‘젠장! 역시 사람을 쉽게 믿으면 안 돼.’


모험가 길드에서 직원이 추천해준 황혼 여정이라는 여관을 찾았다가 가격을 듣고 기겁을 하며 바로 뛰쳐나왔기 때문이다.


‘분명 그 직원이랑 여기 여관이랑 뒷거래가 있을 거야. 그렇지않으면 F등급 모험가인 나한테 이런 비싼 여관을 추천해줄 리가 없잖아. 아···생각할수록 열 받네.’


속으로 툴툴거리면서 발품을 판 덕분에 유이한은 어렵사리 숙소를 잡을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유이한의 안에서 매겨지는 카리엔의 평가가 조금 상승했다.

카리엔에서 하루 묵었던 여관은 유이한이 돌아본 이 동네 어느 여관보다 시설이 좋았었다.


‘가격은 그 빌어먹을 길드 직원한테 뒷돈을 찔러준 여관이랑 비슷했지만, 거기도 촌 동네 여관보다 시설이 떨어져 보일 정도였으니까.’


새삼 카리엔의 그 여관이라면 돈을 더 준다고 해도 아깝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 유이한이다.




아공간 창고 덕분에 특별한 짐이 없는 유이한은 아침을 먹고 여관을 나섰다.

목적지는 모험가 길드.

한국의 인력사무소-이야기로만 들었다. 근처도 가본 적 없다.-를 생각하며 아침 일찍 가면 F등급 의뢰가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행동한 결과다.

생각 자체는 틀리지 않았지만, 시간을 너무 여유롭게 잡은 탓에 아쉽게도 유이한이 도착했을 때 의뢰 보드에 목표로 하는 F등급 의뢰는 없었다.


절실한 다른 파티들은 유이한보다 더 일찍 일어나서 의뢰 보드에서 새로운 의뢰가 붙자마자 달려들었다.

유이한은 보지 못했지만, 그들은 마치 세일 첫날. 잘나가는 물건을 향해 돌진하는 사람들의 그 기세와 비슷할 정도다.

그 사실을 모르고 그저 평소보다 빨리 일어났다는 함정에 빠져 유유히 아침까지 챙겨 먹고 천천히-나름 빠르다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길드에 얼굴을 내민 유이한의 모습은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도 아주 여유가 넘치는 것처럼 보였다.


주위에선 처음 보는 얼굴인 유이한을 힐끔힐끔 쳐다보고 있었다.

그저 뉴페이스라 쳐다보는 건데 소심하고 평소 바닥을 치던 자존감의 폐해가 여전히 짙게 남아서 피해망상이 심한 유이한은 자신을 살펴보는 이유가 텃세를 부리려고 견적을 낸다고 생각했다.


‘어쩔 수 없지. 던전이나 갈까?’


어제 호구 잡으려고 했던 직원을 피해 다른 직원에게 던전에 관한 자료를 얻었다.

자신이 전속으로 취급되고 싶었던 세티는 남몰래 애먼 손톱만 물어뜯었다.


‘무서워서 도망가는 게 아니야. 내가 이 세계로 넘어온 목적을 위해서 수련하러 가는 거야.’


유이한은 누가 묻지도 않고 듣지도 않는데 속으로 핑계를 대며 자료를 받았다.


유이한이 차원을 넘어 이 세계로 온 목표는 빠르게 모험가 등급을 높여 부와 명예를 얻기 위함이다.

부와 명예를 얻어서 뭐 하려고? 그거야 당연히 누나에게 복수를!

평소 용돈 줄 때 말고는 마주칠 때마다 싸우는 -남들이 볼 땐 일방적으로 맞는다고 하는 싸움을- 누나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주려는 게 유이한의 궁극적인 목표다.


모험가 등급의 상승은 길드에서 주어지는 실적 점수와 함께 처음 모험가 카드를 만들 때 주어진 능력치를 40% 상승시켜야 한다.


등급을 높이기 위한 관문 중 가장 까다로운 실적 점수는 채웠으니 이제 능력치만 올리면 되니 유이한은 딱히 의뢰에 목숨을 걸지 않고 바로 던전으로 눈을 돌렸다. 물론 F등급에 어울리지 않게 두둑한 주머니 사정도 받쳐줬기에 가능한 판단이다.


던전 정보를 확인하고 그에 맞춰 필요한 물건을 구매한 유이한은 점심나절에야 겨우 던전을 향해 출발했다.

본인은 서두른다고 해도 타인이 봤을 땐 상당히 여유로운 행동이다.




@ @ @




모험가가 베니로가 처음 발견했다고 전해지는 베니로 던전.

주요 몬스터는 고블린이지만, 가끔 던전의 깜짝 상자 미믹이 나온다.


별 위험을 느끼지 못한 설명이지만, 이어진 길드 직원의 설명에 의하면 미믹은 방심한 사냥감을 머리부터 삼켜 성인이라면 단숨에 상체를 잘라 먹는 위험도 상급의 요주의 몬스터라고 했다.


거기에 미믹의 외관은 상자라는 종류만 통일성이 있을 뿐 개체별로 치장이 다르다고.

어떤 미믹은 존재 자체가 상점에 팔아도 엄청난 가격을 쳐줄 수 있을 정도로 치장이 되어있다거나, 또 어떤 미믹은 보는 순간 상자를 해체해서 모닥불에 장작으로 던지고 싶을 정도로 천차만별이라고 한다.

무슨 상관인지는 모르지만, 상자라서 플레이트 갑옷에 비견되는 방어력을 자랑하니 동료가 잡아 먹히기 전에 구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도 했다.

혼자 다니는 유이한에겐 당장 동료가 없으니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부분이다.


미믹보다 더 희박한 확률로 언데드를 만날 수 있지만, 이는 신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성수만 있어도 가볍게 퇴치할 수 있다.


이런 잡다한 몬스터 정보보다 누구나가 뽑는 베니로 던전의 가장 큰 특징은 이곳의 보스 방은 열린 적이 없는 미공략 지역이라는 점이다.

그 안에 어떤 몬스터가, 어떤 보물이 있을지 그 누구도 모르는 미지의 대상인 점이 이 던전의 최고의 장점이다.

이는 슈뢰딩거의 고양이처럼 대박과 쪽박이라는 현상이 모두 공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상의 정보를 다시 복습하며 던전으로 향하던 유이한은 조금 더 빨리 가겠다는 생각에 숲을 돌아가는 길을 무시하고 가로질렀다.


‘지도 스킬이 있는데 굳이 길을 따라가지 않아도 헤매지 않겠지.’


이런 안일한 생각으로 숲을 가로질렀다.

이 숲을 왜 돌아가라고 했는지 이유는 생각하지도 않은 채 내린 이 판단 미스로 인해서 해가 지고 나서야 겨우 던전 입구에 도착했다. 쌤통이다.




@ @ @




시련의 동굴 입구에 비하면 호텔 입구와 포장마차 입구 정도의 차이가 나는 허름한 입구 주변에는 대략 4개 파티가 모여있다.

그들과 떨어진 외곽에 유이한은 모닥불을 피우며 자리를 잡았다.


“바람이 소란스럽군요.”

‘미친놈인가? 선풍기 미풍 정도밖에 안부는 구만.’


다짜고짜 모닥불 근처로 다가와 앉는 남자를 본 유이한의 첫인상이다.

이 미친놈이 동의도 없이 합석하는 바람에 아공간 창고에서 고기를 꺼낼지 아니면 간단한 보존식을 꺼낼지 고민에 빠졌다.


‘고기 굽다가 한입 달라고 했는데 안주면 던전 안에서 꼬장 부릴지도 모르고. 아 C!’




자신이 미친놈 취급을 받고 있는지 꿈에도 모르는 피나는 유이한의 태도 때문에 자존심에 살짝 상처를 입었다.

자신이 말을 먼저 걸어줬는데도 불구하고 한번 쳐다보더니 모닥불을 뚫어지게 보면서 대꾸도 안 하고 있다.


메네벨에서 단 두 명뿐인 정령 술사인 피나는 언제든지 사람들의 관심 속에 떠받들어지며 살았고, 그 대단한 모험가 길드 지부장인 브레이 조차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인물이다.

그만큼 잘났지만, 피나는 절대 겉으로 거들먹거리지 않았다.

왜냐! 바로 장래엔 돈을 모아서 자신의 식당을 운영하고자 하는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만나는 모든 인물이 미래의 잠재 고객이니 지금부터 좋은 관계를 맺어둬야 한다.

그런 이유로 아무리 잘났어도.

아무리 상대가 무시한다고 해도 참는다.


“바람은 가끔 짓궂은 장난을 치기도 하죠.”


살랑이는 바람이 모닥불을 흔들었다.


“아, 네···”


유이한은 이런 이상한 인간에게 고기를 뺏기고 싶지 않았고, 더는 얽히기도 싫었기에 어쩔 수 없이 보존식을 꺼냈다.

그에 반해 피나는 드디어 상대가 반응을 보였다는 기쁨에 계속 떠들어댔다.


“태풍이라도 오려는 건지.”

‘하늘에 구름 한 점 없건만 무슨 태풍! ···상관하지 말자.’


아까부터 바람 정령은 온종일 귀찮게 한 피나가 더 귀찮게 할까 봐 얌전히 맡은 바 임무를 다하고 있다.

정령이 자신을 조금씩 기피하고 있다는 걸 정령 술사인 피나가 모를 리가 없다.

그런데도 피나가 쓸데없이 계속 바람 얘기를 꺼내는 건 의뢰인인 브레이 지부장의 조언이 있어서다.


‘상대는 정령 술사인 나보다 더 희귀하고 마나에 사랑받는다는 요정 모험가! 그렇다면 요정과 마찬가지로 마나의 사랑을 받는 정령에 관해 이야기한다면 틀림없이 관심을 가질 거야.’


피나의 예상은 일반적인 요정 모험가라면 정확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유이한은 일반적인 요정 모험가가 아니다.

자신이 요정 모험가라는 사실도 모르는 안타까운 인간이다.


이런 중요한 사실을 알지 못하고 의뢰를 낸 브레이나 의뢰를 받은 피나만 불쌍하게 헛다리 짚고 있다.

희귀 직업인 정령 술사를 고용하기 위해 브레이는 쓰지 않아도 될 거금을 쓰고, 특이 케이스를 상정하지 않은 불완전한 정보로 인해 의뢰 대상에게 자신도 모르게 점점 미친놈 인상을 적립하는 피나.

둘 다 불쌍하다.

나쁜 건 소심하고, 낯을 많이 가리고, 피해망상이 근처에서 따라올 자가 없는 유이한이 굳건한 마음의 장벽을 쳐서 일어난 오해인데.


베테랑인 C등급 모험가답게 멘탈이 강한 피나지만, 계속되는 외면과 무시에 조금 상처를 입었다.

이번 의뢰의 목적은 유이한과 친분을 쌓고 추후엔 동선이나 목적 등을 알아내기 위함이다.


브레이 지부장은 일부러 의뢰를 내면서 유이한이 용사라는 정보를 알리지 않았다. 이는 유이한의 특별함 때문이다.

일반적인 상대였다면 피나도 의뢰내용을 듣고 무시했겠지만, 상대는 요정 모험가다.

상황에 따라서는 별 볼 일 없는 지방 영주보다 고귀한 존재가 될 수도 있는 인물이다.

피나는 이를 다시 상기하며 낮에 했던 다짐을 기억했다.


‘이분은 앞으로 크게 될 분이야. 이분의 능력은 확실하게 봤으니까. 절대로 이번 기회를 놓치면 안 돼.’


메네벨을 떠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숲으로 들어선 유이한 때문에 뒤를 쫓아가던 피나는 가슴을 졸였다.

유이한이 들어가는 숲은 현재 샤벨 타이거가 발견되어 영주님이 기사단을 파견할 때까지 출입이 금지된 곳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유이한이 샤벨 타이거와 맞닥트렸을 땐 도망갈지 심각하게 고민했었다.


피나는 바람 정령에게 부탁해 몸 주위에 장막을 만들었다.

바람 정령의 장막은 체취가 퍼지는 걸 막아주는 건 물론이고, 움직이는 소리도 극한까지 줄여서 인기척을 한없이 낮춰준다.

이 상태의 피나는 혼자 도망간다면 확실하게 안전한 메네벨까지 도망갈 자신이 있다.


하지만, 고민하는 사이에 샤벨 타이거의 날카로운 발톱이 유이한을 유린했다. 아니. 유린했다고 피나가 생각했을 뿐이었다.

가슴 부근을 겨우 가릴 수 있을지 의심되는 작은 라운드 실드로 유이한이 묵직한 샤벨 타이거의 공격을 무리 없이 막아낸 것이다. 네발로 서 있는데도 유이한 보다 머리는 하나 더 나올 정도로 큰 덩치의 샤벨 타이거의 공격을.


이어지는 공방에서 샤벨 타이거는 유이한의 작은 라운드 실드를 뚫지 못했지만, 유이한의 검은 샤벨 타이거의 피부를 가볍게 베어냈고, 결국 샤벨 타이거가 재로 변하며 전투는 끝이 났다.


샤벨 타이거와의 전투에서 유이한이 상처 하나 없이 살아남은 뒤로 피나는 얼마나 험한 꼴을 당하더라도 끝까지 참아서 이 인물과 친분을 쌓기로 다짐했었다.


사실, 샤벨 타이거는 기사단이 상대해야 하는 수준의 위험도를 자랑하는 몬스터다.

앞발 휘두르기는 웬만한 모험가의 방패를 종이보다 쉽게 가른다.

날카롭고 긴 송곳니는 단련된 모험가의 몸에 손쉽게 구멍을 뚫어낸다.

거대한 체중을 실은 몸통박치기는 커다란 아름드리나무라도 단번에 쓰러트린다.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재빠른 몸놀림은 전력으로 도망가는 말이라도 쉽게 따라잡는다.


이런 무시무시한 성능을 자랑하는 샤벨 타이거를 유이한은 손쉽게 방패로 공격을 막아내며 천천히, 신중하게 상대의 체력을 뺏으며 상처 하나 없이 승리했다.

이런 대단한 인물과의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라면 메네벨의 유지들이 자신의 주머니를 아낌없이 털어낼 것이다.

그 기회를 피나는 돈까지 받으며 얻는 것이다.


작가의말

주말은 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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