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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호빵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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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민트호빵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6
최근연재일 :
2019.09.03 16:05
연재수 :
1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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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5,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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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07,892

작성
19.04.15 23:05
조회
4,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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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글자
12쪽

#18

DUMMY

-18-




유이한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검과 방패를 꺼내 네스의 앞으로 나섰다.


“이번엔 제가···”

“아뇨.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폼 잡게 도와주세요.”


그 말만을 남기고 유이한은 자이언트를 향해 달려들었다.

들고 있는 나무에 적색의 오러가 맺히는 걸 봤기 때문이다.


‘대체 무슨 마스터리를 익혔는데 나무를 들고 오러를 뽑아내는 건데!’




자이언트는 달려드는 유이한의 방패와 검에 눈처럼 흰색의 오러가 맺히는 걸 보고 만만치 않은 상대라고 직감하고 나무를 휘둘렀다.


뎅!


휘두른 나무와 방패가 부딪쳤다고는 믿기 힘든, 마치 제야의 종과 비슷한 소리가 해가 진 산에 울려 퍼졌다.




“큭!”


막아는 냈지만, 나무 한 그루와 그걸 휘두른 무식한 힘을 그대로 받아낸 유이한의 입에선 신음이 흘러나왔다.

흘려내고 싶었지만, 뒤에는 네스가 불판과 고기를 정리하고 있다.


“이 정도쯤! 강화빨로 도배된 내가 못 버틸 리가 없잖아! 으아아!!”


방패로 나무를 밀어내며, 자세가 벌어진 틈을 향해 백색의 오러를 두른 검의 궤적이 내달렸다.


서걱!

퍽!


“크아!”

“큭!”


신급에 오른 검술과 소드 마스터리의 보조를 받은, 완벽한 궤도를 그린 유이한의 공격을, 피했다.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속도로 몸을 비틀어 피한 자이언트는 그 회전력을 이용해 비어있는 주먹으로 유이한의 몸통을 후려쳤다.


무방비로 공격을 허용한 유이한.

피했지만, 옆구리에 구멍이 뚫린 자이언트.

피하지 못했다면 배 한가운데에 커다란 구멍을 뚫을 수 있었던 공격이다.


“이한씨!”


얼핏 보면 유이한이 불리한 형국이다.

네스의 걱정스러운 외침은 지극히 정상이다.


“괜찮아요. 난···”


퍽!


“이한씨!!!”




뒤를 바라보며 틈을 보인 유이한에게 자이언트가 오러가 실린 나무를 재차 휘둘렀다.

이번에도 클린히트 한 유이한은 그대로 옆으로 날아갔···


“야이 개X끼야! 애니에선 은하를 집어삼킨 우주 침략자도 상대가 합체하는 건 눈 감고 기다려 주는데! 그걸 못 참고 때리냐!”


유이한은 옆으로 밀려나긴 했지만, 오러를 맞고도 멀쩡하게 버텨냈다.

이에 자이언트와 네스는 동시에 놀랐지만, 그 이유는 천지 차이다.


자이언트는 자신의 오러 공격을 정면으로 맞았는데도 죽지 않았음에 놀랐고.


네스는 오러를 맞고도 죽기는커녕 더 팔팔해져서 알아듣지 못할 말을 내뱉는데 놀랐다.




@ @ @




네스는 마녀로서 세상의 수많은 지식을 익혀왔다.

마땅히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원하지 않은 지식도 많다.


그 이유는 여신님께서 가끔 계시를 통해 알려주시기 때문이다.

이렇게 지식을 전수해주실 때는 재앙의 예언을 해주실 때와는 다르게 아주 고급스러운 장소로 정신을 불러들여서 가벼운 마음으로 차를 마시면서 이뤄진다.

마치 그 옛날 메드레이 왕국에서 제1 왕녀 시절, 어마마마와 함께 하는 다과회 같은 분위기다.


이런 가르침이 가끔이라 해도 180년의 세월이 쌓이다 보면 세상의 지식 대부분을 가지게 된다.


‘저 포레스트 자이언트는 아마 종족 중에 영웅의 반열에 오른 자겠지. 불안정하지만, 오러의 1단계를 사용하니까. 그에 반해 이한씨는··· 대체 뭐지? 마스터의 최고 단계인 5단계는 보라색인데. 백색의 오러는 전혀 모르겠어.’


아직도 미지가 남았다는 걸 네스에게 깨우쳐준 유이한은 자이언트와 공방을 주고받다가 방패를 바닥에 집어 던졌다.


“이걸로 끝이다! 파이어!”


비어있는 왼손에 사람 머리 크기의 파이어 마법을 만들어 냈다.


원래 파이어는 새끼손가락 손톱 크기의 불꽃이다.

등급을 올리면 점점 커지지만, 커지는 크기의 비율은 일정하다.

훅 불면 꺼지는 불꽃이라 생활에서 불을 붙이는 일 이외에 쓸 일이 없다.

그렇기에 1등급 이상 올리는 사람은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어느 정신 나간 사람이 최고등급인 마스터 단계에 올랐다고 해도 절대로 저 크기가 되지 않는다.


‘뭐야! 저게 단순히 생활 마법인 파이어라고?’


상식을 짓밟아 버리는 크기도 크기였지만, 더욱 네스의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건 불꽃의 색이다.


‘대체 불에다가 무슨 짓을 하면 푸른색으로 변하는 거야?’


자이언트도 불꽃의 크기에 놀랐는지 움찔하며 한쪽 발을 뒤로 뺐다.

유이한은 그런 걸 신경도 쓰지 않는 듯 푸른 불꽃을 검에다 가져다 댔다.


“헙!”


네스는 손으로 입을 가리며 자신의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노력했지만, 노력했으니 봐주자.


‘오러에 불꽃을 입힌다고?’


“타올라라! 파이어 플레임 소드!”




자이언트도 자신의 미래를 예감한 것 같다.

이 공격은 절대로 막을 수 없다.

단 한 가지, 먼저 선수를 치는 방법밖에 살아날 수 있는 확률은 없다.


마지막으로 모든 힘을 담은 나무를 내려치려 들어 올렸으나, 유이한의 공격이 더 빨랐다.

푸른 불꽃을 입은 오러가 자이언트를 세로로 갈라버렸다.


“후우~.”


유이한은 자이언트를 죽이고 투구를 벗으며 뒤돌아 네스에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한씨!!!”


네스는 따지고 싶다.

왜 다 이긴 지금. 그렇게 무방비하게 투구를 벗어 재끼는 무모한 짓을 하느냐고.


쿵!


“꺄! 이한씨!”


자이언트가 죽으며 놓친 나무가 그대로 유이한의 머리를 강타했다.




@ @ @




“으··· 여긴? 익숙한 천장. 아!”


유이한은 혼자서 드립을 치려다가, 자신을 덮치던 나무를 기억하고 급하게 일어나려 했다.


“윽!!”


갑자기 움직이는 바람에 극심한 두통을 이기지 못하고 다시 침대에 누워 고통을 잊으려 굴렀다.

그 소리를 듣고 네스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이한씨! 이한씨! 어디가 아프세요? 설마, 스콘초의 부작용?!”

“네?! 윽!”


유이한은 네스의 말을 듣고 반문하려다가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더 심한 두통이 시작돼서 머리를 감싸 쥐었다.


그간 같이 지내며 네스의 약초 채집을 도와주다 보니 유이한도 여러 약초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그중 위험성이 강한 독초가 바로 지금 네스의 입에서 튀어나온 스콘초다.


스콘초.

이건 맨손으로 채집하다간 바로 중독되고,

말릴 때도 격리하지 않으면 공기 중으로 미세 독이 퍼져나가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중독되고,

다른 약초와 섞으면 약초가 중독돼서 섭취하는 사람이 중독되고,

벌레 퇴치용으로 극소량을 담아두면 중독된 사체로도 주변에 독을 뿌려 중독된다.


중독 말고는 관심이 없는 약초가 스콘초다.

이런 스콘초지만, 유이한이 모르는 다른 사용처가 딱 한 가지 있다.

네스가 산에 가서 구하려 했던 약초와 함께 사용했을 경우 숨만 붙어있다면 다 죽어가는 사람도 살릴 수 있다는 기적의 포션, 엘릭서의 주요재료가 된다.




어느 정도 진정되고 나서야 네스가 자초지종을 설명해줬다.


“······”

“그렇게 머리에서 피를 흘리는 이한씨를 그 자리에서 치료할 수 없어서 집으로 업고 왔어요.”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이렇게 다시 일어나셔서 다행이에요.”


유이한은 쪽팔려서 고개를 들지 못했다.

자이언트를 토벌하고 폼 잡으려 투구를 벗은 것까진 좋았다.


‘그땐 강적을 멋있게 절단 냈으니, 마지막 피니시 포즈를 잡으려는 것밖에 머릿속에 없어서.’


자이언트의 무기가 덮칠 줄 생각도 못 했었다.


“어? 그러면 약초는 캐셨어요?”


그렇다. 그 산에 간 이유. 약초 채집이었다.


“아뇨. 그건 괜찮아요.”


쓸데없이 똥폼 잡으려다가 애초 목적인 약초 채집까지 방해했다.

유이한의 표정은 나락에 떨어진 것 같이 어두워졌다.


“그런 풀보다 눈앞에서 쓰러진 이한씨가 중요하죠. 그 약ㅊ, 가 아니라 풀은 십 년에 한 번 나는 거라 다음 십 년 후에 캐면 되지만, 이한씨의 목숨은 그렇지 않잖아요.”


네스는 최대한 유이한이 마음의 짐을 덜 수 있도록 단어 하나에도 주의하며 위로해줬다.

그 고마움이 듣는 사람에겐 더욱 무거운 짐이 됐다.

더군다나 자신이 좋아하는 여성의 중요한 일을 방해했다.

쉽사리 가시지 않는 커다란 짐이다.


“저, 한가지 묻고 싶은 게 있는데요. 자이언트를 쓰러트린 마지막 일격이요. 파이어 플레임 소드. 이건 혹시 이한씨가 개발한 스킬인가요?”


어떻게든 분위기를 바꿔보려 네스는 있지도 않은 유이한의 마음의 상처를 새로 후벼팠다.


“아아아악!!!”


이불을 하도 발로 털어서 오늘은 포근하게 잘 수 있을 것 같다.




@ @ @




유이한이 일어나고 3일이 지났다.

그동안 유이한은 고심 끝에 이 집에서 나가기로 했다.

네스는 그의 결정을 딱히 막을 수가 없다.


그동안, 단지 유이한의 호의에 기대서 잠시 어리광을 부렸을 관계다.

무슨 권리로 그를 잡을 수 있단 말인가.


“그동안 신세 많았습니다. 그리고 이건 그간 방을 빌려주신 것과 약초값인데, 턱없이 모자라지만 지금 제가 가진 전 재산입니다. 나머진 돈이 생기는 대로 갚겠습니다.”


척.


묵직한 가죽 주머니를 테이블에 올렸다.


척. 척. 척.


음식의 즐거움을 배가시켜주는 각종 향신료가 들은 주머니가 계속해서 올라왔다.


“이한씨.”


유이한은 고개를 숙이고 아공간 창고를 계속해서 털어냈다.

향신료 다음으로 각종 고기류, 곁들여 먹으면 좋은 채소류.


“이한씨!”


네스가 빽! 소리 지르니 드디어 고개를 살짝 들어 올렸다.

여전히 생기 없는 표정이다.


‘눈이 죽어있어.’


처음 봤을 때 네스의 마음을 울렸던 한 없이 어두운 눈에선, 자신이 한때 마족을 벌레처럼 짓밟던 과거를 떠올릴 수 있어서 좋았다.


이웃에서 세입자로 변한 최근까지는 언제나 자신에게 잘 보이려 노력하는, 생기가 넘치는 눈도 좋았다.


지금은, 새까만 그 눈동자는 빛을 잃은 채다.

이대로 놓아버린다면 영영 볼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마음을 후벼팠다.

이제는 풍화를 겪은 기억이지만, 여전히 떠올릴 때마다 가슴 아픈 기억이 떠올랐다.


밀려오는 마왕 군을 상대하러 군을 이끌고 출진하는 남동생.

성문을 뚫고 들어오는 마왕 군의 비수에 목숨을 잃는 군신(群臣)들.

적군 대장의 목을 취했지만, 갑자기 나타난 마왕의 손에 가슴을 꿰뚫린 아바마마.

가지고 있는 모든 아티팩트와 체내의 마나를 일순에 폭발시켜 그 목숨으로 자신을 지켜주신 어마마마.

그 모든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지막 모습이 눈앞의 남자와 겹쳐졌다.


찰싹.


유이한의 얼굴을 두 손으로 잡았다.


‘더는 잃기만 하는 건 싫어! 이제 이건 내 꺼야. 절대 안 놓을 거야!’


생기를 잃었던 그의 눈에 당혹감이 엿보인다.


‘여신님. 저 이제 한 여자로서 살아도 될까요? 이 남자와 함께 가도 될까요?’


[응. 그래. 그동안 수고했어.]


신탁이다. 그저 신의 음성이라고밖에 인식할 수 없는 그 음성이 뇌 속에 울려 퍼지며,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무언가가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제 아공간 창고는 작아서 이거 다 안 들어가요.”

“아.”


이제야 정신을 차렸는지 유이한은 테이블에 자신이 늘어놓은 고기와 채소의 산을 보았다.




@ @ @




‘너무 많이 꺼냈네.’


끝까지 이런 추태를 부렸다고 생각하니 유이한은 열려있는 자신의 아공간 창고라도 뛰어들고 싶었다.

이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도 네스가 바라보는 시선이 부담스럽다.

얼굴을 딱 잡고 있어서 돌릴 수도 없어서 피할 수도 없다.


‘모습은 평소의 네스 그대로인데, 갑자기 알맹이가 조금 야수 같다고나 할까?’


유이한은 이 세계로 넘어오고 처음으로 진정한 의미의 위협을 느꼈다.


시련의 동굴에서 봤던 유령인지 알 수 없는 그것도 무섭기는 했다.


카리엔 마을의 모험가들이 덮쳤을 때도 죽음에 대한 공포를 느꼈다.


그래도 지금 같은 위험을 느끼지는 못했다.

마치 다큐에서 초식 동물이 육식 동물을 앞에 두고 이런 감정이지 않을까 싶은, 잡아먹힐 것 같다는 공포.

더욱이 그 상대가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다.

유이한은 정신을 차리고 현실을 직시했다.


‘괜찮아. 이 여자한테라면 잡아먹혀도 상관없어!’


아마 십 년이나 이십 년 뒤의 유이한이 가장 후회할 선택을 지금 하고 말았다.

어딘가의 책장 뒤에서 목청이 찢어 저라 말리고 있지 않을까?


작가의말

음 화

XX에서 이뤄지는 강화.

너 불법 입국! 돌아가! 안 돼!

힝 ㅠㅠ

손주 : 삼촌일까 고모일까?

대천사 : 상사 잘못 만나서···

 

PS 1. 상도덕이 없는 자이언트를 우주를 누비는 각종 악당이 싫어합니다.

PS 2. 자이언트 사인 : 반갈죽.

PS 3. 나무 : 유이한씨! / 유이한 : ? / ~ / 나무와의 추억은 이마에 작은 흔적을 남기고.

PS 4. 파이어! / 으아! / 플레임! / 그만둬! / ~! / 제발!! 오늘도 이불은 상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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