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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뭉이의 글세상

찐따가 격투재능 금수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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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뭉이
작품등록일 :
2021.02.02 03:13
최근연재일 :
2021.03.27 21:36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12,021
추천수 :
534
글자수 :
140,231

작성
21.03.04 17:16
조회
284
추천
11
글자
12쪽

예선의 시작

DUMMY

<18화>


“정말 실망이다.”

“아니··· 지수야, 그게 아니고.”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넌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니야? 너도 괴롭힘 당할 때 힘들었잖아. 근데 이제는 네가 일진이야?”

“아니··· 그게.”

“됐어!!”


신지수는 뒤도 안 돌아보고 바로 뛰어 가버렸다. 난감한 남궁혁. 그런 남궁혁을 보는 백성민 역시 입장이 난처했다.


잠시 콜라 마시는 걸 멈추고 있었던 최철호와 이영식은 혁과 눈이 마주치자 슬금슬금 병에 다시 입을 가져댔다.


“그만 마셔, 자식들아.”

“으, 응. 고마워.”


남궁혁은 눈을 감고 머리를 쥐어 뜯었다.


‘하아···. 하필이면, 왜 그 타이밍에 딱 나타나 가지고.’


“혁아, 지수한테는 내가 얘기를 잘 해볼게.”

“아니야. 내가 괜히 오바한 게 문제지. 최철호!”


얌전하게 서 있던 최철호는 남궁혁이 부르자, 바로 고개를 들었다.


“미안하다. 때려서. 그리고, 제발 부탁인데, 너네들 제발 학교에서 다른 애들 괴롭히지 마라. 알았냐?”

“···응.”


최철호와 이영식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딩동댕동.

때마침 점심시간의 끝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남궁혁은 한숨을 쉬며 교실로 돌아갔다.


* * *


[혁아, 미안해. 아까 백성민한테 얘기 다 들었어. 학원 앞까지 와서 얘기해주더라. 자기 때문에 혁이 너만 억울하게 됐다고. 내가 확인도 안 하고 다짜고짜 화부터 내서 당황했지? 내가 성격이 좀 급해ㅋㅋㅋ 사과할게. 그래도 학교에서 누구 때리면 안 돼. 괜히 오늘처럼 오해를 살 수도 있단 말야. 여하튼 그럼 마음 푸는거다? 내일 학교에서 보자 ㅋㅋㅋ]


“휴우···.”


혁은 저녁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새 와 있는 지수의 장문의 메시지. 자초지종을 설명하기도 난감하고, 워낙 얼음공주처럼 쌀쌀한 표정이라 말 붙일 엄두도 안 나서 그냥 하교 했는데···.


백성민이 중간에서 오해를 풀어준다고 고생을 한 모양이었다. 어쨌든 다행이라 생각하고 혁은 침대에 누웠다.


‘앗, 따거!’


옆으로 침대에 눕는데 뭔가 허벅지를 콕 찔렀다. 주머니에 뭔가 뾰족한 게 있는 게 분명했다.


‘뭐지?’


주섬주섬. 손을 넣어 확인해보니 구겨진 명함이었다. 잔뜩 구겨져 모서리 부분이 허벅지 쪽을 찌른 것. 왜 이런 게 주머니에 들어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 혁은 몸을 일으켜 한참을 생각했다.


‘혹시··· 설마 저번에 동물원에서 그때 그?’


생각해보니 동물원 갈 때 마지막으로 입었던 바지였다. 그 이후로 옷걸이에 걸어둔 채, 한동안 방치했는데 오늘 우연히 다시 입게 된 것. 혁은 꾸깃꾸깃해진 명함을 펴보았다.


「스포츠코리아 상임기자 이규덕, 010-3773-1xxx」


‘스포츠코리아? 대형 포털에 올라온 스포츠기사에서 많이 본 상호 같은데?’


혁은 갑자기 궁금한 듯, 몸을 일으켜 검색을 해보기 시작했다. 띠딕띠딕. 폰에 있는 구글 검색창에 타이핑을 하는 남궁혁.


‘스포츠···코리아···이규덕. 오케이.’


순간 혁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끝도 없이 나오는 기사 목록. 더군다나 대형 포털에 걸린 기사도 한두 개가 아니었다.


「충격의 패배! 코너 맥그리그, 무너지는 UFC의 흥행 신화」

「스포츠코리아 : 격투기 전문기자 이규덕이 보는 UFC256」

「국내 무대가 좁다··· 스트릿FC 웰터급 신성 김승현의 연승 행진」

「격투기의 아이돌화? <더 스트릿 파이터>의 삼인방 인터뷰 – 이규덕 기자」


‘격투기 전문기자라고?’


우연도 이런 우연이. 더군다나 기자의 양이나 질을 보아하니, 격투기 쪽에서는 제일 잔뼈가 굵은 기자 같았다. 별생각 없이 그냥 검색해 본 것 뿐인데, 이렇게 되니 막상 연락을 하기에도 오히려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다.


‘꼭 연락 해달라고 하셨는데···. 참, 이거. 난감하네.’


불과 며칠 앞으로 다가온 예선 일정. 혹시나 모르지만 격투기 전문기자라면 예선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가지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혁은 마음이 복잡해 졌다.


‘에이, 됐다. 내가 언제는 뭘 바라고 그런 일을 했냐.’


잠시 눈을 감고 당시의 일을 떠올려 봤다. 집채만한 몸집의 불곰을 오히려 압도해 버렸던 그 기개. 자신의 안에 잠들어 있던 무언가가 순간 폭발하듯 뿜어져 나왔던 불가사의한 경험이 다시 되살아나는 듯 했다.


‘그 순간만큼은 상남고 1학년 남궁혁이 아니라 전생의 그 챔피언이었던 걸까?’


망설이며 만지작거리던 핸드폰을 내려놨다.


‘연승 행진을 하다 보면 언젠가 이규덕 기자님을 만날 날이 있겠지, 그러면 그때 동물원에서 만난 적이 있노라고 말해야겠다.’


그렇게 마음을 정한 혁은 자리에 누워 잠을 청했다. 케이지 안에서 자신에게 챔피언이 빙의된 채 싸우는 상상을 하다 잠에 들었다.


* * *


드디어 주말. 예선 일정의 첫날이다.


[혁아, 내일 봉사 활동 같이 안 갈래?]

[아 미안. 주말에 난 따로 가는 곳이 있어서···]

[그래? 네가 가는 곳이 따로 있는 줄 알았으면 나도 같이 가는 건데. 거긴 어디야?]

[체육 시설인데··· 다음에 기회 되면 같이 가자]


혁은 전날 밤 지수와 주고 받은 메시지를 한 번 더 살폈다. 지수를 비롯해 학교 친구들한테는 대회 참가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은 상황. 백성민에게만 몰래 귀뜸해 둔 상태다. 어느새 지수와 톡을 나누는 사이가 됐다는 사실이 기뻤지만, 계속 비밀로 하기도 애매해서 고민이 되었다.


세수를 하고 있는데 전화가 울린다. 장흥식 관장이었다.

- 응, 혁아. 일어났니? 컨디션은 어때?

“평소보다 약간 늦게 잠들었는데, 뭐 괜찮아요.”

- 넌 어차피 체중도 많이 남으니까 계체도 신경쓸 거 없잖아.

“헤헤. 어제 밤에도 안 그래도 야식먹었는데요.”

- 오케이. 그럼 한 시간 뒤에 너희 집 앞에서 보자.


대회는 당일 계체 시스템이다. 어린 학생들의 지나친 감량을 피하기 위해서 계체를 한 뒤에 3~4 시간 정도가 지난 뒤 바로 경기를 하는 방식. 어차피 혁은 82kg로 지원한 터라, 아무래도 상관은 없었다.


잠시 뒤 장흥식의 차가 도착했다. 목적지는 잠실 실내체육관이었다.


“피곤하면 좀 잠을 자두던가. 지금 이 시간에는 차가 좀 막힐 거야.”


하지만, 혁은 잠을 청하는 대신 주섬주섬 가방을 뒤졌다. 그 안에 든 것은 샌드위치였다. 혁은 눈을 감고는 꾸역꾸역 샌드위치를 먹기 시작했다.


“자는 거야, 먹는 거야?”

“둘 다요.”

“직접 만든 거 같은데? 뭘 넣었어?”

“연어하고, 꿀이요.”

“엥? 조합이 뭔가 이상한데. 누가 그런 샌드위치를 먹어?”

“저요.”


혁은 실눈을 뜨고 배시시 웃었다. 장흥식은 익히 혁이 좀 특이한 녀석이란 걸 알고는 있었지만, 식성에 대해선 전혀 모르고 있었다. 감량이 불필요한 탓에 딱히 식단을 터치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


‘아니, 무슨 맛으로 그런 샌드위치를 먹지?’ 하면서 쳐다보니, 그새 혁은 쿨쿨 잠들어 있었다.


어느덧 장흥식의 차는 잠실에 도착했다. 비교적 이른 오전임에도 불구, 주차장에는 이미 주차된 차들이 즐비했다.


“자, 도착했다!”

“으음···? 벌써요?”


남궁혁은 눈을 비비며 차에서 내렸다. 오지게 기지개를 한번 펴는 남궁혁. 장흥식은 남궁혁을 데리고 체육관 안으로 들어갔다.


체육관 안으로 들어서자 장관이 펼쳐져 있었다. 뚝딱뚝딱. 관중석을 제외한 체육관 공간은 전부 케이지를 만드는 공사가 한참 진행 중이었던 것이다. 숫자를 세어 보니 총 9개의 케이지가 설치 중이었다.


“자, 저쪽으로 가서 대기하자. 계체를 하고 나서, 식사를 하러 가자고.”


제법 삼엄하게 케이지를 세우는 행사 관계자들을 보니, 혁은 자기도 모르게 긴장이 됐다. 계체의 결과는 77kg. 눈으로 보면 살이 제법 빠진 듯 한데, 오히려 체중은 75kg에서 2kg나 늘었다. 내심 근육이 늘었길 바라면서 혁은 장흥식과 함께 삼계탕 집으로 향했다.


식사를 마치고 느긋하게 쉬다 돌아왔을 땐, 이미 모든 케이지가 완비된 상태였다. 동시에 9개의 경기를 소화한다니···. 벌써부터 관중석은 응원하러 온 지원자들의 지인들로 만석이었다.


「잠시 뒤 A-1조 경기가 시작되겠습니다. 지원자 분들은 규정된 경기 복장으로 환복하신 뒤, 케이지 앞 대기석에서 대기해주시기 바랍니다.」


드디어 장내에 안내방송이 울렸다. A-1조는 가장 먼저 시합을 치르는 조인 동시에 상태창이 소속된 조이기도 했다.


“혁아, 한참 찾았어.”

“여기 워낙 넓어서 찾기 어려웠지? 인사해. 우리 체육관 관장님이셔.”


때마침 백성민이 도착했다. 성민은 장흥식 관장의 인상을 보고 흠칫 놀랐다. 거대한 덩치에 산적 같은 인상, 장비나 임꺽정이 살아 있었다면 이런 느낌일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장흥식 관장은 사람 좋은 너털웃음으로 백성민을 맞았다.


그때 마침 A-1조의 지원자 이름이 호명되기 시작했다.


“김상태, 박상명 참가자 1번 케이지 앞에서 대기해주세요.”

“오진철, 최민석 참가자 2번 케이지 앞에서 대기해주세요.”


케이지 앞에서 진행 요원은 이름을 호명하며 케이지 별로 지원자를 배정해주었다.


“와···. UFC 경기 TV에서 본 적은 있는데, 이렇게 동시에 여러 개 설치한 거는 처음 본다. 참, 너 지수한테는 말 안 할 거야?”

“본선도 아닌데, 예선에서 얘기했다가 떨어지면 쪽팔리잖아.”


백성민과 혁이 쏙닥거리고 있던 그때, 진행 요원의 입에서 귀를 쫑긋하게 하는 이름이 들려 왔다.


“상태창, 차무진 참가자 9번 케이지 앞에서 대기해주세요.”


저벅저벅. 트레이닝 복을 걸친 상태창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그 뒤를 따르는 이는 오극강 코치. 잠시 뒤, 일제히 9명의 심판이 케이지 안으로 들어서고 참가자들이 케이지에 입장하기 시작했다.


「예선은 전부 3분 3라운드로 진행합니다.」


상태창은 트레이닝 복을 벗고, 케이지 위로 올라갔다. 183cm에 82kg의 탄탄한 근육질 몸매에 긴 팔과 다리. 고1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이미 완성형에 가까운 신체 조건이었다. 처음으로 상태창의 탈의한 모습을 본 백성민과 혁은 감탄했다.


‘상태창 저 녀석이야 말로, 격투가가 되기 위한 이상적인 몸을 타고 났구나!’


상태창은 마치 어디선가 혁이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알기라도 하는 듯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혁은 부아가 치밀었다. 백성민도 마찬가지.


“혁아, 상태창하고 너하고 못 붙을 수도 있을 거 같은데?”

“응? 왜?”

“저 상대방 좀 봐바. 포스가 장난이 아니야.”


백성민의 말에 시선을 옮겨 보니 과연 그러했다. 키는 살짝 상태창보다 2~3센치 작은 듯 하나, 오히려 등과 하체는 더 발달되어 있는 상대방. 몸을 푸는 준비동작 만으로도 엄청난 탄력이 느껴졌다.


“아마 유도나 레슬링 출신이겠지. 하체를 보니, 힘이 엄청 좋아보이는구만.”


잠자코 있던 장흥식이 입을 열었다. 드디어 시합이 시작되었다.


“터치 글러브즈, 파이트!”


구령이 무섭게 공격의 칼을 먼저 빼든 쪽은 상태창이었다.


“크앗!!”


깜짝 놀랄 만큼의 기합소리와 함께 달려서 뛰어오르는 상태창. 공중을 가르며 뛰어오르더니, 위협적으로 플라잉 니킥(flying knee-kick)을 날렸다.


<18화 끝>

masvidal-askrin.jpg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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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첫 시합 +1 21.03.06 252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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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선의 시작 21.03.04 285 11 12쪽
17 오해라니깐 21.03.03 232 10 12쪽
16 최종점검 21.03.02 245 9 13쪽
15 마, 설마 고딩한테 지겠심니꺼? 21.03.01 260 9 11쪽
14 오렌지 휘트니스 21.02.28 268 11 12쪽
13 케이지 속으로 21.02.26 259 9 11쪽
12 한 굴에 두 마리 호랑이 21.02.26 283 9 12쪽
11 출사표(出師表) 21.02.25 279 9 12쪽
10 A sweet revenge 21.02.24 289 10 13쪽
9 그래 가끔은 하늘을 보자 +2 21.02.24 326 10 11쪽
8 스터너의 추억 +2 21.02.23 342 8 11쪽
7 복수의 신호탄 +1 21.02.23 311 10 11쪽
6 던전에 입장하셨습니다 +2 21.02.22 340 10 12쪽
5 각성, 그리고 결심 +3 21.02.22 357 9 12쪽
4 깨어나라, 용사여! +3 21.02.21 402 13 11쪽
3 야성의 부름 +6 21.02.21 391 11 12쪽
2 약육강식의 세계 +2 21.02.20 449 12 12쪽
1 영웅의 몰락 +1 21.02.20 750 1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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