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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뭉이의 글세상

찐따가 격투재능 금수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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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뭉이
작품등록일 :
2021.02.02 03:13
최근연재일 :
2021.03.27 21:36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12,025
추천수 :
534
글자수 :
140,231

작성
21.02.21 19:58
조회
402
추천
13
글자
11쪽

깨어나라, 용사여!

DUMMY

<4화>


“혁아. 꿀을 그냥 먹지 말고 빵에 발라 먹으렴.”

엄마 은정희는 식빵을 들고, 방문을 열었다.

깜빡 노크를 잊었다는 생각에 ‘아차’ 싶었는데···.

놀랄 일은 따로 있었다.


아들 혁이가 게걸스럽게 꿀을 손으로 퍼먹고 있는 게 아닌가!

숫갈은 팽개치고, 손바닥을 샅샅이 핥고 있는 모습.

혁의 입 주변은 이미 꿀로 범벅이었다.


은정희는 깜짝 놀라 식빵을 떨어뜨렸다.

“어머! 얘 좀 봐. 미쳤나 봐.”

쫙!

은정희는 혁의 등짝에 스매싱을 날렸다.


“너 왜 안 하던 짓을 하고 그래? 생전 단 거라면 질색이던 애가···.”

혁은 마치 뽕에 취한 듯, 아랑곳하지 않고 꿀병을 거꾸로 들고 혀로 핥았다.

꿀병은 이미 거의 다 비워진 상태.

자그만치 2.5kg의 꿀을 앉은 자리에서 들이키듯 흡입한 것이었다.


손가락을 쪽쪽 빨 정도로 다 먹어 치우고 나니 혁은 정신이 돌아왔다.

엄마는 걸레로 바닥에 흘린 꿀을 닦고 있었다.

“어? 엄마, 언제 들어왔어요?”

“뭘, 언제 들어오긴 언제 들어와! 얼른 가서 세수나 하고 와!”


은정희는 다시 한번 혁의 등짝을 때렸다.

저런 뒤뚱거리는 몸으로 손에 꿀을 발라서 핥고 있는 꼴이라니.

아무리 자식이지만, 갑자기 왜 이런 이상 행동을 하는 건지.

당최 이해가 되지 않았다.


혁은 입 주변에 묻은 꿀까지 알차게 핥아먹으며 화장실로 들어갔다.

무언가 속에서 차오르는 묵직한 기운.

속이 화끈거리더니, 이내 몸에서 엄청난 열이 나왔다.


가만히 있는 데도 뻘뻘 땀이 나는 기분.

혁은 열을 식힐 겸, 가장 차가운 온도로 물을 틀었다.

어푸어푸.

그렇게 세수를 하다 무심코 거울을 보았다.


순간.

“으앗!!!”

혁은 소스라치게 놀라는 바람에 발을 헛디뎌 뒤로 자빠졌다.

쿵.


엄마 정희는 소리에 놀라, 화장실 문을 두들겼다.

“얘 혁아, 괜찮니? 넘어졌어?”

“괜찮아요! 그냥 미끄러져서 넘어졌어요. 안 다쳤어요!”


‘도대체 얘가 오늘 왜 이러는 거야? 사고 때문에 얼이 빠진 거 같아.’

은정희는 그런 생각을 하며, 마저 혁의 방을 치웠다.


그새 놀라 자빠진 혁은 앉은 채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분명 곰이었어. 거울 속에···. 이게 진짜 말이 되나···???’

혁은 크게 심호흡하며 놀란 가슴을 진정시켰다.


그리고, 긴장감을 느끼며 조심조심 얼굴을 들었다.

‘거울아···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제일···’

뙇!!!

다시 봐도 거울 안은 곰의 얼굴이다.


총명한 눈, 두툼한 코. 길게 뻗은 주둥이.

갈색 털이 얼굴 전체에 덮힌 거대한 곰의 얼굴.

“이게··· 대체 뭐야?”


너무 놀라 한 손으로 입을 막은 채, 혁은 찬찬히 거울 속을 들여다 보았다.

이리 돌려보고, 저리 돌려봐도.

곰 대가리다.


‘하아···. 슈발. 잠자는 야성을 깨운다고 했더니 아예 곰이 되어 버렸잖아?’

근데 막상 고개를 내려 손을 보니, 그냥 사람의 손이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얼굴을 만져봐도 털은 느껴지지 않았다.

매끈한 코, 맨질맨질한 볼, 개기름이 느껴지는 이마.

‘뭐야? 만져보면 내 얼굴 그대로인데?’


하지만, 고개를 들어 거울을 보면···

뙇!!!

잘생긴 곰 한 마리가 마주 보고 있다.


‘꿈에서 만난 그 털보 할아버지가 말한 게 이거였나? 챔피언이었다고 했는데.’

확실히 거울 속의 곰은 눈빛이 살아 있었다.

총명하고, 자신감에 차 보이는 눈빛.


‘비겁하고, 무기력하고, 주위의 놀림감이 되는 나와는 너무 다르구나. 곰이 인간보다 낫다.’

그런 생각을 하니 한심해서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근데 문득 깨달음이 왔다.

‘가만있어 봐. 저게 나잖아. 저 곰이 내가 된 거잖아!’


한참 동안 거울을 보던 혁은 뭔가 생각이 있다는 듯 화장실 문을 박차고 나갔다.

‘그래, 챔피언의 야성을 일깨웠으면 뭔가 달라졌을 거야.’

더 이상 열은 나지 않았다.

몸이 굉장히 가볍고 힘이 넘치는 기분이 들었다.


‘혹시 난 지금 엄청 강해진 게 아닐까? 착각인가? 궁금해서 안 되겠다.’

얼른 가볍게 방에 가서 후드 티를 걸쳐 입은 혁.

이미 늦은 시각이지만, 뭐라도 자신을 확인해 보고 싶은 기분이었다.


그렇게 문을 나서는데···.

“혁아, 어디 나가니?”

돌아보니 엄마 은정희였다.


“잠깐, 바람 좀 쐴까 해서요.”

“너 오늘 이상해. 큰 사고가 났는데, 다친 데는 없다고 하지만···. 엄마가 볼 때 혁이 너 뭔가 몸이 정상이 아닌 거 같아. 나가지 말고 집에 있어.”

“아니, 그냥 바람만 쐬고 금방 올게요.”


은정희는 대뜸 혁의 손목을 잡아서 방으로 끌고 들어갔다.

드르르르륵.

창문을 활짝 열어붙인 엄마 정희.

“자, 바람. 잘만 들어오네. 창문 다 열고 시원하게 바람 쐬고 있어. 어디 나가기만 해봐, 아주.”


쿨럭.

‘에라, 모르겠다.’

어쩔 수 없이 침대에 누운 남궁혁.

생각해 보니 엄마의 걱정이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아니었다.


‘흠··· 내 안에서 뭔가가 깨어나긴 한 건가?’

그렇게 혼자 궁금해하다 어느새 혁은 잠에 빠져들었다.


* * *


침대에 누운 정희는 뭔가를 골똘이 생각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남궁천.

아내의 뭔가 표정이 심상치 않아 보였다.


“당신, 뭐 걱정 있어? 무슨 생각을 하길래 그런 표정이야?”

“여보, 혁이가 좀 이상한 거 같지 않아요?”

“응? 혁이가 왜?”

남궁천은 전혀 금시초문이라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갑자기 방에서 이상한 춤을 추질 않나···. 그리고, 걔가 단 거는 손도 안 대는 녀석인데, 아까 갑자기 꿀을 찾더니, 순식간에 한 통을 다 비웠어요. 그게 자그만치 2.5kg인데, 그 자리에서 손으로 퍼먹었다는 게 이해가 돼요?”


확실히 여자의 육감은 무서운 법.

엄마 은정희는 뭔가 설명할 순 없지만, 아들이 전과는 확실히 달라졌다는 것을 직감했다.


듣고 보니 그럴싸한지, 남궁천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긴 한데. 갑자기 사고 때문에 몸에 충격이 와서, 뭔가 놀란 게 아닐까. 걔 2년 전에 교통 사고 났을 때도 기억도 그렇고, 성격도 좀 바뀌고 그랬었잖아.”

“아무래도 조만간에 병원에 가서 정밀 검진을 한번 받아보는 게 좋을 거 같아요.”

“그래야겠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외동아들.

큰 사고를 두 번이나 겪으면서도 무사하다는 사실에 두 부부는 감사했다.


하지만, 아들은 무사한 것만이 아니었다.

놀랍도록 강해지고 있었다.

감히 두 부부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모습으로.


* * *


개꿀잠을 자고 상쾌하게 일어난 아침.

눈을 뜬 남궁혁은 방에 있는 벽시계를 보고 눈을 의심했다.

“뭐, 11시 30분?? 이런 미친!”


부리나케 일어나 세수를 한 뒤, 가방을 들고 방문을 나섰다.

“아 씨, 엄마는 왜 안 깨워주고 나간 거야? 하··· 미치겠네.”

그렇게 투덜대며 신발을 신는데, 음?

식탁 위에 5만원이 덜렁 놓여있다.


슬쩍 살펴보니 그 밑에는 편지까지 놓여져 있었다.

혁은 신발을 신다 말고 들어와 편지를 집어 들었다.


「아들, 아빠가 너 며칠간 회복할 겸 쉬어야 한다고 선생님한테 전화해 놨어. 아무리 문제가 없다고 해도 그렇게 큰 사고였는데 몸이 정상일 리가 없지. 당분간 학교 걱정하지 말고, 편하게 쉬어. 그리고, 너 괴롭히는 애들 없는지 확실하게 좀 봐달라고 다시 얘기해놨어. 5만원 놓고 가니까, 이걸로 먹고 싶은 거 사 먹고. 사랑한다, 아빠가.」


“오예, 베이비!!!”

남궁혁은 가방을 집어던진 채, 그 자리에서 어제 추던 러시아 민속 무용을 췄다.

‘음악 안 틀어도 존나 신나네!’


어제 공원에서 도망친 이후, 다시 학교에서 상태창을 만날 생각에 걱정하고 있었는데.

마치 소화제를 먹고 얹힌 속이 쑤욱 내려가듯, 걱정이 싹 사라졌다.

그 순간, 갑자기 긴장이 풀려서 그런가 급똥의 신호가 왔다.


끄응.

느긋하게 변기에 앉아서 오늘 일정을 구상하는 남궁혁.

마침 어제 저녁에 하려고 했던 일이 생각났다.

‘맞아, 얼른 나가서 테스트를 좀 해봐야겠다.’


수도꼭지를 열어 손을 씻다가, 거울을 보는데···.

“어이쿠! 깜짝이야.”

여전히 거울 안에 비치는 혁의 모습은 곰이었다.


“야, 넌 이름이 뭐냐?”

거울을 보고 대화를 하듯 물어보는 혁.

하지만, 모습만 곰일 뿐 행동은 혁과 전혀 다르지 않다.

눈을 감거나, 고개를 돌리거나, 입을 벌리거나.

완전 혁이 하는 그대로다.


‘하긴, 저게 난데 물어본들 대답할 리가 없지. 기억이 언젠가는 돌아오려나?’

그런 생각으로 다시 한번 적응할 겸, 혁은 거울 속의 자신을 유심히 봤다.

“짜식, 너 곰치곤 진짜 잘 생겼다.”


* * *


혁은 편한 운동복으로 갈아 입고 뒷산 쪽으로 향했다.

그곳 약수터는 새벽 일찍 말고는 인적도 드문데다, 각종 운동 기구들이 있어서 스스로를 테스트 해보기에 안성맞춤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혁은 휘파람을 불며, 가볍게 몸을 풀며 걷기 시작했다.

이상하게 몸이 한결 가벼워진 느낌.

단지 기분인지, 아님 실제로 살이 빠진 건지 헷갈렸다.


‘한번 뛰어볼까?’

탓. 탓. 탓.

가볍게 조깅을 시작했다.

원래 운동을 멀리한데다 체형이 뚱뚱한 탓에 채 1분도 뛰기 버거워 했던 몸인데···.


웬일인지 약수터로 가는 10분 거리를 뛰는데도 전혀 몸에 무리가 없었다.

오히려 점점 깃털같이 가벼워지는 기분이랄까.

‘이게 레알인가?’

겨우 하루 사이에···. 믿어지지 않는 변화다.


드디어 도착한 약수터길 계단.

보통 걸음으론 20분, 뛰면 10분 정도를 가야 약수터 정상이 나온다.

때마침 유도 명문 청목고 유도부의 학생들이 산 타기 훈련을 하고 있었다.


고함을 치는 코치.

“지금부터 선착순이야. 제일 늦은 놈은 이따가 기합받을 거니까 알아서 해라!”

삐-익.

코치가 휘슬을 불자, 일제히 유도부원들이 뛰어오르기 시작했다.


‘마침, 잘 됐다! 청목고 유도부라고 하면 체력 상위 0.1퍼센트에 해당하는 엘리트가 아닌가. 과연 내가 저 뒤를 따를 수 있을까?’

때마침 비교해 볼 수 있는 대상이 있는 호기라고 생각됐다.

남궁혁은 망설임 없이 계단을 달려 올라갔다.

탓. 탓. 탓.


10분 간의 조깅으로 몸은 이미 충분히 풀린 상태.

‘여기서 속도를 최대한으로 한번 끌어 올려보자.’

하앗.


마치 자동차의 기어를 변속하듯, 혁은 세차게 팔을 흔들며 뛰어 올라갔다.

우다다다다다다닷.

엄청난 기세.

앞서 달리고 있던 유도부원들은 마치 짐승이 달리는 듯한 발소리에 흠칫 놀라 뒤를 돌아봤다.


‘어? 따라 잡는 수준이 아니라, 앞지를 수도 있겠는데?’

유도부원 사이로 쭉쭉 치고 올라가는 폭발적인 주력.

뛰면서도 어처구니가 없었다.


<4화 끝>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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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A sweet revenge 21.02.24 289 1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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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복수의 신호탄 +1 21.02.23 311 10 11쪽
6 던전에 입장하셨습니다 +2 21.02.22 340 10 12쪽
5 각성, 그리고 결심 +3 21.02.22 357 9 12쪽
» 깨어나라, 용사여! +3 21.02.21 403 13 11쪽
3 야성의 부름 +6 21.02.21 391 11 12쪽
2 약육강식의 세계 +2 21.02.20 449 12 12쪽
1 영웅의 몰락 +1 21.02.20 750 1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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