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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뭉이의 글세상

찐따가 격투재능 금수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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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뭉이
작품등록일 :
2021.02.02 03:13
최근연재일 :
2021.03.27 21:36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12,020
추천수 :
534
글자수 :
140,231

작성
21.02.2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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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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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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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던전에 입장하셨습니다

DUMMY

<6화>


백성민과 만나고 귀가한 남궁혁.

대충 게임 몇 판 돌리다 보니 날이 어두워졌다.

어느덧 엄마 아빠도 일을 마치고 귀가했다.


“아들, 오늘 어땠어? 몸 어디 아픈 데는 없고?”

“딱히 아픈 곳은 없는데, 몸이 놀랐는지 컨디션이 별로 안 좋아요.”

“한 일주일 이상 푹~ 쉴 생각해. 지금 학교가 중요한 게 아냐.”


야성 되찾기 프로젝트 하루 만에 찾아온 변화.

혁은 완전히 새로 태어난 것만 같은 기분을 느꼈다.

기억하는 한 최근 2년간의 인생에서 느껴본 적이 없는 자신감.

좀 더 자신을 알아보고 싶은 마음에 꾀병을 부렸다.


방에 들어와 침대에 누운 혁은 백성민을 떠올렸다.

욱씬거리는 팔을 잡고 울먹이던 얼굴.

그 모습에서 남궁혁은 자기 자신을 보았다.

‘최철호, 이 양아치 새끼···.’


매일 매일이 지옥인 학교 생활.

그 중심에는 상태창과 두 명의 꼬붕 최철호, 이영식이 있었다.

종합격투기를 3년째 수련 중인 상태창은 183cm에 82kg의 근육질.

이사장인 아버지의 위세에 주먹 실력까지 갖춘 황태자였다.


그에 비하면 최철호는 조무래기에 불과했다.

깡마른 체구에 키도 혁보다 조금 큰 수준.

‘일대일로 싸우면 혹시 이길 수 있지도 않을까’ 하는 상상도 많이 했다.


일진에게 인정받고 싶은 어설픈 양아치의 근성일까.

최철호는 셋 중에 가장 비열하고 잔인했다.


궁극적으론 상태창을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시급한 건 최철호 쪽이었다.

늘 괴롭힘은 그 녀석의 깐족거림에서 시작되곤 했으니까.


“혁아, 저녁 다 됐다. 나와.”

이런저런 공상에 빠져 있을 즈음 엄마는 저녁을 차려놓으셨다.

낮에 칼로리 소모가 많아서 그랬는지, 밥이 술술 들어갔다.

전에 없이 게걸스러운 속도로 밥 공기를 비운 남궁혁.


“엄마, 한 공기 더주세요.”

평소엔 살찐다고 공기에 밥을 많이 푸면 짜증을 부리곤 했던 애인데.

‘얘가 왜 이러지?’

엄마 은정희는 혁이의 변화가 계속 신경 쓰였다.


“참, 좀 이따가 9시에 집에 잠깐 손님 들린다고 했어.”

“손님이요?”

“응, 네가 구해준 그 젊은 아기 엄마 있잖니. 그 남편이 감사 인사를 꼭 하고 싶다더구나.”


혁한테는 딱히 달가운 소식이 아니었다.

백성민한테 내일 최철호네로 가보자고 질러 놨는데···.

기억을 하는 한, 혁은 한 번도 주먹질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유튜브라도 보면서 원투 치는 연습이라도 하려면 바쁜데···. 쩝.’

이럴 땐 꾀병이 제격.

“엄마, 몸이 좀 별로라서 그런데 미루면 안 될까요?”

“글쎄, 벌써 얘기가 다 됐는데. 그냥 인사 정도만 하는 거니까 조금만 참자, 응?”


‘끄응. 어쩔 수 없지.’

혁은 마저 남은 한 공기도 빛의 속도로 먹어 치웠다.

방에 들어와서 유튜브로 이런저런 검색어를 넣어봤다.

‘싸움 잘하는 법, 일진 이기는 법···.’


그렇게 동영상을 보고 있을 때였다.

띵동.

‘어라? 밥 먹은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9시인가?’


시계를 보니 살짝 이른 8시 55분이었다.

“어이구, 얼른 들어오세요.”

아빠 남궁천이 웃으며 문을 열자, 아기를 안은 젊은 여자가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혁도 나와서 인사를 하는데···.

이어서 문을 닫고 들어오는 여자의 남편.

순간 혁의 눈이 반짝였다.


185cm는 되어 보이는 키.

송충이 같은 짙은 눈썹에 로랜드 고릴라를 보는 듯한 어깨.

눈빛은 어둠을 꿰뚫는 호랑이의 안광 그 자체였다.


길에서 봤으면 개지리고 눈조차 못 마주쳤을 그런 야생의 강함이랄까.

남자는 손뚜껑 같은 손으로 혁에게 악수를 청했다.

“이 친구가 혁인가요? 정말, 정말 고맙다.”


남자는 힘차게 악수를 하더니, 손을 잡아당겨 혁을 끌어안았다.

‘허거걱.’

강하게 끌어앉는 남자의 몸은 그야말로 돌덩이.


그렇게 격한 인사를 나눈 뒤, 양쪽 가정은 식탁에 둘러 앉았다.

“정말 귀한 아드님을 두셨습니다. 혁이가 아니었다면 제 집사람과 아이가 어떻게 됐을지···.”

남자는 말하는 도중 갑자기 눈물을 글썽였다.


‘저런 산짐승 같은 덩치에 만두귀를 한 남자도 눈물이 나오네?’

의외의 광경에 혁은 살짝 놀랐다.

“죄송합니다. 제 집사람이 없으면 전 살 수가 없습니다. 우리 혁이 학생은 제 목숨의 은인이예요. 아, 참 약소하지만···.”

남자는 식탁 위에 최고급 한우 차돌박이 세트를 올려놨다.


혁의 부친 남궁천은 흐뭇했다.

“제 못난 아들이지만, 오늘만큼은 좀 자랑스럽지 않을 수가 없네요. 하하.”

“못나다니요? 제가 평생 운동을 해왔지만, 저런 용기 있는 친구는 정말 드뭅니다.”


‘평생 운동을 해왔다고? 무슨 일을 하시길래?’

남궁혁은 궁금했다.

외모에서 풍기는 인상부터가 범상치 않은 사나이.

때마침 아빠 남궁천이 물었다.


“혹시 하시는 일이···?”

“아, 저는 저쪽 시내에서 종합격투기 체육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비스트 MMA라고 혹시 간판 보셨는지 모르겠네요.”

“예전에 레슬링 국가대표까지 지냈었어요.”

남자의 아내가 거들었다.


‘비스트 MMA? 아, 그러고 보니 간판을 본 거 같기도 한데···.’

내친김에 혁은 물어보기로 했다.

“혹시 학생도 배울 수 있나요?”

“왜? 혁이 학생도 배우려고?”

“아니··· 그냥 좀 궁금해서요.”


혁은 말을 얼버무렸다.

남자는 혁의 어깨를 두드렸다.

솥뚜껑 같은 두툼한 손.

“우리 혁이 학생은 우리 가족의 평생 은인이야. 평생 무료니까 아무 때나 와서 운동도 하고, 냉장고에서 음료수도 맘대로 다 꺼내 먹어. 진짜야.”


그렇게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눈 뒤, 손님들은 떠나갔다.

방에 들어온 혁은 쾌재를 불렀다.

‘오호라. 잘됐다. 내일 낮에 저기를 가봐야겠다.’

혁은 내일이 기다려져 견딜 수가 없었다.


* * *


다음 날.

이틀 연속 늘어지게 개꿀잠을 잔 혁.

느즈막히 일어나 시계를 보니 거의 12시가 다 되었다.


어이쿠야.

마치 학교에 늦은 학생처럼, 혁은 잠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비스트 MMA의 영업 시작 시간은 낮 12시.

한두 시간 늦는다고 별일 있겠냐만은.

혁은 마음이 급했다.


어푸어푸.

세수를 하며 보이는 곰의 얼굴.

이제는 대충 적응이 됐다.


“곰돌아, 오늘 나 태어나서 처음으로 체육관 가보려고 하는데 잘하는 일일까?”

거울 속 곰에게 말을 건네보지만, 대답이 돌아올 리가 없다.

하지만, 저 곰의 영혼이 깃들어 있다는 상상만으로 왠지 든든한 기분이었다.


혁은 후다닥 옷을 입고, 반찬을 대충 꺼내 밥을 먹기 시작했다.

‘뭔가 허기가 안 차는데···. 맞다!’

혁은 냉장고를 이쪽저쪽 뒤지다가 어제 받은 한우 차돌박이 세트를 꺼냈다.


‘이거 먼저 먹는다고 설마 쫒겨 나진 않겠지?’

그런 생각으로 슬슬 후라이팬에 구워 먹는데···

눈이 뙇!!

‘아! 이 맛이야!!!’


갑자기 머릿속에 전구가 켜지듯, 존나 맛있었다.

그렇게 허겁지겁 거의 굽는둥 마는둥 하며 먹다보니···

꺼어어억.

그 자리에서 세트 전체를 다 비우고 말았다.


갑자기 떠오르는 엄마 아빠의 얼굴.

‘불효자라 죄송합니다···.’ 이런 생각을 할 때였다.

꿈틀꿈틀.


또다시 몸 안에서 무언가의 변화가 느껴졌다.

‘오호라. 맛있는 거 넣어줬으니까 신난다 이거냐? 그럼 이제 운동 한번 제대로 배워보자고.’

혁은 현관에서 신발을 신다가 거울 속의 곰에게 경례를 때렸다.


* * *


낮 12시가 살짝 넘은 시각.

비스트 MMA 체육관 내부에는 점심시간을 이용한 인근의 직장인 몇몇이 가볍게 운동 중이었다.

샌드백을 치는 사람도 있고, 누구는 줄넘기를 하고 있었다.


끼이익.

그때 문을 열고 빼꼼히 고개를 내미는 한 고등학생.

남궁혁이었다.

한우 차돌박이를 한 아름 품은 배가 임산부처럼 돌출되는 모습.


“누구세···. 어? 혁아!! 왔구나!”

낯선 사람인 줄 알고 마중 나왔던 관장 장흥식은 남궁혁을 확인하자 대뜸 끌어안았다.

‘켁켁. 숨 못 쉬겠네.’

장흥식은 반가움을 다소 과하게 표현하는 스타일.


“하하. 그래, 잘 생각했다. 쇠뿔도 단김에 빼는 거야. 너처럼 한창 성장기에 운동하면 살도 금방 빠진다구~. 여기 잠깐만 둘러 보고 있을래?”

장흥식은 그렇게 말하곤, 다른 회원의 자세를 잠시 지도했다.


벽에 붙은 UFC 선수들의 포스터.

주렁주렁 매달린 샌드백.

한쪽 벽에 있는 케이지.

각종 운동 기구 등···.


모든 것이 혁에게는 새로웠다.

마치 자신과는 전혀 상관없는 다른 세계에 들어온 느낌.

업그레이드를 위한 던전 치고는 분위기가 상쾌했다.

혁은 각종 기구들을 신기한 듯 만져봤다.


그러다 구석에 있는 체중계를 발견했다.

‘혹시 살이 좀 빠졌을까? 어제 운동 많이 했으니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슬쩍 발을 올려본다.


‘74···75···76···어?’

숫자는 쭉쭉 올라가더니 77kg을 찍고 말았다.

휴우.

한숨이 나왔다.


남궁혁의 키면, 73kg만 되어도 비만 체중에 포함된다.

며칠 전만 해도 75kg였는데, 한 이틀 새에 2kg가 늘어버린 것.

‘너무 많이 먹어서 그런가? 글고 보니 요새 먹성이 너무 좋아졌어.’


쫙!

찬물을 끼얹듯, 혁의 등짝을 장흥식이 때렸다.

“77kg? 아주 좋은 몸무게야. 그 정도면 UFC에서 웰터급으로 활동하면 되겠네.”

“네? UFC요? 하하하.”

혁은 자신의 UFC의 웰터급으로 뛴다는 생각 자체가 어이가 없어서 실소가 터졌다.


“빼빼 마른거 보다야 낫지.”

점심 시간이 끝났는지, 운동을 하던 회원들이 하나둘씩 빠져 나갔다.

바닥에 있던 기구들을 정리하며, 장흥식이 말을 이어나갔다.

“체중이 어느 정도는 있는 게 좋아. 다만···음.”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

“체지방을 좀 줄여야겠구만. 오늘부터 말야, 기초체력도 키울 겸 매일 30분씩 조깅을 해보라고. 거기에 내가 기본 자세나 테크닉을 얹어줄테니 말야.”


장흥식은 손짓으로 혁을 불렀다.

거울 앞에 나란히 선 두 사람.

“자, 괜히 체력 키운다고 너무 무리하면 재미없으니까 오늘은 우선 기본 자세만 알려줄게. 자, 이렇게 주먹으로 턱을 가리고, 원~ 투~.”


혁은 의외로 능숙하게 자세를 따라했다.

심지어 투 자세에서의 스트레이트에서 하체를 돌리는 모션까지 정확히 잡아냈다.

학생이 잘 따라오면 가르치는 사람도 신나는 법.


“아주 천재구만!! 하이파이브!!!”

장흥식은 가르치면서도 흥이 많은 타입이었다.

“혁아, 너 꼭 어디서 배운 사람 같다.”

“진짜요? 완전 처음이거든요.”


놀랍게 잘 따라 하는 혁.

마침 낮시간이라 다른 회원도 없다 보니, 완벽한 1:1 코칭이 되었다.

장흥식의 정성스러운 지도에 혁도 열정으로 응했다.


자신도 몰랐던 재능이 폭발을 한 것일까.

겨우 두어 시간 만에 혁은 기본 자세 뿐만 아니라, 스텝, 원투, 기본 킥과 더블렉 테익다운까지 제법 괜찮게 할 수 있었다.


그냥 다이어트를 돕는다 정도로 생각했던 장흥식이 놀란 건 당연했다.

‘이 정도로 빠르게 흡수하는 관원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하지만, 누구보다 놀란 건 남궁혁 본인이었다.

오랫동안 잊고 있던 옷장 속의 맞춤 정장이 그러할까.

모든 테크닉이 몸에 착착 감겼다.


거울을 보고 연습하는 스텝과 원투.

남궁혁은 마음으로 최철호를 정조준했다.


<6화 끝>


작가의말

jaco328님 후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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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스터너의 추억 +2 21.02.23 342 8 11쪽
7 복수의 신호탄 +1 21.02.23 311 10 11쪽
» 던전에 입장하셨습니다 +2 21.02.22 340 10 12쪽
5 각성, 그리고 결심 +3 21.02.22 357 9 12쪽
4 깨어나라, 용사여! +3 21.02.21 402 13 11쪽
3 야성의 부름 +6 21.02.21 391 11 12쪽
2 약육강식의 세계 +2 21.02.20 449 12 12쪽
1 영웅의 몰락 +1 21.02.20 750 1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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