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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뭉이의 글세상

찐따가 격투재능 금수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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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뭉이
작품등록일 :
2021.02.02 03:13
최근연재일 :
2021.03.27 21:36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12,018
추천수 :
534
글자수 :
140,231

작성
21.02.24 23:00
조회
288
추천
10
글자
13쪽

A sweet revenge

DUMMY

<10화>


“얼른 일어나, 이영식. 최철호도 나한테 두 대 맞고는 이렇게 안 쓰러졌어. 쪽팔린 줄 알아라. 덩치 값도 못 하고.”


남궁혁이 깐족대자 이영식의 이마에 핏줄이 도드라졌다. 무릎을 짚고 다시 일어나 자세를 취했다.


“정신이 좀 돌아와? 너 스터너 좋아했잖아. 같이 레슬링 좀 하자.”

“좆까, 이 씨박새끼야!!!”


어지럼증이 잦아들자, 이영식은 다시 달려 들었다. 또다시 주먹 승부를 걸어오는 듯 크게 휘둘렀으나. 그것은 훼이크. 속셈은 따로 있었다.


‘주먹 말고 잡아서 쇼부 봐야겠다. 돼지 새끼, 바닥에 쑤셔 버린다!!’


이영식의 훼이크에 혁이 고개를 숙이자···이영식이 남궁혁의 상체를 싸잡았다.


턱.


‘옳거니. 넌 이제 뒤졌어!!’

“흐아아앗!!”

이영식은 거칠게 혁을 당기며 허리후리기를 시도했다.


바닥은 딱딱한 흙바닥.

이곳에서 크게 내려 꽂히기라도 한다면···

펀치와는 비교도 안 되는 충격을 받게 된다.


엄청난 기합소리. 그대로 남궁혁을 바닥에 꽂아 버리는 듯 했으나···.

‘어어????’

오히려 뽑혀 들린 쪽은 이영식 자신이었다.


그 상태로 땅바닥에 내리 꽂는 슬램!

쾅!!!

등으로 크게 떨어진 이영식은 내장이 다 터지는 듯한 고통에 배를 싸잡았다. 그 큰 덩치가 땅바닥에 처박히자 주변에는 뿌연 흙먼지가 일었다.


"커흑."


아직 끝나지 않았다.

혁은 쓰러진 이영식 위에 올라타 파운딩을 퍼부었다.


"스터너 한 대!"

퍽!

"스터너 두 대!!"

퍽!

"스터너 세 대!!"

퍽!

"스터너 네 대!!"

퍽!!


다시 파운딩을 크게 치려고 주먹을 치켜들자···

“미, 미안해. 내가 졌어.”

이미 피칠갑이 된 이영식은 급하게 애원했다.


주먹을 든 채 혁은 한참을 내려보았다. 이영식의 얼굴은 피로 물들어 있었다. 당한 스터너 숫자만큼 그대로 돌려주려고 했으나... 그러다간 죽을 것만 같았다. 혁은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완벽하게 넉다운이 된 이영식. 비참한 패배였다. 주먹에서도, 완력에서도. 주특기인 유도 기술에서 만큼은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마저도 탈탈 털렸다.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백성민은 입을 틀어막았다.

‘미쳤다!! 미쳤어!! 남궁혁 저 자식,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초싸이어인이라도 된 건가??’

최철호까지는 그렇다 쳐도. 183cm 88kg의 유도선수 출신 이영식을 이렇게 압도하다니??


기회를 봐서 뒤에서 덮칠까 했던 최철호 역시 후들후들 떨고 있었다. 압도적인 실력 앞에서 감히 그럴 엄두를 내지 못한 것. 쓰러져 있는 이영식을 보며 꼴깍 침을 삼킬 뿐이었다.


남궁혁 본인도 새삼 자신의 파워에 놀라고 있었다.

‘가만히 있어도 들기 힘든 체중의 녀석인데··· 깃털처럼 가벼웠어!!’


“백성민! 여기로 좀 와봐!”

남궁혁은 큰 소리로 백성민을 불렀다. 무섭다며 가겠다는 백성민을 혁은 만류하며 숨어서라도 보고 있으라고 당부했었다.


혁의 호출에 백성민이 쭈뼛쭈뼛 나타났다. 최철호와 이영식은 자신들의 꼴이 창피한지, 시선을 피했다.


“성민아, 너 오늘 이영식이 얼마 가져갔어?”

“2만원.”


남궁혁이 앉아 있는 이영식에게 손을 내밀었다.

“지갑.”


이영식은 머뭇거렸다. 천하의 이영식이 차마 ‘두루치기’에게 명령을 듣는 것은 아직 자존심이 받아들일 수 없다는 듯. 아직 가오가 남아있는 듯한 그 모습에 혁은 화가 치밀었다.


전광석화처럼 날아오는 혁의 주먹.

빡!!!

“크흑.”

이영식은 코를 붙잡고 벌러덩 쓰러졌다.


“이영식, 네가 말한대로 이 도전은 네가 수락한 거니까, 나중에 학폭이니 뭐니 개소리 하지 마라. 그리고, 지갑 내놓으라고 했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이영식은 지갑을 건넸다. 잔뜩 겁에 질린 표정. 코에서는 쌍코피가 흐르고 있었다.


혁은 지갑에서 백성민의 돈을 빼서 돌려줬다. 백성민은 기쁘면서도 얼떨떨하는 표정이었다.


‘과연 이 돈을 돌려받아도 괜찮을까?’

백성민은 은근히 쫄렸다.


“너네 나한테 중학교 때부터 뺏어간, 아니, 빌려간 돈이 총 50만원은 넘을 거 같은데. 그 돈 다 갚기 전까지는 내 빵셔틀이다. 알았어? 만약에 내 돈 갚는다고 다른 애들한테 몰래 돈 뺏었다··· 그러면 진짜 그때는 죽여 버릴거니까.”


이영식과 최철호는 앉은 채로 엉거주춤 고개를 끄덕였다.


이로써 1차 미션 컴플리트.

남궁혁은 오랜 숙제를 하나 해결한 기분이었다.


하지만, 진짜 숙제는 따로 있었다.


* * *


“자, 원투 스트레이트, 숙이고 숙이고 바디샷, 하이킥!”


미트를 잡아주고 있는 오극강 코치. 그 맞은 편에는 한 고등학생이 능숙하게 콤비네이션을 구사하고 있었다.


183cm에 82kg의 군살 없는 몸매. 종합격투기 4년차의 구력이 엿보이는 정제된 테크닉. 극강 MMA 체육관의 고딩 에이스 상태창이었다.


“참, 지원서는 냈어?”

“오늘 저녁에 내려구요.”

“자그만치 상금이 2억이야, 2억. 국내에선 웬만한 프로도 그 정도 상금 받기 어렵다구.”

“하하. 그것도 우승해야 말이죠.”


코치는 미트를 잡다 말고, 대뜸 <더 영스트릿 파이터> 얘기를 꺼냈다.


국내 최대의 격투기 단체 ‘스트릿 FC’. 그곳에서 신진 파이터를 발굴할 겸, 팬층 확보를 위해 방송국과 손잡고 런칭한 격투기 토너먼트 쇼가 <더 스트릿 파이터>였다.


그런데 성인을 대상으로 한 시즌1이 대성공을 거두자, 곧바로 만 18세 미만의 참가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시즌2 <더 영 스트릿 파이터>의 제작이 결정되었다.


이미 탈고교급 대어였던 상태창이 기대를 모은 것은 당연한 일. 오극강 코치는 이참에 상태창을 프로로 진출시켜, 극강 MMA를 명문체육관으로 알리겠다는 생각이었다.


“태창아, 넌 나가면 우승후보 1순위야. 다만···.”

“음? 뭐 다른 문제가 있나요?”


잠시 뜸들이던 오극강 코치가 말을 이었다.


“요새 분위기 알지? 여기저기에서 학폭이다 뭐다, 시끌시끌하다고. 가뜩이나 체육계 쪽에서는 이걸 엄벌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해. 괜히 학교에서 허튼소리 안 나오도록 몸을 사려야 돼. 혹시 문제 될 만한 옛날 사건 있으면 미리 가서 밥이라도 사주고 달래놓으란 말야.”


오극강은 상태창 이상으로 용의주도한 인물이었다. 그 점에서 둘은 쿵짝이 아주 잘 맞았다.


“예, 조심할게요.”

“어린 녀석들끼리 치고 박고 할 수도 있는 거지. 뭐, 그런 것들 가지고 그렇게 난리들을 피우는 지, 원···.”

오극강은 세상이 말세라며 혀를 찼다.


연습을 마친 상태창은 가볍게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이제 집에 가서 참가 신청서를 작성해 보실까.’


우승한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며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그때.

전화벨이 울렸다. 이영식이었다.


“어, 영식아.”

- 태창아, 운동 끝났냐?

“방금. 무슨 일 있어?”

- 너네 집앞 편의점에서 잠깐 얼굴 좀 보자.


뭔가 쌔한 느낌.

평소와 달리 가라앉은 이영식의 목소리가 신경 쓰였다.

“뭐라고?”

상태창의 집 앞 편의점.

벤치에 앉아 이온음료를 마시던 상태창은 깜짝 놀라 음료수를 뿜었다.


“다시 말해봐. 내가 잘 못 들은 거냐?”

“두루치기한테 맞았다니까. 그 새끼 미친 거 같아. 완전 달라.”


상태창은 이영식의 입에서 나오는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니까, 상남고 1학년 전체를 쥐락펴락하는 이영식과 최철호가 남궁혁, 아니, 두루치기 한테 처맞았다고?


“푸하하하. 새꺄, 장난을 치려면 좀 그럴싸한 걸로 쳐. 너네 연기력이 좀 늘었다?”

상태창은 크게 웃으며 최철호 쪽을 바라봤다. 말없이 굳은 표정의 최철호.


상태창은 아직 믿을 수 없었다.

“에이, 새끼들아. 장난 그만 치라니까.”


상태창은 장난치듯 이영식의 코를 막은 휴지를 휙 뽑았다. 그냥 연기겠거니 했는데···. 휴지에 묻어 있는 건 진짜 코피였다. 순간 쌔한 느낌에 상태창은 소름이 돋았다.


“두루치기 새끼, 병원에 있다고 하지 않았냐?”

“멀쩡하더라고. 그 새끼한테 뭔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는데, 우리가 알던 놈이 아니야.”

이영식과 최철호를 한참이나 번갈아 보던 상태창은 그제서야 실제 상황임을 깨달았다.


“너네 둘 다 같이 맞았다고?”

“그 새끼 뭔가 달라. 내가 힘으로 웬만하면 누구한테 밀려본 적이 없는데···. 그 새끼랑 맞잡았다가 서울 구경했어.”

“서울 구경?”

“오히려 내가 뽑혀 들렸다고. 공중에 붕 떴어. 그 새끼 힘 미친 거 같아.”


이영식은 아직도 납득되지 않는다는 듯한 혼란스러운 표정이었다.


“나 쪽팔려서 학교 못 다니겠다. 태창아, 우리 같이 그 새끼 밟자.”

“그렇다고 다구리를 치기엔···”

“내가 불러낼게. 나 지금 그 새끼한테 빵셔틀 노릇하게 생겼다고!!!”


쾅!

이영식은 분을 이기지 못한 듯, 테이블을 내리쳤다.


평소 같았으면 당장이라도 셋이 들이닥칠 텐데···. 코치에게 들은 말도 있고 하니, 상태창은 부담스러웠다. 한 달 뒤면 예선인데, 그때까지 괜한 잡음이 나와선 안 된다는 생각.


하지만, 이영식의 말을 들으니 가만히 있을 수만도 없다. 먹이사슬의 최하층인 돼지 새끼가 갑자기 대가리가 된다? 그건 결코 허용할 수 없는 일이다. 상태창은 대충 마음을 정했다.


“알았어. 우선 너네는 가만히 있어 봐. 내가 해결할게. 그 새끼 퇴원해 있는 거지?”

“응. 뭘 어떻게 하려고?”

“적당히 겁 좀 줘야지. 정 말귀 안 통하면 상황 봐서 밟아버리든가···.”


순간 상태창의 눈빛이 변했다. 이영식과 최철호는 그 모습에 안심했다. 엄청난 싸움 실력. 그리고, 포악할 때는 누구보다 포악한 성격. 그게 바로 상태창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 * *


이튿날 오후. 혁은 체육관에서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향했다. 불과 며칠 사이에 하나의 습관처럼 굳어진 생활 패턴. 매일매일 성장하는 기쁨에 자고 일어나면 체육관을 가고 싶어서 견딜 수 없을 정도였다.


어느덧 몸이 적응을 한 것일까. 체육관에서 세 시간이나 운동을 했음에도 아직 뭔가 소진되지 않은 기분이다.


‘매일 기초체력을 쌓는다는 마음으로 30분 정도 조깅을 해보라구.’


장흥식 관장의 말을 떠올리며, 혁은 슬슬 뛰기 시작했다. 재빠르게 공원을 크게 세바퀴 돌 다 보니, 평소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기구들이 보였다. 철봉과 평행봉. 그리고, 윗몸 일으키기를 할 수 있는 싯업패드.


‘저번보다 개수가 좀 늘었을려나?’

이미 한참 레슬링까지 하고 온 터라, 새롭게 개수를 경신할 자신은 없었지만 시험 삼아 해보기로 했다.

‘자, 가볍게 당겨볼까.’


며칠 전만 해도 턱걸이를 당길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꿈만 같았으나···.

20···21···22···.

숫자는 거침없이 올라갔다.

‘흑, 힘드네. 26··· 27···어이쿠.’


오늘의 턱걸이는 27개에서 마무리.

마저 평행봉에 올라 딥스까지 해보았다.

헛둘. 헛둘.

딥스도 휴식없이 단번에 40개를 돌파했다.


며칠 사이에 놀랍게 변한 스스로의 모습.

혁은 문득 오전에 받은 신지수의 메시지를 떠올렸다.


[남궁혁. 너 몸은 좀 컨디션이 어때?]

[백성민한테 네 톡 아이디 물어봤어ㅋㅋㅋ]

[요새 학교폭력 특별관리 기간이라고 선생님들도 바짝 신경 쓰거든?]

[그니까 너무 걱정말구 학교 다시 나왔으면 좋겠다 몸 관리 잘하구~]


‘지수는 전혀 모르고 있겠지···.’

혁은 궁금했다. 이영식과 최철호가 자신에게 빵셔틀 노릇을 한다면 학교 애들은 과연 어떤 표정일까. 지수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우하하하.”

그런 생각을 하니, 저절로 웃음이 터져나왔다. 혁은 자신도 모르게 혼자 웃었다는 사실에 급히 주변을 둘러봤다. 다행히 아무도 없었다.


그때였다. 공기 중에 떠도는 불쾌한 스킨 화장품 냄새.

‘이것은···’

그렇다. 상태창에게 괴롭힘을 당할 때마다 느꼈던 스킨 로션의 향이었다.


킁킁. 혁은 허공에 코를 높이 쳐들고 마치 짐승처럼 킁킁대기 시작했다.

‘점점 가까워지는 거 같은데? 뭐지?’


주변에 아무도 없음을 재차 확인한 혁은 20m가 넘는 큰 나무를 재빨리 타고 올라갔다. 후다다다닥. 저 멀리 시내 쪽의 건물까지 다 보이는 탁 트인 시야. 냄새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실제로 저 멀리서 상태창이 걸어오고 있었다!


<10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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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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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오렌지 휘트니스 21.02.28 268 11 12쪽
13 케이지 속으로 21.02.26 259 9 11쪽
12 한 굴에 두 마리 호랑이 21.02.26 283 9 12쪽
11 출사표(出師表) 21.02.25 279 9 12쪽
» A sweet revenge 21.02.24 289 10 13쪽
9 그래 가끔은 하늘을 보자 +2 21.02.24 326 10 11쪽
8 스터너의 추억 +2 21.02.23 342 8 11쪽
7 복수의 신호탄 +1 21.02.23 311 10 11쪽
6 던전에 입장하셨습니다 +2 21.02.22 339 10 12쪽
5 각성, 그리고 결심 +3 21.02.22 357 9 12쪽
4 깨어나라, 용사여! +3 21.02.21 402 13 11쪽
3 야성의 부름 +6 21.02.21 391 11 12쪽
2 약육강식의 세계 +2 21.02.20 449 12 12쪽
1 영웅의 몰락 +1 21.02.20 750 1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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