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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강탈(英雄強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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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쿠벨
작품등록일 :
2022.05.17 21:21
최근연재일 :
2022.06.14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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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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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2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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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영웅의 게임 공략법-07]

DUMMY

“키이나···?”


데스게임 ‘리제네’에서의 나의 첫 번째 친구. (물론 나는 밖에서도 친구가 없을 스타일이긴 하지만)


그동안 연락을 해볼까 굉장히 고민했지만, 사람과 거리를 두겠다고 결정한 뒤에는 더더욱 할 수가 없었다.


그 이후에 ‘사건’을 겪기도 했고.


‘읽어도 될까, 답장을 해야 할 텐데···.’


나는 수없이 고민했지만 결국 궁금증이란 것에 지고 말았다.


그래도 기뻤다.


“다행이야···, 역시 살아있었구나···.”


메시지의 내용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무휼 오빠, 무사해요···?]


‘아주 무사해, 나만 무사한 것이 문제지···.’


나는 이런 혼잣말과 함께 답장을 해야 할 지 말지를 고민했다.


그러던 중에 그녀로부터 두 번째 메시지가 도착했다.


[오빠, 보고 싶어요···.]


*


다음날.


나는 이미 처음 리제네에 와서 키이나와 처음 왔던 주점에 앉아있었다···.


당연히 그런 메시지를 받고 나오지 않을 수 있는 남자는 장담컨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설렘보다 왠지 키이나의 메시지에서 굉장히 힘들어 보인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래서 이 자리에 나오기를 결정했다.


나도 요 며칠간 굉장히 힘들었다, 아니 지금도 힘들다.


아직도 혼자 있으면 우나와 폴트일행의 비명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리는 것만 같다.


사실 나는 키이나를 위로해주기 위해 나온 것이 아니라 위로를 받고 싶어서 나온 거 같다.


“오빠~~~~!!!!”


내 걱정과는 달리, 그녀는 아주 밝은 인사를 건네며 나에게 달려왔다.


그리고는 아주 자연스럽게? 나를 껴안았다.


“흐어엉~!!, 오빠 살아있어서 다행이에요~!!”


방금 전의 미소는 사라지고 어느새 그녀는 엉엉 울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나도 눈물이 나버렸다.


“너도···, 무사해서 다행이야···.”


*


“근데 오빠 뭔가 바뀐 거 같아요.”


“뭐, 뭐가?”


“분위기가 좀 바뀐 거 같은데···, 오랜만이라 그런가? ㅎㅎ”


그런 말을 하는 키이나는 예전 그대로인 것처럼 보였다. 다행이었다.


“오빤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요? ㅎㅎ”


굉장히 오랜만에 보는 건데도 키이나의 성격 때문일까,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역시 미친 친화력의 소유자.


“어, 어···, 그게···”


너무나 많은 일이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말해줄 수 있는 건 극히 제한되어 있었다.


내가 이 게임의 주인공 영웅 NPC를 죽인 이야기, 스테이지 미션 보스를 잡은 이야기, 그리고 내 동료들이 전멸한 이야기···. 어떤 것도 쉽게 꺼낼 수 없다.


그나마 얘기할 수 있는 건 이 정도다.


“사실 탑 1층 공략에 참여했었어.”


“뭐어~~!?, 역시 무휼 오빠는 엄청난 고수였구나!”


“키이나, 너는 어떻게 지냈어···?”


“아, 오빠 뭐가 바뀌었나 했더니 일단 말수가 늘었어요!”


내가 변한 건가?


내가 요즘, 사람들과 대화를 많이 하긴 했지, 물론 사람이 아닌 것과도 많은 얘기를 했지만.


“저는···, 탑 1층 공략이 끝났다는 사실을 알기 전까진 밖에 나오지 못했어요···.”


그래, 이게 일반적인 여자애의 반응이지···, 내가 제우스나 공략파의 일원들만 만났어서 인간의 기본적인 행동 방식에 대해 감을 잘못 잡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식사 같은 건···?”


“오빠가 필드보스 잡았을 때 보상으로 대충 살 수 있었어요. ㅎㅎ, 고마워요 오빠”


그녀의 행보가 나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사실에 커다란 동질감을 느꼈다.


“이곳에 친구들도 있다고 하지 않았어···?”


“한동안 친구들 연락도 다 피했어요···.”


“음···?”


나는 이 대목이 사실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보통 이런 상황일수록 친구들에게 의지하고 싶어지지 않나?


하지만 나는 여자애의 마음을 잘 모르기도 하고 너무 무서우면 그런가 보다 하고 더는 묻지 않았다.


“아 그래도 어떻게 이제 괜찮아졌나 봐, 나한테도 연락을 한 거 보니―”


“네! 1층 공략에 성공했다는 말을 듣고 용기가 났어요.”


“친구들도 다시 만났고, 다행히 모두 무사해요!”


“사실 오빠한테도 더 빨리 연락했어야 했는데, 미안해요···.”


오랜만이다, 키이나의 ‘혼자 떠들기’ 스킬.


오래간만에 들으니 가슴이 찡하다.


그리고 미안하긴, 난 이렇게 널 볼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엄청 위로되는데. (차마 이 마음을 말로 꺼낼 수는 없었지만)


“우와, 오빠 또 침묵모드 시작했다!”


...


“···그럼 오빠는 이제 계획이 어떻게 돼요?”


“설마···, 2층 공략에도 참여하는 거예요?”


“으응, 아마도···”


“···, 난 오빠가 참여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의외였다. 나는 응원을 해줄 거라 생각했는데.


“내가 아는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무서워서 잠을 잘 수가 없어요.”


머리가 뭔가에 맞은 것처럼 ‘띵’했다.


그녀는 지금 나와 완전히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지금 내 앞의 그녀가 세상에서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키이나 덕분에 결심이 섰어.”


“네?”


내가 탑을 클리어야 할 이유가 또 늘었다.


이 게임을 빨리 클리어하지 못하면, 바깥의 이들이 설령 이 게임에서 죽지 않는다 해도 언젠가는 생명에 위험이 생길 수도 있다.


아니 생명을 넘어서, 현실의 시간은 지금도 가고 있다. 그들은 리제네라는 곳에서 계속해서 본연의 삶을 빼앗기고 있는 것이다.


키이나, 제우스, 그리도 다른 동료들을 위해서라도 이 빌어먹을 데스게임을 빨리 끝내야 한다.


“결정했어···.”


“응?”


“오빠, 나도 탑 공략에 참여하겠어요···!”


*


키이나와 주점에서 만나고 난지 얼마 후.


···지금 나는 탑 2층 공략 회의에 참석해 있다.


“우와 오빠, 생각보다 사람들이 굉장히 많네?”


―키이나와 함께.


그녀 말대로 1층 공략 때보다 사람이 훨씬 많이 모였다.


며칠 전.


“탑 공략은 장난이 아니라고, 엄청 위험해!”


...


“필드보스 때와는 비교가 안 된다고―”


“그치만 오빠가 있잖아.”


“그게 무슨 상관―”


“오빠, 나는 내가 아끼는 사람이 내가 모르는 곳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너무 괴로울 것 같아”


‘아끼는···?, 아 지금 포인트는 그게 아니지.’


“키이나, 나는 엄청 강해, 그러니깐 죽을 위험 같은 건 없다고···.”


“그럼 오빠가 나를 지켜주면 되겠네. ㅋㅋ”


완전히 막무가내다.


나는 막상 회의의 무거운 분위기를 보면 키이나가 마음을 바꿀까 싶어 일단 이곳에 데려왔다.


“이런 잘생긴 사람이 공략팀에 있었어~?”


익숙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이전 스테이지 미션에서 만났던 파냐였다. (물론 이때까지 이름은 몰랐지만.)


물론 나는 지금 그녀를 처음 본 연기를 시작해야 한다.


“그는 내가 아는 리제네 최고의 실력자 중 하나야.”


제우스가 파냐에게 나를 아주 거창하게 소개했다.


“맞아요, 저희 오빤 엄청 강하다구요.”


묘하게 파냐를 경계하는 듯한 키아나도 거들었다.


“흐응, 그렇게 강한 플레이어가 왜 스테이지 미션에는 참가하지 않은 거지~?”


(그 미션에 참가해서 당신을 구한 게 ‘나’라고···)


“저는 사람 많은 곳에서 공황장애를 일으킵니다.”


나의 설정이 부실하다고 느낀 후로 나는 새로운 설정을 하나 추가했다.


“···그럼 탑 공략 때는 괜찮고?”


“이정도 인원까지는 참을 만합니다.”


나는 뭔가 말을 할 때마다 좀 모자란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실제로 제우스, 키이나, 파냐를 포함한 다른 사람들도 나를 좀 모자란 사람 보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다행히도 이전 올림포스의 동료들이 나를 지지해줬다.


...


“···1층도 무휼 덕분에 돌파했다고!”


“맞아, 무휼이 없었으면 우린 다 죽을 수도 있었어!”


“맞아 피닉스 길드장!, 자넨 1층 공략 때 참여하지도 않았지 않나!”


파냐는 그 말을 듣고는 신경을 그쪽으로 곤두세웠다.


“그때는··· 사정이 있었다고!, 세력도 작았고···!”


아무튼 덕분에 나에 대한 검증은 무사히 지나간 것처럼 보인다.


“오랜만이야··· 무휼, 와줘서 고마워.”


역시 제우스···. 여전히 빛나는 사내다.


“아니 나야말로···, 미안해···.”


나는 제우스에게 모질게 대했던 것이 아직 가슴에 남아있었다.


“하하, 친구끼리 미안하긴!, 근데 옆에 여성분은···?”


“혹시 여자친···구···?”


제우스의 그 한마디에 나는 얼굴이 아주 뜨겁게 달아올랐다.


“아, 아니 나 같은 게 무슨···!”


그리고는 당황해서 키아나를 쳐다봤다.


근데 놀랍게도 그녀의 얼굴은 나보다 훨씬 빨개져 있는 것 같았다.


“나, 남자친구 아니거든요!!”


키이나, 부정이 너무 강한 거 같은데···


상처받은 나의 가슴과는 상관없이 희의는 시작되었다.


사실 회의 내용은 간단하다.


어떤 몬스터가 나올지 알 수 없으니, 구체적인 작전 같은 것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그저 새로운 사람들이 모였으니 포메이션을 짜고, 공략일까지 훈련계획을 짜는 것 정도가 전부다.


“그럼 2층 공략 회의는 이걸로 마치겠습니다, 내일부터는 훈련에 들어가겠습니다.”


그렇게 회의는 끝났다.


나는 다시 한번 키이나를 설득했다.


“키이나, 정말 참여하려고 그래?, 아까 그 무거운 분위기 못 봤어?”


“아냐 오빠. 사람들을 보고 오히려 꼭 참여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저렇게 용기를 내서 앞장서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실제로 보고 나니 그동안의 내가 너무 부끄러워졌어.”


···키이나, 네가 나랑 닮았다고 생각한 걸 사과할게, 네가 나보다 훨씬 낫구나.


난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면서, 키이나만은 무조건 지키겠노라 다짐했다.


...


그렇게 키이나를 먼저 보내고 나 혼자 방에 돌아왔다.


“나와, 작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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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가짜’ 영웅의 게임 공략법-04] +2 22.05.25 112 3 10쪽
12 [‘가짜’ 영웅의 게임 공략법-03] +1 22.05.24 115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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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가짜’ 영웅의 게임 공략법-01] 22.05.22 128 2 10쪽
9 [영웅강탈(英雄強奪)-08] (끝) +1 22.05.21 128 4 10쪽
8 [영웅강탈(英雄強奪)-07] +1 22.05.20 129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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