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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쿠벨 님의 서재입니다.

영웅강탈(英雄強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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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쿠벨
작품등록일 :
2022.05.17 21:21
최근연재일 :
2022.06.14 09:12
연재수 :
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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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2
추천수 :
141
글자수 :
128,575

작성
22.05.2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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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가짜’ 영웅의 게임 공략법-01]

DUMMY

[X발, 야! 그냥 니가 ‘영웅’해라!]


나는 무슨 헛소리인가 싶었지만, 녀석은 계속 지껄였다.


[아, 사람이 사고를 쳤으니, 책임을 져야 할 꺼 아냐!]


[시간 없으니깐 빨리 저 ‘성검’이나 뽑아봐!]


나는 멍하니 아까 봤던 제단 쪽을 응시했다, 아마 저기에 꽂혀있는 게 ‘성검’이겠지.


[빨리 안 뽑으면 다 죽여버린다!]


그 말에 나는 겨우 몸을 일으켜 터덜터덜 성검 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그 검의 손잡이를 잡았다.


[당신은 ‘영웅’이 아닙니다.]


[당신은 ‘성검’을 가질 수 있는 자격이 없습니다.]


“자격이···. 없다는데요···.”


[하, x발, 진짜 미치겠네···.]


[야, 너 꼼짝 말고 기다리고 있어, 잠깐 본국 갔다 올 거니깐.]


파지지직-


놈은 스파크와 함께 사라졌다.


주위가 조용해졌다.


...


나는 지금.

...

이 게임의 ‘주인공’을 죽였다.

...


이 세계의 ‘영웅’을 베어버렸다.


순간, 악마 같던 그 AI, ‘GM’의 말이 떠올랐다.


[당신들은 이 게임의 주인공과 함께 ‘리제네 온라인’을 클리어 해야합니다.]


[클리어하지 못하면···, 결국은 죽겠지요?]


[여기서도. 그리고 현실에서도.]


‘나 때문에 모두가 이 게임을 클리어할 수 없게 되면 어떡하지···.’


‘그러면 나 때문에 모두가 죽게 되는 건가.’


웃음이 났다.


대체 내가 뭐길래, 나는 내가 누군지도 모르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까.


빠지지직-!


놈이 다시 나타났다.


[너···, 대체 정체가 뭐냐?]


나도 그걸 모르겠다고···.


[설마···, 너도 모르는 거야?, 지금 니 상태를?]


관심법이라도 쓰는 줄 알았다.


‘내 상태라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하고 생각하고 있을 때, 놈이 내 눈앞에 화면을 하나 띄웠다.


‘뭐지 이건···.’


화면에는 시험관 같이 생긴 시설을 보여줬다.


나는 그 시험관 속을 보기 위해서 그 안을 더 유심히 바라봤다.


“뭐···, 뭐야 저게.”


[···역시 몰랐나 보구만···?]


[하···, 이 인간도 겁나 불쌍한 인생이구만···.]


나는 시험관 속을 다시 한번 봤고.


그 속에 보이는 건 다름 아닌 ‘뇌’였다.


인간이라면 누가봐도 알 수 있는 ‘인간의 뇌’의 형태.


“저, 저게 대체 뭔데요?”


[말했잖아···, 그게 너라고···.]


“그니까···, 저게 왜 저냐고요···, 저건 사람이 아니잖아요···.”


[허, 허···, 야! 그건 우리가 묻고 싶은 부분이야!]


[결과적으로, 니가 저 ‘뇌’이기 때문에 이 ‘사단’이 난 거라고!]


그 말을 듣고 갑자기 전에 어둠 속에 있을 때 봤던 메시지가 하나 떠올랐다.


*


[#$#%^#$@@ 시스템 오류 발생!, 신체 정보를 스캔할 수 없습니다! #$#%^#$@@]

...

.....

[NPC #0번 아바타로 신체정보를 대신합니다.]


*


‘신체정보를 스캔할 수 없다는 뜻이 이런 거였어···?’


나는 아직 이 현실이 받아들여질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궁금증들을 해소해야 했다.


“그, 그럼···, 제 육체···, 신체는 어딨는··· 건데요?”


[그런 거까진 알 수 없지, 그건 ‘밖’에서 생긴 일이잖냐.]


나는 필사적으로 생각을 정리해봤다.


유추할 수 있는 건 이 정도다.


<누군가 트럭사고 후에 내 ‘뇌’를 적출했다.>


이 정도까지 밖에 생각할 수 있는 건 없었다.


‘내가 왜 여기에 있는지’ 같은 것은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정보로는 추리할 수 없다.


[야···,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거야···.]


그러고 보니 작은 GM의 말투가 아까와는 많이 달라졌다.


자기가 한 말처럼 정말로 나를 좀 불쌍하게 여기고 있는 것 같았다.


[성검을 뽑게 할 수 있는 권한 같은 건 우리가 줄 수 있는 게 아니야···.]


[그래도 게임은 진행해야 되거든···, 그러니까···]


“···할게요.”


[물론 너가 이 상황에···. 게임 같은 거에―]


...


[뭐···?, 한다고?]


녀석은 굉장히 놀랐는지 두건을 내리고 큰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두건을 내리니 검은 안면은 사라지고 웬 하얀 털이 수북한 동물 같은 얼굴이 튀어나왔다.


‘개···, 개인가···?’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 동안 그 개와 비슷한 얼굴의 녀석이 화색이 되어서 말했다.


[진짜―?, 진짜 하는 거다~ 너―!?]


‘···대신 부탁이 하나 있어요.’


[부, 부탁??]


“사람들이 제가 주인공이 된 걸 몰랐으면 좋겠어요···.”


내가 이 게임의 주인공 역할을 대신하겠다는 결심을 했을 때,


마음에 가장 크게 걸리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사람들과 동료들의 절망과 원망.


내가 이 게임의 주인공을 죽이고 주인공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의 사람들의 표정이 떠올랐다.


분명 혼란과 절망이 가득할 터였다.


그리고 그 모든 원망이 나에게로 쏟아지겠지.


[흐음···.]


그 개처럼 생긴 녀석은 고민에 빠진 듯했다.


하지만 이내 결정을 내릴 것이다.


내가 영웅이 됐다는 사실을 숨기는 것이 분명 GM 녀석들의 게임 진행에도 유리할 테니깐.


[좋아···, 그렇다면···.]


녀석은 잠시 자기 앞에 무슨 화면을 띄우더니 이것저것을 조작하는 듯했다.


[스킬 ‘음성 변조’를 획득하였습니다.]


[좋아···, 야, 그 옵션에 투구표시 ‘ON’ 해봐.]


나는 녀석의 말대로 투구 표시 ‘OFF’를 ‘ON’으로 전환했다.


잠깐 내 머리 주위에 홀로그램이 반짝였다, 아마 이제 상대방에겐 내 얼굴이 아닌 투구가 보이겠지.


[됐다···, 이제 방금 준 ‘스킬’을 써봐]


[스킬 ‘음성 변조’를 발동합니다.]


“된 건가요···?”


기계음처럼 변한 내 목소리가 들렸다.


[오, 어때 감쪽같지···?, 말투는···, 니가 좀 알아서 바꿔봐.]


“네···?”


[그 찐따 같은 말투 말고 좀 멋있는 말투 있잖아!]


어렵다···, 하지만 해야만 한다···.


“알겠다···.”


고작해야 내가 지금 생각나는 건 ‘요’를 ‘다’로 바꾸는 것 정도밖에 생각나는 게 없었다.


[하···, 니가 그럼 그렇지···.]


[그런데 갑자기 말 놓네···?]


...


[암튼 이제 맘 바꾸기 없기다!, 그럼 시간 없으니깐, 나 밑에 애들 데리고 올게!]


놈은 그 말을 남기고는 스파크와 함께 사라졌다.


내가 결심하게 된 경위는 이렇다.


물론 저 녀석이 보여준 화면이 거짓이나 위조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놈의 반응이나 행동을 봤을 때 거짓 같지는 않았다.


이 상황이 무척 절망적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궁금한 게 해소된 것도 있었다.


내 가슴속에 가장 큰 의문이 풀렸다.


‘나라는 존재가 밖에서도 존재한다는 것.’


물론 그것이 온전한 인간의 형태는 아닐지라도, 적어도 나는 그 트럭 사고에서 ‘뇌’만은 무사한 거 같았다.


지금까지의 상황을 봤을 때, 지금 밖은 적어도 그 ‘트럭 사고’ 후에 아주 많은 시간이 지난 거 같았다.


얼핏 봤던 화면에서 시험관이나 그 주위 시설들은 내가 살던 시대의 기술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는 적어도 식물인간이나 냉동 인간과 비슷한 형태로 오랜 시간을 넘어 지금 여기에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 타당했다.


내가 인간이 맞다는 것에 안도해야 하는 것인지, 뇌밖에 없는 내 현재 상태에 안도해야 하는 건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하지만 더 고민할 시간도 없이―


피융―!


내가 들어왔던 차원문에서 사람들이 나오고 있었다.


맨 처음으로 나온 것은 역시 ‘제우스’였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


나는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망설였다.


“무휼이라고···, 제 친구인데, 혹시 못 보셨나요···?”


울컥했다. 하지만 나는 필사적으로 대사를 생각해야 했다.


“나는 영웅이다.”


“먼저 왔던 친구라면 먼저 갔다.”


‘···내가 생각해도 진짜 별로다.’


사람들이 웅성대기 시작했다.


“저게, 영웅이라고···?, 영웅보다는 ‘어둠의 기사’ 같은데?”

“포스가 쩔긴 쩌네···, 근데 아무리 봐도 ‘끝판왕’ 같은 느낌인데···.”

“무휼은 먼저 간 건가···?, 그럴 성격이 아닌데···.”


나는 속으로 식은땀을 흘렸지만, 이 자리를 빨리 피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럼 이만···.”


“아, 잠시만요, 그럼 영웅님, 이제 저희와 같이 행동하시는 건가요?”


설명 같은 걸 들은 게 없으니, 내가 뭐 아는 게 있겠냐···. 하지만―


파지지직-!


[아이고 바빠!, 여러분. 영웅과 이야기는 잘 나누셨나요?]


‘빨리 안 나타나고 뭐 하는 거야, 이 개 같은 자식은···’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나타나 준 것만 해도 감사했다.


[우리 보스가 말해줬겠지만, 다시 한번 말씀드리죠.]


[여러분은 이제 ‘스테이지 미션’과 ‘탑 돌파’를 진행하셔야 합니다.]


얼추 들으니 이런 내용이었다.


탑을 클리어 할 때마다 새로운 ‘필드’가 열리고 그곳과 관련된 ‘스테이지 미션’을 클리어해야 한다.


이 스테이지 미션은 ‘영웅’과 함께 진행되지만, 탑 공략엔 영웅은 참여할 수 없다.


[스테이지 미션은 여러분이 시작의 마을로 돌아가게 되면 안내해드리겠습니다.]


[그럼 여러분 안녕―!]


놈은 설명을 끝마치더니 사라졌고, 잠시 정적이 흘렀지만 이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아니, 그럼 이 짓을 99번이나 더 해야 하는 거잖아···?”

“하지만 잘 될 수도 있어, 이번에 사망자가 없었잖아···, 물론 한 명 어이없게 가긴 했지만···.”

...

사람들은 누군가는 절망했고, 누군가는 희망을 품었다. 마치 지금 딱 내 감정처럼.


“계속 영웅이라고 부를 수는 없고···, 저희가 뭐라고 불러드리면 되겠습니까?”


제우스가 말을 꺼내자 사람들은 조용해졌다.


나는 다시 한번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다.


“히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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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가짜’ 영웅의 게임 공략법-20] +2 22.06.11 34 3 10쪽
28 [‘가짜’ 영웅의 게임 공략법-19] +4 22.06.10 40 2 10쪽
27 [‘가짜’ 영웅의 게임 공략법-18] +2 22.06.09 43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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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가짜’ 영웅의 게임 공략법-16] +2 22.06.07 46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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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가짜’ 영웅의 게임 공략법-09] +1 22.05.30 87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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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가짜’ 영웅의 게임 공략법-07] +2 22.05.28 100 3 10쪽
15 [‘가짜’ 영웅의 게임 공략법-06] 22.05.27 104 2 9쪽
14 [‘가짜’ 영웅의 게임 공략법-05] +1 22.05.26 113 2 9쪽
13 [‘가짜’ 영웅의 게임 공략법-04] +2 22.05.25 112 3 10쪽
12 [‘가짜’ 영웅의 게임 공략법-03] +1 22.05.24 115 2 9쪽
11 [‘가짜’ 영웅의 게임 공략법-02] 22.05.23 118 3 9쪽
» [‘가짜’ 영웅의 게임 공략법-01] 22.05.22 129 2 10쪽
9 [영웅강탈(英雄強奪)-08] (끝) +1 22.05.21 129 4 10쪽
8 [영웅강탈(英雄強奪)-07] +1 22.05.20 129 4 9쪽
7 [영웅강탈(英雄強奪)-06] +1 22.05.19 132 4 10쪽
6 [영웅강탈(英雄強奪)-05] +1 22.05.18 139 5 10쪽
5 [영웅강탈(英雄強奪)-04] +1 22.05.18 173 6 10쪽
4 [영웅강탈(英雄強奪)-03] +1 22.05.18 157 13 11쪽
3 [영웅강탈(英雄強奪)-02] 22.05.18 228 1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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