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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나잇펀치 님의 서재입니다.

복수대행 사기공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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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나잇펀치
작품등록일 :
2023.05.10 10:37
최근연재일 :
2023.05.30 22:30
연재수 :
4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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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87
추천수 :
77
글자수 :
245,072

작성
23.05.26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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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38화. 타깃의 정체

DUMMY

설계에서 서교수가 실패를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수습인 나를 공사 현장에 투입했다는 건, 나를 믿는다는 것이다. 이 여자를 후릴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스르릉. 승강기의 문이 닫혔다.

내가 여자와 될 수 있는 대로 멀찍이 떨어져 섰다.

여자는 꼿꼿이 서서 정면만을 응시하고 있었다.

우리가 승강기에 오르는데 서교수가 앤드류와 장학수가 뭔가 작업을 개시하라는 말을 했다는건···?


“···.”


서교수의 의중을 파악했다.

서교수가 나를 떠밀며 말했던, ‘때 묻지 않은 페이스’, ‘나의 장점’ 운운 하는 말의 의미를 알았다.


슬쩍 곁눈질로 여자를 보자, 이목구비가 시원시원하게 생긴 미인이긴 했지만, 정말이지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게 생겼다.

찬바람이 쌩쌩 부는 것 같았다.

살에 손을 댔다간 날카로움에 베어 피가 철철 날 것 같았다.


잠시 후.

덜컹!

느닷없이 승강기가 요동을 치며 멈췄다.

그 바람에 내가 중심을 잃고 휘청거렸다. 그녀 역시 비명을 내지르며 휘청거리다 주저앉고 말았다.


“어? 갑자기 왜 이래?”


예상하고 있던 결과였지만 당황한 척 주위를 살피는데, 여자의 행동이 심상치 않았다.

여자가 갑자기 추위를 타듯 승강기 구석에 움츠리고 앉아 몸을 떨고 있었다.

내가 여자를 내려 보며 물었다.


“괜찮아요?”


여자가 얼굴을 가리고 보기에도 안타까울 정도로 떨고 있었다.


“어디 불편한데 있으세요?”


여자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걱정스럽게 묻는데 느닷없이, 여자가 고함을 내지르며 내 따귀를 후려쳤다.


“내 몸에 손대지 마!”


짜악―

졸지에 싸대기를 처 맞은 내가 여자에게서 떨어졌다.


‘역시 만만치 않은 여자다.’


내가 뺨을 어루만지며 잠시 떨어져 내려다보는데, 여자가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더욱 괴로워했다.


“아, 아아아···”


내가 고개를 돌려 엘리베이터 비상벨을 눌러댔다. 그러자 스피커에서 사람 목소리가 들렸다.


[예, 말씀하십시오.]


역시 익숙한 목소리. 앤드류였다.


“엘리베이터가 운행 중에 갑자기 멈춰 섰어요. 빨리 조치를 해 주세요. 여기 여자 한 분이 상태가 좋지 않으시거든요!”

[알겠습니다. 도착 시간까지 대략 20분 정도 걸릴 겁니다. 안에 몇 분이 계시죠?]

“남자 한 명, 여자 한 명입니다. 그런데 여자 분이 상태가 많이 안 좋아요.”

[걱정 마십시오. 최대한 빨리 도착해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머리를 싸매고 신음소리까지 내며 벌벌벌 떨던 여자가 느닷없이 기이한 모습을 보였다.

흠칫 놀란 내 눈이 휘둥그레졌다.

잔뜩 움츠리고 주저앉아 떨고 있던 여자의 사타구니가 흥건하게 젖어오고 있었다.


“?”


여자가 공포에 떨며 소변까지 지리고 있었다.

그 양이 많아 사타구니는 물론 양 허벅지가 흥건히 젖어 바닥에까지 소변이 흘러내렸다.

여자는 그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고통의 신음과 함께 가쁜 호흡을 내쉬며 와들와들 떨어댔다.


공황장애가 분명했다.

호스트 시절 공황장애를 앓고 있던 부유한 과부를 경험한 적이 있어 그 증상을 대충 알고 있었다.

서교수가 이 여자를 타깃으로 삼았다면, 이 여자에게 공황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설계를 했을 것이다.

그러니까 이 여자가 이 시간에 이 빌딩의 엘리베이터를 탄다는 걸 알고 엘리베이터를 멈추게 한 것이고.


그런데 서교수가 신이 아닌 이상, 설마 내가 예전에 공황장애를 앓고 있던 위도우를 경험한 호스트바를 선수였다는 사실까지 알고 있는 건 아닐 텐데, 우연이라면 묘한 우연이었다.


여자의 호흡이 더욱 가빠졌다. 이대로 두면 안 되겠다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다.

내가 여자의 어깨를 부축이며 말했다.


“사람들이 곧 올 겁니다. 그동안 아무 일 없을 거예요. 그러니까···”


나의 손이 닿자 여자가 또 다시 예민하게 반응을 했다.

나도 몰래 뺨을 방어하며 잠시 물러섰다 다시 그녀를 다독였다.


“너무 긴장 마시고 호흡을 천천히 해 보세요. 복식호흡으로 크게 들이쉬고 천천히 내쉬면서. 내 여동생이 공황장애라 잘 알고 있거든요.”


여동생?

그런 거 없다.

구라다.

거짓말이지만 여자를 안심 시키려면 어쩔 수 없었다. 그 병에 대해 익숙하다는 인상을 주어야 거부 반응이 덜 할 것이다.


여자의 예민한 반응에도 내가 포기하지 않고 다독이자, 그녀가 내가 시키는 대로 천천히 숨을 쉬다가··· 깊은 복식 호흡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밖에서 사람들의 웅성대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엘리베이터 업체 관계자로 위장한 앤드류와 장학수일 것이다.

쿵쿵쿵!


“안에 계시는 분들 들리시죠? 엘리베이터 업체 사람입니다. 다행히 큰 고장은 아닌 것 같습니다.”

“1분 정도 뒤에 정상적으로 가동 될 테니까 놀라지 마시고 손잡일 잘 잡고 계세요.”


그 말을 듣고 여자가 가까스로 정신을 다잡았는지,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그녀가 어쩔 줄 모르며 다리를 모으고 꾸부정한 모습으로 나를 바라봤다.

소변이 흥건히 젖은 사타구니와 허벅지를 가리려 애를 쓰고 있었다. 바늘하나 안 들어가게 차갑게 생긴 얼굴이 잔뜩 붉어져 있었다.

애써 진정된 호흡이 다시 가빠지기 시작했다.


문이 열리면 사람들이 자신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에 대한 공포가 또다시 엄습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덜컹!


엘리베이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우우우우우웅!


여자의 상태가 더욱 불안해졌다.


내가 황급히 입고 있던 코버트 코트를 벗어 그녀의 어깨에 걸쳐주고 사타구니 쪽이 안 보이게 앞을 여미어줬다.


“이거 비싼 거 아니거든요. 일단 걸치고 계세요.”


그녀가 뭔가 말을 하려고 하는데, 땡!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엘리베이터 앞에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건물 관계자들 사이에 예상대로 장학수와 앤드류의 모습이 보였다. 두 사람 다 어느새 엘리베이터 업체 기사로 보이는 작업 복장을 하고 있었다.


“괜찮으세요? 다친 덴 없으십니까?”


장학수가 우리를 살피며 말하는데, 여자가 사람들 사이를 뚫고 쏜살같이 현관 밖으로 사라져버렸다.

나에게 고맙다, 외투는 어떻게 하겠다는 등 일말의 말도 없이.

나는 문이 열리면 내 코트로 몸을 가리고 있는 그녀를 현관 밖까지 부축해 준 뒤, 택시를 잡아주려고 했었다. 그런데.


“저런 개 싸가지!”


멀리 뛰어가는 여자의 뒷모습을 보며 내가 씩씩대자, 장학수와 앤드류가 한심한 듯 나를 보며 혀를 찼다.


“쯧쯧쯧,”


내가 그들을 보며 그제야 문득 정신이 들어 상황이 파악됐다. 일을 망쳐버렸다는 것을.

아직도 따귀를 맞아 아직도 얼얼한 뺨을 어루만지며 패자의 걸음으로 현관을 향해 털레털레 걸어갔다.

‘뉴빈데 별 수 있어? 뭐 어쩌라고? 플랜 B가 있겠지’ 하는 표정을 지으며.

등 뒤로 장학수와 앤드류가 건물 관계자 사람들과 엘리베이터가 어쩌고 저쩌고 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사기꾼들이 사기 치는 설레발이었고.


밖으로 나오자 낯설고 커다란 2.5톤 탑 차 앞에 서교수와 아란, 황대웅이 서 있었다.

가만히 보니 낯선 차가 아니었다. 눈에 익숙한 탑차였다.


서교수가 험악한 표정으로 나를 노려봤다.

내가 사고 친 강아리마냥 꼬리를 내리고 어슬렁 어슬렁 다가가자, 그가 조수석 방향에 달린 탑 차의 적재함 문을 열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어서 타라!”


탑 차의 쇠문이 반쯤 열렸다.

내가 짐짓 탑 차의 정체를 모르는 척 푸념을 뱉으며 올라탔다.


“그래, 일을 망친 놈이 사람이 타는 앞좌석에 탈 수야 없겠지···.”


적재함에 올라타자 일반 탑 차와는 확연히 다른 내부의 모습이 드러났다.


“뭐해, 빨리 타지 않고?”


서교수의 재촉에 장학수, 앤드류가 뛰어 올랐다. 서교수까지.

아란은 조수석에 올랐고.

텅!

문이 닫히자 차가 출발했다.


탑 차의 운전석을 등지고 낯선 남자가 앉아 있었고, 내부는 마치 전함의 헤드 쿼터를 떠올리게 했다.

사방에 크고 작은 모니터들이 걸려있었고, 고성능 데스크 컴퓨터 앞에 앉은 낯선 남자의 주위로 서버실 분위기의 각종 복잡한 전자 장비들이 부착되어 있었다.


컴퓨터 앞에 앉은 남자가 나를 유심히 바라봤다.

나이는 아무리 많이 봐줘도 20대 중후반 정도였다.

아인슈타인을 떠올리게 하는 파마머리에 붉고 동그란 테의 안경을 끼고 눈동자가 유난히 반짝거리는, 재기가 넘치는 모습이라고 해야 하나, 장난기가 많아 보인다고 해야 하나··· 천재형의 얼굴이라고 하는 게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한—.


차영일.

오랜만에 보는 또 한명의 배신자 새끼.


제 아버지가 숫자 영(0)과 일(1)만 잘 알아도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온다고 지어준 이름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아버지의 선견지명을 자랑 질 했었던 놈.

언젠가는 내가 때려죽여야 할 놈 중 하나였다.


“이 친구가 야로로 들어온 뉴비구나? 우린 원래 만장일치가 아니면 식구로 받아들이지 않는데.”


영일이의 말에 내가 별 반응 없이 바라봤다.


“접시꾼으로 들어오기에는 얼굴이 너무 해맑은 거 아냐?”


서교수가 일갈했다.


“간은 나중에 보고 빨리 화면이나 띄워 봐.”

“옛설!”


타라라락! 탁!


피아노를 치듯 순식간에 키보드를 두드린 영일이, 팔짱을 끼고 의자에 등을 깊숙이 묻으며 벽에 걸린 모니터를 주시했다.

그러자 잠시 후 모니터 화면이 떴다. 그런데, 그 화면 속 장면이 익숙하다?


“···.”


화면에 조금 전 엘리베이터에서 벌어진 상황이 고스란히 떠올랐다.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여자가 쓰러지듯 움츠리고 앉자 내가 부축하려다 따귀를 처 맞는 장면이 흐르고, 여자가 소변을 지리고 내가 외투를 벗어 걸쳐주자 문이 열리는 장면까지.


내가 화면을 보며 손바닥으로 화끈거리는 얼굴을 비벼댔다.

식구들이 모니터를 보며 실실 웃어댄다.


“씹 주고 따귀 맞는다더니. 옷까지 줬는데, 귀싸대기를 아주 제대로 처 맞았구만. 프흐흐.”

“에효··· 저거 비싼 외툰데 그냥 가져가면 어떡하냐? 하여간 싸가지 년, 생긴 대로 놀아요.”

“바닥에 흥건한 저 오줌 봐라. 많이도 싸질렀네.”

“잠지 띵띵 붉겠다.”


내가 쪽이 팔려 붉으락푸르락 코 평수가 넓어졌다.

정말이지 그 여자가 가타부타 한 마디도 없이 그렇게 사라져버릴 줄은 예상 못했다.

내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데, 서교수가 내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잘했어.”

“?”


뭐래?

잘했다고?

내가 무슨 소린가 싶어 서교수를 바라봤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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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45화. 맞대기. 꿈의 배당 ‘999’ 2 23.05.29 49 0 13쪽
43 43화. 개강-복수의 작전이 개시되다 3 23.05.29 54 0 12쪽
42 42화. 개강(開講), 복수의 작전이 개시되다 2 23.05.28 51 0 12쪽
41 41화. 개강(開講), 복수의 작전이 개시되다 1 23.05.28 57 1 12쪽
40 40화 가마를 태운다 23.05.27 58 1 12쪽
39 39화. 안면철판 스킬 23.05.27 57 1 11쪽
» 38화. 타깃의 정체 23.05.26 58 1 11쪽
37 37화. 첫 번 째 타깃 1 23.05.26 63 1 13쪽
36 36화. 자해공갈단 소녀의 정체 23.05.25 67 1 13쪽
35 35화. 자해 공갈단 소녀의 선물 2 23.05.25 60 1 12쪽
34 34화. 자해 공갈단 소녀의 선물 1 23.05.24 68 1 12쪽
33 33화. 필드 현장 학습 3 +2 23.05.24 73 1 11쪽
32 32화. 필드 현장 학습 2 23.05.23 69 1 12쪽
31 31화. 필드 현장 학습 1 23.05.23 72 1 13쪽
30 30화. 사기꾼이 갖춰야 할 덕목들 23.05.22 75 1 13쪽
29 29화. 접시꾼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23.05.22 73 1 13쪽
28 28화. 서교수와의 새로운 서막 23.05.21 77 1 14쪽
27 27화. 드디어 다시 만난 서교수 2 23.05.21 76 1 13쪽
26 26화. 드디어 다시 만난 서교수 1 23.05.20 76 1 13쪽
25 25화. 과연 서교수는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 2 23.05.20 73 1 10쪽
24 24화. 과연 서교수는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 1 23.05.19 79 1 9쪽
23 23화. 나는 아직 멀었다 23.05.19 77 2 13쪽
22 22화. 꼬이는 운명 2 23.05.18 75 2 10쪽
21 21화. 꼬이는 운명 1 23.05.18 76 2 11쪽
20 20화. 네다바이 수법 2 23.05.17 80 2 12쪽
19 19화. 네다바이 수법 1 23.05.17 86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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