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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나잇펀치 님의 서재입니다.

복수대행 사기공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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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나잇펀치
작품등록일 :
2023.05.10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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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30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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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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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37화. 첫 번 째 타깃 1

DUMMY

사람이 북적거리는 번화가로 나오자, 서교수가 대뜸 저만치 다가오는 40대 남자를 지목하며 나에게 말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저 사람에게 단 돈 만 원을 챙겨가지고 와 봐.”

“?”


예전에도 이런 교육이 있었던가?

모르겠다. 기억나지 않는다.

지나간 세월이 얼마인데 임팩트가 크지 않은 세세한 기억까지 남아있겠는가.


내가 적당히 뉴비 티를 내며 서교수의 장단에 맞춰줬다.

내가 황망한 표정으로 망설이고 있자, 아란과 황대웅이 내 등을 힘차게 떠밀어버렸다.

내가 남자와 부딪치지 않으려고 파다닥거리며 겨우 그 남자 앞에 멈췄다.


마음만 먹는다면 이 자에게 단 돈 만원이 아니라 지갑에 있는 돈을 모조리 갈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발톱을 감추고 있어야 할 때.

특히 서교수 앞에서는.


남자가 의아히 보자 내가 꾸벅 인사를 하고는 머리를 긁적거렸다.

남자가 무슨 일이냐는 표정으로 의아히 바라봤다.

뒤를 돌아보았다.

저 만치서 서교수와 식구들이 재미있다는 듯 팔짱을 끼고 바라보고 있었다.


“뭡니까?”


남자가 다시 퉁명스레 묻자, 내가 다급하게 말했다. 바라보고 있는 사기꾼들의 비위를 맞춰 줄 필요가 있었다.


“죄송합니다만··· 사정이 있어서 그러는데 만원만 빌려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내가 생각해도 한심한 멘트였다.

남자가 ‘별 미친 놈 다보겠네’ 하는 표정으로 바라보자 더욱 추레한 표정으로 말했다.


“지갑을 잃어버려서 그러는데요. 연락처하고 계좌번호를 주시면 내일 부쳐드리겠습니다. 제 전화번호도···”


내가 더듬거리며 말끝을 흐리자, 남자가 표정을 정중하게 만들며 말했다.


“니가 먼저 나한테 2만원만 빌려 주세요. 그러면 내가 그냥 만원 줄게요.”


똘똘한 반응이다.

남자가 한심한 듯 흘겨보자 내가 허접하게 웃어주고는 돌아섰다. 남자가 뒤통수에 대고 쯧쯧 혀를 차댄다.


“사지가 멀쩡한 인간이 쯧쯧쯧.”


내가 털레털레 걸어오는 모습을 보며 서교수와 식구들이 끌끌대며 바라봤다. 서교수가 가로수에 등을 기대며 말했다.


“남수 짓조차 만만치 않지? 남의 주머니에 있는 단 돈 만원, 아니 천원도 내 손에 움켜쥐기가 쉬운 일이 아니야. 그런데 백만 원, 천만 원, 1억, 수십 억, 그 이상의 거액을 긁어내는 게 어떨 거 같아?”


<남수>.

가벼운 사기로 작은 돈을 갈취하는 것을 말한다.

역전 인근에서 지갑을 잃어 버렸다며 고향 가는 차비를 꿔달라고 하거나, 할머니가 산골에서 토종꿀을 가지고 서울 딸집에 왔는데 이사를 가고 없더라··· 전화도 받지 않고, 차비가 없어 할 수 없이 꿀을 싸게 판다며 사달라고 하는 수법들이 있다. 물론, 꿀은 가짜다.

또한, 제비가 타깃에게 먼저 작은 손실을 입히고 후하게 갚으며 접근, 나중에 크게 갈취하는 방법 등등.

널리 알려진 기초적인 사기 수법이다.


서교수가 나를 쏘아보며 더욱 열을 올렸다.


“요즘 유행하는 아이돌 그룹도 연습생 기간만 평균 7~8년이야. 재능 있는 운동선수가 국가 대표가 되기 위해 얼마동안의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하는 지 알아?”


열을 올리는 서교수의 말에 내가 아무 대꾸도 안 하고, 그저 멀뚱히 하늘만 올려다봤다. 공사를 시작할 때 까지 나는 뉴비니까.


“니가 현장에서 제대로 된 선수로 뛰기 까지 익혀야 할 기본적인 스킬만 수 십 수백 가지야. 최고의 사기꾼이 되어 복수를 하고 싶다고? 그런 정신 상태로? 흐흥~ 어느 세월에!”


앤드류가 내 어깨를 툭툭치며 어르듯이 말했다.


“그러니까 그냥 네네 하면서 시키는 대로 해.”

“김대리가, 우리가 랜덤으로 찍어주는 사람에게 돈 만원을 구라 쳐 오는데 기간이 얼마나 걸릴 것 같아?”


서교수의 말에 장학수가 도리질을 해대며 말했다.


“두어 달은 족히 걸릴 것 같네.”

“그럼, 백만 원은?


앤두류가 말했다.


“최소한 6개월. 1년? 아마 그 전에 포기할 거 같기도 하고.”

“그럼 우리 돈 1억을 갚는 덴 얼마나 걸릴 것 같아?”


1억이라는 말에 장학수와 앤드류가 서로를 보며 피식거린다.


“족히 몇 년은 걸릴 겁니다.”

“갚을 수나 있으려나?”


서교수가 묘한 미소로 아란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럼, 아란이가 쪽집게 과외로 조련을 하면?”


일제히 눈을 크게 뜨고 서로를 보다 합창을 하듯 말했다.


“6개월!”


내가 영혼 없는 표정으로 식구들과 아란을 번갈아 봤다.

서교수가 목소리를 높이며 말했다.


“6개월은, 예미럴. 한 달! 우리 팀 에이스 아란이가 조련을 하면 작업 개시 한 달이면 충분해. 하핫.”

“됐거든. 쪼렙 조련시키는 거 이제 안 한다고 했지? 이력서 안 되는 놈은 상대 안 한다니까.”


아란이 입을 댓발 내밀며 홱 돌아섰다.

내가 저주를 퍼붓는 눈길로, 그녀의 등짝에 히트 비전 빔을 질러댔다.




한 시간 뒤 우리는 번화가의 테라스 카페 테이블에 앉았다.

초겨울이었지만 햇살이 따뜻해 어깨가 움츠려들게 할 정도는 아니었다.


우리는 그곳에서 커피를 마시며, 지나가는 사람들의 특성을 살피며 간을 봤다.

서교수가 한 사람에 대해 운을 떼면, 식구들이 다른 사람의 특성을 설파해주는 식이었다.

앤드류가 나에게 청담동 명품 플래그쉽 근처에서 해준 교육과 비슷한 내용이었지만, 다른 점은 주로 여자들 품평에 집중했다.


큰 설계를 하다보면 걸림돌이 되는 여자가 있는 경우가 있는데, 그 부비트랩을 제거하지 못하면 일을 그르친 수가 있다.

공사꾼이라면, 여자에 대한 해체 능력은 필수적으로 갖추고 있어야 한다.

어떻게 보면 <족쟁이>라고 불리는 제비와 계가 비슷한 기술이라고 할 수 있지만, 결이 다르다.


[저 여잔 떼돈을 들여 명품으로 치장을 했는데, 결정적인 결함은 얼굴이 천박하네.]


[쟤는 나보다 한 뼘 적으니까 키는 160정도. 거기서 100을 빼고, 다시 0.9곱하기 하면 대략 몸무게 54. 허용한계 10%를 적용한 뒤 107을 곱하기 하면, 로러지수 (비만도) 93.5에서 왔다갔다.

향수는 쑈메의 원액.

입술 라인도 직접 수작업 했네. 성질 더럽겠군.

결정적인 건, 저년처럼 걸음걸이가 빠른 여자는 남자에게 별 관심이 없어. 절대 타깃으로 삼아선 안 될 여자지.]


[오우~ 잰, 잘 빠졌다. 어디보자··· 귀거리는 켈빈클라인에서 오벌 다이어몬드를 세팅했고, 팔찌는 니나리찌의 롤 시리즈로 박았어.

의상은 크리스챤 디올에 카페 카페를 섞었어.

온 몸을 명품으로 전국 도배를 하셨군.

저런 물건이 손쉬운 호갱님이지.]


[표적 파악을 위해 여자의 냄새에서부터 취향, 재력상태, 섹스 포인트 까지 자신의 전부를 척보면 알 수 있어야 해.

골반 생김새와 어깨, 목선, 눈빛으로 성격과 마음씨를 알아내고. 손과 다리, 피부를 보고 살아온 과정을 짐작할 수 있지.

말투로 학력을 알 수 있고, 화장스타일과 헤어, 의상 치장으로 견적을 딸 수 있어.]


[저쪽에서 오는 여자처럼 비쩍 마른 우먼은 신경질 적이라 작업이 쉽진 않지만, 마른 체형에 키가 크다면 성격이 시원스러워 의외로 큰 기술이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


[오우 예쁜데? 저렇게 맑고 예쁜 엘프족은 투자 클라이언트로 삼는 설계를 하지 않는 게 좋다. 안정적인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도박성 있는 투자에 관심이 없거든.]


등등.

지나가는 여자들의 품평을 하던 서교수가, 약간 뛰뚱대며 걸어가는 여자를 장학수에게 눈빛으로 가리켰다.


“오리걸음으로 걷고 있는 저 여자는?”


장학수가 짜증스레 여자를 외면을 하며 말했다.


“에이 씨··· 생리가 펑펑 쏟아지고 있네. 여기까지 피비린내가 진동을 하잖아?”

“썩을 놈. 생명을 잉태하는 아름다운 현상인데 인상은.”


식구들이 서로 경쟁을 하듯, 지나가는 여자들의 외모와 관련된 특성을 품평했다.

그때 서교수가 식구들을 향해 팔을 들어 조용히 하라고 제지하고는, 한 여자를 가리키며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오케이. 오다 떴다!”


3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균형 잡힌 몸매와 언뜻 봐도 예사롭지 않은 외모의 여자가 걸어오고 있었다.

짧은 검은색 퀄팅 재킷에 럭셔리하게 워싱이 된 데님바지를 입고 하이힐로 걷는 모습이, 마치 런웨이를 걷는 모델 같았다.

순간, 아란과 식구들이 그녀를 보며 긴장을 했다.

서교수의 말이 이어졌다.


“저렇게 좋은 몸매와 예쁜 얼굴이면서 차갑게 느껴지는 분위기···. 그러면서 탁한 눈매에 어쩐지 뭔가 색기(色氣)가 느껴지는 바로 저런 여자가, 우리에겐 최고의 클라이언트가 될 수 있는 거야.”


서교수가 불현 듯 나를 쏘아보며 말했다.


“너를 우리 패밀리로 만들자는 내 제의에 식구들이 강력히 반대를 했는데, 결국 영입을 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뭔 줄 알아?”

“?”

“페이스가 때 묻지 않았다는 것.”

“···.”

“잘 들어. 너는 이제부터 저 여자 앞에선 이혼한 아버지 밑에서 자란, 미국 유학을 마치고 며칠 전에 귀국한 고독한 인간이야. 무슨 말인지 알겠어? 알았으면, 가 봐!”


목소리에 잔뜩 힘이 들어간 서교수가 그 여자를 향해 내 등을 힘껏 떠밀었다.

휘청대며 떠 밀려 가면서도 나는 이게 무슨 상황인지 재빨리 가늠을 했다.

오더가 떨어졌다는 건, 공사가 시작됐다는 얘기다.


“조현수에게 복수를 하고 싶으면, 기필코 저 여자를 네 여자로 만들어야 돼. 네 장점을 살려봐. 알겠어? 빨리 따라가!”


서교수의 불호령에 내가 황급히 그녀에게로 향했다.


‘조현수에게 복수를 하고 싶으면, 저 여자를 내 여자로 만들라고?’


예전에도 서교수의 설계로 조현수에게 대찬 복수를 했었다.

그런데 시작부터 예전의 방식과는 달랐다. 이번엔 어떤 시놉시스로 수술을 할지 살짝 기대가 됐다.

아란과 장학수가 서교수에게 잔뜩 흥분된 목소리로 따지는 소리가 들렸다.


“미, 미쳤어? 쌩 초짜를 저 여자에게 붙이면 어떡해?”

“그러다 설계 자체가 찐빠나면 어쩌려고 그래요?”


내가 분위기를 살피려 잠시 멈춰 서서 바라보자, 서교수가 나를 향해 마치 돌이라도 집어 던지는 포즈로 악다구니를 쓴다.


“빨리 가라우, 간나 새끼! 큰 설계를 짜고 있는데, 첫 삽부터 일을 그르치면 내 손에 죽을지 알라!”


서교수의 저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정체불명 어투의 악다구니에, 내가 잰걸음으로 건물 현관으로 들어섰다.

멀리서 서교수가 식구들에게 “뭐해? 빨리 작업 개시 해!” 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내가 서교수의 설계 의중을 가늠했다. 또각또각 소리를 내며 도도하게 걸어가고 있는 여자에게 집중을 하면서.


여자가 저만치 걸어가다 엘리베이터 앞에 멈췄다.

나도 모르게 걸음을 멈추고 현관을 향해 돌아보았다. 현관 밖에서 서교수가 무섭게 노려보고 있었다.

내가 큰 숨을 한 번 내뱉고는, 고개를 돌려 여자가 있는 엘리베이터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이것도 교육의 일종일 것이다.

하지만 이미 공사가 시작됐는데, 뉴비인 나를 투입시킨다는 건 대단한 모험이다.

그만큼 나를 신뢰한다는 것인데··· 만약 실패하거나 실망스런 결과를 얻어내면 가차 없이 내칠 것이다.

물론 나에게서 받아낼 돈은 악착같이 받아낸 이후겠지만.


예전의 삶에서 나는, 한 미망인을 수술하기 위해 호스트 생활을 한 적이 있었다.

그곳에서 수개월간 일을 하며 여자에 대해선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었다.

성욕에 불타는 유부녀와 부대끼며 수없는 욕지기와 오바이트를 했고, 유흥가 나가요 언니들의 남자들 뺨치는 진상에 넌덜머리가 났으며, 과부의 눈물 나는 사연과, 순수했던 비구니의 눈물까지 경험했다.


그곳에서 일을 하며 여자에 대한 추악한 속성을 체험한 뒤 나는 여자에게 진저리를 쳤고, 때문에 여자를 쉽게 애정하지 못했다.

하지만 여자를 어떻게 다뤄야 한다는 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저렇게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게 생긴 여자를 후리는 건 만만한 일이 아니다.

평범하게 접근했다가는 경을 칠고 말 것이다.


땡!

도착 시그널 소리와 함께 승강기 문이 열렸다.

여자가 승강기 안으로 들어가자, 내가 망설임 없이 승강기 안으로 몸을 던졌다.


여자의 몸에서 프랑스제 장폴고띠에 향수 냄새가 코로 훅! 파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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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45화. 맞대기. 꿈의 배당 ‘999’ 2 23.05.29 49 0 13쪽
43 43화. 개강-복수의 작전이 개시되다 3 23.05.29 54 0 12쪽
42 42화. 개강(開講), 복수의 작전이 개시되다 2 23.05.28 51 0 12쪽
41 41화. 개강(開講), 복수의 작전이 개시되다 1 23.05.28 57 1 12쪽
40 40화 가마를 태운다 23.05.27 58 1 12쪽
39 39화. 안면철판 스킬 23.05.27 57 1 11쪽
38 38화. 타깃의 정체 23.05.26 57 1 11쪽
» 37화. 첫 번 째 타깃 1 23.05.26 63 1 13쪽
36 36화. 자해공갈단 소녀의 정체 23.05.25 67 1 13쪽
35 35화. 자해 공갈단 소녀의 선물 2 23.05.25 60 1 12쪽
34 34화. 자해 공갈단 소녀의 선물 1 23.05.24 67 1 12쪽
33 33화. 필드 현장 학습 3 +2 23.05.24 72 1 11쪽
32 32화. 필드 현장 학습 2 23.05.23 69 1 12쪽
31 31화. 필드 현장 학습 1 23.05.23 72 1 13쪽
30 30화. 사기꾼이 갖춰야 할 덕목들 23.05.22 75 1 13쪽
29 29화. 접시꾼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23.05.22 72 1 13쪽
28 28화. 서교수와의 새로운 서막 23.05.21 77 1 14쪽
27 27화. 드디어 다시 만난 서교수 2 23.05.21 76 1 13쪽
26 26화. 드디어 다시 만난 서교수 1 23.05.20 76 1 13쪽
25 25화. 과연 서교수는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 2 23.05.20 72 1 10쪽
24 24화. 과연 서교수는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 1 23.05.19 79 1 9쪽
23 23화. 나는 아직 멀었다 23.05.19 76 2 13쪽
22 22화. 꼬이는 운명 2 23.05.18 75 2 10쪽
21 21화. 꼬이는 운명 1 23.05.18 76 2 11쪽
20 20화. 네다바이 수법 2 23.05.17 80 2 12쪽
19 19화. 네다바이 수법 1 23.05.17 85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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