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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펭귄의 서재

어쩌다 보니 공간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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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펭귄
작품등록일 :
2020.12.13 14:41
최근연재일 :
2021.03.05 18:15
연재수 :
106 회
조회수 :
19,787
추천수 :
184
글자수 :
390,460

작성
20.12.2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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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3장 거기 화물칸이 어떻죠? (3)

DUMMY

“······지직······ 진욱······ 지직······ 보여요?”


단조로운 음악을 비틀어대는 불협화음이 진욱의 귀를 침입하자, 진욱의 몸이 반응하여 눈을 뜨게 만들었다.


진욱의 눈앞에는 좁은 헬멧 안에서 이리저리 고개를 두리번거리는 희진의 불안한 얼굴이 보였다.


직감적으로 무언가 벌어졌음을 이해한 진욱은 재빨리 음악을 껐다.

불협화음이었던 소리가 선내 사이렌으로 밝혀지면서, 진욱은 PSC의 무선을 다시 켰다.


얼마간 지직거리는 소리 뒤로 희진의 다급한 말소리가 들렸다.


“진욱 씨!”

“여기 있어요, 지금 어디예요?”

“다 하고 들어가는 길이에요!”


진욱은 선체 외부 CCTV로 눈을 돌렸다.

희진과 연결되어있는 케이블만 보였을 뿐, 아직 희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사이렌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진욱의 시선은 이제 중력 레이더로 옮겨졌다. 중력 레이더의 경계 부분에서 깜박거리는 점이 보였다.


그리고 그것은 정확히 슈퍼노바 호로 향하고 있었다.

진욱은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ITC에 분석 명령을 내렸다.


동시에 진욱은 불안해하는 희진을 일단 진정시키기 위해 무전을 보냈다.


“일단 침착하게 들어와요!”

“들어가는 길에······ 후욱······ 멀리서 반짝이는 게 보였어요! 뭐예요?”

“알아보는 중이에요. 일단 들어와요!”


마침 분석이 끝났는지, 중력 레이더 화면의 깜박이는 점 위로 푸른 홀로그램이 펼쳐졌다.

진욱은 재빠르게 그것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위치 975,261km, 방향 3-0-6, 크기 테로라급······”


진욱이 그것을 다 읽기 전, 화면이 빨갛게 변하였다.

다시 선체 내에선 사이렌이 크게 울리면서, 전면 모니터에 커다랗게 누가 보아도 경고문 같은 알림이 떴다.


진욱은 얼른 조종석에 똑바로 앉았다.

조종간을 잡은 진욱의 손이 평소보다 미세하게 떨렸다.

진욱은 가속 레버를 올리며 말고삐를 당기듯 급하게 조종간을 꺾었다.


선체는 미세하게 진동하였지만, 전면 유리로 비추어지는 풍경은 빠르게 급변하였다.


진욱의 급한 마음을 혼자 이해하고 있었는지, 추진부가 파란 불꽃을 급격히 뿜기 시작했다.


“진욱 씨! 무슨 일인데요!”


관성에 의해 급하게 꺾인 케이블은 희진의 몸을 거의 180도 회전시켰다.

하마터면 정신을 잃을 뻔했지만 급한 대로 희진은 케이블을 꽉 잡고 소리쳤다.


그러나 케이블은 희진을 아랑곳하지 않고, 곡예비행을 하는 슈퍼노바 호를 따라 과격하게 춤을 추었다.


희진은 케이블이 끊어지지 않기를 바라며, 린치로도 모자라 직접 케이블을 잡아가며 거슬러 올라갔다.


“공격받고 있어요!”


구조헬기에 대롱대롱 매달린 영화의 주인공처럼, 필사적으로 케이블을 거슬러 올라가는 희진에게 진욱의 외침은 확인사살과 같은 말이었다.


희진은 케이블을 더욱 꽉 잡고 속도를 냈다.


“아니, 갑자기 무슨······.”


희진은 신경질적으로 소리를 치려다 자신의 눈앞으로 빨간색의 광선 하나가 빠르게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희진에게 현 상황이 어떤지 보여주기에는 충분했다.

희진은 고개를 밑으로 깔아 광선이 날아온 곳을 보았다.

하나만 깜박이던 불빛이 이제는 세 개가 되어있었다.


“빨리 들어와요!”


진욱의 다급한 무전이 희진의 헬멧을 울려댔다.


몇 미터쯤 남았을 때, 린치의 속도가 빨라졌다.

희진은 센스 있는 진욱에게 짧게 고마워하며 마지막 속도를 냈다.


머리까지 에어 로크로 들어왔을 무렵, 선체가 다시 요동치며 방향을 바꿔댔다.

하마터면 케이블을 놓칠 뻔했다.


조금 전까지 희진이 있었을 법한 공간으로 붉은 광선이 또 지나갔다.


희진은 급한 대로 얼른 개폐 버튼을 눌렀다.


에어 로크가 닫힐 때가 되어서야, 희진은 다리까지 완전히 몸을 집어넣었다.

희진은 우주복도 벗지 않은 채, 그대로 라운지를 거쳐 진욱에게 향했다.


이리저리 떠다니는 집기들과 공구를 걷어내고 최대한 빠르게 전진했다.

짐짓 상기된 표정으로 군데군데 붉은 사이렌 빛을 반사하는 진욱의 얼굴에는 흔치 않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누가 공격하는 거예요?”

“몰라요! 우릴 납치했던 그 연합정보부 함선이겠죠!”


진욱은 희진의 외침에 대답했지만, 눈길을 희진에게 돌릴 새는 없었다.

쏘아대는 광선의 정확도와 속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었다.


희진은 벽면의 돌출된 곳을 단단히 잡아 몸을 고정하고 모니터와 ITC를 살펴보았다.


“일단 근처 잔해들 속으로 최대한 숨어요!”

“어디요!”

“6-2-8!”


희진 역시 연구보다는 여기를 벗어나야 하는 맘이 본능적으로 피어올랐기에, 당장 떠오르는 임기응변을 외쳤다.


진욱은 중력 레이더와 모니터를 다급하게 살피며, 희진이 말한 방향으로 움직였다.


곧이어 슈퍼노바 호의 정면에, 함교 부분이 날아간 연합군 전함 잔해 하나가 보였다.

진욱은 추진부 근처를 스쳐 간 또 다른 붉은 광선을 무시한 채, 그대로 부서진 전함을 향해 직진하였다.


슈퍼노바 호가 전함 안으로 모습을 감추자, 진욱은 후방 CCTV를 보았다.


광선들이 전함의 잔해의 끝부분을 관통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부서진 전함 내부로 숨은 것이 들킨 모양이었다.


“벌써 들켰어요? 이제 어떡해요!”

“일단 최대한 버텨야죠!”


조종간을 잡은 진욱의 손은 더 떨리지 않았다.

대신 진욱의 이마에서 한두 방울의 땀이 흐르고 있었다.


희진은 우주복을 대충 벗어 던져놓고, 부조종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맸다.

진욱은 전면 유리로 보이는 부서진 함선의 내부와 슈퍼노바 호의 계기판만 보며 조종에 집중했다.


“그 함선 맞죠? 우리가 여기 있을지 어떻게 알았을까요!”

“당신 단말기를 봤겠죠! 아니면 취조당할 때 말했거나!”


희진은 순간 반박하려다가 무언가 기억하고는 입을 닫았다.

화물칸에서 도망칠 때도 그랬지만, 역시 그 정체불명의 부장에게 계획을 말하지 말 걸 하며 후회가 들었다.


하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었다.

진욱이 말한 것처럼 어서 벗어날 궁리를 하는 것이 더 나았다.


그 사이 슈퍼노바 호는 전함의 끄트머리까지 다다랐다.

전함의 마지막 부분인 거대한 추진부가 보였다.


슈퍼노바 호를 감추던 그늘도 걷힐 시간이었다.

희진은 평소 햇볕을 좋아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그늘이 걷히게 되면 이번에는 햇볕 대신 초고열의 광선이 내리쬔다는 점이 달랐기 때문이었다.


“전함 끝까지 왔어요! 좋은 생각 없어요?”

“아직 없어요!”


이제 슈퍼노바 호 앞뒤로 관통되는 광선을 반사적으로 피하며 진욱은 외쳤다.

그러나 희진에게도 딱히 뾰족한 수가 없었다.


“이럴 때 기적이라도 일어났으면······.”



------------------------------



“······네, 부탁드립니다, 국장님.”

모자이크로 표시된 홀로그램을 향해, 담담하지만 무게감 있는 목소리로 부장은 대답하였다.


홀로그램 너머로 마호가니 앤티크 테이블이 비추어지는 모습이 꽤 이질적이었다.

하지만, 홀로그램은 그 테이블만큼 고고히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며 부장의 집중을 온전히 받고 있었다.


“알겠네. 그럼.”


특징을 짐작하기 힘든 전자음의 대답이 홀로그램에서 울렸다.

무전이 끝나자, 청소기로 먼지가 빨려가듯 홀로그램은 책상 위의 조그만 단말기로 빨려 들어가며 사라졌다.


부장은 조용히 오른발을 뒤로 내며 몸을 돌렸다.

고전 소설들이 켜켜이 꽂힌 책장 앞에는 말없이 굳은 채로 나탈리 함장이 서 있었다.


“잘 들었나?”

“네.”


나탈리 함장은 팔을 곧게 편 채 상체에 딱 붙인 전형적인 군인의 자세를 취하고 대답하였다.


“정보부는 그 이희진이랑 박진욱이 최근에 만난 사람과 갔던 장소부터 시작해, 모든 걸 털 걸세. 함장, 자네도 여기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동원해서 협력해주게. 일단 그 자식들이 탄 함선부터 좇아야겠지.”

“알겠습니다.”


부장은 재떨이 위에 올려놓았던 담배를 다시 집어 들었다.

부장은 느리지만, 성큼성큼 나탈리 함장에게 다가갔다.


나탈리 함장은 여전히 부동자세였으나, 나탈리 함장의 눈은 부장을 계속 바라보았다.


부장은 나탈리 함장의 옆에서 멈춘 뒤, 나탈리 함장의 고개 옆에서 말하였다.


“긴장하지 말게. 잘 될 걸세.”


부장은 살며시 나탈리 함장의 어깨에 손을 얹고 격려하듯이 톡톡 두드렸다.

나탈리 함장의 긴장이 사그라질 즈음, 부장은 다시 몸을 돌려 자신의 마호가니 테이블로 돌아갔다.


소가죽으로 만든 윤택한 의자에 털썩 앉은 부장은 남은 담배의 마지막 한 모금을 빨며 모니터를 지긋이 쳐다보았다.


“나가 보도록.”


짧은 명령 후, 부장은 키보드를 몇 번 두들기며 눈으로는 무언가를 빠르게 읽기 시작했다.


굳어있던 나탈리 함장은 부장에게 경례한 뒤 묵묵히 방을 나갔다.

이제 방 안에는 은은한 노란 조명 빛, 틸라이트 브라운 톤의 가구와 적막만이 남아있었다. 부장은 자신의 PSC에 조용히 손을 얹었다.


“나다.”

“넵!”

“지금 어디지?”

“월례 보고회로 파리에 나와 있습니다.”


부장은 한 번 숨을 깊이 쉰 뒤 입을 열었다.


“새 임무다. 지금 당장 인천으로 가도록. 연합정보부에서 비밀리에 추적하는 인물이 있는데, 중요한 참고인이 인천 국제공항으로 밀입국한다고 한다. 그 사람을 생포하도록. 자세한 사항은 가는 길에 본부 통해 브리핑 받고.”

“······알겠습니다.”


부장은 PSC 너머로 들려오는 대답을 듣자, PSC에 대고 있던 손가락을 한 바퀴 돌렸다.


PSC가 붉은빛을 몇 번 내면서 새로운 신호음이 이어졌다가 초록색으로 바뀌었다.

PSC에서는 파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부장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본부에서 뭐라고 하던가?”

“이희진과 박진욱이 중간에 들렸다는 헤르메스의 도매상이 있는 곳을 알아냈습니다. 이온 엔진이 팔린 그곳입니다. 정보부에서 FSF 1분대 파견으로 결정되었습니다.”

“그렇군. 헤르메스와 대놓고 얽히긴 싫으니 조용히 처리하는게 낫겠지.”

“알겠습니다.”

“캐낼 수 있는 건 다 캐내고.”

“넵.”


파샤는 살짝 힘을 주어 대답하였다.

부장은 PSC에서 손을 떼어 정장 안주머니로 넣었다.


주머니에서 나온 손에는 은제 담뱃갑이 들려져 있었다.

담뱃갑을 들고 있는 손만 써서 익숙하게 담배 하나를 꺼낸 부장은 불을 붙였다.


의자를 살짝 뒤로 젖힌 부장은 키보드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정장 차림의 젊은 남녀 세 명의 사진이 모니터에 떴다.


부장은 셋의 얼굴을 찬찬히 살피면서 담배 연기를 조용히 내뿜었다.

담배 연기는 모니터를 넘어 위로 향했다.


안 그래도 4월의 네오 뉴욕 하늘처럼, 스모그가 낀 듯 매캐한 방 안이었다.

그렇지만 다행히 셋의 사진은 비교적 또렷하게 부장에게 보였다.


기억에도 없는 셋이었다.

하지만 부장은 담배가 다 타서 손에 열기가 전해질 때까지, 그들의 프로필을 읽고 또 읽었다.


검지에 전해지는 열기에 손가락이 반응하자, 부장은 담뱃재를 바닥에 털었다.

부장은 PSC에 손을 얹었다.


모니터에는 하얀 도화지 같은 빈 종이가 펼쳐졌다.

깊게 숨을 들이쉰 부장은 무거운 목소리를 뱉으며 입을 열었다.


“······음성입력 시작. 연합정보부 3급 요원 프레더릭 에이콘 군의 부모님께, 띄우고, 먼저 프레더릭 군의 안타까운 전사 소식을 전해드려······.”



------------------------------



“기적이라도 일어나면 좋겠나?”


태환의 앞에 서류뭉치들이 도미노 쓰러지듯 펼쳐졌다.

태환은 서류뭉치를 읽기 위해 표지로 눈을 돌렸다. 모자이크가 군데군데 되어있어 쉽지 않았다.


채 몇 줄 읽지 않았을 때, 노란 조명 아래 드리워진 어둠 속에서 검은 정장을 입은 여자가 나타나 책상 위에 걸터앉았다.


태환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렸다.

빨간 단발에 날카로운 턱선이 돋보이는 여자가 벌레 보듯 태환을 내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이미 알고 있겠지만, 네 사촌 동생은 죽었어.”


여자는 무심하게 말을 던졌다.

그리고 앞에 놓인 서류 뭉치 위를 검지로 톡톡 두들겼다.


정장을 입은 여자의 시선은 압도적이었다.

태환의 눈은 마치 여자가 시킨 듯, 여자가 두들기고 있는 서류뭉치로 향했다.


“읽어봤나? 아니면 너무 슬퍼서 말도 안 나오나? 크게 읽어줘야겠군. ‘천왕성 주변 폭발 확인. 우주선 잔해 수거 중. 폭발한 우주선은 경량급의 이온추진 엔진 우주선으로 확인됨.’ 누가 떠오르지 않나?”


태환은 아무 말 않고, 걸레를 짜듯 앞니로 입술을 굳게 물었다.

여자는 말을 마치고 태환을 슬쩍 쳐다보았다.


“아끼는 사촌 동생이 죽은 건 안타깝지만, 우리 볼 일은 아직 안 끝났어.”


여자는 노려보는 태환을 향해 더욱더 차가운 눈길을 날렸다.

여자는 왼손을 살짝 들었다.


기다렸다는 듯 어두운 그림자 쪽에서 빛이 새어 나오며 문이 열렸다.

문이 열리자 순간 바깥의 왁자지껄한 소리가 파고들어 왔으나, 태환은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검은 정장을 입은 사람 몇 명이 태환의 양팔을 잡고 끌고 가기 시작했다.


“놔, 내가 알아서 간다.”

“재밌네.”


여자는 끌려가는 진욱을 돌아보며 책상에서 내려왔다.

이윽고, 여자가 손짓하자 정장 차림의 사람들이 태환을 놓았다.


“따라와.”


여자는 태환의 어깨를 살짝 친 후, 방을 나섰다.

방 안과는 다르게 밖의 통로는 꽤 밝았다.


몇 개의 문을 지날 때마다, 얼핏 들렸던 왁자지껄한 소리도 점점 커졌다.

태환은 묵묵히 정장 무리에 둘러싸여 꼼짝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몇 번의 꼬불꼬불한 통로를 거치자, 마침내 ‘출입제한’이라고 적힌 베이지색 문 앞에 다다랐다.


여자는 자신의 손목을 인식창에 대었다.

문이 조용히 열리며 태환의 눈앞에 익숙한 풍경이 펼쳐졌다.


“······인천 국제공항에서 알려드립니다. 화성행 고속선은 2번 공항으로 이동하여······.”


수많은 인파가 각자의 목적지로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태환은 잠깐 그들의 모습들을 볼 수 있었으나, 여자는 그런 태환의 바람을 보란 듯이 꺾었다.


여자는 최대한 조용히 처리하고 싶었다.

여자는 문을 나오자마자 바로 방향을 꺾은 후, 최대한 구석에 붙어 빠른 발걸음으로 움직였다.


중간중간 태환의 걸음이 늦춰지자, 뒤에 따르던 정장을 입은 남자 하나가 태환의 등을 가볍게 쳤다.


태환은 반항의 의미로 옆에 있던 정장에게 따가운 눈빛을 쏘았지만, 효과는 없었다.


태환은 대충 이들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었다.

자신들의 소속은 밝히지 않았지만, 그동안 술자리에서 주워들은 얘기들로 추정컨대 연합정보부일 것이었다.


태환은 섣불리 행동하지 않고, 조용히 탈출할 타이밍을 재기로 했다.

본인에게 익숙하고 사람 많은 공항이라는 게 불행 중 다행이긴 했다.


하지만, 태환은 일단 침착하기로 했다.


“지금 많이 봐 둬. 당분간 사람 다니는 걸 못 볼 거니까.”


여자는 그런 태환의 마음을 눈치챈 것처럼 말하였다.

여자는 3층으로 내려가는 계단 너머로 보이는 바쁜 사람들을 보며 태환에게 조언했다.


태환은 난간 너머로 뛰어내릴까도 순간 생각하였지만, 손이 묶인 상태로 넘었다가 대리석 바닥에 처박히는 건 너무 위험했다.

아직 때가 아니었다.


그 와중에 여자는 PSC를 통해 누군가와 얘기를 주고받으며 3층 구석의 공항 VIP 출입구로 향하였다.


이미 연락이 다 되었는지, 술친구이자 VIP 담당 보안 요원인 잭슨이 보이지 않았다.

막힘없이 열린 VIP 출입구를 나가자, 으레 액션 영화에서 그렇듯 검은색 자기부상 차량 세 대가 대기하고 있었다.


“어디로 데려가려는 거지?”

“어디겠나?”


발걸음을 멈춘 여자는 차갑게 대답한 후,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여자의 기분 나쁜 썩은 미소를 마지막으로 보며, 태환은 가운데 차에 실렸다.


여자는 태환이 탄 차량의 문이 닫히는 것을 보고 바로 앞의 차에 탔다.

은은한 진동과 함께 차량의 하단에 불이 들어오며 검은 차량 행렬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읽어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평온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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