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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펭귄의 서재

어쩌다 보니 공간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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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펭귄
작품등록일 :
2020.12.13 14:41
최근연재일 :
2021.03.05 18:15
연재수 :
106 회
조회수 :
19,794
추천수 :
184
글자수 :
390,460

작성
20.12.15 18:15
조회
659
추천
6
글자
16쪽

1장 그래서 홧김에 휴학을 내버렸죠. (4)

DUMMY

“거봐요, 아무것도 없잖아요.”


진욱은 정적이 감도는 검은 도화지의 우주에 혼자 하얀 점이 된 듯 작은 목소리로 말하였다.


어차피 선내는 조용하였고 지나가는 우주선도 몇 시간 전에 본 것이 마지막이었다.

작은 목소리라도 선내를 울리기에는 충분하였다.


진욱은 희진의 대답을 기다리며 검은 창밖을 보았다.

평소에 여기까지 올 일은 없었다.

가끔 장거리를 뛸 때나 선적을 기다리는 도중에 종종 지나가 본 곳이었다.


익숙한 정적만이 안팎으로 이어지자 진욱은 편안함을 느꼈다.


추운 겨울날 이불속에 들어간 것처럼, 진욱은 조종석 시트에 몸을 파묻으려고 허리에 힘을 살짝 풀었다.

내심 희진의 대답이 늦게 오길 바랐다.


“그럴 리가 없는데······ 지금 몇 시예요?”


무중력 사이를 유영하며 다가온 희진은 진욱의 조종석 목 부분을 울리듯이 치면서 조종석에 매달렸다.


희진은 두리번거리며 먹이를 찾는 햄스터처럼, 눈앞에 보이는 계기판들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2시 29분요. 위치는 확실해요. 지금이라도 솔직하게······.”


진욱은 계기판의 구석 한 부분을 가리켰지만, 눈은 여전히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말을 이어가던 진욱은 자신의 어깨에 오는 감각을 느끼며 고개를 돌렸다.


어느새 희진은 자신의 왼손을 진욱의 어깨에 살며시 얹었다.

희진은 진욱의 어깨에 얹은 손으로 몸을 지탱한 채, 자신의 단말기를 쳐다보았다.


“잠시만요, 4······ 3······.”

“미안한데, 창밖에 직접 보······.”


진욱은 손가락을 창밖으로 가리키며 희진의 말에 끼어들었다.

자신의 집에 찾아올 때부터, 은근슬쩍 본인의 페이스로 끌어당기는 희진이 내심 신경 쓰였다.


진욱은 원래 그런 것에 큰 신경을 쓰진 않았지만, 이번 기회로 진욱 나름대로 반격을 날릴 생각이었다.


그러나 큰 효과는 없었다.

정적 속에서 평온을 즐기는 진욱이 사실은 온정주의자였다는 그런 안일한 이유는 아니었다.


그보다 더 큰 이유가 진욱의 눈앞에 펼쳐졌기 때문이었다.


흑색의 도화지 사이로 벌레가 꾸물거리듯 작은 균열이 생기더니, 일대의 공간이 일그러지며 순식간에 틈이 열렸다.


그리고 그 사이로 정체불명의 둥그런 물체가 서서히 흐드러지며 등장했다.

그 뒤를 이어 돔 형태의 몸체가 나타났다.


진욱은 멍하니 그것을 보았다.

몸체 옆으로는 여름날 커다란 나무에서부터 뻗는 나뭇가지처럼 도킹 구역들이 이어져 있었다.


얼마 후, 물체의 마지막 부분인 추진부가 나왔다.

한눈에 보아도 어마어마한 크기로 보이는 그것은 저 멀리 보이는 목성을 살짝 덮을 수준이었다.


물체의 추진부까지 다 빠져나오자, 언제 그랬냐는 듯 벌어진 틈이 닫혔다.

우주는 다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그 검은 세상 속에서 정적만을 보여주었다.


다만 이번에는 진욱이 있는 하얀 점 외에 알록달록한 점 하나가 더 생겼다는 점이 달랐다.

그 모든 과정이 끝나고서야 진욱은 희진에게로 눈을 돌렸다.


희진은 예의 그 입술 끝에서부터 시작하는 웃음을 성공적으로 지으면서 진욱을 쳐다보았다.


“짠!”


희진은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단말기에 나타난 천도의 깜박이는 점을 두 번 두드렸다.


물론 단말기의 화면을 진욱이 앉아 있는 조종석 모니터에 동기화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깜박이는 점에서부터 손가락 두 마디 크기의 파란색의 홀로그램이 펼쳐졌다.


그리고 그 밑의 짧은 문구를 진욱은 똑똑히 읽을 수 있었다.


‘자유우주연맹 기함 헤르메스’



------------------------------



“정확한 계획을 말해 봐요.”


이제는 살짝 식어버린 문라이트 드리머스를 한 모금 털어 넣은 진욱은 살짝 힘이 들어간 눈빛으로 희진에게 말하였다.


우주 어디서든 볼 수 있는 화성 출신과 지구 출신 패거리들의 싸움질 때문에 이미 시끄러웠던 술집 분위기는 진욱에게 불편하였다.


하지만, 오늘은 감수해야 할 자리였다.


엔진 문제는 희진의 헤르메스 발견으로 무사히 해결되었지만, 언제 또 날벼락이 퍼부어져서 평화가 깨질지 모르는 일이었다.

이미 계획보다 이틀 뒤처져있음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


그런 진욱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희진은 살짝 풀어진 눈으로 턱을 괴고 있었다.

그렇게 진욱의 물음에 대답 없이, 진욱만 쳐다보던 희진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진욱 씨, 술 취했죠? 우리가 가는 데가 바로 그 해왕성! 툴론의 침입을 아유······ 받은 곳에 가서 딱! 진실을 밝힌다는 거죠.”


말소리를 강조할 때마다 턱에 괸 희진의 손이 풀릴 것 같았다.

하지만 살짝 풀어진 눈동자만큼은 진욱을 향해 계속 보고 있었다.


“이제 여기서 엔진 개조도 했으니······ 그 돌아서 가는 거 있잖아요······ 진욱 씨 그 스······.”

“스윙바이요.”


희진은 턱을 괸 손의 검지를 진욱에게 펼치면서 피식 웃었다.


“스윙바이! 그래, 그걸로 하면 우리 진욱 씨가 좋아하는 이온추진으로 충분히 갈 수 있어요.”


술기운 때문인지 아니면 자신의 계획에 대한 확신인지는 몰랐지만, 희진은 자신의 웃음만큼 코스모폴리탄을 들이켰다.


앞에 있는 분홍빛의 술은 모든 것이 맞아떨어질 미래를 축복해주는 것이라고 희진은 술김에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술잔이 빈 것을 본 희진은 한 잔 더 시킬 요령으로 반대편 손을 올리는 시늉을 했다.


“많이 마셨어요. 가요.”


진욱은 지긋이 올라가던 희진의 손을 막았다.

방금 마신 코스모폴리탄이 몸속에서 역주행이라도 할 셈인지 희진은 살짝 상기된 얼굴이었다.


그렇지만 희진은 모처럼의 기분 좋은 술자리에 한껏 들떠있었다.

시끄럽고 온갖 색깔의 리본이 폭죽처럼 터지는 조명 아래 분위기가 희진을 그렇게 만든 것일 수도 있었다.


어쨌든, 확실한 것은 희진이 한 잔 더 하고 싶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진욱은 희진의 주문을 막은 자신의 손은 그대로 둔 채, 다른 손으로 남아있던 자신의 문라이트 드리머스를 단숨에 비워버렸다.


이어서 진욱은 최소한의 동작으로 품 안에서 돈을 카운터에 얹은 뒤 일어섰다.


“어? 다 먹었네요······? 알았어요. 내일 또, 딸꾹! 열심히 가야죠!”


희진은 진욱을 따라 일어서기 위해 한 발을 바닥으로 내렸다.

푹신한 운동화의 감촉을 순간 느끼면서 희진의 다리가 움직였다.


그때, 희진이 맨 처음 마셨던 블루 사파이어가 혈액을 타고 다리 근육에 흘렀다.

다리 힘이 풀리며 균형이 무너지던 희진의 팔을 진욱이 재빨리 낚아챘다.


“아······ 죄송해요, 진욱 씨, 딸꾹!”


진욱은 대답 대신 잡았던 희진의 팔을 어깨에 걸친 뒤 술집을 빠져나왔다.

다행히 바로 맞은편이 숙소여서 진욱도 큰 부담은 없었다.


희진은 길을 건너는 그 와중에도, 풀린 눈으로 도로 사이에 펼쳐진 헤르메스의 거리를 열심히 두리번거렸다.


연구원의 본능인지, 아니면 단순히 빛을 좇는 하루살이처럼 번쩍이는 간판들에 매료된 것인지는 희진 자신도 몰랐다.


그러는 사이, 희진은 순순히 진욱에게 이끌려 자신의 방 앞까지 도착하였다.


“푹 자고 내일 봐요.”


진욱은 희진을 방문 옆에 살며시 기대게 받쳤다.

더듬거리며 주머니의 안팎을 뒤지던 희진을 보고, 진욱은 타이밍 좋게 자신의 손을 먼저 주머니에 넣어 열쇠를 낚아챘다.


옛날에나 쓰이던 철제 열쇠였지만, 지구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열쇠였다.

진욱은 어려움 없이 열쇠 구멍에 꼭 맞게 철제 열쇠를 넣었다.


자신의 주머니에서 빠져나가는 열쇠를 따라가던 희진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진욱에게로 향했다.

열쇠를 돌리던 진욱의 모습을 보는 희진의 입이 움직였다.


“고마워요.”


희진은 자기도 모르게 감사하다는 말을 내뱉었다.

이제 코스모폴리탄이 열심히 혈액을 타고 머리 안을 움직이기 시작한 모양이었다.


진욱은 열쇠를 돌리다가 희진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사실 진욱 씨가 마지막이었어요······ 지도 교수님도 헛소리라 하시고······ 연합군 그 자식들은 기밀이라고 아무 도움도 안 줬거든요. 후······ 무역 회사부터 프리랜서 조종사들한테까지 요청했는데 다들 미쳤냐고 그러고······ 진욱 씨 아니면 같이 가 줄 사람이 없어서 그랬어요······ 아무튼, 미안하고 고마워요.”


희진은 진욱에게서의 시선을 천천히 바닥으로 떨어트리면서 혼잣말을 이어나갔다.

진욱은 그런 희진의 말을 빠짐없이 묵묵히 들어줄 뿐이었다.


세상 시끄럽고 변덕쟁이 같은 희진이 왜 그렇게 자신의 집을 발이 닳도록 왔는지 대충은 짐작했었다.


그렇지만 취중 진담까지 하며, 닳아있던 마음을 희진이 직접 말할 줄은 진욱도 예상하지 못했다.


희진이 다시 웅얼거리며 침묵 상태로 들어가자, 진욱은 대답 대신 방문을 열고 희진을 부축했다.


베이지색의 단조로운 싸구려 비즈니스호텔 방의 한가운데 침대가 보였다.

자동으로 켜지는 홀로그램 룸서비스가 쓸데없는 추천을 하기 전, 재빠르게 버튼을 누른 진욱은 그대로 희진을 침대에 눕혔다.


잡고 있던 어깨와 팔까지 다 내려놓고 나서야 진욱은 희진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았다.

술기운은 왕성하게 희진의 얼굴을 돌아다니며 희진의 얼굴을 붉게 만들었다.


문득 희진의 눈가가 살짝 빛나는 것도 넘쳐나는 술이 새어 나온 것은 아닐까 싶었다.


마지막으로 잡고 있던 희진의 손을 살포시 침대에 내려놓은 진욱은 방을 나왔다.


문을 닫은 진욱의 손에는 방금까지 닿았던 희진의 손의 느낌이 남아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희진의 온기였다.


희진의 몸을 돌고 있던 술이 손을 타고 이동한 것인지, 아니면 희진의 열정과 고생이 섞여서 이동한 것인지 진욱은 알 수 없었다.


다만 진욱은 따뜻해진 손을 잠깐 쳐다본 후, 곧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



“다음은 헤르메스 쪽인가.”


희미하게 비치는 램프 불빛만 감도는 방에서 중후한 목소리가 울렸다.

그 목소리는 차가운 파동을 일으키며 방 안에서의 다른 존재감을 일으켰다.


남자는 다소 차분하지만 날카로운 말투로 입을 연 후 담배 연기를 내뿜었다.

램프 불빛 쪽으로 갈수록 커지는 담배 연기는, 쉬이 귀한 담배임을 보여주듯 하얗게 일렁거렸다.


남자의 말이 끝나자 어둑했던 방 한가운데서 홀로그램이 펼쳐졌다.

플래시를 켠 듯 밝으면서, 동시에 남아있는 어둠은 구석구석으로 잘 숨어든 모습이 의외로 조화로웠다.


“네, 부장님. 이번 주에는 특이한 사항은 없었습니다. 화성 출신의 패거리들이 3구역에서 불법 시위를 벌인 것이 그나마 큰 사건이었습니다. 언론에서도 얘기하였지만, 세 명 사망에 부상 다수입니다. 헤르메스 자경대 조사를 가로채서 보니 늘 있던 이권 다툼 중 하나라고 합니다. 추후 우리 쪽에서도 조사해보겠습니다.”

“알겠네, 그 외에는?”

“헤르메스 4구역에 도킹 구역이 하나 신설되었습니다. 아, 그리고 독특한 물품 하나가 3구역 암시장에서 거래되었다고 합니다.”

“독특하다니?”

“플라스마 이온 엔진이랍니다. 뭐, 수집가나······.”


부장이라 불린 남자는 앉아 있던 의자를 살짝 돌리면서 담배를 살포시 재떨이 위에 얹었다.


“고물상인가? 특이하긴 하군. 누가 샀는지 정도만 알아보도록.”

“네, 알겠습니다.”

“수고하게.”


말을 마친 부장은 젊은 남자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다른 손을 허공에 쓱 휘둘렀다.


그러자 젊은 남자의 홀로그램이 언제 있었냐는 듯, 실내는 다시 붉은 램프 불빛만 감돌았다.

부장은 삐걱거리는 의자 소리에 맞추어 살짝 가볍게 자리에서 일어나 손뼉을 쳤다.


램프 불빛이 서서히 희미해지며. 부장의 뒤쪽부터 강한 햇빛이 얇은 틈 사이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얇은 틈은 양쪽으로 서서히 갈라지며 점점 커졌다.


마치 천사가 내려온 듯 실내가 밝아지기 시작했다.

완전히 방 안이 밝아질 즈음, 부장은 햇빛이 스며드는 쪽으로 몸을 돌렸다.


창가 바로 앞에는 지평선처럼 긴 자기 부양 고속도로가 깔려 있었다.

그 뒤로 펼쳐진 수많은 빌딩 속에는 정신없는 사람들이 개미처럼 이동하고 있었다.


심란한 풍경을 바라보던 부장은 곧 눈을 감고 미세한 주름까지 간질이는 햇빛에만 집중했다.



------------------------------



“거봐요, 이제 다 해결됐죠?”


파란색의 영롱한 빛이 옅게 뿜어져 나오는 추진부의 CCTV를 보던 희진은 선내 라운지까지 퍼지게 소리쳤다.


하지만 돌아오는 메아리는 없었다.

희진은 그러려니 하면서 다시 CCTV와 자신의 단말기를 번갈아 보았다.


잠시 후, 라운지에서 과일 주스 팩을 들고 오던 진욱은 희진의 옆에 다가왔다.

진욱은 주스팩 하나를 몰래 희진의 바로 옆에 띄운 채 조종석으로 향했다.


“그 주인장이 아직 영업해서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 거예요.”

“에이, 몇 달 전에도 태환 오빠가 그 주인이랑 화성의 제일 좋은 바에서 같이 한 잔 했다던데요, 뭘.”

“그 녀석, 깊게 발 들인 건 아니죠?”

“아니에요. 자기도 그쪽으로 아는 사람은 그 사람밖에 없다고 하던데요.”


진욱은 조종석으로 몸을 돌리면서 서서히 몸의 균형을 잡아갔다.

창밖으로는 다시 어두운 우주가 보였다.


그 안에선 작은 모래알처럼 희미한 별빛들만 유유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헤르메스에 아는 사람이 하필 암시장 상인이라니 그 자식도 참······.”


진욱은 말을 흐리면서 슬쩍 희진을 쳐다보았다.


희진은 여전히 단말기를 지켜보면서 자신감 넘치는 자신의 계획을 계속 점검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대화가 끊긴 것을 뒤늦게 알아챈 희진은 조금 더 큰 소리로 얘기하였다.


“아무튼, 다행이죠. 그 주인 여자도 엔진 구하는데 나름 애먹었다고 하더라고요. 개조 비용도 공짜로 해줬잖아요. 이 정도 속도로 계속하면 곧 도착할 거예요.”


진욱은 부조종석에 발을 올리며 들고 온 주스 팩에 빨대를 꽂았다.


“엔진값이 2년 치 연구보조비라고 술집에서 화낼 땐 언제고.”

“아이, 진욱 씨는 돈 걱정 안 해도 된다니······ 깜짝이야!”


진욱의 혼잣말 아닌 혼잣말을 들었는지, 희진은 조종석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 눈앞에 깜짝 피에로처럼 둥둥 떠 있는 주스 팩의 출현에 희진은 적잖이 놀랐다.


“주스나 먹어요.”


진욱은 놀란 희진을 보며 피식하곤, 자신의 주스를 한 모금 소리 나게 마시며 말했다.


“천왕성 너머서부터가 고비에요. 연합군 몰래 어떻게 접근할 거예요?”


희진은 떠 있는 주스를 낚아채 흔들면서 단말기를 내려놓았다.

지탱하는 힘을 잃은 희진의 단말기는 유유히 선내를 떠다녔다.


“음······, 그건 비밀이에요. 가면 얘기해줄게요.”


진욱은 순간 불안한 느낌이 들었지만, 세상 쾌활한 희진의 속을 더 파내기는 싫었다.


안 그래도 술에 취한 날 방에 모셔다 놓은 것도 모자라, 꼭두새벽부터 빨리 방을 빼라고 구시렁대는 주인에게 사정한 걸 다시 떠올리면 머리가 아팠다.


출발 시각까지 곯아떨어져 있던 희진이었기에, 진욱은 당분간 조용히 가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진욱 씨, 왜 대답이 없어요? 자요?”


진욱은 자동 파일럿을 설정한 뒤, 소리가 나지 않는 이어폰을 귀마개처럼 귀에 꽂았다.

희진의 말이 간간이 새어들어 왔지만, 진욱은 아예 눈까지 감았다.


작가의말

읽어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평온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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