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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d Of Blackflag

외톨이 순애보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L.O.B
작품등록일 :
2014.01.09 22:27
최근연재일 :
2015.11.13 04:13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35,592
추천수 :
726
글자수 :
222,126

작성
14.10.21 21:57
조회
567
추천
11
글자
8쪽

033 - Another Beginning

※이 이야기는 픽션입니다.
실존하는 인물, 단체, 지명, 등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DUMMY

교령은 석판이 만들어놓은 경계 저너머로 홀로 뛰어 들어간 양팔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는걸로 격려와 배웅을 대신한다. 트로트 한곡조가 끝날때까지라...양팔의 씩씩한 대답만큼 전황이 딱딱 좋은쪽으로만 맞춰 진행되진 않을 터이니 따로 떨어진 지금부터 시간다툼이였다.


「설마, 나에게 물가에 어린애 홀로 보내는 심정이 들게 할 줄이야...」


우여곡절 끝에 임무는 떨어졌고 시간은 평소와 똑같이 멈춤없이 흘러간다. 두사람이서 각자 맡은 구역에서 얼마나 신속정확하게 일을 해내느냐는 것이 관건이다. 분업인 동시에 팀웍이다. 그러나 교령은 우두커니 제자리에 멈춰선채 그냥저냥 멀뚱히 서 있는다.


「끌끌...이쯤이면 적당히 기다려줬겠다. 준비완료이려나.」


무언가 결정적인 징조를 갈구하는 사람처럼 한참을 멈춰섰던 그녀의 눈이 반짝 빛나고 마침내 짙은 안개속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겨 그녀 담당의 끝 영역에 향한다.


「하나. 둘...에게? 서른 다섯...」


안개를 꿰뚫어 보고서 덫의 입구로 몸을 밀어넣는다. 사괴들이 그녀를 중심에 놓고 본격적으로 모여들기까지 그늘진 음산한 얼굴로 침착하게 걸어간다. 스무걸음이나 갔을까... 실눈으로 그녀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사괴들을 찬찬히 훑으며 즉흥적으로 짜놓은 진행로를 점검해본다.


「칫, 숨거나 안보이는 녀석을 합하면 백이 안되나. 조촐한 숨바꼭질이네.」


교령은 짜증스러움을 꾹 참고 한숨을 들이킨다. 싱거운 맛에 제대로 의욕이 담백해졌다. 임무의 난이도가 기대이하다. 마음에 안 드는 만큼 속전속결이다. 살기등등한 괴물들의 무리에게 둘러싸여서 강경하게 떡하니 버티고 선채로 선언한다.


「뭐어, 아무렴 어때. 이따위 것들, 숫자놀음 따위 심심풀이정도 될 수준이네. 아하암- 단숨에 끝장내고 잠이나 쿨쿨 자야겠어.」


단평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성미급한 사괴들이 네개의 팔을 내저으며 덤벼들고 그 뒤로 흥분한 나머지 놈들도 가세하여서 대거 동시에 달겨들기 시작한다. 다수가 덤벼드는 건 좋았다만 기껏 짜두었던 포위진형을 활용하지 못한채 엉망진창으로 덤벼들어서는 아무 의미도 없다.


「실격...네놈들은 생김새만큼이나 매너가 별로구나. 숙녀를 상대로 첫만남부터 우르르 자살돌격같은 건 하지 말아줬음 좋겠어...짜증과 피곤이 더 쌓이니까 말야.」


대기조 몇몇을 제외한 전원이 그녀가 선량한 선의에서 베푼 경고를 무시하고 내달린다. 태양을 향해서 겁없이 대적하려드는 부나방떼들.

체계도 절제도 없는 것들 덕분에 트로트 한곡조가 아니라 반주가 나올적에 끝날 기세다. 시작부터 흥미를 잃어버린 교령은 떼거지로 득달같이 휘두르는 주먹과 발길질 러쉬를 모조리 피하고 광포한 괴물녀석들에게 몸소 경고의 의미를 되새겨준다. 재빨리 한 개체씩 다가가서 버릇나쁜 아이 훈육하듯이 엄하게 양쪽 뺨을 번갈아 때려눕혀 버리는 것이다.

태양 근처로 다가선 부나방들은 불구덩이 안에서 너덜너덜하게 형체를 잃고 침몰해간다. 싸움보단 학살에, 학살보단 벌레같은것을 퇴치하는 것에 가깝게, 사괴떼는 희비없이 미묘하게 무표정한 요조숙녀의 매서운 손길에 의해 처단당한다.


「재앙의 괴물들에게 한 수 배워볼까 했다만 너희들에게는 대단히 실망했어.」


울컥거리는 짜증이 우선이다. 핏대가 서고 가만히 있어도 전신의 근육이 우드득거리며 스트레스를 배출하기를 원한다. 장권 폼을 응용한 양뺨 후려갈기기로 서른이 넘는 괴물들을 작신거리게 바닥 위에 눕혔다. 남아있던 일말의 기대마저 꺾인다. 간단한 일격을 버티는 놈이 한 놈도 나타나지 않을줄이야.


「괴물들 길들이기가 골통녀석 길들이기보다 재미없는 패턴이라니...」


육체능력만 믿고 설쳐대는 전형적인 잡졸들이다. 전투경력을 따져보면 애송이 티를 갓 벗어난 조양팔만도 못할 버러지 놈들. 귀찮은 날파리 수준이하다.


「어라? 아직도 주제파악을 못하고 그러니. 이제 꺼지렴.」


흥미없는 상대에겐 전력을 다해 찌부러뜨린다. 상냥함같은 건 흥미아래에 나오는 덕목인 거지 헤프게 낭비될 가치가 아니다. 심지 곧은 숙녀, 가교령은 그리하여 남은 사괴떼 토벌에 하나하나 힘을 실은 일격으로 경주하는 심정으로 시간을 단축시켰다. 더할나위없이 효율적이고 재미없는 압도적인 살육이자 전염병같은 광란의 휩쓸기였다. 폭풍의 기세로 한마리, 두마리씩 제껴가며 이리저리 이동하여 사괴들을 유린한다. 그 살육전은 아직도 정점에 오른 것이 아니라는 냥 점차 가속을 붙여간다.


「스스로 물러나지 않으면 강제로 퇴장시킬수 밖에 없지.」


설탕을 에워싸고 모여든 개미떼보다도 질기디 질긴 사괴들을 돌파하여 마을의 끝에 다달았을때엔 경계에 선자, 교령의 뒤로 맹렬한 소리의 후폭풍이 휘몰아쳤고 그 뒤론 갈갈이 찢겨진 사괴들의 시체가 불쾌하게 거리를 더럽혔다. 그 순간의 광포한 소음은 마치 낙뢰가 떨어진 것과도 같았고 지근거리에서 고성능 폭탄을 터트린 것과도 같았다. 마을전체에 굉음이 귓전을 강타하지만 그 첨단에 서있는 교령은 기가 막히게 아무렇지도 않다.


「에효효...피곤타. 피곤해. 저 잡스러운 것들 상대로 힘 빼서 어쩌겠다는 건지...부활한 다음에 나도 감을 완전 잃어버렸구나. 한심하도다.」


이윽고 마을 전체를 휩쓸고도 남을 소리의 후폭풍이 가라앉자 교령은 자기반성 발언을 하는 둥 여유부리며 주위를 살폈다. 최소한의 접촉과 타격으로 끝장내버렸기에 따로 주변정리 할 만한 건 없다. 도로위로 진득하게 초살된 사괴의 체액이 잔뜩 나온것 말고는 건물피해는 커녕 그녀의 옷깃하나 상한 것이 없었다. 그녀 본인의 역량파악에는 도움이 안 된셈이나 풀죽어 있을 필요도 없는 것이다. 명랑한 요조숙녀는 피식피식 김빠진 탄산음료를 무리하게 마셔버린듯한 환멸감을 내려놓고서 어느정도 진지함을 되찾았다.


「에구구. 슬슬 일이나 해 봐야지. 물건찾기. 물건찾기- 어디에다 숨겨놨을라나.」


마을은 작은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골목이 군데군데 형성돼 있어 한번 쭉 둘러보는데만도 꽤 시간이 걸리는 구조다. 절묘한 배치였다. 1킬로미터가 넘을까말까한 구역을 전부 다 꼼꼼하게 둘러보는데 예상하기로는 한 시간 가까이 육박하는 시간을 버려야 할 것이다.


「시시한 소꼽장난같은 건 질색인데...관리인 녀석, 질색팔색 싫어하는 것만 골라요.」


쓸데없는 낭비를 혐오하는 교령에게 찾아온 도전과제는 되살려지고 난 뒤, 즉각 전선에 복귀한 거나 다름없는 그녀에게 전쟁터에서의 감각을 조절하기엔 이래저래 알맞았다.


「헤에- 안개 아래로 거미줄을 잔뜩 쳐놓은 것 같군...윗쪽에서 보면 잘 보이려나.」


교령의 타고난 육감이 거들어준 덕택으로 수고로움이 절반이하로 줄어든다. 경이로운 수색성과. 그녀 또한 남다른 탐색가의 기질이 있었던 것이다. 마을 지붕위를 훨훨 날아다니듯이 활보하면서 한번 쭉 훑어보는것만으로 세 군데의 유력한 후보지를 골라내었다. 허튼 시간낭비 없는 극단적인 쾌진격이 벌어진다. 유감없이 발휘해가는 고도의 수색능력으로 까다롭게 문제를 준비했을 출제자를 농담거리로 만들어 버린다.




'외톨이' 들의 '순애보' - 내일도 쭉 이어집니다.


작가의말

-차회예고-

어떠한 방해공작도 앞을 가로막는건 용서치 않는다. 

함정따위는 단번에 분쇄(粉碎)

가교령은 무감하게 약동한다.

다음화! 함정공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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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048 - The Starving Ghost And The Silver Baby 15.11.13 368 11 10쪽
47 047 - Negotiation Derailment 15.11.13 338 12 7쪽
46 046 - Clue 15.11.10 397 11 14쪽
45 045 - Devil's Bargain 15.11.01 406 12 17쪽
44 044 - Debut As An Undead Girl 15.02.28 645 15 8쪽
43 043 - Time To Find The Exit 15.02.24 559 13 14쪽
42 042 - Dead Man Rendezvous 15.02.21 712 17 25쪽
41 041 - The Girl Rise In Arms 15.02.18 723 17 9쪽
40 040 - Blue Highs 15.02.16 378 13 10쪽
39 039 - Back To Square One 15.02.12 563 14 8쪽
38 038 - Disaster's Store 15.01.22 617 15 8쪽
37 037 - Win By Luck Of The Battle 15.01.20 564 12 10쪽
36 036 - Trickster VS Trigger 15.01.20 687 19 10쪽
35 035 - Head To Head Talk 14.10.28 660 12 12쪽
34 034 - Another Trap 14.10.22 653 17 8쪽
» 033 - Another Beginning 14.10.21 568 11 8쪽
32 032 - Result Of The Battle 14.10.21 524 15 10쪽
31 031 - Must be Willing To Survive 14.10.20 593 12 8쪽
30 030 - Warrior Ceremony 14.07.16 541 13 10쪽
29 029 - The Impossible Escape 14.07.09 509 11 8쪽
28 028 - Trap Exploration 14.07.08 590 13 10쪽
27 027 - One Punch 14.02.13 698 11 10쪽
26 026 - Beginning 14.02.09 711 15 10쪽
25 025 - Contract Execution 14.01.30 754 13 10쪽
24 024 - Small Talk 14.01.29 595 14 8쪽
23 023 - The Lesson Of Her Fighting 14.01.28 713 12 12쪽
22 022 - Fighting Language 14.01.28 778 12 12쪽
21 021 - Elixir 14.01.27 745 11 12쪽
20 020 - The Price Of Battle On This Hellland 14.01.27 724 18 14쪽
19 019 - Terms Of Contract 14.01.25 863 1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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