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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d Of Blackflag

외톨이 순애보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L.O.B
작품등록일 :
2014.01.09 22:27
최근연재일 :
2015.11.13 04:13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35,603
추천수 :
726
글자수 :
222,126

작성
14.01.28 11:51
조회
778
추천
12
글자
12쪽

022 - Fighting Language

※이 이야기는 픽션입니다.
실존하는 인물, 단체, 지명, 등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DUMMY

「우웃! 나아아. 몸 안에서 열이 자꾸 솟아나와-」

「그래. 이거지. 이거라고. 내가 잘못 만들리 없잖아. 문제는 너 였던 거다. 조양팔!」


교령은 입술을 핥으며 호기심어린 눈빛을 더욱 빛낸다. 그런가. 그녀의 계획은 이건가.


「쿠흐흐- 맞았어, 전부 계획대로다.」


그녀의 의미심장한 말에 대꾸할 틈이 없다. 거세게 혈관을 타고 전신으로 뻗어나가는 약기운에 취해버렸다. 주변상황에 제대로 응답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였다.


「...뜨...뜨거워.」


지옥과 사괴, 재난대전과 상품, 가교령이 자신에게 했던 말 모두. 과거에 겪은 일 모두, 일목요연하게 머릿속에서 스쳐 지나간다. 지금 주마등을 보는 건가. 머리회전이 핑핑핑 무섭게 잘 돌아간다.


「온 몸이 터질 것 같아. 뜨거워어-」

「숨을 쉬어라. 호흡을 해야 약효과를 제대로 볼수 있으니까 숨쉬어!」


변화는 머리에서만이 아니다. 신체 어느 한구석에 국한되지 않고 그야말로 전신에 구석구석 빠짐없이 갓 만든 물건처럼 활력이 넘쳐 나온다.


「걱정마. 눈에 보이는 상처도 아물정도의 재생력이다. 몸에 해로운 게 아냐.」


부서진 부분은 수복되며 온전한 새것으로 헌것을 대체한다. 갈비뼈가 뻐근하던 것이. 빗장뼈가 묵직하게 쑤시던 것이. 엉덩이뼈가 아린 것이. 한순간에 말끔해진다. 교령이 말한 그대로이다.


「후으으...이건가. 이게 누님이 말하던 약의 효과.」


칼날을 막 벼려낸 도검처럼 불끈불끈 뜨겁게 안팎으로 달아오른다. 동포놈들의 사악한 푸른 마약을 쓸때, 남의 꿈속을 걷는듯한 이질 적인 느낌이라면 이건 또 다르다. 밖에서 빌려오는 것이 아니라 속에서 불타오르는 나 자신의 힘.


「축하해. 진짜, 드디어, 이제야, 시작해 볼수 있겠어.」


교령은 일련의 변화에 경탄하는 모습을 가늘게 뜬 눈으로 보며 히죽히죽 웃어댄다.


「뭐.가아?」

「약효과를 점검해볼 시간이란다. 조양팔.」


교령의 수상한 모습도 주의를 끌지 못한다. 그것이 최고의 실수일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채로 싱겁게 웃는다.


「자- 간다.」


기분 좋은 느낌에 잠겨 평소보다 다소 늘어지게 되물었을 때 교령은 다시금 말 대신 주먹으로 답해준다. 낯설지 않은 손짓. 발 움직임. 근육의 수축과 이완, 모든 것이 눈에 들어온다.


「웍! 안돼-」


그녀는 고무줄 마냥 늘어진 몸과 정신을 추스릴 틈조차 주지 않는 맹공으로 나와 눈과 눈이 수평선으로 마주치고 있을 때 그사이로 반쯤 오므린 주먹을 휘두른 것이다.


「반응속도 괜찮네. 싸우는 감각도 달라졌을지 궁금한데-」


오른쪽 눈언저리로 뻗어 올라오는 주먹에 기겁하며 고개를 젖혀 가까스로 피한다. 거기 안도할새도없이 교령의 주먹은 눈이 달린 듯 목표를 놓친 직후 궤도를 틀어 젖혀진 머리통을 노리고 밑으로 내려 떨어진다. 죽음에 직면한 공포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으아아아아! 안 궁-」


피해라. 피해라. 피해야 된다. 박살난 사괴 같은 꼴을 피하기위해 필사적으로 움직였다. 신체의 유연성을 극도로 활용. 허리를 구부렸다가 그 자세, 그대로 무너뜨려 땅을 짚고 옆으로 세차게 뒹군다. 달려라. 달려. 달아나자. 교령의 손에 땅바닥이 박살나는 소리를 신호로 삼아 간신히 피한 몸을 튕기듯 잽싸게 일으켜 세워 문밖으로 뛰쳐나간다.


「으꺽- 꺼윽! 빌어머그으을!」


그리고 몸을 사려야한다는 의식 하나로 빠져나온 집 밖에는 마땅히 달아날 곳은 보이지않는다. 교령의 의중이 뭔진 몰라도 때리겠다면 도망가도 따라오는 게 당연지사. 몸이 후끈하다. 뭐가 뭔진 몰라도 장난이 아니다. 생각해라. 생각! 생각을 하는 새에 교령이 뒤쫓아와 최악을 연출한다.


「집이 좁게 느껴졌나보다야. 몸풀이 도중에 장소를 다 바꿨네?」

「허으으...끅! 왜? 제발...」


익숙한 몸놀림. 일전에 봤던 극악한 위력의 기술. 예의 장권이다. 소름이 돋는다. 신체 곳곳에 경보가 울리고 긴장이 퍼졌다. 그리고 한 눈이 파악한대로 교령은 태연자악하게 반쯤 오므린 손을 용서 없이 몸통에 꽂으려 내뻗는다. 자비는 없을 것 같다.


「조심해...」


교령은 경고힌다. 인정 없는 목소리가 정신을 깨운다.


「쓸데없이 움직여서 어설프게 피하다간 죽어도 몰라. 잘 보렴.」


이거야 맞서보라는 투인데. 저 귀신들린 손기술을 막을 것인가. 피할 것인가. 두 가지의 선택문. 깊게 생각마라. 의미부여하고 그럴 틈에 죽지. 간단히 정리해서 그 말의 즉슨, 피할수 없단 것이다. 적어도 교령은 그렇게 생각하는 듯하다. 그렇다면 막아내는 쪽으로 전력을 기울이기로 맘먹는다. 정답은 의심같은 두뇌사용이 아니라 단순함에 있을지어니 적이라해도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일줄 알아야 한다. 집중해라- 집중!집중!지입주으웅!


「후으읍...그래, 죽어보자!」


굳은 맘을 먹고서 보니 웬일인지 일전에 그 기술을 봤을 때보다 훨씬 느리고 위력이 없어 보인다. 왜 호랑이 앞에서라도 정신을 차리면 희망이 있다고 하지 않는가―


「트아아앗! 보였다!」


진짜다. 장권에서 핵심이 되는 부분은 주먹 끝부분을 포함한 주먹. 손목이나 팔부위에는 비교적 힘이 실려 있지 않음을 보고 그 짤막한 관찰을 통해 본인으로서도 이해할 수 없는 놀라운 사고력으로 추산해냈다. 그녀 말대로라면 싸움감각이 달라진 셈인가. 그렇다면. 그렇단말이지이-


「느오오! 여기냐앗-」


혼잣말을 삼키고 손바닥을 들어서 빛처럼 쏘아지는 교령의 장권. 그것이 형성되고 있는 주먹을 피해 손목 부위를 후려친다. 해냈나?


「허어-흡! 아뜨뜨! 우으으...젠장! 해냈다! 마-막아냈어!」


거의 몸에 닿을 듯 말 듯한 위치에서 쇄도하던 장권의 방향을 틀어버리는데 성공했다. 방어성공! 고통과 안도의 한숨을 꿀꺽 체할듯이 맛보고 뒷걸음질 쳐 간격을 벌린다.


「오호라-」


불길을 맨손으로 만진 느낌이다. 단 한번, 접촉만으로 손바닥이 새빨갛게 부어오르다니- 장권이 사괴 몸통에 구멍을 낼 위력이란 것을 감안하면 감지덕지한 상황이려나. 기술이 한번 막혀버린 교령의 눈썹이 춤을 춰 댄다. 나쁜 상황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다.


「한 번 더 간다.」


그리고 끔찍하게도 교령은 상대가 손 식히고 있을 틈을 주지 않는다. 정면에서 놀라운 도약력을 이용하여 간격을 한순간에 극단적으로 좁혀 그 기세 그대로 손을 찔러 넣는다.


「자-잠!」

「죽어보자! 아니였어? 훌륭한 각오더만. 조양팔.」

「그-크읏! 또 장권?!」


쉴 틈이 없다. 뻗어나오는 직선공격에 맞춰 몸이 반사적으로 방어자세를 취한다. 따닥- 불타는 나무둥치 때리는 소리를 내며 아까 터득한 요령대로 상대방 손목 부위를 노려서 비틀어친다. 한번 막은 거 두번 못 막아낼쏘냐.


「제법, 괜찮은 눈빛이 됐잖아. 좋은 눈이다.」

「헤히...헤에...그렇수까?」


마주보는 눈빛이 무엇을 이야기 하는 건지-


「여기서 좀 더 바짝 조여놓으면 더 쓸만해 질테지.」


어딘가 모르게 그리운 상황이다. 억지부리는 상대에게 강요당하는 상황이 언제였더라? 억지웃음 짓는 여유와 잡념은 코 앞에서 밀어닥치는 변화무쌍한 손짓에 날아간다.


「이이익! 연속공격?」


봐달라는 말도 꺼내지 못했는데 이런건 반칙이다. 준비동작이든지 딜레이조차 없기냐!


「일격필살이라고 연발을 할수 없을거라고 생각했었나?」


경악하는 나를 두고서 교령은 태평하게 입술을 달싹인다.


「깊게 생각할 필요도 없어. 상상을 해봐. 지옥이란 곳은 모든 것에 있어서 '최악'을 가정하기에 좋은 장소지 않니?」


나는 인상쓰며 소가 투레질하듯이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그거 지금 경우에 딱 알맞은 말이네. '최악'의 난투다. 그녀는 내가 다시 간격을 벌릴 틈을 주지 않기로 작정했는지, 직선에서 직선으로- 막히면 다시 잇고 잇는 식으로 장권을 연이어 사용했다.


「그러니까 빈곤한 상상력을 좀 키워보렴. 생각도 못했다는 억울한 표정 짓지말고-」


빈곤한 상상력이란 무시무시한 핸디캡을 안고서 무리하는 건 나 뿐이구나. 화끈하고도 쩌릿쩌릿한 통증을 감수하며 막고 막는다. 계속 막아낸다. 무시무시한 장권이 실린 손목을 내치는 순간, 또 다른 타격점을 찾아서 방향을 틀어 내뻗는 일직선의 연계는 환상적이다. 벼락맞고 불이 난 숲속에 멋모르고 있다 갇혀버린 숲짐승같은 꼴이다.


「이 정도의 연격에는 슬슬 익숙해지나 본데 다음 단계를 이어서 계속 해볼까나...」


약기운으로 달아오른 몸이 빨라진 공세에 맞춰 움직임이 점점 상승세를 타간다. 점점 능숙히 손날을 이용해 연속으로 방향을 바꿔 찌르는 손목을 쳐내며 틈을 노려도 이건 괴물이다. 바투 붙은 교령은 꼼짝을 않는다. 몸에 매단 바위나 다름없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거라곤 교령의 주먹질에 보조를 맞춰주는 일밖에 없었다. 그리운, 몹시 그리운 행위다. 주먹을 맞대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고통과 동시에 안락감을 안겨다준다.


「시시한 방어기술은 그만하면 됐으니까. 좀 더 투쟁심을 불태워보렴. 조양팔.」


쌍방의 손과 손이 엇갈려가는 치열한 접전을 두고 그녀는 시시한 방어기술이라 칭한다. 오기를 부르는 말에 이를 꽉 깨문다. 투쟁심이랬겠다. 어째 위험한 상황임에도 흥미가 치솟는다. 울분도 치솟는다. 불길안에 갇혀 울부짖는 숲짐승처럼 나의 안에서도 불길이 용암이 불꽃을 삼키며 터져나온다.


「얕보지마아-」


실력차는 명백하다. 고로 살을 주고 뼈를 취한다느니 하는 말은 가당치도 않는다. 단지 객기라고 치부될 것이다. 그래도 한방 쯤은 카운터로 돌려줄수 있겠지. 교령의 장권을 그대로 왼팔로 받아내고 이 악물어 충격을 버텨낸다.


「크흐읏- 머리다!」


쩌릿쩌릿하게 흐르는 장권의 그 위력을 반동으로 삼아 교령의 상체. 바라기로는 머리통을 겨냥해 한 바퀴 휙돌아 그대로 발뒤꿈치를 내다꽃는다.


「설마 양손을 다 쓰게 만들줄이야...」


교령은 장권을 펼친 한 손을 마저 거둔다. 그리고 대견하다는 냥 감탄과 흐뭇하게 웃는 얼굴. 그것을 본마음이 썩어 들어간다. 양손 다 비어있었다면 아주 박수를 쳤겠지. 깔깔거리는 쾌활한 여인이 살짝 얄밉다.


「골통치고는 반격기가 제법 훌륭하잖아.」


회심의 일격까진 기대도 안했지만 카운터니까 맞기라도 하겠거니 했는데 왼팔을 통째로 희생해가며 얻은 결과가 비정상적인 방어술, 교령이 장권을 펼치고 뒷짐지고 있던 남은 손에 한쪽다리가 들린 채로 잡혀버린 것이다. 이런 걸 바라는 게 아니었다. 속이라도 시원하게 한대만, 한대만 반격하려한 것인데-


「놔-놔줘.」


허벅지를 앙증맞게도 여자 손에 붙들려서 사타구니가 시원한 꼬락서니라니 엉성하다. 이건 뭔가 사기 당한듯하다. 심사가 뒤틀린다. 그녀는 불쌍한 남자의 급소부위를 충분히 박살낼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대놓고 굴욕이다. 더할나위 없는 모욕감을 준다.


「좋아. 원하는 대로-」


그녀는 그저 웃으며 공기놀이 하듯이 공중에 날 던졌을 뿐이다. 5M정도 허공에 붕 떠서 땅바닥에 내동댕이 쳐진다. 얼치기로 나마 배워뒀던 낙법이 나왔으나 떨어진 자존감은 아마 박살이 나버렸을 것이다.


「허으으...적당히 하란 말이야!」


격분해 있는 힘껏 목청 찢어지라 소리를 지르자 교령은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가만가만 소리 지르는 자신을 바라보고 뜨악한 소리를 툭툭 뱉고는 또다시 도약했다.


「어머, 아직 기운이 남아도나 보네? 그럼 계속해볼까.」




'외톨이' 들의 '순애보' - 내일도 쭉 이어집니다.


작가의말

-차회예고-

주먹과 주먹의 대화.

필살기를 남발하는 교령의 목적은?

다음화! 그녀의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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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034 - Another Trap 14.10.22 653 17 8쪽
33 033 - Another Beginning 14.10.21 569 11 8쪽
32 032 - Result Of The Battle 14.10.21 524 15 10쪽
31 031 - Must be Willing To Survive 14.10.20 593 12 8쪽
30 030 - Warrior Ceremony 14.07.16 541 13 10쪽
29 029 - The Impossible Escape 14.07.09 509 11 8쪽
28 028 - Trap Exploration 14.07.08 590 13 10쪽
27 027 - One Punch 14.02.13 698 11 10쪽
26 026 - Beginning 14.02.09 712 15 10쪽
25 025 - Contract Execution 14.01.30 754 1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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