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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d Of Blackflag

외톨이 순애보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L.O.B
작품등록일 :
2014.01.09 22:27
최근연재일 :
2015.11.13 04:13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35,599
추천수 :
726
글자수 :
222,126

작성
14.02.09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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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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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026 - Beginning

※이 이야기는 픽션입니다.
실존하는 인물, 단체, 지명, 등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DUMMY

교령이 사라진지 5분, 이제 꼬드김에 안 넘어가리란 다짐을 한다.

이가 뿌득뿌득 갈린다.

교령이 자신에게 했던 말.

보호자로서 의무를 지키고 보호자로서 관계를 유지하겠노라는 그말. 그 말을 곱씹는다. 이곳은 어떤 상황이 일어나도 의심이 들지 않을 만큼 굉장한 곳이다.


그런 만큼 좋은 유대관계는 필수였다. 특히나 그녀같이 비정상적으로 강한자와의 관계라면 단순한 보호자 이상이 필요하다. 처세술에 더 힘써야 살아남을 것이다. 스스로를 꾸짖으며 끈끈한 유대감 형성의 일환이 될 만한걸 뒤늦게나마 구상해본다. 재료는 많다. 이곳에 온 이래 쭉 누님으로 대우해온거 그대로 밀고 나가면 될 성싶기도 하다.


의남매. 얼마나 그럴싸한가―

자신만의 결론에 흡족한 표정이 나온다. 그렇게 모든 일이 결정된 것처럼 가만가만 고개를 끄덕이며 혼잣말로 되뇌는 것이다. 망상과 계획, 이따금 찾아오는 혼자만의 시간은 되는대로 음미하는 게 좋다.


「지옥. 거기다 재난대전인가? 이거 영 골 때리는 거에 엮였구먼.」


격전 뒤에도 남은 상처가 하나도 없다. 남은 약효가 부작용 체험할때까지 쭉 치료해주고 사라졌던 것이다. 기분은 퍽 상했지만 몸은 어찌어지 무사하였다. 교령이 사라지기 전에 싸움에 대해 말했던 것이 기억나 쥐가 오른 몸을 문 안으로 비집어넣고 현관복도에서 픽 쓰러져 드러눕는다. 찬바닥에 쥐가 풀릴때 까지만 쉬어두자. 싸울 준비는 그걸로 충분하다.


「...답지않은 고민은 그만 두자.」


스케일이 큰 고민에 잡아먹히기보다 몸을 쓰는 편이 맘이 편하다. 될 대로 되라며 속으로 외치는 걸로 대충 지금까지 벌어진 일들을 마무리 짓고는 바닥에서 일어나 현관 밖을 본다. 평소와 똑같은 적막한 공간들.


「에헤이! 헤이! 원숭이 나무에 올라가~♬」


그 어떤 기척조차 묻혀버려질것같은 기분 나쁜 음습함. 텅빈 거리가 조성하는 축축하고 눅눅한 곰팡내 나는 분위기가 얼마나 사람을 위축시키던가.


「디스코를 잘추며 잘노오네에~♩」


아직 안개가 시작되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문밖으로 몸을 완전히 빼낸다. 요란한 노래로 분위기를 중화시키자. 그래서 마음에 여유를 가지자. 안 그럼 쫓기다 잡아먹힐 테니.


「몽키몽키 매지이익! 몽키매직~♪」


이제 안개가 시작되면 사괴라는 괴물 놈들이 우글우글 거릴 테지. 문단속을 하려다 열쇠가 없는 걸 깨닫고 헛웃음을 터뜨리며 그냥 문을 쾅 소리 나게 닫았다. 몸에 배인 조심성같은건 이 공간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장난스러운 너무나 기묘한 공간. 사이비 종교의 본거지 쯤이였다면 좋았을련만-


「교령 누님, 어디계쇼?」


교령은 어디 갔는지 감쪽같이 모습을 감추고 있는 중이다. 말괄량이 무법자시로다.


「좀 전에 준비하고 오라던 사람이 거참, 준비 다 됐소이다.」


혀를 끌끌 차며 이리저리 사방으로 고개를 돌렸지만 가교령이란 존재는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도통 보이지가 않는다. 마을 구석구석 보이는 골목으로 들어갔다면 찾아내긴 글렀다는 생각이 들어 멀뚱히 서서 뒤통수를 긁적여댔다.


「에에이- 여기있수다. 교령누님, 들리시오?」


난감한 상황이다. 자립한 이후로는 누군가에게 이렇게 의지한 적도 시도한 적도 없다. 생경한 하루하루의 연속, 한마디 설명도 없이 끌려 다니지 않나. 뜬금없이 설교를 듣지 않나. 심지어 요상한 약으로 골탕먹기까지 했는데도 그저 혼자 툴툴댈 뿐이라니 뒤늦게 찾아온 사춘기를 맞이하는 기분이다. 질풍노도가 따로 없구만-


「...한 곡 더 불러야 되나.」


물론 언젠간 보복하리라 맹세했지만 남 눈으로 봤을 땐 아무런 반발도 없이 끌려 다니는 꼴로 비춰질것이란걸 느끼고 있었다. 밑도 끝도 없는 상황의 연속에서 언제 느껴봤는지 모를 반짝거림이 가득차 있었다. 어이없게도 훈훈한 느낌에 웃음이 절로 묻어나온다.


「뭘 웃고 있냐? 컨디션은 괜찮은 거지?」


하늘로부터 떨어진-

사실 지붕위에서 내려온 것이겠지만 하늘에서 뚝 떨어진 걸로 보이는 교령이 시비조로 말을 건다. 대담한척 교령과 눈을 마주치며 웃어 보인다.


「걱정 마쇼. 아주 좋소! 최신,최고,최강이요.」


마음의 앙금은 일단은 뒤로 미뤄두기로 한다. 교령은 한쪽 눈썹을 꿈틀거리며 쏘아보다 동그랗게 치켜뜬 눈을 위아래로 굴렸다. 그녀도 앙금을 마음 한켠에 물려둔것 같았다.


「싱거운 농담말고 싸울 준비나 해둬. 곧 시작이다.」


싸움은 두사람의 접촉을 매개로 삼은듯, 몇 초만에 퍼진 안개속에서 시작됐다.


「그러게나 말입니다. 눼-이- 그럽죠.」


흰 건물의 그림자만 보일만큼 사방에 짙게 깔린 안개로 인해 주변시야가 좁아졌을 때, 그 괴물들은 불쑥 출현한다.


「누님, 이놈들 전에 녀석들하고 다른데? 사괴란 놈이 맞는 거요?」


돌연변이 설인을 연상케 하는 털북숭이 괴물의 네 개의 주먹이 두 사람을 노려 뻗친다.


「이상할거 없어. 사괴의 종류는 헤아릴 수 없이 많으니까.」

「흐으- 무시무시하구만.」


두 사람은 이미 괴물의 시야 밖으로 빠져서 서 있었다.


「특히 약한 놈들끼리는 천차만별이지. 힘이 센 녀석들은 몇 종류 안 돼. 자- 설명끝!」


몸의 반응속도가 확실히 좋아진 것을 느낀다. 교령의 특별지도가 큰 도움이 된다.


「많지도 않아 보이네.」

「글쎄 말이야.」


네 개의 팔을 가진 근육이 울퉁불퉁 튀어나온 사괴들이 제각기 시야 사각에 서 있는 적들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오손도손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놓아둘 분위기가 아니다. 그런 관계로 짤막히 할 말만 전하기로 한다.


「설명 고맙수다. 이제, 이 잔챙이 놈들을 쓸어버리면 되는 거요?」

「해봐. 누가 말리겠어.」


교령은 겁 없이 자신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사괴의 몸통을 걷어차서 날려버리곤 앞머리를 쓸어 올린다. 까드득- 주먹 꽉쥐고 나머지 사괴들을 바라본다. 그리 많지 않다. 쓰러진 한 놈까지 네다섯 정도가 으르렁거리며 덤벼드는 것이 보인다.


「그럼 한바탕 해보실까나.」


경쾌하게 스텝을 밟으며 사괴 한 놈에게 몸을 날리고 반사적으로 달겨드는 사괴의 주먹들을 피해 가뿐히 그 품속으로 파고들어가 이름 붙이지 않은 신기술을 선사했다.


「아랴얏! 조양팔식 주먹도장이다!」


가죽 북 터지는 소리와 함께 사괴의 가슴팍에 타격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것으로 보아 위력있다. 교령의 기술과는 비교할만한 것은 안 되지만 이건 이거대로 꽤 쓸 만하다.


「조양팔, 아직 임무내용도 듣지 못했으니까 당하지 않도록 조심해.」


가슴에 시뻘겋게 손도장을 새기고도 버티는 사괴에게 상으로 하나둘씩 손도장을 되새겨줘가며 비틀 비틀대는 놈을 때려눕힌다. 총 7회의 유효공격으로 자기보다 적어도 머리 두어 개이상 차이나는 사괴를 발아래로 쓰러뜨린 것이다. 손맛이 짜릿짜릿하다.


「고양이 쥐 생각 해 주는 거요? 교령누님, 이딴 조무래기 따위한테 당할 맘 없수다.」

「호오- 신이 났구만. '지옥불도장'이라...실전에서 잘 완성시켜보렴.」


교령은 실눈으로 갑옷을 연상케 하는 전신을 둘러싸고 있는 사괴의 근육과 털가죽을 훑으며 감탄을 내보인다. 비록 실제기술의 아류라고는 하나 근본을 잘 이해한 활용이다.


「말했잖소. 잔챙이 상대로 당할 맘은 없수다.」


갓 배운 무술을 응용한다는 것은 시킨다고 아무나 할수있는 일은 아닌 법이다. 그렇다고 하나하나 익숙해 질때까지 연습할 시간같은 것도 주어지지 않았다. 남은 방법은 하나, 실전에서 체화시키는 수밖에 없는것이다.


「음, 좋은 마음가짐이다.」


온몸으로 짜릿한 전의를 불태우는 이때에 교령의 관심은 더욱 힘을 실어준다.


「그건 그렇고...」


방식이 극단적이긴 해도 성과는 확실하다. 기술은 손에 익은 단계에 이르고 있었다.


「안, 이리 늦장을 부리지? 임무의 개시는 안개와 동시에 이루어진다고 했으면서...」

「체엣- 여러모로 열 받는 이름이요. 그놈의 안 놈.」

「조양팔, 뒷끝은 나중일이다. 일단은 임무가 우선이야.」

「임무든 지령이든 늦장부리는 걸 보면 시원찮은 기분이 듭디다.」


한가로이 불만을 늘어놓는 교령과는 딴판으로 나는 신기술 연마로 땀을 비질삐질 흘리며 세 놈째 사괴의 몸뚱아리에 도장을 새기고 묵사발로 만들어 놓으며 헐떡댔다. 악에받친 사나운 기세가 안개 위 잿빛하늘 높이 찌른다.


「...머리 위다.」


교령의 불평이 귀에 닿았는지 그녀의 요청은 즉각수리되었다. 잿빛 하늘로 시선을 던진 그녀가 서둘러 경고한다.


「조양팔! 깔리기 전에 피햇!」

「예-예엣!」


그것은 나를 깔아뭉갤 작정으로 머리위에 갑작스레 나타난 거대석판, 조금 전까지 분명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던 허공에서 나타난 거대한 물체는 뚝 떨어져 사괴 몇몇을 깔아뭉개고 도로를 이루고 있던 블록을 박살내며 땅에 뿌리내리듯 박혔다.


「뭐, 뭐야 이건? 크헤엑! 크읏-」


간발의 차로 피했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묵사발 나는 것은 이쪽 이였으리라-

압사의 위험에서 몸을 굴려 내뺀 뒤에도 석판이 일으킨 먼지구름이 기관지를 괴롭힌다. 망할- 콜록 콜록 기침해대며 ‘안’ 녀석의 음흉한 태도에 속으로 욕을 해댔다. 놈은 분명 나를 싫어한다. 그래서 콱 죽이려 하는 것임에 틀림없다.




'외톨이' 들의 '순애보' - 내일도 쭉 이어집니다.


작가의말

-차회예고-

석판의 지시에 따라 둘로 갈린 두사람.

그 중 조양팔이 가는 길에는 함정이 도사리고 있었는데..

덫을 정면돌파하는 양팔의 철권이 작렬한다.

다음화! 배틀전개! 한방의 남자, 조양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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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042 - Dead Man Rendezvous 15.02.21 712 17 25쪽
41 041 - The Girl Rise In Arms 15.02.18 723 17 9쪽
40 040 - Blue Highs 15.02.16 378 13 10쪽
39 039 - Back To Square One 15.02.12 563 14 8쪽
38 038 - Disaster's Store 15.01.22 619 15 8쪽
37 037 - Win By Luck Of The Battle 15.01.20 564 12 10쪽
36 036 - Trickster VS Trigger 15.01.20 688 19 10쪽
35 035 - Head To Head Talk 14.10.28 661 12 12쪽
34 034 - Another Trap 14.10.22 653 17 8쪽
33 033 - Another Beginning 14.10.21 569 11 8쪽
32 032 - Result Of The Battle 14.10.21 524 15 10쪽
31 031 - Must be Willing To Survive 14.10.20 593 12 8쪽
30 030 - Warrior Ceremony 14.07.16 541 13 10쪽
29 029 - The Impossible Escape 14.07.09 509 1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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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027 - One Punch 14.02.13 698 11 10쪽
» 026 - Beginning 14.02.09 712 1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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