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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드리에스 님의 서재입니다.

꼬마 대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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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드리에스
작품등록일 :
2020.11.29 20:45
최근연재일 :
2021.12.26 20:11
연재수 :
254 회
조회수 :
136,940
추천수 :
1,107
글자수 :
907,495

작성
20.12.02 21:09
조회
2,276
추천
24
글자
7쪽

슬픈 왕자

DUMMY

"핫! 핫! 이야앗!"


왕성 내부의 정원.


모든 것이 얼어붙는 추운 계절인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마법의 힘으로 온갓 종류의 아름다운 꽃과 나무들이 각자 자신들의 자태를 뽐내고 있는 그 곳에서.


정원과는 어울리지 않는 사내들의 기합소리가 울펴 퍼지고 있었다.


"훗!"


"끄악!"


정원 안에서 기합소리를 내고 있던 것은 젊은 청년과 중년의 남성.


중간까지는 제법 그럴싸한 모습으로 중년 남성을 거세게 밀어붙이던 청년이 잠깐의 실수를 한 사이.


노련해 보이는 중년 남성은 그 짧은 빈틈을 놓치지 않고 청년이 들고 있던 목검을 튕겨내 버렸다.


"어찌 되신 겁니까? 집중력이 많이 떨어지신 것 같습니다."


".....그런것 같네요. 조금 쉬시죠."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시지요."


청년이 목검을 떨어뜨리게 된 김에 잠시 휴식시간을 가지기로 한 두 사람은 정원 한 켠에 있는 의자에 나란히 걸터앉았다.


"걱정이 되시는 겁니까?"


자리에 앉자마자 중년남성은 청년을 보며 그렇게 물었다.


아무래도 청년이 대련에 집중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서였다.


"네. 솔직히 말하면 그것 때문에 요즘 뭘 해도 집중이 안 되고 있어요. 어머님에게 꾸중도 들었구요. 하하."


"아직 남은 시간이 있습니다. 그 안에 꼭 발견을 할 수 있을 것이니 너무 심려하지 마십시오."


"하아..... 그렇게 된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하지만 그런 사람이 쉽게 발견될리가 없다는 건 스승님도 알고 계시잖아요."


"각지로 보낸 수색대들이 최선을 다해 목표를 찾고 있습니다. 곧 좋은 소식이 들려올 것을 믿어야지요. 아니. 꼭 그렇게 될 것입니다."


"......."


의자에 걸터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은 위터젤린의 왕자와 그의 검술 스승.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는 몰라도 두 사람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아 보였다.


"만약에 말이죠. 끝까지 대체자를 찾아내지 못하면 결국 사피가 가게 되는 거죠?"


"예. 매우 안타까운 일이나 그렇게 될 수밖에는 없을 겁니다."


"싸우면 안되는 건가요?"


왕자는 스승에게 자신의 말에 동의해 달라는 듯한 표정으로 그렇게 물었지만 스승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뢰옵기 황공하옵니다만. 다시 전란이 일어나게 되면 이 나라는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입게 될 것입니다."


"입어도 되잖아요. 뭐 어때요. 다 같이 가난해 지면 되는거 아니에요?"


왕자는 스승의 말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인지 반항적인 눈빛을 하며 말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그들의 집과 터전은 황폐화 될 것입니다. 간단히 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뭐 어때요?! 사피를 구할 수 있으면 그 정도 희생은 할 수 있어요!"


"왕자님!!"


왕자가 억지를 부리자 스승은 정원이 흔들린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크게 외쳤다.


"아무리 왕자님이라 하셔도. 하실 수 있는 말과 아닌 말이 있습니다. 방금 그것은 지나치셨습니다."


"......알아요. 나도 안다고! 내가 애인줄 알아요?! 내가 왜 그런 말을 했겠어?! 이대로 가면 결국 사피만 희생당하게 될 텐데. 다른 녀석들은 그걸 알기나 하는 거에요?! 사피만 희생당하고. 다른 녀석들은 아무것도 잃지 않고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잘 살아가겠죠. 너무 하잖아요. 그런건......"


왕자는 그렇게 가슴 속에 있는 것을 토해내듯 말하고는 그대로 주저앉아 울먹였고, 스승은 그런 왕자를 달래듯 말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아직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조금만 더 참으시지요. 지켜보는 저도 괴롭습니다."


"......"


"......"


두 사람이 그렇게 침묵하게 되자 정원 안은 곧 적막함에 휩싸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울음을 그친 왕자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정원 한 켠을 바라보았다.


피어 있는 꽃들 모두가 흰색을 띠고 있는 그 곳에서 딱 한 송이의 꽃만이 노란색 빛깔을 띠고 있는 특이한 광경.


아마도 그 화단을 조성할 때 누군가가 일부러 그렇게 해 둔것이 분명해 보였다.


"저 꽃. 혼자만 힘이 없어 보이네요. 마치 사피 같아요."


왕자는 흰색 꽃들의 사이에서 홀로 눈에 띄는 노란빛깔의 꽃이 조금 힘이 없어보이는 걸 보며 그렇게 말했다.


"그러고 보니. 여기 와서 이 꽃들을 자주 돌보곤 하셨지요. 최근에는 밖에 나오지 않으시는 것 같습니다만."


"나오고 싶겠어요? 나 같아도 그럴 것 같아요. 아예 도망쳐 버리든지. 자포자기해서 안에나 틀어박혀 있든지. 사피는 착하니까 도망갈 생각도 못하고 속으로 끙끙 앓고만 있는 거겠죠."


"......"


"하아. 자꾸 이러고 있으니까 괜히 나쁜 생각만 더 나는 것 같아요. 움직이시죠. 차라리 몸을 움직이면 생각이라도 덜 날 것 같네요."


"좋은 생각이십니다. 이럴 때는 땀을 빼는 것만큼 좋은 것이 없지요."


말을 할수록 기분이 우울해지는 것을 느낀 왕자는 다시 자신의 목검을 주워들며 스승에게 그렇게 말했고.


스승도 몸을 움직여 땀을 내자는 것에 동의하며 자신의 검을 움켜 쥐었다.


그렇게 두 사람이 다시 검술 연습을 시작하려던 찰나.


정원의 안으로 누군가가 달려 들어오고 있었다.


"차... 차... 차...!"


"이 녀석. 말을 하려면 똑바로 하거라. 어느 안전이라고 말을 그렇게 웅얼거리고 있느냐?"


"너무 그러지 마세요. 딱 봐도 숨이 차서 그러는 거잖아요."


정원 안으로 뛰쳐 들어온 젊은 남자를 두 사람 모두 알고 있는지 전혀 당황하지 않고 그를 맞이했다.


"무슨 일이야 디몬? 무슨 소식이라도 있는거야?"


왕자에게 디몬이라고 불린 남자는 턱까지 차올라 가빴던 호흡을 조금 진정시킨 뒤.


곧바로 왕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찾았답니다!"


"찾아? 뭘?"


"조금 전에 학교에서 날아온 소식입니다만, 북방의 변경에서 대체자로 보이는 반응을 발견했답니다!"


"뭐?! 진짜?!"


디몬에게서 그 말을 듣자 왕자는 물론 그의 스승까지 놀란 얼굴이 되었다.


"그 말에 거짓이 없으렸다!"


"예! 저도 들은 말입니다만 틀림없습니다!"


"스승님!"


"예. 가시지요!"


디몬에게 그 이야기를 들은 왕자와 그의 검술 스승은 들고 있던 목검을 내팽개치며 바쁘게 어딘가로 뛰어가기 시작했고.


정원에 홀로 남겨진 디몬은 두 사람이 바닥에 내던진 목검을 주워들며 외쳤다.


"아니! 저만 두고 가시면 어떡합니까?! 너무 하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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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픈 왕자 20.12.02 2,277 24 7쪽
5 로니손은 약손 +2 20.12.01 2,361 30 8쪽
4 새 막내 +4 20.11.30 2,645 32 7쪽
3 밥값이 뭐에요? +2 20.11.29 2,948 33 7쪽
2 사슴은 어딜가고 +2 20.11.29 3,533 35 7쪽
1 사슴사냥 +2 20.11.29 5,235 4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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