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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hman 님의 서재입니다.

슈퍼 재벌맨 해모수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백경락
작품등록일 :
2021.08.09 23:40
최근연재일 :
2021.09.11 20:00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5,081
추천수 :
69
글자수 :
74,377

작성
21.09.0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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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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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실험(2)

DUMMY

히트 비전으로 구운 돼지고기 초벌구이, 이른바 기적의 고기를 먹고 몸이 좋아지고 머리가 좋아졌다는 등 거의 만병통치약 수준의 효능을 봤다고 많은 사람이 주장했다.

철수는 이러한 부분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고 돼지고기가 아니라 다른 식재료, 다른 음식을 통해 히트 비전에 의한 놀라운 건강 증진 효과를 실험하기로 했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바로 생과일주스였다.

생과일주스는 대량으로 만들고 제공하기 편리했다.

그러나 철수가 실험을 위해 생과일주스를 선택한 건 단순히 그러한 이유만은 아니었다.

또다시 찾아온 낯설고 생경한 기억.

노이즈가 끼고 뒤틀린 그 기억이 철수의 머리를 뒤흔들었다.

슈퍼히어로 태양신 해모수로 활약하던 즐겁고 행복하던 시절 그는 생과일주스를 만들어 팔았다.

자신을 슈퍼히어로로 만들어주고 온갖 모험을 함께 한 소중한 초능력 친구와 함께 골목 한복판에 돗자리를 깔고 생과일주스를 만들어 팔았다.

여전히 이름은 생각나지 않는다.


‘■■아! 우린 엄청난 부자가 될 거야! 돈 왕창 벌어서 빌딩도 짓자!’


여전히 그 모습도 생각나지 않는다.

철수가 간신히 떠올린 기억의 파편들 속에서 친구는 손가락을 세워 허공에서 까딱였다.

도깨비방망이처럼, 램프의 요정처럼 원하는 소원은 무엇이든 들어줄 수 있는 마법의 외침과 함께.


‘호호잇~!’


그날, 어린 철수와 친구는 생과일주스를 만들어 팔았다.

마법의 생과일주스를.




「놀랍고 획기적인 최신 음료수!

마법의 생과일주스!


$ 특수한 비법으로 직접 만든 생과일주스를 마셔보세요. $

갈증과 더위를 단숨에 없애줍니다.

안 마시면 손해.


재료:

직접 따온 신선한 과일들(종류는 비밀!), 목장에서 직접 짜온 우유


만드는 방법:

1. 과일을 물에 깨끗이 씻어요.

2. 껍질을 벗기고 씨를 뺀 후 예쁘게 썰어요.

3. 초열 광선으로 가열해서 녹여요.

4. 약간 걸쭉해지면 우유를 넣고 잘 섞어요.

5. 종이컵에 붓고 빨대를 꽂으면 완성!


【무시무시한 주의사항】

운이 좋다면 반쯤 녹은 벌레를 맛볼 수도 있습니다.

과일과 우유의 상태에 따라 배탈이 날 수도 있습니다.

뱃속에 든 것을 모두 토해낼 수 있어요!

사소한 부작용을 겪으신 분들에게는 무료 음료수를 추가로 드립니다.


☞ 공부가 어렵나요? 몸이 안 좋나요?

어둠 속에서 황금처럼 빛나는 이 신비로운 주스가 여러분의 머리와 몸을 빛내줍니다!

마셨나요? 축하합니다! 당신은 행복해졌습니다.


【긴급 사과의 말씀!】

저희가 제공한 끝내주는 음료수를 마신 손님들에게 사과드립니다.

고약한 냄새와 구토 증상에 의한 문제로 경찰이 출동했습니다.

체포를 위해 도망치는 저희보고 뭐라고 하진 마세요.」




철수는 가까운 노인복지센터와 지역아동센터에 연락했다.

직접 만든 과일 음료를 센터에 방문해 무료 나눔 봉사 활동을 하겠다는 철수의 제안에 조금 주저하고 조심스러워하던 센터장들은 그가 고깃집 사장이며 해당 센터에 기부금까지 낼 것이라고 말하자 금세 경계를 풀고 승낙했다.

센터의 노인과 어린이들과 관련해 알레르기나 지병 문제로 혹시 먹어서는 안 될 식재료가 있는지 사전에 철저히 확인한 철수는 오전에는 노인복지센터를, 그리고 오후에는 지역아동센터에 방문하기로 약속을 잡았다.

철수는 주방 한구석에 줄지어 세워둔 물통들을 향해 차가운 냉동 숨결을 내뱉었다. 냉기를 품은 그의 숨결이 물통 표면에 닿아 그 안에 채워진 황금빛 액체를 차갑게 해주었다.

철수는 완성된 생과일주스를 컵에 따라 한 모금 마셔봤다.


“시원하고 달콤하군.”


철수의 감상은 그 정도였다.

돼지고기 초벌구이를 처음 맛봤을 때처럼 철수의 미각은 그렇게 뛰어나지 않았다.

아니면 해모수의 초인적 육체를 가지고 있어서였는지도 몰랐다.

분명 맛있기는 했지만 그렇게 아주 좋다거나 특별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결국 제대로 된 반응이나 효과를 알아보려면 평범한 사람들이 마셔봐야만 했다.


‘어릴 적에 팔았을 때도 인기는 좋았던 것 같은데. 모르겠군. 기억이 불분명해.’


철수는 혀를 차며 남은 생과일주스를 단숨에 비웠다.

일반인들과 히트 비전이 만들어낸 기적이 과연 생과일주스에서도 발현될까?

아직은 모를 일이었다.

그러나 만약 돼지고기 초벌구이가 그랬던 것처럼 그는 느끼지 못한 경이롭고 황홀한 맛을 낸다면, 그리고 기적의 고기처럼 기적과도 같은 놀라운 효능을 발휘한다면?

철수는 가슴이 두근거림을 느꼈다.



노인복지센터.

센터장은 미리 전화 연락으로 약속한 시각에 정확히 도착한 고깃집 한돈나라의 사장 김철수와 악수를 나누었다.


“봉사에 대해 감사드려요. 그렇지 않아도 어르신들께서 요즘 많이 더워하시고 기력도 안 좋으신데 직접 만드신 수제 과일 음료라니. 정말 좋아하실 거예요.”


철수는 그녀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가지고 온 두 개의 대용량 물통의 뚜껑을 열었다.


“미리 말씀한 것처럼 망고와 파인애플, 오렌지, 파인애플을 섞어서 우유를 넣고 갈아 만든 생과일주스입니다. 과도한 당분이 혹시 문제가 될지 몰라 묽게 했으니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센터장은 대용량 물통에 가득 채워진 황금빛 액체를 신기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저 정도 양이면 들어간 과일이 만만치 않았을 텐데 정말 수제로 갈아 만든 걸까?

곧 노인복지센터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 바깥으로 나와 철수 앞으로 한꺼번에 몰려들었다.

철수는 미리 준비해놓은 일회용 컵에 생과일주스를 담아 노인분들에게 하나하나 나누어주었다.


“맛있게 드세요. 열대과일을 직접 갈아 만든 수제 생과일주스입니다.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해드릴 거예요.”


노인복지센터의 노인들은 일회용 컵에 담긴 황금빛 액체를 보고 감탄했다.


“허어, 색이 참 곱구만.”


“벌꿀처럼 진하고 예쁘네.”


“향도 좋은걸? 근데 이가 시리지는 않을까 몰라.”


처음에만 해도 탐탁지 않거나 뚱한 표정이었던 노인들은 건네받은 생과일주스를 보고 천진난만한 어린아이처럼 좋아했다.

그만큼 황금빛 액체의 시각적 만족도가 월등히 좋았고 빼어났다.

센터장은 센터의 할아버지, 할머니 한 분 한 분마다 친절히 주스를 건네주는 철수의 모습을 보고 살짝 놀랐다.

흡사 고도로 훈련받은 군인이나 운동선수와 같은 절도 있고 빠른 동작이 인상적이었던 것이다.

이윽고 놀라움과 기쁨으로 가득 찬 탄성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마, 맛있어! 이렇게 시원한 맛이라니!”


“새콤달콤한 맛이 정말 기가 막히는구만. 더위가 싹 사라졌어!”


“허어! 활력이 느껴지는 이 기분은 뭐지? 무겁던 몸이 날아갈 것 같아!”


“오, 갈증을 시원하게 잘 풀어주는군. 몸도 좋아진 것 같아!”


“허허, 바람이! 시원한 바람이 불고 있어!”


“커어, 입에 짝짝 들러붙는군. 지금껏 살면서 평생 느껴보지 못한 최고의 맛이야!”


노인들의 열광적이고 격렬한 반응에 노인복지센터장의 눈이 동그래졌다.

그녀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노화로 인해 언제나 무겁고 가라앉은 분위기였던 할아버지와 할머니들.

그런데 지금은 뭔가 특별한 행사가 열렸을 때처럼 남녀를 가리지 않고 너무나 즐거워하고 계셨다.

항상 피곤해하고 힘들어하던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은 지금 환한 웃음과 함께 행복해하고 있었다.

보기만 해도 흐뭇해지고 감동적인 광경.

단지 오늘 찾아온 고깃집 사장이 나눠준 수제 생과일주스를 마셨을 뿐이라는 걸 과연 누가 믿을 수가 있을까?

센터장은 직접 두 눈으로 보고 있음에도 도무지 꿈인지 생시인지 믿겨지지가 않았다.


“선생님께서도 하나 드시죠.”


어느새 센터의 모든 노인에게 생과일주스를 나눠준 철수는 센터장에게 주스 한 잔을 건네주었다.


“아, 고맙습니다.”


일회용 컵을 받아든 센터장은 다채롭고 풍부한 과일 향을 맡을 수 있었다.

머릿속까지 상쾌해지는 느낌의 달콤한 향기.

깊은 황금빛 색감이 인상적인 생과일주스를 이리저리 살펴본 센터장은 주스를 한 입 마셨다.


“아!”


센터장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녀는 차가운 크림처럼 혀에서 녹아내리는 주스의 맛에 깜짝 놀랐다.

새콤하고 달콤한 맛이 너무나 잘 어우러져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더구나 이토록 응축된 열대과일의 상쾌함과 달콤함이라니.

그녀는 상쾌하고 부드럽게 퍼지는 차가운 맛의 향연에 감동했다.

입안을 상큼하게 채워준 강렬한 질감의 주스는 그대로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면서 그녀의 전신을 시원하게 해주었다.

압도적인 맛의 충격.


“하아...”


센터장은 작은 숨을 내뱉었다.

한겨울에나 볼 수 있는 새하얀 입김이 나왔다.

남국의 에메랄드빛 바다를 헤엄치는 것만 같은 특별한 기분.

센터장은 얼른 다시 컵에 입을 대고 주스를 마셨다.

향긋한 과일 향과 함께 입안에서 톡 쏘는 청량하고 상쾌한 맛.

생명력의 물결이 휘몰아치는 이 느낌.

그녀는 산미가 도드라지면서도 단맛과의 절묘한 조화로 만들어지는 섬세하고 매혹적인 맛의 폭발에 행복해했다.

기분 나쁜 더위는 씻은 듯이 사라지고 서늘한 바람이 불어와 몸과 마음을 채워주고 있었다.

단숨에 주스를 다 마신 센터장은 감격한 얼굴로 말했다.


“정말...정말 맛있어요! 이렇게 시원하고 달콤한 맛이라니. 처음 맛보는 최고의 맛이에요! 혹시 사장님 가게에서도 파시는 건가요? 얼마에 파시나요?”


철수는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정식으로 파는 건 아닙니다. 이번에는 개인 취미 비슷하게 시험 삼아 만들어본 것이라서. 그래도...”


철수는 노인용 MP3로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덩실덩실 춤을 추는 노인들을 응시했다.

솟구치는 활력을 주체못해서인지 아니면 기분이 너무 좋아져서인지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은 회춘이라도 한 것처럼 흥겹게 춤을 추고 있었다.

철수는 다시 고개를 돌려 센터장에게 말했다.


“그래도 한 번 정식으로 만들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아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효과도 좋은 것 같고.”


“효과요? 분명 최고의 생과일주스였고 완벽한 맛이었는데 그게 무슨 소리죠?”


“내일 다시 전화를 드리죠.”


철수는 의아해하는 센터장에게 인사를 한 후 뒷정리를 시작했다.



오후에 찾아간 지역아동센터도 상황은 비슷했다.

철수는 미국과 일본의 망한 장난감 전문 매장에서 헐값에 박스떼기로 가져온 장난감과 인형들을 아동센터 내 아이들에게 먼저 나눠줘 아이들의 관심과 호감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아이들이 철수가 건네준 수제 생과일주스를 마셨을 때 그 반응은 역시나 노인복지센터 때와 마찬가지로 열광적이었다.


“맛있어요!”


“달아요! 달고 시원해요!”


“와! 진짜 맛있어요!”


“솜사탕 같아요, 아저씨!”


“아이스크림보다 더 맛나요!”


아직 어렸기에 어휘력이 그리 높지 않은 아이들의 언어표현은 단순했다.

그러나 그 단순한 말 한마디 한마디에도 아이들이 난생처음 맛보는 놀라운 맛, 차원이 다른 맛있음에 대한 감동과 즐거움, 놀라움과 같은 복합적 감정이 충분히 잘 드러났다.

아이들은 주스를 마시며 즐거워했다.

생과일주스 컵을 손에 든 아이들이 왁자지껄하게 떠들어댔고 천진난만한 웃음이, 순수한 행복으로 충만한 웃음이 실내를 가득 채웠다.

지역아동복지센터장과 센터 내 사회복지사, 그리고 한 구석에서 지루한 표정으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던 사회복무요원 역시 생과일주스를 한 모금 마시더니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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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실험(3) 21.09.06 159 5 12쪽
» 실험(2) 21.09.01 185 4 12쪽
11 실험(1) 21.08.30 204 3 12쪽
10 기적의 고기(3) 21.08.27 223 6 12쪽
9 기적의 고기(2) 21.08.24 257 3 12쪽
8 기적의 고기(1) 21.08.21 278 3 11쪽
7 놀라운 효능(2) 21.08.18 301 5 11쪽
6 놀라운 효능(1) 21.08.16 338 5 11쪽
5 S급 돼지고기 구이(2) 21.08.14 374 4 12쪽
4 S급 돼지고기 구이(1) 21.08.13 444 4 12쪽
3 슈퍼 파워 21.08.12 556 6 12쪽
2 Rebirth 21.08.11 665 7 12쪽
1 태양의 꿈 +1 21.08.10 954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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