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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hman 님의 서재입니다.

슈퍼 재벌맨 해모수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백경락
작품등록일 :
2021.08.09 23:40
최근연재일 :
2021.09.11 20:00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5,082
추천수 :
69
글자수 :
74,377

작성
21.08.14 19:00
조회
374
추천
4
글자
12쪽

S급 돼지고기 구이(2)

DUMMY

“와!”


“진짜 맛있다!”


“육질이 탄력적으로 씹는 맛이 있으면서도 혀에 살살 녹아!”


“육즙도 정말 끝내줘! 계속 입에 넣고 싶은 맛이야!”


자신의 실수에 우울해하던 철수는 가게 곳곳에서 열광적으로 반응하는 손님들의 목소리에 잠시 어리둥절했다. 물론 지금 철수에게 그럴 여유는 없었다.

곧바로 손님들이 추가 주문을 외쳤고 뭐라 말하기 힘들 정도로 향긋하고 기분 좋은 독특한 고기 굽는 냄새에 이끌린 손님들이 물밀 듯이 가게 안으로 밀려 들어온 것이다.

마침 저녁 식사 시간대에 길거리를 지나가던 손님들에게 있어 히트 비전의 힘으로 강화되어 맛있음 그 자체나 마찬가지인 상태로 풍기는 그 냄새는 감히 거부할 수 없는 치명적 유혹이었다.

철수는 대체 무슨 상황인지 몰랐다. 하지만 초벌구이 개념을 잘못 이해해 망했다고 생각한 것과는 딴판으로 손님들이 가게 안을 가득 채웠고 좌석 여기저기서 고기와 술을 계속해서 주문하고 있었다.

손님으로 꽉 찬 한돈나라에는 그 흔한 종업원 하나 없이 철수 혼자뿐이었지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어? 방금 사장님 뭔가 순식간에 왔다가 가신 것 같은데?”


“빠르면 좋지 뭘 그래. 자자, 여기 잔이나 받아.”


몇몇 손님은 철수가 재빠른 속도로 가게 안을 종횡무진 누비는 모습에 깜짝 놀랐고 뭔가 이상하다고도 느꼈지만 고기 맛이 너무 좋아서인지 금세 잊어버렸다.

해모수의 초인적인 힘과 스피드의 도움으로 그 많은 주문들을 혼자 대응하고 손쉽게 처리해나가면서 철수는 내심 히트 비전이 뭔가 고기에 특별한 효과를 발휘한 게 아닌가 추측했다.


“와, 입에 짝짝 달라붙어!”


“참기름도, 쌈장도, 양파 간장소스도 필요 없어! 그냥 먹어도 물리지가 않아!”


“이거 진짜 수입산 맞아?”


연하면서 쫄깃하게 씹히고 달콤한 육즙이 철철 흘러넘치는 고기.

손님들은 고기 맛에 끊임없이 감탄하고 행복해했다. 너무나 맛있는 고기 맛에 평상시보다 과식하는 사람, 충분히 배부르게 먹었음에도 아쉬워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사람, 스마트폰으로 노릇노릇하게 익어가는 고기의 사진을 찍는 사람 등등 가게 안 손님들의 반응은 각양각생이었지만 어쨌든 고기 맛에 아주 완벽하게 만족해하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공통적이었다.


“이렇게 살살 녹는 맛이 있다니!”


“쌈을 싸 먹으니까 더 맛있는데?”


“무슨 소리! 김치랑 같이 먹어야 더 맛있어!”


손님들은 감탄은 계속되었다. 좌석 여기저기서 너무 맛있다고 난리였고 추가 주문도 끊이지 않았다.

거기다 고기가 계속 구워지면서 맡는 것만으로 식욕을 자극하고 온몸으로 스며드는 맛있는 냄새가 더욱더 강렬히 커지며 거리의 밤공기를 파고들었다.

단순히 고기 굽는 냄새였다면 필연적으로 존재하는 뜨겁고 기름진 역한 느낌 따위는 찾아볼 수 없는 좋은 냄새가 끊임없이 퍼져 나왔고 끊임없이 손님들을 끌어모았다.

이미 가게 안은 손님들도 바글바글했음에도.


‘대박이다! 대박!’


철수는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지금껏 고깃집 한돈나라를 운영하면서 이런 초대박은 난생처음이었다. 문득 뭔지 모를 뿌듯함과 함께 가슴 한켠이 뭉클해졌다.

그리고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미리 준비해놓은 돼지고기가 바닥이 나버렸다.

철수는 진짜 안타깝다는 얼굴을 한 채 목소리에 힘을 실어 외쳤다.


“정말 죄송합니다. 이제 고기가 없어서 추가 주문은 받을 수가 없습니다. 내일은 넉넉히 준비해놓으니 부디 양해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더는 고기가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묘하게 생생히 귓속으로 파고들고 알 수 없는 위엄이 넘치는 철수의 말에 구름처럼 몰려든 손님들이 아우성을 쳤지만 그렇다고 없는 고기가 나올 수 없는 노릇.

결국 아직 배부르게 먹지 못하거나 고기 한 조각도 입에 넣지 못하고 대기만 하던 손님들은 불만 가득한 얼굴로 내일을 기약하며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가게 문을 닫고 그날 하루 매출을 정산해본 철수는 벌린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는 하루 매출이 겨우 수십만 원 남짓, 그나마도 운이 좋아야만 그 정도 매출이었지만 오늘은 저녁 장사만 했음에도 하루 매출이 무려 300만 원이었다.

고기만 더 있었으면 아마 두 배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철수는 히트 비전의 힘이 이토록 놀라운 효과를 발휘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냥 미리 구워놓으면 편하겠지 하는 안일한 마음으로 한 것일 뿐인데 그 결과물은 초대박이었다.


‘히트 비전으로 고기를 굽기만 하면...그저그런 수입산 냉동 돼지고기도 최고급 고기로 변해서 최고의 맛을 내게 해준다. 거기다 그 강렬한 맛있는 냄새...’


히트 비전으로 강화된 돼지고기는 구워지면서 진짜 굉장하다고 밖에 말할 수 없는 맛있는 냄새를 풍겼고 그 냄새는 마치 피리 부는 사나이처럼 사람들을 가게 안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대체 어떻게?”


철수는 이해할 수 없었다.

히트 비전 능력을 통해 눈에서 뿜어낸 초열 광선이 도대체 어떤 원리로 돼지고기의 맛을 좋게 만들어주는 걸까?

손님들로 왁자지껄하던 순간이 거짓말처럼 느껴질 정도로 고요하고 텅 빈 어두운 가게 안에서 잠시 고민하던 철수는 이내 고개를 내저었다.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아직 과거의 기억이 온전치 않았고 슈퍼히어로 해모수가 잊혀진 수수께끼도 풀리지 않은 상황이었다.

순간 가게 안에 서 있던 철수의 몸이 흐릿해지더니 바람 소리와 함께 사라졌다.

그리고 1분.

어느새 지저분하고 어지러웠던 가게 안 좌석들은 말끔하게 치워진 상태였다.

그리고 다시 1분.

그릇 하나하나는 깨끗이 닦여진 채 잘 청소된 주방의 수납장에 정리 정돈되어 있었다.

다시 모습을 드러낸 철수는 물기에 젖은 손을 초고속으로 털었다.


“젠장, 초스피드 능력이라지만 결국 내가 일을 하는 건 똑같군.”


힘 조절 실수로 그릇 몇 개를 깨뜨린 철수는 툴툴댔다.

어쨌거나 해모수의 힘으로 돈을 엄청나게 벌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었다. 그것도 전혀 생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흐흐흐!”


철수는 웃었다.

앞으로 떼돈을 벌 수가 있었다. 그것도 그만의 특별한 방법으로.


“무슨 이유에서인지 세상이 나를 잊었다면...나 또한 세상에 거리를 둘 수밖에 없지. 나는 슈퍼히어로 해모수였다. 친구와 함께 여러 번 세상을 구했음에도 나는 기억을 잃고 한낱 인간으로서 20년 동안 갇혀 있었다. 그리고 아직도 나는 그 이유를 몰라. 그렇다면 나는 해모수의 힘을 오직 나 자신을 위해 쓸 것이다. 그래, 돈을 벌 거야.”


철수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많고 많은 돈.

그 누구도 무시하지 않을 정도의 떼돈을 벌고야 말리라.

돈이 없어서 비참히 살아가던 나날들.

돈이 없어서 고통스러웠던 나날들.

그놈들의 멸시에 찬 눈동자와 비웃음.


“어?”


철수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방금 뭐였지? 내가 왜 우는 거지?

철수는 혼란스러움을 느꼈다.

돈이 없어서 비참하고 고통스러웠다니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란 말인가.

어렸을 때 해모수로서 활약한 기억은 잃기는 했어도 그 외의 기억은 멀쩡했다.

그리고 부모님이 일찍 세상을 떠나셔서 힘들긴 했지만 부모님이 살아계실 적이든 돌아가시고 난 뒤든 돈이 없어서 괴로워했던 일은 없었다.


“피곤했나 보군.”


철수는 무의식적으로 이마를 주물렀다.

무엇보다 오늘은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었으니 말이다.

머릿속이 혼란스럽고 기억에 혼선이 벌어지는 것도 딱히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오늘은 푹 좀 자야겠어.’


가게 안의 방으로 들어가기 전 철수는 불이 완전히 꺼진 어두운 고깃집 실내를 마지막으로 둘러보았다. 철수의 초인적인 눈은 그 의지에 따라 어둠 속에서도 사물을 선명히 볼 수 있었다.

새 가게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말끔하고 반짝반짝한 것이 보기 좋았다.


“한돈나라...”


철수의 소중한 보금자리이자 요새.

그리고 내일부터는 그에게 엄청난 돈을 벌어다 줄 것이다. 산더미 같은 돈을.


“부모님이 보셨더라면 정말 좋았을 텐데.”


철수는 나지막한 중얼거림과 함께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오직 침묵과 어둠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불길한 어둠과도 같은 먹구름이 내려앉은 하늘 아래 소년은 조금씩 굵어지는 빗방울을 맞으며 집으로 가는 길을 재촉했다.

소년에게 있어 눈 감고도 걸을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한 길이었다. 그리고 어제와 같이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하루이기도 했다.

그러나 모든 것을 결정짓는 시간의 흐름은 변덕스럽고 잔혹한 운명의 여신처럼 급격히 뒤틀렸다. 그 뒤틀림은 언제나 인류의 집단 무의식을, 역사를 지배했다.

소년이 개천을 잇는 작은 다리를 건너는 순간이었다. 소년은 다리 아래 불투명한 빛깔의 더러운 물이 불어난 개천 쪽에 작은 인형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분홍색에 두 개의 뿔이 달린 도마뱀 모양의 지저분한 인형.

누가 버린 인형일까?

소년은 호기심 어린 순진무구한 눈으로 그 인형을 바라보았다.

장난감을 좋아하는 어린아이.

귀여운 동물을 좋아하는 어린아이.

뭐든지 멋대로 결정하고 멋대로 행동하는 충동적이고 미성숙한 어린아이가 히죽 웃었다.

집에 가져가 씻어서 잘 말리면 같이 재밌게 놀 수 있을 거야.

다리 아래 개천가로 조심조심 내려와 도마뱀 인형을 향해 조그만 손을 뻗어가던 소년은 문득 인형이 공룡을 닮은 것도 같다고 생각했다.

이제 너는 내 거야.

이제부터 너는 내 친구야.

소년은 인형을 품 안에 꽉 끌어안았다.

‘그것’은 소년의 따스한 손길에 천천히 눈을 떴다. 뱀처럼 세로로 찢어진 붉은 눈동자가 잠시 드러났다가 다시 사라졌다.

1억 년이라는 기나긴 세월 동안 잠들어있던 그것은 여전히 충분히 회복하지 못한 상태였다.

소년의 품 안에서 그것은 미약하게 울었다.



오직 침묵과 어둠만이 존재했다.

그는 기억하지 못할 망각의 바다를 헤매었다.


-철수야...우리 같이 노...올...자...-


그녀의 목소리가 꿈속에서 메아리친다.

끝없이, 그리고 끝없이.

어둠의 한가운데에서 그가 몸을 웅크렸다.

그는 파고드는 두려움과 한기를 느낀다.

그는 절대적 공포를 느낀다.

그는 그녀의 속삭임을 느낀다.


-노...올...자...-


어둠 속에서 그는 몸을 떨었다.



대기를 가르는 날카로운 파공성과 함께 강한 바람이 불어닥쳤다.

만약 눈이 좋은 사람이 우연히 하늘을 올려다보았다면 황금빛으로 찬란하게 반짝이는 빛줄기를 볼 수 있었을지도 몰랐다.

그러나 그 빛줄기는 너무나 높이 있었고 제대로 보려고 집중할 때에는 어느새 자취를 감춘 뒤였다. 그것이 남기고 간 하얀 궤적은 부드럽게 흩어지며 푸른 하늘 속으로 녹아들었다.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환상과도 같이.

철수는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하늘을 비행했다. 그리고 순식간에 목적지에 도달했음을 깨달았을 때 그는 공중의 어느 지점에서 멈춰섰다.

철수의 발밑으로 드넓은 초록색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도시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는 울창한 산림.


“공기 하나는 좋군.”


망토가 달린 해모수 코스튬이 아닌 평범한 옷차림으로 강원도 태백산맥까지 날아온 철수는 숲속으로 급강하했다.

철수는 숲속을, 산 전체를 초고속으로 헤집고 다니며 무언가를 열심히 찾았다. 그리고 금세 그는 찾고자 하는 것을 포착할 수 있었다. 그가 여기까지 오게 된 이유이자 떼돈을 벌게 해줄 아주 중요한 녀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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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실험(3) 21.09.06 159 5 12쪽
12 실험(2) 21.09.01 185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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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기적의 고기(1) 21.08.21 278 3 11쪽
7 놀라운 효능(2) 21.08.18 301 5 11쪽
6 놀라운 효능(1) 21.08.16 338 5 11쪽
» S급 돼지고기 구이(2) 21.08.14 375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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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슈퍼 파워 21.08.12 556 6 12쪽
2 Rebirth 21.08.11 665 7 12쪽
1 태양의 꿈 +1 21.08.10 954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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